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윈터나이츠2: 제히르의 폭풍’은 기존 ‘네버윈터나이츠2’와 확장팩인 ‘배신자의 가면’의 스토리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새로운 주인공이 등장한다). 다만 시간적 배경이 ‘네버윈터나이츠2: 배신자의 가면’의 배경 시간대와 겹친다. 그러므로 기존 ‘네버윈터나이츠2’ 캠페인에서 등장하는 몇몇 친숙한 NPC와 만날 수 있다.
주인공 일행은 사마라크, 출트의 정글에서부터 소드 코스트 여러지역까지 두루 여행하게 되며, 페이룬에서는 생소한 신 '제히르'의 음모에 대적하게 된다.
새로운 시스템, 오버랜드 맵과 비선형 진행
‘제히르의 폭풍’이 기존 작품들과 특별히 다른 점은 오버랜드 맵의 등장이다. 오버랜드 맵은 기존 월드맵과 유사하지만 월드맵보다 더 많은 행동을 할 수 있다. 심지어 ‘제히르의 폭풍’ 캠페인의 대부분은 이 오버랜드 맵에서 플레이를 하게 될 정도다.
오버랜드 맵은 월드 맵 처럼 넓은 지역이 축소되어 탑뷰(Top view)로 보여진다. 캐릭터들은 작게 상징적으로 표시되며 도시나 마을도 작게 표시 된다. 마치 일본식 RPG(예: 파이널 판타지)에서의 필드 이동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적과의 조우 시 전투 돌입 전 뇌물을 주거나 대화를 하여 전투를 피할 수도 있으며, 이밖에 여러 가지 이벤트도 일어 날 수 있다.
이런 오버랜드 맵은 ‘제히르의 폭풍’의 비선형 게임 진행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기존 캠페인에서는 하나의 스토리만을 따라가는 방식의 선형 방식 진행이었지만, ‘제히르의 폭풍’은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대화하는 방식(예: 엘더 스크롤)이다. 하지만 다른 비선형 진행 RPG 처럼 직접 넓은 지역를 끝도 없이 장시간 뛰어다니지 않으며, 바로 이 오버랜드 맵을 이용하여 설정 상 넓은 지역을 짧은 시간에 다양하게 모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오버랜드 맵은 자유로운 비선형 모험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면 게임의 진행 중 대부분이 이 오버랜드 맵에서 진행이 되어 마치 ‘네버윈터나이츠2’를 플레이 한다기 보다 히어로즈5와 같은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 그만큼 직접 뛰어다니는 맵의 양이 적기 때문이다.
▲ 오버랜드 맵. 3D로 구현된 페이룬을 모험 하게 된다 |
▲ 마을 진입도 대부분 대화창으로 간편하게 대체했다 |
파티 전원 생성, 스토리 비중 축소
‘제히르의 폭풍’은 처음 시작 당시 주인공을 비롯 추가적으로 세 명의 동료도 직접 생성할 수 있다. 이것은 과거 SSI사의 D&D 게임관련 게임이나, ‘아이스윈드 데일’ 그리고 ‘템플 오브 엘리멘탈 이블’에서 사용하던 방식과 비슷하다. 하지만 '코호트'라고 하여 모험 중 만날 수 있는 동료도 다수 등장한다. 하지만 특별히 관련 퀘스트나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존재는 아니며, 생성 동료와 별반 차이가 없다.
즉, 이번 ‘제히르의 폭풍’에선 기존 게임 스타일과 달리 스토리보다는 자유로운 비선형 게임 방식이 게임 플레이의 중심이 된 것이다. 그로 인해 기존 캠페인에서 자주 등장했던 컷신(cut-scene)대화는 완전히 사라졌고, 모든 대화는 일반적인 대화창만으로 진행된다. 또, 기존 캠페인에서처럼 심도 깊은 대화는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하지만 간략하지만 흥미로운 스토리 라인은 분명히 존재하며, 재미있는 이벤트나 퀘스트가 다수 등장한다.
▲ 파티 생성창. 직접 만든 캐릭터만으로 파티를 구성할 수 있다. 물론 게임 도중 다른 캐릭터로 교체할 수도 있다 |
▲ 메인 스토리 진행 대화도 대화 창으로 대체됐다. 전작의 컷신을 사라졌다 |
신선한 시스템, 상단 운영을 통한 교역
기존 캠페인에서는 보지 못했던 방식의 퀘스트도 이루어진다. 바로 상단의 운영이다. 도시끼리 상단을 운영하여 돈을 벌고, 그 속에서 새로운 스토리 진행도 이루어진다. RPG 속에서의 상단 운영은 매우 신선하게 느껴졌다.
▲ 상단을 운영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이다 |
최적화 문제 해결, 그래픽과 사운드
기존 캠페인에 비해서 그래픽의 향상은 거의 없어 보였다. 하지만 전작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최적화 문제가 많이 해결됐다. 또 모험의 무대가 되는 정글이나, 게임 월드 내의 여러 지역은 잘 꾸며져 아름답게 표현되었다. 그리고 음악은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져서 전혀 다른 게임을 하는 듯하게 느껴졌다.
추가된 직업, 종족, 피트, 마법
‘네버윈터나이츠2’ 시리즈의 확장팩인 만큼 캠페인 외에도 직업이나 마법도 추가되었다. 추가된 직업은 민첩성을 사용하는 전사형 직업인 '스워시버클러', 죽은 자의 신 켈렘보르를 따르는 신의 사자 '둠가이드'. 그리고 워록의 강화판인 '헬파이어 워록'이 추가되었다. 종족은 뱀의 피를 가지고 있는 '유안티 퓨어블러드', 오크의 한 종족인 '그레이 오크'가 추가되었으며, 오버랜드 맵에서 이용할 수 있는 피트들과 새로운 마법도 다수 추가됐다. 아쉬운 점이라면 ‘네버윈터나이츠’에서 40레벨까지인 것에 반해 이번 확장팩에서도 레벨 제한은 30인 것이다.
▲ 페이룬의 유명인 '볼로('발더스 게이트' 시리즈에도 등장했었다)'와의 조우 |
과거로의 회귀
전체적으로 ‘제히르의 폭풍’을 살펴보면 과거로의 회귀라는 느낌이 강했다. ‘발더스게이트’ 시리즈와 ‘네버윈터나이츠’ 시리즈가 가져오고 있었던 스토리 위주의 D&D RPG의 모습을 버리고, 고전 SSI사의 D&D게임 같은 클래식 D&D의 모습을 보여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물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며, 화려한 그래픽으로 신선하게 재창조되었다. 다만, 확장팩이라는 태생적인 한계 때문인지, 오버랜드 맵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 또 던전의 크니나 양이 작아, 전체적인 게임의 스케일이 작아 보이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상단 운영과 숨겨진 부분을 찾는 것으로 플레이타임은 꽤 길어 다양하게 즐겨 볼만한 게임임에는 틀림없다. RPG팬이나 D&D팬이라면 꼭 즐겨봐야 할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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