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메카는 2002년 최대의 화제작 ‘워크래프트 3’에 대해 2월 7일 오전 10시 블리자드 수석 개발자 빌로퍼와 전화인터뷰를 실시했다. 이번 전화 인터뷰에 남다른 의미가 있다면 게임메카 골드회원들의 질문을 고스란히 반영했다는 점이다.인터뷰에 응한 빌로퍼 역시 매우 의미 있는 전화인터뷰였다며 ‘워크래프트 3’의 막바지 제작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게임메카] 워크래프트 1, 2는 2D 게임이었다. 워크3가 3D로 제작됨에 따라 얻어지는 게임플레이시의 장점이 있다면?
[빌로퍼] 2D 방식의 워크래프트 1, 2와 달리 높낮이 개념이 도입되었다. 따라서 전략성이 한층 강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최초 우리는 워크래프트 3의 카메라 시점을 확대, 축소뿐만 아니라 360도 회전까지 가능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하지만 화면을 회전하는 기능은 전략이나 재미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어지럽다는 느낌을 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어려운 게임보다는 보다 쉽고 재미있는 워크래프트 3를 만들기 위해 화면 회전 기능을 뺀 것이다.
[게임메카] 워크래프트3에서는 스타크래프트에 없던 MOD를 추가할 계획은 없는지? 예를 들어 스타크래프트의 밀리나 프리포올, 유즈맵 등
[빌로퍼] 물론 갖가지 MOD를 포함할 예정이다. 제작사가 만든 시나리오 외에도 게이머들끼리 워크래프트 3의 또 다른 재미를 찾는 부분을 굳이 막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는 배틀넷 랭킹이 비슷한 게이머들끼리 서로 실력을 겨뤄볼 수 있도록 사용자 검색 시스템도 도입할 예정이다.
[게임메카] 워크래프트2에서 나왔던 해상유니트를 뺀 이유는 무엇이며 이를 대체하기 위한 것은 어떤 것이 있는지?
[빌로퍼] 해상유니트는 실시간전략게임에서 더 이상의 특징적인 면을 찾기 힘들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워크래프트 3는 전편에 비해 2개의 종족이 추가되는 등 갖가지 재미요소를 대폭 업그레이드 했다. 하지만 특별한 재미요소를 갖지 못한 해상유니트보다는 마법캐릭터나 공중 유니트 쪽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한결 낫다는 평가를 내렸다.
[게임메카]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2 등의 경우 CD키 복제를 통해 배틀넷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았고 맵핵이나 아이템 복사 등의 문제도 시끄러웠다. 워크래프트3의 경우 이러한 보안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가?
[빌로퍼]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 2의 경우 해킹, 아이템 복사 등으로 골치를 앓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워크래프트 3의 경우 24시간 풀타임으로 게임마스터를 상주시킬 예정이다. 이러한 조치는 블리자드 창사 이래 처음 시도되는 일이며 그만큼 우리는 해커들의 침입을 막아보겠다는 말이다. 우리는 해킹을 시도하는 것 자체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계획이다. [게임메카] 현재까지 실시간 전략시물레이션이라는 장르는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수많은 작품들이 출시되었다. 많은 실시간 전략시물레이션 게임들과 '차별화'라는 의미에서 이것만은 '다르다'라고 할만한 것은 무언인지?
[빌로퍼] 워크래프트 3는 다른 실시간전략게임에 없는 요소를 여러 개 추가했다. 우리가 워크래프트 3를 제작할 때 가장 기본적인 컨셉으로 계획했던 것이 캐릭터 부분의 강화이다. 또한 실시간전략게임에 RPG의 요소를 대폭 삽입한 점도 기존 게임들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기존의 스타크래프트에서는 자원수집 속도와 유니트 생성이 승패의 관건이었지만 워크래프트 3는 유니트의 상성관계, 지형에 따라 달라지는 전술, 상황에 맞는 작전 구사 등이 가장 큰 승리요소로 작용한다. 따라서 단순히 자원 많이 모아서 유니트 뽑고, 러시를 감행하는 기존 RTS게임과는 성격이 다른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메카] 워크래프트3가 풀3D로 제작되었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한번에 많은 수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전략시뮬레이션이라면 상당한 시스템 무리가 따를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여러 명의 게이머가 즐기는 배틀넷의 경우에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과연 시스템 사양은 어느정도이며 데이터 전송량에 따른 네트웍 부하는 어떤 방식으로 줄일 계획인지?
[빌로퍼] 배틀넷 상의 랙은 전혀 문제가 안 된다. 워크래프트 3는 기존 스타크래프트처럼 사용자의 시스템을 기준으로 실행된다. 디아블로 2 같은 경우에는 각 사용자를 연결하는 중계 서버의 기능을 수행했다. 따라서 다소 랙과 지연현상이 발생했지만, 워크래프트 3의 경우에는 사용자와 사용자를 연결해주는 매개체 역할만 할 뿐, 배틀넷 자체의 기술적인 내용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게임메카] 디아블로 2와 스타크래프트는 아직 스토리가 끝나지 않아 팬들에게 후속작을 기대 하게끔 하고 있다. 과연 후속작은 만들어질 예정인지?
[빌로퍼] 물론 제작할 예정이다. 전에도 여러 번 밝혔듯이 현재 블리자드는 워크래프트 3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제작만 해도 인력이 모자랄 지경이다. 따라서 하나씩 프로젝트를 마무리 지은 뒤 차차 생각할 계획이다. 아직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하기는 곤란하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블리자드 개발자 대부분은 현재 프로젝트를 끝낸 뒤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의 후속작을 제작하고 싶어한다. 정확한 내용이 정리되면 공식발표를 통해 알리겠다. [게임메카] 한국에는 프로게임리그가 성행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프로게임리그가 스타크래프트 리그다. 물론 블리자드의 한국 파트너인 한빛소프트가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후원하고 있지만, 이외 별도로 워크래프트3가 출시되면 블리자드 본사에서 한국 게이머에 대한 서비스로 한국에서의 워크래프트3 리그를 정식으로 후원할 계획은 없는지 알고 싶다.
[빌로퍼]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KBK가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프로게임리그의 중요성을 확실하게 알고 있으며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곧 프로게임리그 등의 구체적인 사안을 정리하기 위해 내부적인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우리는 스타크래프트에 이어 워크래프트 3 역시 프로게임리그로 출범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이를 지원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자세한 계획은 추후 밝힐 예정이다.
[게임메카] 중립적인 역할을 하는 건물과 NPC들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되며 이들이 게임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빌로퍼] 워크래프트 3에서 NPC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심지어는 NPC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될 만큼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NPC 역시 시간과 맵의 지형에 따라 역할이 달라지며 NPC를 통한 레벨업 시스템 등 다양하게 게임 곳곳에 쓰일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게임이 출시되는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메카]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2 등 블리자드의 게임은 지금껏 한국시장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워크래프트 3의 한글버전 제작 및 한국아이템 삽입 외에 다른 측면에서 한국게이머들에게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은 없는지?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 것인지?
[빌로퍼] 워크래프트 3는 디아블로 2 등의 RPG 게임과 달리 아이템 의존률이 그다지 높은 게임이 아니다. 따라서 한국아이템 등에서 큰 의미를 찾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집어넣지 않았다. 하지만 게임을 즐기다보면 곳곳에서 한국적인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눈에 띄지 않게 한국게이머들을 배려한 이유는 한국게임시장이 우리에게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워크래프트 3’에 대한 게임메카 골드회원들의 질문에 블리자드 수석개발자 빌로퍼는 매우 반갑다는 말과 함께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빌로퍼는 기존에 공개된 기자들의 질문 외에 한국 게이머들의 궁금증을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점에 반가움을 표시했으며 앞으로도 게이머들의 의견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자리를 갖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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