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 개발사 DACN이 제작한 ‘일검향’, 바다 건너 들어온 중국 MMORPG 다운 무협 내음이 물씬 풍기는 ‘일검향’은 지난 1차 CBT에서 편리한 안내 시스템과 풍부한 콘텐츠의 양으로 많은 성원을 얻었다. 1차 CBT 실시 후, 1달 만에 OBT를 진행하는 것 역시 이미 안정적인 완성도를 확보해놨기에 가능한 절차가 아니었나 싶다. 즐기기 쉽고, 할 것은 많으며, 사람들간의 커뮤니티를 중시한 ‘일검향’의 게임성은 특히 국내 유저들에게 딱 들어 맞는다는 인상을 강하게 줬다.
이러한 ‘일검향’의 매력을 깎아먹는 가장 큰 단점은 ‘불친절함’이었다. 특히, 사제 시스템, 객잔, 스킬 습득 등과 같은 부속 시스템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상대적으로 사전지식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초보 유저가 게임의 모든 재미를 맛보기 어렵다. 여기에 ‘일검향’의 마을은 그 크기가 매우 넓기 때문에 자주 접하는 NPC가 아니면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지난 1차 CBT에서도 지적된 문제였으나 이번 OBT를 통해서도 개선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아기자기한 부가 시스템, 좀만 친절하게 알려주면 좋을텐데…
‘일검향’에는 기본적인 캐릭터 육성 및 퀘스트 외에도 다양한 부가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는 편이다. 그 중, 필자가 가장 주목하고 싶은 시스템은 두 캐릭터가 사제지간을 맺고 상부상조하는 ‘스승과 제자’ 시스템이다. 해당 시스템은 레벨 차 관계로 같이 게임을 즐기기 어려운 고레벨의 유저와 저레벨의 유저를 단단하게 엮어주는 끈으로 작용한다. 또한 사제지간을 맺고 끊는 데에 추가적인 금전 지출이나 과도한 제재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초보 유저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장점까지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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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시스템?스승과 제자...
인맥창에 해당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필자는
금일에야 알았다
그러나 이러한 ‘스승과 제자’ 시스템을 알고 있는 초보 유저는 극히 드물다. 필자 역시, 채팅 창을 통해 스승 혹은 제자를 구하는 유저들의 메시지만을 읽었을 뿐이다. 해당 시스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스승’을 구하는 유저도 ‘제자’를 찾는 유저의 수 역시 당연히 적을 수밖에 없으니, 일반 유저들이 빠르게 관련 정보를 습득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자체 홍보가 적은 탓에 빛을 발하지 못하는 아기자기한 부가 콘텐츠가 산재되어 있다.
▲ 퀘스트 수행 중, 습득 아이템의 이름은 나오지만 수량은 표시되지 않는다
▲ 게다가 이 아이들은 퀘스트의 내용을 다시 한 번 알려주는 친절함을 발휘하지 않는다
퀘스트 수행 시, 발생하는 불편한 점 역시 존재했다. 각 퀘스트를 수행하는 주요 위치는 ‘자동 안내 시스템’을 통해 빠르게 찾아갈 수 있지만, 정작 문제는 수행 도중 발생한다. 퀘스트가 요구하는 몬스터의 사냥 수 및 특정 아이템의 확보 수량이 화면에 표시되지 않기 때문에 유저들은 수행 도중, 지속적으로 퀘스트 창 혹은 인벤토리를 열어 자신의 수행 정도를 체크해야 한다. 어찌 보면 사소할 수 있는 ‘설명 부족’은 유저들이 게임 자체를 실제보다 어렵고 까다롭게 느끼도록 만드는 악영향을 미친다.
▲ 광활한 마을에 자리한 NPC....이들 모두의 역할을 한 번에 알아채기 매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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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내내 신통하게 생각했던 '고양이 상인'들
이 상인들을 이용하면 사고 파는
모든 거래 활동을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다
상단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검향’의 가장 큰 문제는 1차 CBT 당시 발견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채, 방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각 시스템 및 퀘스트 인터페이스의 설명 부족은 1차 CBT에서 이미 많은 유저들이 언급한 사항이다. 더욱 발전될 ‘일검향’의 모습을 상상하며 열심히 평가를 남긴 유저들은 고레벨 유저를 위한 신규 던전 및 보스 몬스터의 추가 외의 별다른 개선된 부분을 찾을 수 없는 ‘일검향’의 모습에 실망감을 느꼈을 것이다.
진짜 재미가 시작되는 20레벨, 그러나 뭐부터 해야 할 지 모르겠네?
‘일검향’의 진짜 재미는 20레벨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레벨에 다다른 캐릭터는 그 동안 퀘스트 및 사냥을 토대로 쌓은 명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국가를 선택할 수 있으며, 추후 군주의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국가의 딱딱한 틀이 싫은 유저들은 자신의 ‘문파’를 창궐해 보다 자유스런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묘미는 자신만의 ‘무공’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20레벨부터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 각 나라의 명성 수치가 1000이 넘는 20레벨 유저는 한 국가의 국민이 될 자격을 얻는다
▲ 처음 들어왔으니...환영 녹봉이라도 어떻게 좀 주시죠?
그러나 해당 콘텐츠로 막 20레벨에 도달한 유저들을 안내할 부가 콘텐츠가 다소 부족한 점이 아쉬웠다. 물론 관련 NPC를 찾아가면 해당 시스템들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지만 갓 20이 된 유저들을 해당 NPC에게로 이끌 별도의 안내 체계가 없어 중간이 텅 빈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게임 내의 커뮤니티를 책임지는 주요 요소이니만큼 신규 유저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필요성이 충분하다.
▲ 다른 문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 구경 도중,?밀려오는 쓸쓸함을 견뎌낼 자신이 있다면
▲ 순발력이 부족한 필자는 비급을 손에 넣지 못했다;
▲ 경험치를 투자해 특정 경맥을 뚫는 과정은 매우 큰 흥미를 유발시켰다
또한 ‘무공 창조’의 재료로 활용되는 각종 ‘비급’의 경우, 판매처가 별도로 안내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유저들에게 묻고 물어서 ‘도원계’에 위치한 NPC에게 도착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NPC가 하루에 판매하는 ‘비급’의 수량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비급’을 구입하기 위한 유저간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이 외에 ‘비급’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냥’을 통해 랜덤 확률로 획득하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은 초보 유저들이 보다 수월하게 게임의 주요 콘텐츠의 재미를 맛보기 어렵도록 만든다.
처음에는 쉽고, 즐길 수록 깊이 있는 안정적인 게임성
위와 같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저들이 ‘일검향’을 즐기는 이유는 게임의 완성도 자체가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1차 CBT에서도 호평 받은 바 있는 완성도는 OBT에도 변함 없이 유저들을 만족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특히 처음에는 즐기기 쉽고, 갈수록 더욱 그 깊이가 깊어지는 게임성은 초보 유저들이 자연스레 게임의 재미를 배우며 중고레벨로 넘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 앞서 지적한 부가적인 설명을 제외한 ‘일검향’의 안내 시스템은 매우 세밀하다.
▲ 필자와 같은 길치 유저들의 희망이었던 '자동 이동 시스템'
‘일검향’의 안내 시스템 중, 가장 최고라 할 수 있는 것은 역시 ‘자동 이동 시스템’이다. 중요 NPC 및 보스 몬스터의 위치를 좌표로 제시해, 해당 좌표만 클릭하면 자동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위치를 몰라 헤매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이러한 ‘자동 이동 시스템’은 맵 혹은 미니맵의 특정 좌표를 클릭하는 방식으로도 이용할 수 있어 매우 편리했다. 또한 넓은 필드를 횡단하는 장거리 이동의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까지 발휘한다.
▲ 자동 이동 시스템과 함께라면 광활한 맵도 무섭지 않았다
▲ 자동 이동 시스템은 퀘스트 수행 위치는 물론
▲ 가까이 있는 채집 오브젝트의 위치까지 안내해 주었다
보통의 MMORPG가 그러하지만 ‘일검향’ 역시 방대한 퀘스트를 바탕으로 유저들이 캐릭터를 쉽고 빠르게 육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여기에 ‘일검향’은 직장인과 같이 시간이 부족한 유저들을 위한 ‘자동 육성 시스템’을 갖춰놓고 있다. 사냥 시 습득한 포인트를 소모해 이용할 수 있는 ‘폐관수련’은 효용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애용하고 있다. 필자 역시, 약 4시간 동안 ‘폐관수련’을 이용해 15레벨의 캐릭터를 19레벨로 육성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 컴퓨터를 붙잡고 있을 시간이 부족하다고 걱정하지 마라
▲ 폐관수련만 잘 이용하면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빨리 레벨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일검향’의 재미를 단순한 ‘재미’로 단정할 수는 없다. 레벨이 오를 수록, 국가, 문파, 무공 창조와 같이 오래 즐길수록 참 맛을 느낄 수 있는 다수의 콘텐츠가 확보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무공창조의 경우에는 유저들의 경험치 조절 및 사용 비급에 따라 무한한 ‘무공’을 창조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조합을 통해 최고의 ‘무공’을 찾아가는 맛이 쏠쏠하다. 다만 앞서서 말했지만 각 시스템에 대한 안내 및 설명이 충분히 제공되지 않은 점이 아쉬울 뿐이다.
별도의 매칭 시스템이 필요 없는 강력한 커뮤니티!
앞서 소개한 ‘일검향’의 ‘국가’와 ‘문파’는 다수의 유저들의 참여로 생명력을 얻는 콘텐츠다. ‘일검향’은 초보 유저들이 상부상조하며 인맥을 쌓을 수 있는 계기를 ‘파티’를 통해 이끌어낸다. 각 필드에 위치한 강력한 보스 몬스터를 상대하는 중요 퀘스트를 부여함으로써 유저 스스로가 파티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이끈다는 것이다.
▲ 필드에 위치한 보스 몬스터, 혼자서 절대로 잡을 수 없는 강력함을 자랑한다
▲ 보스의 강력함은 유저들을 단결시킨다?!
각 보스 몬스터가 등장하는 지역은 특정 좌표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안면이 없는 불특정 다수의 유저가 한 곳에 모이기 적절하다. 따라서 동일한 목적을 가지로 한 곳에 모인 유저들은 별다른 매칭 시스템이 없어도 금방 파티를 결성해 함께 문제를 해결해간다. 쉽게 말해, ‘보스 몬스터’의 존재 자체가 ‘파티 매칭 시스템’과 동일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 결속력 높은 파티 플레이는 인스턴스 던전에서도 쭉 이어진다
이렇게 ‘파티’를 통해 친분을 쌓은 각 유저들은 동일한 국가/문파에 소속되어 함께 행동하게 된다. 특히 각 ‘국가’와 ‘문파’에는 보통 MMORPG의 ‘길드’에서 찾아보기 힘든 부가 혜택 및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어 각 유저에게는 새로운 재미를, 각 모임에는 보다 강력한 결속력을 제공한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아직 게임 내 커뮤니티가 다수의 유저를 포괄할 만큼의 방대한 구조를 이루지 못해 대다수의 초보 유저들이 몸을 담을 ‘문파’를 찾아내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1차 CBT의 안정성에 기댄 발전이 없는 모습!
이렇게 ‘일검향’의 OBT 현장을 돌아보았다. 지난 1차 CBT, 안정적인 완성도로 꽤나 만족스러운 경험을 남겼던 ‘일검향’, 그러나 더 이상의 발전이 없는 모습에 필자는 다소 실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지난 1차 CBT에서 지적된, PC/OS에 따라 알 수 없는 이유로 한글이 타이핑되지 않던 버그까지도 아직 남아있다. 이러한 정체된 모습은 게임의 초기 완성도를 떠나 게임이 얼마나 그 생명을 오래 이어갈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을 제시한다.
물론 지금도 ‘일검향’은 많은 유저들이 즐기고 있다. 이 유저들을 더욱 만족시켜 오래도록 게임에 남도록 하는 유일한 방법은 꾸준히 단점을 개선해 게임의 매무새를 다듬는 것이다. 작은 것부터 하나씩 고쳐간다면 유저들 역시 ‘일검향’의 변화하는 모습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다. 부디 ‘일검향’이 현재의 완성도에 안착하지 말고 더욱 더 노력해 유저들의 뇌리에 오래도록 남는 게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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