※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어제는 3월 14일, 화이트데이였다. 매년 봄마다 솔로 남녀가 사탕을 주지도 받지도 못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날 말이다. 일본 제과업계에서 재고 소진 차 급조해낸 근본 없는 기념일 보다는 차라리 원주율을 기념하는 파이(3.14)데이를 챙기는 것이 어떨까? 바로 이 날이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의 생일이자 스티븐 호킹의 기일이 된 것은 묘한 우연이 아닐 수 없다.
절대 필자가 사탕 부스러기도 못 받아서 심술 부리는 것이 아니다. 혹여라도 이번 기회에 달콤한 사탕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커플 독자가 있다면 진심으로 축하한다. 오늘 [순정남]은 그런 여러분을 위해 ‘하면 할수록 사랑이 깊어지는’ 커플 추천 게임을 모았다. 부디 함께 오손도손 게임을 즐기며 예쁜 사랑 꽃피우시길.
5위. 벌룬 파이트
▲ 사랑을 가득 채운 풍선과 함께 두둥실~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흔히 사랑에 빠지면 하늘로 두둥실 떠오르는 기분이 든다고들 한다. 따라서 캐릭터들이 풍선에 매달려 날아다니는 ‘벌룬 파이트’야말로 커플에게 최적화된 게임일 터. 80년대 작품이라 그래픽은 볼품 없지만, 원래 이런 간단한 고전게임이 둘이 즐기기 더 좋은 법이다. 버튼을 연타해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적들의 풍선을 죄다 터뜨려주자.
일단 게임에 돌입하면 자못 현실적인 물리 법칙에 혀를 내두르게 될 것이다. 정말로 풍선에 매달린 것처럼 제멋대로 미끄러지는 조작감이 놀라울 정도. 이 때문에 적을 겨냥한 공격이 되려 연인의 풍선을 터트리기도 하는데 걱정할 필요 없다. 믿었던 그이가 내 생명줄을 끊어버리는 그런 예기치 못한 상황이 폭소를 유발하며 분위기를 더욱 알콩달콩하게 만들 것이다. 필자를 믿어라.
4위. 배틀 시티
▲ 탱크를 몰아 사령부…아니 널 지킨다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탱크처럼 굳센 사랑을 뽐내고 싶다면 ‘배틀 시티’가 제격이다. 탱크를 몰아 적을 섬멸하고 사령부를 지키는 박력 넘치는 게임인데다 2인 협동도 지원한다. 연인이 적을 유인하는 사이 후방으로 돌아가 포탄을 퍼붓는 환상적인 플레이로 재미와 사랑을 동시에 쟁취하자. 고전게임 주제에 맵 에디터도 있으니 둘 만의 두근두근 스테이지를 만들어도 좋겠다.
기본적으로 아군 탱크끼리는 타격을 입힐 수 없지만, 아군 포탄에 적중 당할 경우 잠깐 행동불능에 빠지긴 한다. 그래서 위기의 순간에 일부러 연인을 쏘아 방패막으로 삼거나, 파워업 아이템이 나왔을 때 강제로 멈춰 놓고 먼저 꿀꺽하는 애교를 부릴 수 있다. 당연히 이런 잔망스러운 플레이에 당한 연인도 장난을 치기 시작할 테니, 어색했던 분위기가 단박에 무르익을 것이다.
3위. 봄버맨
▲ 정열적인 내 사랑을 폭탄으로 표현해봤어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누군가 사랑은 폭탄과 같다고 했다. 조마조마하며 심지가 타 들어가다 갑작스레 펑~ 터지며 큰 행복을 가져온다는 점이 비슷하다고. ‘봄버맨’은 제목처럼 귀여운 폭탄마가 되어 벽이나 괴물을 터트리고 노는 게임이다. PvP와 PvE 협동 플레이가 모두 존재하는데 취향에 따라 골라 잡으면 된다. 아직 연애 초기라 상대를 폭살하기가 영 꺼림칙하다면 후자를 선택하자.
사실 이 게임은 협동 플레이라면서 서로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동료가 놓은 폭탄에도 얄짤없이 사망하기 때문에 최대한 떨어져서 각자 맡은 지역을 정리하는 게 고작이다. 이는 역설적이게도 ‘혼자서도 즐겁게 지내는 사람이 연애도 잘한다’는 철학을 보여준다. 그이의 폭탄과 벽 사이에 끼어 죽음을 앞뒀을 때는 연인을 위해 어디까지 참아줄 수 있는가 돌아보자.
2위. 아이스 클라이머
▲ 혼자 올라간다고 해도 사랑하니까 괜찮아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연애를 하는 이유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만약 내게 묻는다면 이 거칠고 냉혹한 세상을 함께 헤쳐갈 동반자가 필요해서라 답하겠다. “산이 거기 있기 때문에”는 명언을 남긴 조지 말로리에게 동반자들이 없었다면 과연 그는 인류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정복할 수 있었을까? 이처럼 끝없이 솟아오른 설산을 오르는 게임 ‘아이스 클라이머’을 통해 연인의 소중함을 되새기자.
규칙은 간단하다. 부지런히 얼음을 깨며 위로 올라가면 된다. 제때 올라가지 못하거나 발판을 헛디디면 사망. 협동 플레이 시 연인을 위해 길을 터줄 수도 있지만 혼자 너무 앞서가면 화면이 올라가 아랫사람이 죽는다. 대신 아래에서 윗층 발판을 잘못 부수면 그이가 낙사할 수 있다. 즉, 게임을 통해 자연스레 두 사람이 나란히 걷는 수평의식을 심을 수 있는 것이다.
1위. 뿌요뿌요
▲ 널 위해 준비한 사랑의 주문 ‘빠요엔~’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한때 국민 퍼즐게임으로 각광받은 ‘뿌요뿌요’는 남녀노소 어떤 커플이라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규칙도 어찌나 쉬운지 테트리스보다 금새 익힐 수 있다. 게임 화면은 테트리스와 비슷하지만 각종 막대기가 아니라 알록달록 뿌요가 떨어지는 것이 차이점. 같은 색 뿌요가 네 마리 이상 붙어있도록 배열하면 뿌요가 삭제된다.
재미있는 점은 이렇게 뿌요를 삭제할 때마다 상대에게 플레이를 방해하는 투명한 뿌요가 쌓인다는 것. 만약 뿌요 삭제 연쇄로 엄청난 점수를 올렸다면 사랑의 주문 ‘빠요엔~’이 울려퍼지며 방해뿌요가 무더기로 쏟아진다. 연애를 하다 보면 그이가 고민을 털어놓지 않아 속상할 때가 있을 것이다. 커플간에 방해뿌요를 주고 받으며, 평소에 하지 못했던 마음의 짐을 나누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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