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비노기 영웅전에 신규 캐릭터 '미리'가 업데이트됐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지난 7월 6일, 넥슨의 MORPG ‘마비노기 영웅전’에 여름맞이 신규 캐릭터 ‘미리’가 업데이트됐다. 대검을 휘두르던 여기사 ‘델리아’ 이후 약 2년 만이다. ‘미리’는 설정상 드래곤의 피를 이어받은 일족의 마지막 후예로, 특정 기술을 사용하면 용기사로 변신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 무기는 ‘드레이커’라 불리는 사슬 달린 쌍날검으로, 캐릭터 키를 훌쩍 뛰어넘는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한다.
본격적인 플레이에 앞서, 트레일러 영상에 비춰지는 ‘미리’는 상당히 화려하다. 거대한 무기를 넓은 궤적으로 휘둘러 상당한 수의 적을 제압하고, 호각수를 만났을 때는 용기사로 변신해 묵직한 공격을 퍼붓는다. 여태껏 ‘마비노기 영웅전’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캐릭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의 ‘하이브리드’ 전투 방식이고, 게임의 장점인 타격감도 한껏 강조한 듯 보인다. 화려한 액션에 걸맞게 대미지도 상당하다. 그렇다면, 실제로 플레이해 본 ‘미리’ 첫 인상은 어떨까.
▲ 신규 캐릭터 '미리'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초심자에게 딱, 마우스 스타일리쉬 액션
‘미리’는 평타와 스매쉬 조합이 효율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캐릭터다. 마우스 왼쪽 버튼을 누르면 일반 공격이 나가고, 오른쪽 버튼을 클릭하면 강력한 ‘스매쉬’ 공격을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일반 공격 타격 횟수에 따라 스매쉬 타입이 변한다. 가령 일반 공격을 두 번 가하고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드레이커를 횡으로 긁듯이 휘두르는 스매쉬가 발동되고, 평타 3회 후 스매쉬를 사용하면 전방의 적을 종으로 찍어 누르는 모션을 취한다. 이렇듯 평타와 스매쉬 연계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때문에, 조작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도 쉽게 적을 제압할 수 있다. 그리고 용족의 힘, ‘드레이커스 오라’를 배운 후에 사용 가능한 특수 스킬도 마우스 클릭만으로 손쉽게 발동된다.
▲ 가볍게 때리다가도...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자연스럽게 강렬한 한방으로 이어진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더군다나 모션이 크고 공격 범위가 넓은 캐릭터 특성상, 피격 판정에 관대해 다소 멀리 떨어진 적에게도 대미지가 들어간다. 따라서 한 명의 적에게 ‘일점사’ 하는 것보다 여러 명의 적을 한꺼번에 쓸어버리는 상황에 유리하며, 가까이서 적의 공격을 받아내며 싸우기보다는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지속 대미지를 주는 것이 좋다. 다행히 앞서 설명했듯 피격 판정이 좋은 편이기 때문에 거리 유지도 크게 어렵지 않다. ‘마비노기 영웅전’ 숙련도를 기준으로 캐릭터를 추천해야 한다면, 초심자에게 추천하고 싶을 만큼 조작도 쉬운 편이다. 심지어 마우스 조작만으로도 적을 손쉽게 제압하는 ‘미리’를 계속 보고 있자면, 컨트롤 실력을 과신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 영상을 살펴보면, 의외로 공격 범위가 넓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캐릭터 특색은 ‘글쎄’
여름 방학 시즌에 맞춰 업데이트된 캐릭터 ‘미리’. 방학 시즌에는 자연스럽게 신규 유저 유입이 늘기 때문에, ‘미리’의 어렵지 않은 조작과 강력한 성능은 의도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 거기에 시각적인 매력을 더하고자 다크나이트와 팔라딘 외 새로운 ‘변신’ 개념을 도입하고, 거대한 무기를 쥐어줬을 것이다. 이렇듯 외모와 주요 무기는 물론 스킬과 조작까지, ‘미리’를 구성하는 모든 개별 요소들은 따로 놓고 보면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러나 좋은 점만 모았다고 해서 반드시 최상의 결과가 나오지는 않듯이, 공교롭게 ‘미리’ 역시 애매모호한 캐릭터로 남는다.
우선 전용 무기인 ‘드레이커’를 활용한 액션이 크게 새롭지 않다. 분명히 ‘마비노기 영웅전’ 내에 처음 등장하는 무기지만, 묘하게 ‘이비’의 낫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 게다가 기술의 대부분이 ‘치고 빠지는’ 모션으로 구성된 탓인지 ‘미리’의 저돌적이고 단단한 캐릭터성이 잘 살지 않는 느낌마저 든다.
▲ 뭔가 익숙한 느낌이 든다...(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용기사 변신 기술인 ‘라스트 디센던트’도 마찬가지다. 다른 캐릭터에게는 없는 파격적인 외형 변화와 ‘드레이커스 오라’ 무제한이라는 요소가 ‘미리’를 돋보이게 해줄 듯싶지만, 1분 천하에 그친다. 캐릭터 스테이터스는 물론 대미지도 크게 상승하지 않고, 스킬 쿨타임도 약 10분에 육박해 긴급 상황에만 간헐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전투 양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어떻게 보면 그저 ‘멋’만 있는 부가 스킬처럼 받아들여 질 수도 있는 셈이다.
▲ 정말로 멋진데... 막상 써보면 아쉬운 변신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더군다나 회피 후 딜레이가 존재해 연계 공격도 불가능한 데다, 여기에 핵심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게이지인 ‘드레이커스 오라’ 수급도 원활하지 않아 전투 타이밍이 뚝뚝 끊기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물론 ‘드레이커스 오라’를 소모하는 대부분 기술이 상당히 강력하기에, 밸런스를 맞추고자 의도적으로 삽입한 요소일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전투 초반부에 공격을 퍼붓다 돌연 일반 공격만 치고 빠지는 ‘미리’의 모습은 다소 아쉽다.
장점만 모았지만... 희미한 인상만 남았다
결국 ‘미리’는 기존 ‘마비노기 영웅전’ 캐릭터들의 좋은 점만 한 데 모아둔 캐릭터에 불과하다. 즉, ‘미리’만의 개성이라고 말할 수 있는 매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허크’의 순간적인 대미지 딜링과 ‘린’의 치고 빠지기, 독자적인 변신 스킬까지 더했지만 2년의 공백을 달래기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물론 여름을 맞이해 ‘마비노기 영웅전’을 시작하는 신규 유저들을 배려해 쉽고 강한 캐릭터로 디자인했겠지만, 기존 유저들에게는 다소 심심한 캐릭터로 받아들여지는 게 사실이다.
▲ 초심자에게는 딱! 하지만 기존 유저에게는 조금은 심심하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다만 ‘마비노기 영웅전’이 국내 MORPG 중 캐릭터 각각의 액션을 가장 잘 살리는 타이틀인 만큼,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미리’가 자신만의 개성을 지닌 캐릭터로 살아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잘 짜여진 스킬 사이클이 아쉽지 않도록, ‘미리’가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다시 태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 향후 업데이트로 그 매력, 제대로 발산됐으면 좋겠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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