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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웨이크, 빛도 비추고 총도 쏘고... 아 힘들어

한동안 외면받아온 어드벤처 장르 게임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 PS3 독점 타이틀 ‘헤비 레인’은 지난 3월 발매되었고, 그에 대항하는 Xbox360 독점 타이틀 ‘앨런 웨이크’가 5월 18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앨런 웨이크’는 ‘맥스 페인’의 개발사 레메디가 수 년에 걸친 개발과 약 1년간의 퀄리티 업 등을 계속해 온 게임으로, ‘심리 액션 스릴러’를 지향하는 어드벤처 게임이다.

어드벤처 장르는 유저가 이끌어가는 스토리 텔링 방식의 게임이다. 단순히 정해진 스토리를 정해진 시간동안 가감없이 보여주는 드라마나 영화와는 달리, 게임은 게이머가 주인공을 직접 조종하여 스토리를 진행한다는 차이가 있다. 때문에 영화는 관객이 손에 땀을 쥐고 몸이 움찔움찔할 만큼의 몰입도를 만들기가 힘들지만 게임에선 훨씬 쉽다. 게이머들이 주인공을 자신과 일체화 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길 찾기, 퍼즐, 복잡한 조작 등의 요소들이 지나치게 첨가되며 오히려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였고, 결국 어드벤처 장르는 하향세로 접어들었다.

시간이 흘러, 그래픽 기술의 발달로 영화나 드라마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CG를 만들 수 있게 되자 더욱 진화한 어드벤처 게임들이 나오고 있다. 또한, 최근 타이틀들은 액션, FPS, 스릴러, 드라마 등의 요소와 적극적으로 결합하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 ‘앨런 웨이크’ 또한 ‘심리 액션 스릴러’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액션 감각과 분위기, 스릴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었다.

▲호기심으로 모험하는 애들하고는 다르다!

어둠과 빛, 그리고 환상을 넘나드는 세계

주인공 ‘앨런 웨이크’는 잘 나가는 미스터리 소설가이다. 주인공은 근 2년 동안의 슬럼프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내와 함께 한적한 시골 마을 ‘브라이트 폴즈’를 방문하게 되고, 현실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기괴한 사건을 겪는다. 그리고, 현재 상황과 미래에 벌어질 일을 암시하는 주인공의 소설 원고가 곳곳에서 발견된다. 특이한 점은, 주인공은 그 소설을 쓴 기억이 없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스토리의 중심축을 담당한다.

‘앨런 웨이크’의 배경 컨셉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빛’과 ‘어둠’이다. 판타지적 의미가 아닌 말 그대로 어두움 속 빛을 따라가며 플레이하는 게임이다. 일단, ‘앨런 웨이크’는 공포 게임이 아니다. 그러나 필자는 ‘앨런 웨이크’에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어둠에 대한 근원적인 공포감을 느낄 수 있었다.

▲낫 들고 i아오는 마을 주민의 그림자

이러한 느낌은 게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주인공을 포함한 여러 인물들은 어둠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주인공을 습격해 오는 이상한 그림자 괴물들은 어둠 속에서 슬그머니 나타났다 사라진다. 또한 낮에는 그리도 밝고 아름답던 마을과 풍경이 밤에는 공포의 대명사로 바뀌는 것, 평범하고 친절한 마을 사람들이 밤만 되면 어두운 그림자의 모습으로 나타나 흉기를 휘두르는 것. 그 모든 것이 어둠 속에서 일어난다. 때문에 일단 배경이 어두워지거나 어두운 곳으로 향하면 긴장을 하게 된다. 징그럽거나 잔인한 장면으로 인한 공포가 아닌 근본적인 공포가 아주 서서히 뒤에서 조여오는 기분이었다.

▲어둠이란게 정말 무섭다

하지만 이런 어두운 배경은 상황 파악을 어렵게 만든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적이 출현해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을 때도 있고, 지형을 알아보기 힘들 때도 있다. 예를 들면, 목적지로 향하는 도중 낮선 구조물이 길을 가로막고 있는데 기어 올라갈 수 있는 계단과 같은 것인지, 아니면 그냥 바위덩어리인지 상당히 알아보기 어렵다. 또한, 절벽 등의 지형도 알아보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 조금만 부주의하면 낙사하게 되는데, 이런 지형을 한 눈에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자주 보였다. 체크 포인트가 많아서 게임 오버에 대한 부담이 적었기에 게임 플레이가 힘들진 않았던 것이 위안이 되지만, 길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건 아무래도 불편하다.

▲어디가 길이고 어디가 절벽인지 잘 구분이 안 가는건 단점

액션 게임을 연상케 하는 조작감, 그런데 시점 조작은?

주인공을 습격하는 적들은 빛을 두려워하고, 강한 빛을 받으면 눈에 띄게 약해진다. 때문에, 주인공은 적들을 해치우기 위해 L2 버튼으로 손전등을 비추어야 한다. 보통 조명도구, 혹은 아예 등장하지 않는 손전등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쓰이는 것은 상당히 재미있는 요소로 작용했다. 그러나, 적을 완전히 죽이려면 R2 버튼을 사용해 권총, 샷건 등의 무기를 사용해야 한다. 빛, 혹은 총 단독으로 적을 죽이기는 약간 힘들고, 항상 둘을 복합적으로 적용시켜야 적을 효과적으로 물리칠 수 있다.

처음에는 수명이 엄청나게 짧은 건전지와 6장전 피스톨, 2장전 샷건 등이 틈만 나면 재장전을 요구해대는 통에 상당히 귀찮았다. 게다가 무기가 없는 상황(혹은 충전이 필요한 상황)에서 적이 눈 앞에 오면 열심히 피해다니는 수 밖에 없는데, 체력도 좋지 않은 주인공으로(심지어 적들의 이동속도가 주인공보다 빠르기도 하고 무기를 던지기도) 제한이 있는 무기를 사용하여 다수의 적과 싸워야 한다고 생각하니 뭔가 억울한 느낌까지 들었다. 하긴 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게임이 쉽게 잘 흘러가는 게 오히려 이상할 것 같기도 하다.

▲빛좀 쬐여주다 그대로 탕탕!

이동과 시점 변경은 양 쪽의 아날로그 버튼으로 동시에 할 수 있었다. 온갖 물건을 집고 다양한 장소를 이동, 조사해야 하는 게임 특성상 시점과 주인공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는 것은 상당히 반가운 요소였다. 특히 적을 마주쳤을 때는 액션이나 FPS와 비슷한 느낌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고, 적을 효과적으로 피해 다녀야 하는 상황에서 빠른 카메라 이동 속도는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빠른 카메라 속도는 일상 모드에선 너무 빠르게 느껴졌다.

또한, 아날로그 스틱 조작이 익숙치 않은 경우 시점을 횡으로 이동시키는 상황에서 카메라가 대각선 방향의 땅이나 하늘로 솟구치는 등 불편한 상황이 연출되곤 했다. 물론 게임 중 위쪽이나 아래쪽을 봐야 하는 일도 있지만 보통 때는 상하 조작을 할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조금만 부주의해도 하늘과 땅으로 튀어버리는 카메라는 상당히 거슬렸다.

▲사방을 둘러봐야 하는 장면에선 빠른 카메라 이동이 좋지만...

드라마틱한 연출 효과는 이미 대세?

최근 영화와 게임의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게임에도 드라마틱한 연출이 눈에 띄고 있다. ‘앨런 웨이크’도 카메라 워크와 슬로우 모션 등을 통해 상당한 연출 효과를 보여준다. 위에 언급했던 것처럼 총알과 손전등의 건전지가 둘 다 떨어져 적을 막을 수 없을 때에는 필사적으로 도망다녀야 하는데 적의 공격을 알맞은 순간에 피하면 클로즈업과 슬로우 모션 등의 효과가 적용되어 마치 영화를 보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반면, 일상에서의 드라마틱한 연출은 약간 아쉬운 감이 있었다. 무언가를 조사하고 집을 때의 모션 수가 상당히 적고, 가끔 보이는 부자연스런 모션 등은 영화나 미드 같은 몰입감 보다는 일반적인 게임 감각이 강히게 느껴졌다. 화려한 효과가 적용된 공격 회피 장면도 몇 번 보다 보면 비슷한 장면이 반복되어 지리하게 느껴졌다. ‘헤비 레인’이 사소한 모션 하나하나까지 모션 캡쳐를 이용하여 재현한 것에 비하면 좀 평범하게 느껴졌다.

▲영화같은 연출도 있지만 자주 있진 않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주인공이 제목만 지어놓고 쓰지 않은 소설의 완성본 원고가 몇 장씩 발견된다. 처음에는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 맞추어 나오던 원고가 이후 진행될 미래까지 설명해 주는 등 원고를 모으다 보니 시공간이 꼬인 듯 한 독특한 느낌을 받았다. 원고에 제시된 단편적인 상황을 통해 추리와 상상을 할 수 있는 요소가 남아 있다는 점은 미스터리 분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환영할 만한 요소이다. 하지만 원고들이 게임 진행 중 스쳐지나갈 수도 있는 곳에 놓여 있어, 자칫 원고를 발견하지 못 하고 지나칠 수도 있다. 물론 원고가 게임 진행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자칫 게임을 100% 즐기지 못 하고 넘어갈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력을 요하는 부분이다.

‘앨런 웨이크’는 스릴과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매우 좋아할 만한 특징을 여럿 가지고 있지만, 몇 가지 불편 요소가 게임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하였다. 만약 영화나 미드를 보는 듯 한 연출과 스토리 전개를 기대했던 게이머라면 적에게 어렵사리 초점을 맞추고, 빛을 비춘 후 총을 쏘고, 건전지를 갈고 총알을 재장전하며 피해다니는 방식의 액션이 존재한다는 점을 미리 말해두고 싶다. 하지만, 어두운 배경과 추리, 액션 어드벤처를 좋아한다면 강력 추천한다!

▲총 쏘는거 꽤 많이 나오는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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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웨이크 2010. 05. 18
플랫폼
PC, 비디오
장르
액션
제작사
레메디스튜디오
게임소개
‘앨런 웨이크’는 ‘맥스페인’으로 유명한 레메디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한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납치된 아내를 구하기 위한 주인공 ‘앨런 웨이크’의 사투를 다룬다. 특히 플레이어는 손전등과 총을 이용해 그림자 세계...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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