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시장에서 인텔의 위치는 막강하다. 단순히 칩만
만들어 공급하는 것을 떠나 새로운 형태의 컴퓨터를 만들어가는 책임을 더하고 있다.
인텔은 2012년을 만들 새 컴퓨터의 형태로 울트라북을 꺼내 놓았다. 인텔은 기존
노트북과 같은 것은 디자인뿐이라고 말할 만큼 큰 차이를 두고 있다.
울트라북은 그저 얇은 노트북만은 아니다. 물론 두께는 울트라북의 첫번째 요소다. 대부분의 노트북 제조사들이 목표로 삼고 있는 제품이 애플의 맥북 에어라는 것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의 디자인을 해야 하는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런 두께나 디자인을 갖고 있는 노트북은 꽤 있었다. 더구나 도시바나 소니는 슬림 노트북 시장에서 충분히 뼈가 굵은 회사들로 매년 깜짝 놀랄 제품들을 내놓곤 했다. 왜 굳이 울트라북이라는 이름을 두었을까?
울트라북은 더 얇고 가벼우면서 성능은 포기하지 않고 배터리까지 오래 가는 데에서 차별점을 둔다. 사실 누구나 노트북에 바라는 요소들일 게다. 울트라씬이라는 휴대성 중심의 슬림 노트북들이 휴대성에 대해서는 만족시켰지만 성능에서 놓치는 부분이 있었던 점을 개선해 데스크노트 이상의 성능을 내도록 한다.
인텔이 노트북 시장에 울트라북이라는 새 카테고리를 꺼내놓고 제조사들에게 제품을 만들도록 할 수 있는 것은 그에 맞는 칩과 설계를 꺼내놓기 때문이다. CPU 자체 성능이 꽤 좋아졌고 저전력 프로세서는 17W 정도의 전력만으로도 작동하기 때문에 배터리 이용 시간이 늘었고 늘 약점으로 꼽히던 내장 그래픽 성능 역시 상당히 좋아졌다. 덕분에 두께를 줄여도 열 문제가 없고 GPU 칩이 빠져 더 작게 만들 수 있는 등 울트라북의 기본 요건은 인텔 프로세서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진짜 울트라북이 특별해지는 것는 두께를 줄이면서도 높은 성능을 내도록 하는 데는 3가지 기술이 더해지면서다.
첫째는 스마트 리스폰스(smart response technology) 기술이다. 이는 이전 센트리노2 노트북에 들어갔던 터보메모리와 비슷하게 일정 공간의 플래시 메모리를 두어 하드디스크를 캐시한다. 용량도 4~16GB 정도로 크고 속도 또한 빨라서 이 기능이 들어간 울트라북은 하드디스크를 써도 SSD만큼 빠르다.
둘째 스마트 커넥트(smart connect technology)는 절전 모드에 들어간 상태에서도 주기적으로 네트워크에 연결해 아주 적은 전력 소비로 메일, 일정, SNS 등의 정보를 최신으로 유지한다. 한번에 여러 데이터를 업데이트하기 때문에 직접 컴퓨터를 켜서 하는 것보다 시간과 전력을 아낄 수 있다. 인텔은 이를 시간 단위가 아니라 태스크 단위로 전력을 쓴다는 표현으로 효율성을 강조한다.
셋째는 래피드 스타트(rapid start technology)다. 이 기술은 말 그대로 컴퓨터를 아주 빠르게 켜는 것으로 울트라북은 일반 대기모드보다도 더 적은 전력으로 버틸 수 있는 딥 슬립 모드를 따로 두었고 부팅 속도 역시 플래시 메모리가 거들어 7~8초 정도면 부팅을 마칠 수 있다.
가격은 다소 높은 편이다. 애초 인텔이 이야기한 1000달러 미만의 가이드라인이 있긴 하지만 이는 기본적인 구성일 뿐이고 제조사들이 성능과 디자인에 좀 더 욕심을 내면서 SSD나 i7 프로세서, 고급 재질 등이 더해져 가격은 다소 높은 편이다. 하지만 그만큼 개성 있는 제품들이 많아지면서 노트북 시장에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미디어잇 최호섭 기자 notebook@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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