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애명월도' 영상 (영상제공: 넥슨)
최근 국내에서도 중국게임을 접하는 것이 쉬워졌다. 특히 중국에서 만들어진 모바일게임들이 적극적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검과마법’ 같은 오픈월드 MMORPG, 귀여운 미소녀를 앞세운 ‘아이러브니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FPS ‘백발백중’ 등, 많은 중국산 게임이 특기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반면 온라인게임의 진출은 모바일에 비해 미적지근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중국이 여전히 온라인게임을 못 만드는 나라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지스타 2016’에서 찾아볼 수 있다.
넥슨이 2017년 국내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천애명월도’는 중국 최대의 인터넷 기업, ‘텐센트’ 산하 오로라 스튜디오가 자체 개발한 MMORPG다. 특히 중국 내에서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동명의 원작을 기반으로, 북송시대 정통 무협을 재현했다. 여기에 짜임새 있는 세계관과 스토리라인이 더해졌다. 또한 높은 수준의 그래픽을 자랑한다. 이번 ‘지스타 2016’에는 짧은 시연버전이 공개되었는데, 이를 통해 중국 온라인게임의 발전 정도를 살펴볼 수 있었다.
화려한 그래픽으로 기선제압 성공
‘지스타 2016’에서 공개된 ‘천애명월도’ 시연버전은 분량이 길지 않았다.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는 한 자루 검을 화려하게 휘두르는 ‘태백’, 날렵한 쌍검술에 능한 ‘진무’, 창과 활을 함께 다루는 ‘신위’, 게임 내 유일한 힐러 ‘천향’ 4종이었다. 거지행세로 유명한 ‘개방’이나 암기 사용에 능한 ‘당문’은 사용할 수 없었다. 원하는 캐릭터를 선택해 이동방법이나 전투를 체험해볼 수 있는 튜토리얼, 그리고 40명이 한 장소에서 몬스터를 사냥하며 경쟁하는 5분 분량의 ‘랭킹전’을 플레이할 수 있었다.
시연을 시작하자마자 든 생각은 대단하다는 것이었다. 무엇을 숨기랴. 눈 앞에 펼쳐진 화려한 그래픽에 입이 절로 벌어졌다. 캐릭터 선택창에서부터 그럴싸한 무림인들이 멋있는 포즈로 서있다. 그런데 무기나 의복의 질감, 밟고 있는 바위, 그 위를 덮은 눈 등 눈에 보이는 것이 사실적으로 구현됐다. 그래픽 수준이 높다 보니 보는 것만으로도 멋있다는 생각이 든다.
▲ 캐릭터 선택부터 포스가 남달라...
이어 본격적인 체험을 시작해도 그래픽에 감탄하게 된다. 게임을 시작하는 모래사장, 넘실대는 바다. 군데군데 자란 초목, 하늘 위를 떠다니는 구름 등, 게임 속에 구현된 자연환경이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든다. 그 점에 자신감이 있었는지, ‘주변을 둘러보라’는 퀘스트를 주기까지 한다. 물론 시연이라는 특성상 곧바로 퀘스트 완료를 향해 달렸지만, 분명 여기저기 둘러봐도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 정말 모래사장 느낌이 난다!
▲ 원경을 자주 보여주는 것은 자신감의 표현
캐릭터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애니메이션도 완성도가 높다. 어디론가 뛰어갈 때 흔들리는 옷자락, 검을 휘두르면 발휘하는 여러 무공까지 현란하기 그지 없다. 나는 그냥 버튼을 하나 눌렀을 뿐인데 여러 분신이 튀어나오고, 호쾌한 검격이 이어지자 보는 맛 하나는 확실했다.
▲ 모델링 수준도 뛰어나다
이번 시연에서 중요하게 다뤄진 ‘경공’에서 그래픽에 대한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공’이란 무협 세계관에서 먼 거리를 단숨에 달려나갈 때 사용하는 기술이다. 게임에서도 마찬가지다. 플레이어는 산에서 해변까지 빠르게 가기 위해 경공을 발휘한다. 그 과정에서 카메라 앵글은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주변 지형을 비춘다. 여기에 캐릭터 역시 하늘을 춤추듯이 화려한 몸놀림을 보인다. 마치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도 프레임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하는 듯했다. 이처럼 ‘천애명월도’ 그래픽만큼은 두 엄지를 들 수 밖에 없었다.
▲ '천애명월도' 경공 플레이 영상
▲ 시연버전에서 중요도가 높았던 경공
▲ 하늘을 날아다니는 느낌이 쏠쏠했다
다음 번엔 액션의 재미까지 담길
‘천애명월도’는 중국 온라인게임의 기술 수준이 뛰어남을 입증했다. 하지만 그것 만으로는 게임의 완성도가 높다고 말할 수 없다. 특히 ‘천애명월도’는 플레이어가 직접 적에게 칼을 휘두르고 스킬을 사용하는 액션게임이다. 즉, 싸우는 과정 자체에서 흥미를 유발하지 못한다면 게임을 계속 하게 만들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 '천애명월도' 전투 플레이 영상
그런 점에서 ‘천애명월도’는 아직 너무 많은 것을 감추고 있다. 시연버전에서 공개된 콘텐츠만으로는 어떤 액션을 담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의미다. 처음부터 고레벨 캐릭터를 제공하니 화려한 무공을 보는 맛은 쏠쏠하다. 하지만 이번 시연에는 그 수준에서 그쳤다. 적의 강력한 공격을 현란한 회피로 피한다던가 하는 액션게임의 참 재미를 느끼기 어려웠다. 사실 캐릭터가 너무 강해 클릭만 해도 적당히 진행할 수 있었다. 단순히 연출만 가지고 전투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 어딘지 아쉬운 액션
▲ 일단은 튜토리얼 보스지만...
그렇다고 액션이 ‘천애명월도’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할 수는 없다. 현재 공개된 것은 어디까지나 게임의 개략적인 모습을 전달하는 시연버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넥슨은 정식 서비스 때에는 다양한 PvP 모드, 거대한 세력이 맞붙는 RvR이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레벨에 맞는 보스몬스터, 던전 등도 주어질 예정이다.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다양한 콘텐츠가 ‘천애명월도’ 재미를 더할 것이라 기대할 법 하다.
‘천애명월도’는 이번 시연을 통해 그래픽 완성도를 입증했다. 하지만 100%의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숨겨둔 콘텐츠가 많아 평가를 내리기가 어렵다. 즉, ‘천애명월도’ 두 번째 과제는 높은 수준의 그래픽에 걸맞는 콘텐츠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 다시 만날 날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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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에버퀘스트 기행기를 읽던 제가 게임메카의 식구가 되었습니다. 언제까지나 두근거림을 잊지 않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hunsang1230@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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