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만도스 3의 캠페인 선택화면 |
코만도스의 매력이란 ‘불가능에 도전하는 난이도’에 있었다. 수천번의 세이브, 로드 끝에 하드디스크의 수명까지 위태롭게 했던 1편, 그리고 그에 이어 출시된 확장팩은 마우스와 키보드에게까지 살인본능을 느끼게 했으며 게임을 클리어한 자에겐 ‘괴물’이라는 칭호(?)가 붙여지는 신드롬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물론 어려운건 매한가지이며 난이도에서 둘째라가라면 서러운 2편이 출시됐지만 1편의 극악코스를 거쳐 온 게이머들에게 이것은 누워서 떡먹기이고 떨어지는 홍시 받아먹기에 다름이 없었다. 어렵기만 하다고 게임이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치밀한 미션 디자인과 전장을 은밀하게 누비는 소수 정예부대의 매력을 200% 살려낸 코만도스는 그러한 매니아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높은 완성도를 갖춘 2편에 이르러 빛을 발하게 된다. 6인의 사시미 특공대가 2001년 여름을 휩쓸고 나서 2년이 지난 오늘 게임메카는 스페인의 파이로 스튜디오로부터 ‘코만도스 3’의 프리뷰 버전을 독점입수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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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만도스 3 튜토리얼 미션 플레이 영상 보기 |
코만도스 시리즈의 줄기찬 공략으로 ‘코만도’, ‘땅개’, ‘사시미’ 등 갖은 별명으로 핍박을 당했던 필자는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
코만도스와 다크레인 이후 “도대체 이들의 아성을 깰 수 있는 디피컬트(-_-;)한 게임은 무엇이 있는가!”라고 부르짖으며 은둔생활을 하고 있던 러프. 코만도스 3편의 CD와 함께 잠자고 있던 살인본능이 일깨워지고야 만 것이다! 우워어어…
[코만도스 3 개발책임자 호세 마누엘 가르시아 독점 인터뷰 보기]
두근두근 미션 맛보기
코만도스
3 프리뷰 버전은 튜토리얼과 스탈린그라드, 중유럽까지 모두 3개의 정식미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전에 게임메카 프리뷰를 통해 알려드린 바와 같이 코만도스 3는
독일군이 제 3제국(the Third Reich: 1933~1945) 건설이라는 미명아래 세력을 뻗어나가던
1942년경의 2차대전을 주무대로 삼고 있다.
▶ 새롭게 바뀐 인터페이스를 보라 |
이번에 게임메카로 공수된 프리뷰 버전은 완성된 작품이 아닌 만큼, 게임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를 내리기 어렵지만 첫 느낌은 2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틀을 고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비약적으로 향상된 실내의 표현과 건물의 폭파효과 등이 돋보인다는 점만은 분명하지만 풀 3D라든가, 야외에서 자유자재로 시점을 바꾸는 기능은, 미리 말해두지만 기대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코만도스 2의 엔진자체가 상당히 뛰어났다고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3편에서 단점으로 작용하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프리뷰 버전에서 선택이 가능한 클래스로는 그린베레 잭 오하라와 스나이퍼 프란시스경 T. 울리지, 공병 토마스 행콕, 스파이 르네 듀챔프, 도둑 폴 톨레도까지 모두 5명이였다. 항상 2차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유 때문인지, 이들의 모습에선 전편과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었으며 약간 생소해진 인터페이스가 비로소 3편이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기본 세팅으로 오른쪽에 있었던 기술메뉴가 아래로 내려가고 지도, 임무 브리핑 등이 화면 왼쪽 위로 올라갔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나 할까.
▶ 도둑이 포박은 물론 들쳐업기까지 가능하다 |
▶ 확대한 상태에서도 미려한 그래픽을 선보인다 |
그리고 보다 현실성과 액션을 강조했다는 제작사의 말처럼 도둑이 기절한 상대를 포박하고 들쳐 업는 것까지 가능하다는 것은 2편을 즐긴 게이머에게 상당히 충격적인 사실로 받아들여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도둑이 북치고 장구 치고 다하는거 아니냐!”라고 부르짖는 게이머가 분명 있을 줄로 안다. 그러나 3편의 난이도는 생각한 것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튜토리얼 미션의 압박
줍기,
엎드리기, 살펴보기와 같은 기술을 손쉽게 익히게 만드는 기본적인 튜토리얼은 3편에도
역시 존재한다. 튜토리얼은 그린베레인 잭 오하라로 하여금 사시미 뜨기(?)와 같은
기본적인 기술을 건물 내부에서 익히게 만든 다음, 바깥에서 스나이퍼의 사격술,
공병의 폭파술 등을 자연스러운 진행으로 유도한다.
▶ 장갑차의 폭파와 함께 튜토리얼 1은 종료 |
▶ 비밀문서 탈취의 2번째 튜토리얼이 시작된다 |
2편처럼 튜토리얼은 2개의 미션으로 구성되는데 공병이 장갑차를 폭파하는 목적을 달성하면 본격적으로 정식미션 스타일의 훈련을 제공한다. 임무의 목적은 독일군의 가택에 있는 비밀문서를 빼오는 것으로 음성이 포함된 친절한 튜토리얼 가이드가 게이머가 취해야 행동을 하나씩 가르쳐준다. 2편처럼 충격적인 난이도를 선사한 튜토리얼만큼은 아니지만 코만도스라는 게임을 처음 접한 게이머에겐 꽤 고전할 수도 있는 수준인 듯 싶었다.
▶ 장교로 변장한 스파이가 건물로 들어가고 있다 |
▶ 스파이의 도움으로 비밀문서 탈취에 성공한 도둑 |
도둑이 먼저 잡입해서 차를 고치고 있는 수리공을 펀치로 기절시킨 후 포박한다. 그 다음 도둑은 벽을 타고 올라가 발코니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하사관을 처치, 적의 시야를 축소시켜야 한다. 정해진 수순처럼 스파이는 저택 밖에 혼자 남은 장교를 처리하고 이 옷으로 갈아입는다. 스파이는 저택 내부로 들어가 거실을 지키고 있는 병사에게 말을 걸어 시야를 다른 쪽으로 고정시킨 후 도둑이 2층으로 잠입할 수 있게 만든다. 2층으로 잠입한 도둑은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있는(-_-;) 장교를 후려치고 자물쇠를 이용, 비밀문서를 빼내 유유히 탈출하며 튜토리얼 미션은 끝을 맺는다.
스탈린그라드 - 스나이퍼를 사살하고 오도넬 장군을
보호하라!
코만도스 3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리는 임무. 난이도는 꽤
높은 편이었으며 3편에서 도입된 지형 파괴 기능을 가진 야외 게임엔진의 진면목을
체험할 수 있었다. 눈발이 흩날리는 장면과 거대한 지역 이곳저곳에서 마치 진짜
전쟁을 치루 듯 낙하산을 탄 공수부대가 떨어지고 정찰을 나서는 적군들의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 적군의 스나이퍼 때문에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 |
▶ 스나이퍼가 죽고 길이 열리면 각료들의 회의가 소집된다 |
게임은 독일군의 포위에 조여지고 있는 러시아군들의 방어전과 함께 시작된다. 현장에 투입된 대원은 스나이퍼 뿐. 러시아군은 적군의 명사수 한명 때문에 전원이 몰살할 위기에 처했으며 그를 처치해야만 코만도스 대원들이 이 장소에 도착할 수 있다. 벌써부터 자세한 미션공략법을 제시하면 게임의 흥을 깨뜨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적 스나이퍼의 제거법은 다음에 소개키로 한다. -_-;
적의 스나이퍼를 처치하면 그린베레와 공병이 현장에 추가 투입된다. 독일군들의 목표는 러시아군의 오도넬 장군을 생포하는 것으로 일정시간동안 오도넬의 가택을 방어하는 것이 이번 임무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미션 스타일인데다 제작사가 추구하는 액션 스타일의 코만도스 3를 보여주는 이색적인 미션이라고 할 수 있다. 방어는 약 15분간 장교와 스나이퍼, 기관총병 등으로 구성된 5~6명의 작은 분대들을 막아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어정쩡한 위치에 진지를 구축한 러시아군은 곧 전멸해버리고 게이머는 수류탄, M60, 화염병 등의 무기를 활용해 적의 진입을 원천봉쇄해야만 한다.
▶ 독일 공수부대의 난입 |
▶ 수류탄 투척! 오도넬 장군을 보호하라! |
오도넬 장군을 사수하면 이윽고 장군이 유유히 적진을 뚫고 지나가 비행기에 탑승하는 엽기적인 광경이 연출된다(이럴거면 진작에 비행기에 탈 것이지 정예요원들을 부려먹느냔 말이닷!). 굳이 비교하자면 영화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포이전투에서 스피어스 중위가 독일군 사이로 유유히 뛰어들었던 충격적인 장면을 연상시킨다고나 할까. -_-; 코만도스 3편에서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미션이 추가되는만큼 전편의 ‘콰이강의 다리’처럼 다양한 영화의 매력이 녹아들어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 하수구를 통과 중인 잭 오하라 |
▶ 탈출기란 말이지...? |
이제 게이머가 할 일은 적군의 삼엄한 경비를 뚫고 비행기에 탑승해야 하는 것이다. 보다 세밀하고 미려해진 그래픽말고 전편에서 틀려진 부분을 찾자면 동그란 하수구 터널을 기어서 통과하는 대원들의 모습이었다. 적의 시야가 닿지 않는 장소를 찾아 낮은 포복자세로 이동한 대원들. 스나이퍼의 멋진 저격과 그린베레의 수류탄 투척 끝에 모든 대원은 안전하게 비행기에 당도할 수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참고하시라!
중앙 유럽 - 기차 안에 있는 모든 독일군을 처치하라
▶ 미니맵을 보면 알 수 있 듯 매우 기~~~~인 기차다 |
코만도스를 플레이하며 가장 절실히 바라는 희망사항은 화면 안에 있는 모든 적을 처치해버리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 게이머들의 소원을 성취시켜주는 미션이 코만도스 3에도 존재한다. 이번 임무는 독일군으로 가득 찬 병력수송열차를 말 그대로 유령열차로 만들어버리는 것이 목표다. 기차 안엔 스파이와 도둑이 객실에 숨어 있고 그린베레는 오토바이를 타고 기차에 올라타는 진기명기를 발휘하며 임무가 시작된다.
달리는 기차 위에서 벌이는 이 액션장면이야말로 코만도스 3의 달라진 야외배경을 여지없이 드러내주는 진면목! 보다 섬세하게 그려지고 자유자재의 시점전환이 가능한 기차 내부의 전경도 보는이의 눈을 즐겁게 한다. 이번 미션에선 이전 작품처럼 그린베레에게 너무 많은 역할이 주어진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지만 이건 그린베레를 특히나 선호하는 필자의 취향 탓일지도 모르겠다.
▶ 문 틈으로 객실을 엿보고 있는 그린베레 |
▶ 객실 내부의 모습이다 |
기차 내부와 지붕엔 약 60~70명에 달하는 독일군이 영문도 모른 채 한가로운 여행을 벌이고 있다. 우선 그린베레는 지붕의 적을 처치해나가며 어정쩡하게 포위되다시피한 스파이와 도둑을 구출한다. 담배던지기라든가, 디코이의 소음을 이용한 적군의 유인책 역시 이번 임무에서 활용된다. 구출된 스파이에게 장교군복을 입혀 적의 시선을 유도하고 또다시 시작되는 그린베레의 사시미 작전. 작고 날쌘 몸집의 도둑은 기차의 지붕과 벽을 통해 창문 틈새로 드나들며 대원들의 작전을 돕는다.
▶ 적의 시선을 사로잡는 스파이의 자태(?) |
▶ 빨간 원에서 보이듯 도둑이 기차의 벽을 타고 내부를 살펴보는 중이다 |
이번 임무에서 필자를 가장 난감하게 했던 부분은 시도때도 없이 들이닥치는 기차 뒷칸의 기동타격대였다. 랜덤하게 출동하는 것이었다면 난이도를 최악의 수준으로 올렸겠지만 안타깝게도 특정조건을 만족할 때 등장하는 방식이어서 그다지 어렵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기차의 전체를 시체숲으로 만들어버리고 유령열차가 되는 순간 임무는 완료됐다.
코만도스 3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필자가
체험한 코만도스 3는 현재 파이로 스튜디오에서 제작 중인 ‘프리뷰 버전’이었지만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느낌을 잡아내는 데엔 큰 무리가 없었다. 풀 3D를 접목하지
않았다는 부분에서 실망감을 느낄 게이머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런 요인은 게임의
완성도와는 무관하다는 생각이며 2편의 시스템만큼 코만도스의 느낌을 잘 잡아낸
엔진은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느낌이다.
세밀한 디자인 덕택에 그래픽은 확대한 상태에서도 구김살 없는 수준을 선보인다. 캐릭터의 애니메이션은 2배 이상으로 늘어나 보다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주며 필드에 떨어진 머신건을 들고 쏘는 광경 등 주변환경과의 상호작용 역시 전편보다 증가했다(파이로 스튜디오에서 광고했던 주변건물 파괴는 시네마틱 동영상 외에는 직접적인 체험이 불가능했다).
동일한 소재로 완전히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영화처럼 2차대전이라는 소재는 분명 밀리터리 매니아들을 끌어들이는 최고의 매력이며 일반 게이머에게도 호감을 불러일으킬만한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뚜껑을 열어봐야 알만한 일이겠지만 코만도스 3도 비슷한 바탕 위에 새로운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는 작품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스탈린그라드, 중앙 유럽, 노르망디는 물론 동부 전선의 전장과 독일 제국의 심장부인 게쉬타포 기지, 오마하 해변의 D-데이 격전지까지 실사와 고증을 통한 작전지도의 스케치로 그려지고 있는 코만도스 3를 한껏 기대하며 체험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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