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보다는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원작게임을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게임들은 개발단계에서부터 일종의 딜레마(Dilemma)에 빠지곤 한다. 그것은 새로운 요소를 넣으면서도 원작의 분위기를 잘 살릴 수 있느냐?, 또는 원작을 특별한 수정 없이 온라인게임으로 제작했을 때 문제는 무엇인가? 하는 ‘원작’ 과 ‘신작’ 의 선택의 갈림길이 그것이다.
‘쯔바이 온라인’ 은 네온소프트에서 개발하고 위메이드에서 서비스하는 캐주얼 MMORPG로, 2001년 팔콤(FALCOM)에서 발매한 PC게임 ‘쯔바이(ZWEI)’ 를 원작으로 제작되었다. ‘쯔바이 온라인’ 은 원작과 신작의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하였을까?
당신은 팔콤의 PC게임 ‘쯔바이’ 를 기억하는가?
‘쯔바이 온라인’ 은 지난 31일부터 Pre-OBT를 시작했다. Pre-OBT 이전 총 세 번의 CBT를 통해 원작의 분위기를 잘 표현하여 ‘패키지 게임’ 을 하는 느낌을 준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그래픽과 스토리였다. 원작의 호평 받은 2D(또는 2.5D) 그래픽을 거의 흡사하게 표현한 덕분에 귀엽고 깔끔한 느낌을 준다. 물론 최근 컴퓨터 사양에 맞추어서 해상도 조절에 용이하도록 하기 위해 바뀌고, 일러스트가 PSP판 ‘쯔바이’ 와 흡사하게 변경되면서 조금은 괴리감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상당히 양호한 편이다.
▲위의
사진이 원작 '쯔바이', 아래 사진이 '쯔바이 온라인'
이정도면 상당히 잘 가지고
온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픽은 딱히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 게임의 조금 안타까운 부분은 스토리다. 원작을 해본 유저라면 아쉬운 점이 없지만, 처음 접하는 유저는 무언가 2%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마치 ‘슈퍼로봇대전’ 시리즈에서 등장하는 원작 애니메이션의 스토리를 모르면 당최 뭘 하는지 알 수 없거나 ‘해리포터’ 영화에서 원작 소설의 내용을 쪼개가며 넣다 보니 원작 소설을 모르면 영화의 진행이 산으로 가는 걸로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쯔바이 온라인’ 역시 원작 이후의 스토리를 담고 있지만 원작에 대한 이야기나 마을의 NPC에 대한 일화가 거의 나오지 않다 보니 몰입감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물론 정식서비스가 시작되면 스토리와 퀘스트를 추가하여 해결되는 문제지만 현재로써는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전작의
스토리는 간략하게 소개해주지만
함께 싸운 캐릭터들의 이야기는 만나볼 수 없어서
아쉽다
‘쯔바이’ 의 핵심이라 부르던 시스템, ‘음식 시스템’ 과 ‘쯔바이 모드’ 또한 그대로 만나볼 수 있다. ‘음식 시스템’ 이란 음식을 먹어서 체력 외에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삶에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시스템이다. 동일한 음식을 모아서 상급 음식으로 바꾸기도 하고, 직접 요리를 하여 만들 수 있어서 재미를 더해준다.
‘쯔바이 시스템’ 은 자신의 캐릭터를 타인에게 맡기거나, 타인의 캐릭터를 자신이 맡아 결성하는 것으로, 한 명의 유저가 두 개의 캐릭터를 교체하며 조종해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는 원작의 주인공 피피로와 포크루가 두 명이 함께 움직이며 전투를 하던 것을 그대로 도입하여 색다른 느낌의 파티 플레이가 된다. 하지만 조금은 아쉬운 점은, 둘이서 하나가 되었을 때 다른 한 명의 유저는 손을 넣고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원작을 그대로 도입하여 생기는 문제인데 두 명이 하나가 되었을 때 뒤 따르는 유저가 전투 보조를 할 수 있게 변경된다면, ‘쯔바이 온라인’ 만의 ‘쯔바이 시스템’ 이 될 것이다.
▲게임
속 새로운 시스템들을 이벤트를 통해 진행함으로써 재미를 더해준다
원작 ‘쯔바이’ 를 제대로 표현한 전투 또한 예외가 아니다. 2D 액션MMORPG 들의 시스템과 다르게 점프 중에 공격을 하지 못한다거나, 몬스터를 타켓팅하여 공격을 하는데 빠른타겟변경이 힘들다는 점은 원작을 너무 잘 따라 한 나머지 생기는 문제점이다. 앞서 강조했지만 원작을 해본 유저는 그대로 가져온 시스템이라 크게 이상할 점이 없지만 그렇지 않은 유저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단축키 변경과 마우스 등을 활용한 전투를 통해 빠른타겟변경은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을 수 있지만, 액션게임의 꽃인 점프 중에 공격이 불가능한 것은 처음 접하는 유저들에게 있어서 상당히 의아한 부분이다.
▲전투가
논 타겟팅이였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쯔바이 온라인’ 의 이러한 ‘원작사랑’ 이 조금은 마이너스 요소가 된다. 원작을 즐겨본 필자의 입장에서는 배경이나 NPC의 세세한 부분, 효과음과 배경음악까지도 그대로 살린 점은 매우 높게 평가해주고 싶다. 하지만 원작을 모르는 유저의 입장에선 그러한 ‘작은 재미’ 를 느낄 수 없고 오히려 시스템적으로 불편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쯔바이 1’ 의 확장팩이 나온다면 이런 느낌일까?
‘쯔바이 온라인’ 은 그 이름처럼 MMORPG에서 갖추어야 할 부분도 잘 갖추고 있다. 대표적으로 탈 것의 등장과 자동음식섭취 등의 편의시스템이다. 빠른 이동을 도와주는 탈 것은 이동속도증가 포션과 함께 먼 거리를 도와주는 시스템으로 ‘쯔바이’ 보다 늘어난 필드를 이동하는데 필요한 상당히 중요한 시스템이다. 사실 퀘스트를 통해 탈 것 중 가장 기본이 되는 말을 한마리 받을 수 있는데, 점프하는 모습이 꽤 귀여워서 필드의 전부를 점프로만 돌아다니는 유저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폴짝
폴짝 뛰어다니는 말이 참 귀여웠다
추가적으로 두리뭉실하였던 주인공의 직업 체계를 네 개의 직업 군으로 나눠주면서 다양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정확하게는 원작의 근거리, 원거리 캐릭터를 직업 군으로 쪼갠 것으로 온라인화 시키면서 다양성을 위해 적절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포크루가
담당하던 근거리를 파이터, 로그가 이어받고
피피로가 담당하던 원거리를 아처,
메이지가 이어받는다
‘쯔바이 온라인’ 의 인터페이스 변경으로 A, S, D, F 의 단축키 슬롯을 추가하여 스킬 사용에 용이하며 음식 슬롯과 가방을 따로 분리하여 편의성을 높이기도 하였다. 이에 음식 시스템 같은 경우 게이지를 조절하여 원하는 타이밍에 음식을 섭취할 수 있는 ‘자동음식섭취시스템’ 을 추가하여 게임을 쉽게 진행하게 해준다. 필자는 사실 이 ‘자동음식섭취시스템’ 의 존재를 모르고 획득한 음식이 자동으로 먹어지는 모습을 보고 버그인 줄 알고 GM에게 신고하려고 했던 해프닝도 있었다.
▲여관에
들릴 필요 없이 필드에서 바로 상위 음식을 교환하거나
게이지를 조절하여 자동으로
음식을 섭취할 수도 있다
‘쯔바이’ 를 ‘쯔바이 온라인’ 으로 만들면서 필드의. 다양화, 파티 던전의 등장, 캐시 의상의 추가 로 ‘새로운 즐길거리’ 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는 다른 온라인게임에서 흔히 보는 평범한 시스템일 뿐이다. 누차 강조한 원작을 즐긴 유저만이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 원작을 못해본 유저들에게는 딱히 특별한 것이 없어서 존재유무가 부각되지 않는다.
▲Pre-OBT에
참가한 유저들에게 나누어준 레어 아바타
작은 차이가 작은 재미를 안겨주는 ‘쯔바이 온라인’
‘쯔바이 온라인’ 은 캐주얼한 플레이를 강조한 게임이다. 경쟁 작품을 ‘메이플스토리’ 로 잡은 만큼 저연령층과 라이트 유저층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는데, 이러한 ‘장르’ 와 ‘타겟층’ 에 대한 선택은 매우 적절했다. 원작 자체가 캐주얼 한 느낌의 게임이었으니 원작을 최대한 살린다는 과정하에 제작했다면 당연한 결과다.
▲고양이와
함께 필드를 뛰놀며 (자신보다 큰) 몬스터와 뛰어 노는 캐주얼한 분위기(?)
‘쯔바이 온라인’ 의 패키지 게임을 하는 듯한 플레이와 스토리,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캐주얼MMORPG의 특징을 잘 살린 작품이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즐거운 부분이지만 우려가 되기도 한다. 아마도 원작을 모르는 유저들에게는 조금 마무리가 부족한 느낌이 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쯔바이 온라인’ 에서 원작에 관한 이야기를 찾기보다는 원작 ‘쯔바이’ 를 직접 플레이 해보는 것이 재미가 두 배로 늘어날 것이다. 이에 개발사 입장에서는 지금처럼 ‘쯔바이’ 확장팩을 개발한다는 생각으로 신요소를 확실하게 추가해준다면, ‘원작’ 과 ‘신작’ 의 딜레마를 해결한 수작이 될 것이다.
▲OBT때
다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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