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은사막 모바일' 공식 홍보영상 (영상출처: '검은사막 모바일' 공식 유튜브 채널)
'검은사막 모바일'은 사전예약자 300만을 돌파한 펄어비스 기대작으로, 올해 2월 가장 관심 받는 작품 중 하나다. 이 게임에서 가장 주목 받는 부분은 과연 원작의 화려한 액션과 방대한 심리스 월드를 어떻게 모바일에 도입했을까 하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마침 그 의문점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검은사막 모바일'의 첫 번째 비공개 테스트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총 3일간 진행된 것이다.
직접 확인한 '검은사막 모바일'은 참신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이 게임은 무리하게 PC MMORPG 요소를 모바일로 옮기는 대신, 기존 모바일 MMORPG들에서 검증된 조작법, 진행방식, 자동모드를 채택했다. 일반적인 모바일게임 문법을 대체로 따른 셈이다. 지금까지 못 보던 새로운 콘텐츠를 기대했다면 조금 아쉽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검은사막 모바일'이 별로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사실, 이 게임은 정말 오랜만에 나온 기대할 만한 작품이다. '검은사막 모바일'의 강점은 참신함이 아닌 완성도에 있다. 이 게임은 다른 모바일 MMORPG에서 검증된 재미요소들을 집대성하여 최상급 완성도로 갈무리했다. 익숙하지만 명품의 향취가 나는, 주목할 만한 수작인 셈이다.
역대급 커스터마이즈, 이보다 섬세한 캐릭터 제작은 지금까지 없었다
▲ 입술 두께, 선, 광택까지도 직접 조절 가능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MMORPG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하게 되는 것이 캐릭터 제작이다. 캐릭터는 게임 세계 내에서 플레이어의 분신이자, 게임 중 가장 자주 보게 될 등장인물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캐릭터가 너무 취향에 맞지 않게 생겼다면 게임에 대한 흥미도 자연스레 떨어질 것이다. 이에 최근에 출시되는 게임들은 세밀한 커스터마이즈 기능을 지원, 플레이어가 직접 캐릭터를 꾸미고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모바일은 사양 한계상 PC 만큼 세밀한 커스터마이즈를 지원하기 힘들다. 또한 게임 플레이 중 직접 꾸민 캐릭터를 자세히 볼 수 있을 만큼 해상도가 높지도 않은 점도 문제다. 그렇기에 대부분 모바일게임에서 커스터마이즈는 구색 맞추기 수준으로만 지원했으며, 그나마도 자기 캐릭터를 자세히 감상할 기회도 적었다. 모바일 MMORPG에서 제대로 된 커스터마이즈 재미를 찾기는 힘들었던 셈이다.
▲ 상당히 전위적인 외모도 만들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러나 '검은사막 모바일'은 원작 PC 온라인게임 수준의 커스터마이즈를 모바일에도 그대로 이식했다. 여타 게임처럼 프리셋 몇 개를 조합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직접 턱 선을 다듬고, 얼굴 면적을 늘리고, 체구를 조절하는 등, 근본적인 수준에서 커스터마이즈가 가능하다. 그런가 하면 머리카락의 곱슬거리는 정도나 입술 광택 같은 세부적인 사항도 정할 수 있다. '검은사막 모바일' 커스터마이즈는 모바일게임 중 단연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다. 직접 만든 캐릭터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풍부히 제공된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게임 시작 시 매우 인상적인 연출이 하나 나온다. 캐릭터 얼굴이 최대로 클로즈 업 된 상태로 화면 쪽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사소하다면 사소한 부분이지만, 이 연출 덕분에 '검은사막 모바일'에서는 게임을 시작할 때마다 내가 만든 캐릭터를 감상하고 애착을 가질 수 있다. 세세한 곳까지 신경 쓴 장인정신을 확연히 느껴지는 부분이다.
▲ 접속하면 물끄러미 바라보며 기다리는 캐릭터가 보인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빠르고 세련된 전투, 보는 재미가 있다
▲ 간단한 조작, 우월한 연출 (사진: 게임메카 촬영)
전투는 '검은사막 모바일'이 원작과 가장 달라진 부분이다. 시점부터 3인칭 백 뷰(Back View, 혹은 Shoulder View)에서 쿼터 뷰(Quarter View)로 바뀌었다. 그로 인해 자기 자신이 게임 캐릭터가 된 듯한 몰입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시야가 넓어진 덕분에 보다 화려한 연출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보는 재미는 원작보다 증대된 셈이다. 뛰어난 그래픽과 음향의 연출 덕에 타격감은 극도로 우수하며, 전투 시 확실한 피드백이 보장된다. 다만 이따금 화면 가장 자리가 뿌옇게 보이거나, 시점 전환이 다소 제한되는 점은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조작은 간소화됐다. 원작 '검은사막'은 수많은 키를 사용해 복잡한 콤보를 완성하는 것이 조작상 특징이었다. 반면 '검은사막 모바일'은 모바일 사양에 맞게 손가락 두 개만으로도 쉽게 플레이 할 수 있도록 간단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화면 하단 가상 조이패드와 4개의 스킬 아이콘을 사용하는 구성이다. 여타 모바일 MMORPG에서 자주 채택하고 있는 친숙한 방식이다.
▲ 기본 구성 자체는 다른 모바일 MMORPG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플레이 방식은 간단하다. 가상 조이패드로 이동하고, 스킬 아이콘을 눌러서 적을 공격하면 된다. 수동 조작이 힘든 플레이어를 위해서는 자동 모드도 지원된다. 자동 모드는 크게 두 가지로, 자동 퀘스트 모드와 자동 전투 모드가 있다. 전자를 활성화시키면 자동으로 수행 중인 퀘스트 위치로 이동하고 목표 NPC와 대화한다. 후자는 퀘스트와 연관된 인근 적을 자동으로 공격한다.
플레이어 선택에 따른 전술적 폭은 상당히 넓은 편이다.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은 네 개 뿐이지만, 전투 중 즉시 스킬 세트를 전환하는 것이 가능하다. 즉, 컨트롤 여하에 따라 최대 여덟 개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스킬 세트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직접 바꾸는 식이다. 수십 개 스킬 중 원하는 것으로 세트를 구성할 수 있다. 덕분에 같은 캐릭터로도 어떤 스킬을 준비했느냐에 따라 여러 방식으로 전투가 가능하다.
▲ 어느 정도의 스킬 커스터마이즈도 가능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원작과의 또 다른 차이는 심리스 월드가 아니라는 점이다. 원작 '검은사막'은 월드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었고,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 로딩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검은사막 모바일'의 월드는 여러 스테이지로 분할되어있다. 스테이지 내에서의 이동은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는 포탈 방식으로 이동한다. 예를 들어 '벨리아 마을'과 '벨리아 농장 지대'는 서로 별개의 스테이지로, 월드맵에서 지역 이동 기능을 사용해야만 오갈 수 있다.
이처럼 '검은사막 모바일'은 PC 버전 강점이었던 '몰입' 요소를 버린 대신, 넓은 시야와 빠르고 간단한 조작으로 보다 속도감 있고 세련된 플레이를 제공한다. 원작 요소 중 모바일로 이식하기 힘든 부분은 과감하게 배제하거나, 모바일 사양에 맞게 수정한 것이다.
▲ 심리스 대신 포탈 방식 이동을 채택한 월드맵 (사진: 게임메카 촬영)
SNG 같은 영지 경영, 재미는 있지만 전투 파트와 분리된 느낌
▲ 영지민과의 대화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검은사막 모바일'에는 원작의 주요 요소 중 하나인 하우징도 존재한다. 바로 '영지' 시스템이다. 초반 퀘스트를 통해 각 플레이어는 저마다 개인 영지를 하나씩 얻게 되고, 이곳에 각종 건물을 짓고 영지민을 입주시켜 자신만의 마을을 꾸밀 수 있게 된다.
'영지'는 크게 두 가지 기능을 한다. 우선 하나는 전투를 중심으로 하는 메인 플레이에 도움이 될 소소한 기능이다. 예를 들어 아이템 보관, 탈 것 보관, 일시적 버프 제공, 특수 던전 입장 등이다. 다른 MMORPG에서 대도시에 집약된 기능을 각자 보유한 영지에서 처리할 수 있게 한 셈이다.
▲ 직접 건물을 지을 수도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두 번째는 '영지' 자체를 꾸미는 소셜 네트워크 경영 게임의 재미다. '영지'에서는 특별한 영지민을 수집하고, 다양한 건물을 짓고 업그레이드하며, 각종 자원을 생산해 교역할 수 있다. '심시티 빌드 잇'이나 '에브리바디 타운쉽' 같은 게임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기본적으로 '영지' 내 작업은 영지민들을 통해 이루어진다. 영지민은 '영지'에 기본적으로 설치된 건물인 '주점'에서 고용할 수 있다. 각 영지민은 희귀도에 따라 등급이 나뉘며 고유한 능력치를 지니고 있다. 능력치에 따라 영지민은 자원 채취, 제작, 건설 등 각종 작업에 드는 시간이 다르다. 영지민은 작업에 따라 레벨 업을 하기도 하며, 종족, 성별, 외모가 조금씩 차이 난다. 또한 영지민마다 충성도가 있어서,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대화하기와 선물하기를 통해 관리해야 한다.
▲ 고블린 영지민도 고용할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영지' 경영은 영지민에게 각종 작업을 맡기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영지민을 마을 어귀 숲으로 보내 각종 재료를 채집하게 하고, 모인 재료로 건물을 짓는다. 건물과 재료가 충분히 모이면 이를 통해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다. 다만 제작은 다소 실효성에 의문이 드는 기능이다. 직접 제작할 때 드는 비용과 시간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같은 등급의 아이템이라도 던전이나 거래소 이용으로 얻기가 더 쉽기에 굳이 제작할 필요를 느끼기 힘들었다.
그렇기에 '검은사막 모바일'의 '영지' 콘텐츠는 전투와 맞물려 돌아간다기 보다는, 전투와 별개로 존재하는 미니게임 같은 요소로 느껴진다. 전투 중심의 메인 플레이와 함께 자연스럽게 영지를 키우게 되는 것이 아니라, 전투에 지칠 때 소소하게 가꿀 수 있는 나만의 정원인 셈이다.
과금은 '캐릭터 꾸미기'와 '시간 단축'에 한정
▲ '발키리' 클래스 '의상' 상품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검은사막 모바일'이 공언한 특징 중 하나는 소위 이야기하는 '착한 과금'이었다. 과금으로 강함이 좌우되는 'Pay to Win'도, 확률성에 기대 아이템을 얻는 '뽑기'도 배제하겠다는 것이었다. 그 대신 과금은 확정 패키지와 편의 기능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거라 예고한 바 있는데, 이번 테스트에서 그 '착한 과금'의 구체적인 사례 또한 직접 확인해볼 수 있었다.
이번 테스트에서 공개된 '검은사막 모바일'의 과금은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캐릭터 꾸미기와 시간 단축이다. '검은사막 모바일'의 과금 동기는 '강함'이 아니라 캐릭터 꾸미기를 통한 자기만족, 그리고 편의다. 또한 대부분의 유료 상품은 일일 퀘스트와 업적 달성으로 얻는 '블랙펄' 재화로도 구매가 가능하므로, 사실상 게임만 열심히 하면 과금 없이도 구매가 가능하다.
▲ 탑승물에게도 스킨을 입힐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우선 '의상' 상품은 일종의 스킨이다. 이를 구매하면 실제로 어떤 아이템을 착용하고 있는지 무관하게 '의상'에 따른 외모로 바뀐다. 또한 '의상'을 장착하면 공격력과 방어력이 근소하게 증가하나, 실제 게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다. 그 외에도 탑승물 전용 스킨 및 외모 변경권 등 다양한 캐릭터 꾸미기 상품이 준비되어있다.
'편의성' 상품은 게임을 조금 더 쉽고 빠르게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상품이다. 영지 경영에서 건설 및 제작을 즉시 완료시켜주는 '행동력' 포인트 회복제, 한 번에 들고 다닐 수 있는 아이템 수를 늘려주는 '무게 확장' 등이다. 또한 영지에서 키울 수 있는 각종 농작물 씨앗들도 구매 가능하다. 이러한 아이템을 사용하면 통상적으로는 대기시간이 걸리거나 직접 채집해야 하는 '영지' 작업을 바로 완료할 수 있다.
▲ 각종 씨앗 등, 일일이 채집하기에 손이 많이 가는 재료도 판매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탄탄한 기본기와 높은 완성도, 거기에 더해진 소소한 재미들
▲ '부패의 군주 크자카' 레이드도 여전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검은사막 모바일'은 근본적으로 독창적인 게임은 아니다. 이 게임의 기본적인 재미는 적과 싸워 보상을 얻고, 이를 토대로 한층 높은 난이도의 레이드와 PvP에 도전하는 전통적인 RPG 문법을 따른다. 조작 시스템도 가상 조이패드와 스킬 아이콘을 쓰는 종래의 모바일 MMORPG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파격적인 독창성을 원했던 플레이어는 조금 아쉽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다.
대신 '검은사막 모바일'은 전통적인 재미 요소를 최상급의 완성도로 다듬어냈다. 그래픽, 타격감, 다양성 차원에서 '검은사막 모바일'은 대다수 모바일게임과 비교를 불허하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친숙한 분위기의 명품'이라는 느낌이다. 또한 전투 중심의 메인 콘텐츠에 더해서 영지 경영, 탈 것과 애완동물 수집, NPC 우호도 관리 등 다양한 부수적인 콘텐츠를 갖추고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을 만하다.
▲ NPC 정보 수집 및 친밀도 증진 등 소소한 즐길거리가 다양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검은사막 모바일'은 오랜만에 매우 정식 런칭이 기대되는 모바일게임이다. 전투와 생활 콘텐츠가 다소 유리된 듯한 느낌을 주는 부분은 보다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은 있지만, 그 외에는 이렇다 할 단점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 작품이다. 이처럼 비공개 서비스부터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 '검은사막 모바일'이 과연 정식 런칭 때 어떤 성적을 거둘지 기대해본다.
▲ 정식출시가 기다려진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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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 기자 이새벽입니다. 게임 배경에 깔린 스토리와 설정을 좋아하고 관심이 많습니다. 단지 잠깐 즐기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기사를 쓰고자 합니다.dawnlee12@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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