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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2 최초 시연회 리뷰! 2D에서 3D, 속도감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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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2 시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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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2 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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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2 프로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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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2 저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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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1일, 서울 압구정에서 최신 빌드의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를 직접 시연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시연시간은 45분 정도로 짧은 편이라 아쉬웠지만, 전체적인 느낌을 파악하는 데 있어서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내가 플레이했던 프로토스 종족을 소개하기에 앞서, `스타2`의 전반적인 느낌부터 여러분께 소개하도록 하겠다.

 

오늘 왠지,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의 족적을 뒷받침해줄 거대한 역사의 시작 퀘스트를 마무리하고 온 느낌이다. 시작했으니, 반드시 끝은 봐야겠다.

 

 

 

2D에서 3D로, 속도감에는 문제가 없나?

국내에서 초대박을 친 게임들을 잘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다. 바로 속도다. 여기서 말하는 속도란 실제 게임 플레이 속도를 말하는 부분도 있지만, 접속 후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까지 모두 포함된다. ‘스타’가 그랬고, ‘서든 어택’이 그랬다. 게임에 접속하고 이른 시간 안에 플레이가 가능했다. 해외는 몰라도, ‘빨리, 빨리’ 정신을 지향하는 우리 민족에게 있어 이러한 속도감은 매우 잘 맞는 코드라고 할 수 있으며, 게임의 성공요소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을 직접 해보기 전까지 내가 가장 우려했던 부분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2D에서 3D로 발전했다면, 그만큼 로딩 시간 및 게임 플레이 속도에 영향을 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타2’는 달랐다. 우선 시연 버전은 IP 연결 방식으로 멀티 플레이만 가능했는데, 기존 ‘스타’와 마찬가지로 맵을 선택하고 방을 만든 뒤, 다른 플레이어가 올 때까지 기다리거나 컴퓨터를 넣어 조건을 맞추면 바로 게임을 시작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 놀라운 사실은 로딩시간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었다. 물에 밥 말아먹듯 순식간에 지나간 로딩 때문에 영광스런 첫 게임 화면을 손 한번 풀고, 기지개 한번 할 시간 없이 바로 맞이하게 되는 수모를 겪었으니 말이다. 물론 로딩시간이 없으니 입 주름은 그저 좋다고 자연스레 쪼개 지더라.

 

게임 플레이 속도는 더 놀라웠다. 지금까지 난무했던 추측과 견해들을 한방에 녹여버릴 만큼 게임은 굉장히 빠른 속도감을 자랑하고 있었다. 프로브가 미네랄을 캐는 속도부터 시작해 질럿과 저글링의 이동속도와 공격속도, 그리고 난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유닛들이 서로 죽이고, 죽어나가는 속도까지. 현 ‘스타’보다 약 1.5배 정도 빠른 느낌이었다. 덕분에 우물쭈물하는 사이 순식간에 쌓인 미네랄을 소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전투에 일어날 때 잠깐 한눈팔아도 컨트롤해줄 시간도 없이 순식간에 털려버리는 광경도 여러 번 목격했다.

 

 

나야 원래 속도감 있는 게임을 좋아하니 상관없다지만, 만약 이 게임 플레이 속도가 그대로 유지되어 출시된다면 난이도에 꽤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유저들의 취향을 고려하여 시연버전에서만 특별히 조금 더 빠르게 설정을 해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오늘 체험한 느낌으로만 따지면 ‘스타2 느리잖아’라는 불만은 완전히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발전된 그래픽. 화려함이냐, 편안함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근래에 출시된 RTS, ‘워해머40K, 던오브워2’만큼의 그래픽 퀄리티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세련된 모습과 화사해진 색감 덕분에 전체적으로 풍겨지는 느낌은 상당히 고급스러운 편이었다. 각 유닛들의 모션이나 애니메이션도 굉장히 매끄러웠고, 이동이나 공격을 할 때 움직임도 상당히 부드러워 컨트롤하는 데에도 큰 불편함이 없었다.

 

기존 ‘스타’는 굉장히 어둡고 음침한 느낌이었는데, ‘스타2’는 이보다 조금 더 밝아진 느낌도 눈여겨 볼만했다. 이는 블랙이나 그레이톤이 아닌, 이보다 조금 더 밝은 톤을 사용하여 색감을 조절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너무 묵직한 느낌이 아닌, 가벼운 느낌까지 연출해내는 데 성공했다. 물론 너무 밝아져서 ‘스타’ 고유의 분위기까지 망가뜨리진 않았으니 걱정하진 않아도 된다.

 


아쉽게도 전투 시 느껴지는 타격감은 조금 부족한 편이었다. 게임이 너무 빠르게 전개된 까닭도 있겠지만, 질럿이 찌르고, 마린이 쏘고, 히드라가 뱉고 하는 과정에서 기존 ‘스타’에 배어있었던 짜릿한 맛을 느낄 수 없었다. 이는 타격 이펙트 효과와 유닛 사망 및 건물 폭발 시 효과가 미미하고, 물리 효과가 가벼운 것이 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전투 이후 핏자국과 시체 잔해들이 남아 있는 시간도 짧아 뒤끝도 아쉬운 편이었다.

 

사실 이 부분은 블리자드에서 상당히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약 1년 전, 진행된 개발팀 인터뷰에서 아트 팀은 “최근 사양의 PC에서 원활하게 동작하며, 개체 고유의 느낌을 살리면서 한 화면에 300개의 유닛을 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래픽을 업그레이드 시키되 사양을 많이 타지 않게 만들겠다는 의미다.

 

요컨대, 블리자드가 리얼한 그래픽과 함께 화끈한 타격감을 만들겠다고 작정했다면, 오늘 공개된 `스타2’는 아예 다른 게임이 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그래픽적 효과가 난무하면 순간적으로 플레이하는 맛은 오를지 모르나, 쉽게 눈이 피로해지고 금방 질리게 마련이다. 블리자드는 화려함을 버리고, 편안함을 선택했다. 이는 실제 플레이하는 것은 물론 프로게이머들의 경기를 관람하는 부분까지 충분히 고려했을 것이다.

 

그리고 ‘스타’의 팬이라면 그 누구도 300개의 유닛이 한 화면에 등장했을 때 ‘랙’이 걸리지 않길 바랄 것이다. ‘랙’은 컨트롤에 영향을 주고/안 주고를 떠나서 제일 싫은 녀석임에 분명하니 말이다. 이 부분들을 감안한다면 ‘스타2’의 그래픽은 충분히 기존 ‘스타’의 느낌을 잘 살리면서, 현재의 감각에 맞게 리메이크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편리성이 극대화된 인터페이스와 기능

인터페이스를 비롯하여 컨트롤에 필요한 부가 기능들이 상당히 편리해졌다. 먼저 AI 개선. 나의 경우 프로토스로 처음 플레이를 했는데, 넥서스를 선택한 뒤 미네랄에 마우스를 클릭해두면 프로브가 나와서 자동으로 미네랄을 생산했다. 가스도 마찬가지 방식이었다. 게다가 일꾼 여러 마리를 선택하여 하나의 미네랄을 클릭하면, 전부 하나로 몰려가는 것이 아니라 지들이 알아서 사이좋게 방향을 나누었다.

 

다음으로는 복수 선택과 부대 지정을 꼽을 수 있다. 최대 12마리까지밖에 되지 않던 복수 선택이 24마리로 증가했고, 단축키로 부대 지정을 할 경우에는 24마리 이상도 가능했다. 만약 질럿 25마리를 단축키 1번 부대로 지정하면, 유닛 정보가 노출되는 영역에 24마리가 (1)번 소대가 되고, 나머지 1마리는 (2)번 소대로 표시됐다. 각 소대 번호는 아이콘으로 분류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누르면 해당 부대의 상태를 단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복수 선택은 유닛뿐만 아니라 건물에도 적용됐다. 게이트웨이 10개를 선택하여 단축키 1로 지정해둘 수 있다는 말이다. 단, 복수 선택된 건물에서 유닛을 생산할 경우에는 한 번만 누르는 것이 아니라 선택한 건물의 수만큼 눌러줘야 했다. 한번 누르면 선택된 건물 중 첫 번째에, 한 번 더 누르면 두 번째에 적용이 되기 때문이다. 유닛들의 업그레이드도 이와 같은 방식이라 10마리의 히드라를 선택하여 럴커로 업그레이드 시키려면 1번이 아닌 총 10번을 다다다닥 눌러줘야 했다. 처음에는 귀찮았는데 내가 원하는 만큼만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세부적인 컨트롤을 하는데 있어서는 훨씬 더 유용해 보였다. (한번에 할 수 있는 기능은 확인하지 못했음)

 


이동 네비게이션도 볼만한 기능이었다. 유닛을 선택하여 Shift + 우클릭을 여러 번 하게 되면, 이 유닛의 이동 경로가 푸른 선으로 화면에 표시된다. 이는 이동 경로뿐만 아니라 공격 순서에도 똑같이 적용되어, 조금 더 직관적으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 밖에 놀고 있는 일꾼 추적, 같은 편에게 자원 요청 및 전송, 전투 메시지 클릭 시 해당 지역 화면으로 바로이동 등, 편리성을 고려한 기능들은 상당히 많았다.

 

 

‘스타크래프트’에 계승되는 전략과 전술

새로운 유닛이 추가되고, 건물의 역할이나 업그레이드 구조가 많이 바뀌었지만, 전체적으로 짜내야 하는 전략과 전술은 ‘스타’와 상당 부분 동일했다. ‘자원을 더 많이 먹을 것’, ‘먹은 만큼 생산할 것’, ‘컨트롤은 꼭 해줄 것’이라는 승리를 위한 세 가지 조건도 그대로 이어진다.

 

일단 자원의 경우 미네랄은 한 회당 5씩, 가스는 4씩 채취할 수 있다. ‘스타’보다 채취량은 줄어들었지만, 그것은 캐는 속도가 빨라졌고 처음에 주어지는 일꾼도 4마리에서 6마리로 늘어나는 바람에 더 빠르게 자원을 모을 수 있었다. 가스의 경우 여러 마리의 일꾼이 한 번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은 여전했지만, 기본적으로 2개씩 있으므로 역시 자원 확보에는 무리가 없었다. 또한, 맵 중간에는 누르스름한 미네랄이 쌓인 지역이 있었는데, 이 미네랄은 한 번에 채취할 수 있는 양이 5가 아닌 7이었고, 일반 미네랄보다 조금 더 빨리 캘 수 있었다.

 

자원을 캐는 속도가 바뀌면서 초반/중반/후반에 맞는 창조적인 전략들이 무궁무진하게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첫 게임에서 HARD 단계의 컴퓨터 녀석과 1:1을 했는데, 초반에 여유롭게 자원을 확보하다가 밀려오는 마린/머라우더 부대에 그만 박살이 나버렸다. 옆에 있던 도우미 분의 "컴퓨터 실력이 많이 늘었어요, 호호"라는 말이 이토록 창피할 줄이야. 하여튼 요지는 `스타2`에서는 중반/후반도 중요하지만, 초반 전략도 상당히 중요하다 이 말이다.

 


중반부로 넘어가면 신규 유닛의 활용과 새로운 스킬(업그레이드)가 굉장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다. 신규 유닛들은 전부 그에 맞는 고유의 역할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정찰을 통해 상대방의 테크트리를 확인한 뒤,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유닛들을 생산해야 했다. 테란의 신규 유닛인 토르의 경우 근거리 유닛에게 엄청나게 강력하여 저글링/울트라 조합이 밀렸지만, 뒤이어 생산한 히드라와 럴커 조합에 취약해 결국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아머 타입과 먹고 먹히는 상성 관계에 대한 이해는 필수다.

 

지형을 활용해야 전략은 전작과 차별화된 ‘스타2’만의 특징이다. 높은 지형을 뛰어넘거나, 무시하고 올라갈 수 있는 유닛들이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테란의 리퍼(강습병)의 특별한 스킬을 사용해 지형을 뛰어넘는 것이 아니라, 이동 명령을 내리면 알아서 훌쩍 뛰어넘어 버린다. 이러한 지형을 활용한 전략/전술도 `스타2`에서 큰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 2의 국민게임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스타’가 지금까지 쌓아온 업적은 실로 대단하다. 인터넷 보급화 시기에 발매되어 PC방 문화를 급격히 발전시켰고, e스포츠라는 문화를 창출시켰다. 이로써 임요환, 홍진호, 이윤열 등의 걸출한 스타가 탄생했고, 프로게이머라는 직업과 함께 방송 관계자, 방송 진행자, 캐스터 등의 수많은 직업이 등장했다. 최지우부터 시작해 소녀시대에 이르기까지 배틀넷 방제목을 거쳐 간 연예인의 이름만 해도 수만에 이르니, 실로 대단한 발자취라고 할 수 있다.

 

국민게임이란 게임 자체의 퀄리티도 중요하지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으면서도, 모두가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10년이 흐른 지금까지 '스타'가 국민게임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까닭은 바로 이 모든 조건을 만족시켰기 때문이다.

 

과연 '스타2'가 전작의 명성을 얼마나 이어갈지, 그리고 얼마나 큰 인기를 누릴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심지어 플레이를 직접 하고 온 나조차도 함부로 평가하기 힘들다. 다만, 게임이 '대중성을 지향했고', 또 '대중성을 지향했다'라는 부분은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었으니 전망은 밝은 편이다.

 

'스타2'가 제 2의 국민 게임이 될 수 있을까. 그 행보가 무척이나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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