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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더스크롤: 레전드 오픈, 제 2의 '하스스톤'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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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더스크롤: 레전드' 플레이 영상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베데스다소프트웍스는 작년 E3에서 새로운 장르의 ‘엘더스크롤’을 공개했다. ‘엘더스크롤’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 카드게임 ‘엘더스크롤: 레전드’가 그 주인공이다. 공개 당시 ‘엘더스크롤: 레전드’는 94년 출시된 ‘아레나’부터 20여 년 이어진 ‘엘더스크롤’의 역사를 총망라하며, 수많은 영웅과 악당이 한 데 모인다는 특징을 자랑했다. 하지만 ‘스카이림’의 뒤를 이을 대작 RPG를 기다리던 팬들은 예상 밖의 변화구에 다소 ‘맥 빠진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비슷한 광경을 몇 년 전에도 본 기억이 있다. 바로 2013년 공개된 ‘하스스톤’이다. 이 역시 처음에는 ‘무슨 카드게임이냐’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보자 ‘베타키 대란’이 일어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고, 지금은 어엿한 e스포츠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베데스다의 노림수 역시 여기에 있다. ‘워크래프트’ 못지 않은 탄탄한 세계관은 이미 준비되어 있다. 여기에 간단명료한 룰로 진입장벽을 낮추고, 다양한 카드를 조합하며 대결하는 전략성을 동시에 담아내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과연 그 의도는 잘 반영되었을까?

▲ '엘더스크롤: 레전드' 로고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진입장벽 낮추는 비결 ‘엘더스톤’

‘엘더스크롤: 레전드’는 선배 격인 ‘하스스톤’에서 많은 부분을 차용했다. 기본적으로 다양한 효과를 지닌 카드 50장으로 덱을 구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른 유저나 AI와 대전을 펼친다. 대전 목표는 상대방의 체력 30을 전부 깎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매 턴 마다 카드 1장을 새로 뽑고, 정해진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카드를 사용하는 데에는 ‘매지카’라는 자원이 사용되며, 이 역시 매 턴마다 1개씩 늘어나 최대 12까지 오른다.

▲ 어디서 본 듯한 익숙한 화면

‘하스스톤’에서 덱 콘셉트를 결정하는 ‘직업’은 속성으로 바뀌었다. 각 카드는 공격적인 면에 치우친 ‘스트렝쓰’, 마법에 특화된 ‘인텔리전스’, 방어와 회복에 무게를 둔 ‘윌파워’ 등 실제 ‘엘더스크롤’ 게임 내에서 등장했던 능력치를 반영한 속성을 지니고, 이 중에서 2개를 선택해 덱을 편성한다. 특히 ‘스트렝쓰’와 ‘인텔리전스’를 선택했을 경우, 덱 이름이 ‘배틀메이지’로 정해지는 등 덱을 만드는 과정도 ‘엘더스크롤’ 분위기에 어울린다.

▲ 속성에 따라 직업이 결정된다

게임의 핵심인 카드 역시 크게 다르지는 않다. 카드는 크게 필드에 소환되어 직접 전투에 나서는 몬스터와 한 번 사용하면 사라지는 마법으로 나뉘며, 성능에 따라 소모 ‘매지카’량이 다르게 설정되어 있다. 또, 바로 공격기회를 얻는 ‘차지’나 반드시 자신을 공격하게 만드는 ‘가드’, 소환 시 특수 효과를 발생시키는 ‘서몬’ 등 특정 키워드를 통해 카드 효과가 발생하는 시점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전달한다.

이외에도 매일매일 특정 조건을 담은 퀘스트가 나오고, 이를 해결해서 얻는 금화로 카드팩을 구매해 무작위 카드를 획득할 수 있다. 또, 중복되거나 필요 없는 카드는 분해해서 다른 카드를 만드는데 사용할 수 있는 등, 많은 부분이 ‘하스스톤’과 유사해 큰 어려움 없이 게임에 적응할 수 있다.

▲ 덱 구성 화면도 어딘가 익숙하다

좀 더 깊이 있는 전략의 재미

이처럼 ‘엘더스크롤: 레전드’는 상당 부분 ‘하스스톤’에 영향을 받은 모습이 보인다. 그렇다고 ‘엘더스크롤’ 스킨을 덧씌우기만 한 것은 아니다. 게임을 좀 더 전략적으로 풀어나가게 만드는 요소들을 더해 차별화를 꾀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2개의 라인으로 나뉜 필드다. 라인마다 최대 4마리 몬스터를 소환할 수 있고, 같은 라인에 놓인 상대방 몬스터와 전투를 벌일 수 있다. 따라서 몬스터 배치도 상당히 중요한 요소가 된다. 만약 상대방이 강력한 ‘가드’ 몬스터로 한 쪽 라인을 단단히 방어하고 있다면, 이를 억지로 뚫으려 하기 보다는 다른 라인에 집중해서 수월하게 공격할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라인마다 각기 다른 날씨효과가 발동된다. 왼쪽 라인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없어도, 오른쪽 라인에는 ‘그림자’ 효과가 발생해 소환한 몬스터를 1턴 동안 공격받지 않도록 감싸준다. 즉, 공격력 9에 체력 1이라는 극단적인 능력치를 지녀 사용하기 까다로운 몬스터 ‘보그 러쳐’도 ‘그림자’ 라인에 소환하면 공격 기회를 얻기 쉽다. 이처럼 2가지 라인을 활용하는 다채로운 전략이 가능하다.

▲ 상대 몬스터가 '그림자' 상태라 공격할 수 없다

여기에 불리한 상황에서도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주는 ‘룬’이 더해졌다. ‘룬’은 플레이어당 5개씩 주어지며, 게임 내에서 5의 체력을 잃을 때마다 이를 소모해 추가 카드를 획득한다. 또, ‘룬’을 사용해서 뽑은 카드가 ‘예언’ 키워드를 지니고 있을 경우에는 ‘매지카’ 소모 없이 그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상대방의 맹공으로 위험한 순간에 처했을 때, ‘룬’을 통해서 강력한 몬스터를 공짜로 소환해 반격을 시작할 수도 있고, 상황을 타개할 마법을 손에 넣을 수도 있다. 물론 상대도 룬을 사용하기 때문에 엎치락뒤치락하는 흥미진진한 대전이 가능하다.

▲ '룬'으로 뽑은 카드와 함께 반격 개시

RPG 재미를 카드 게임에 담았다

‘엘더스크롤: 레전드’에서는 다른 유저와 경쟁하는 대전모드, 즉석으로 덱을 편성해 대전을 펼치는 '아레나’ 외에도 AI와 대전을 벌이며 스토리를 진행하는 스토리모드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스토리모드는 ‘엘더스크롤: 레전드’만의 재미요소를 가지고 있다. AI와 대전을 벌이고, 게임 도중 다양한 특수 룰이 발동된다는 점은 ‘하스스톤’ 모험모드와 비슷하지만, 마치 한 편의 RPG를 즐기는 듯한 구성이기 때문이다.

스토리모드에서 플레이어는 ‘데이드라 군주’에게 붙잡힌 ‘잊혀진 영웅’이 되어 서로 죽고 죽이는 투기장에 던져진다. 하지만 몇몇의 동료와 만나 이들과 힘을 합쳐 투기장을 탈출하고, ‘알드메리 자치령’에 의해 벌어진 대전쟁 이후 위기에 처한 ‘탐리엘’ 대륙을 헤쳐 나가게 된다. 각 챕터가 시작할 때마다 짧은 컷신과 함께 등장인물들의 대화가 진행돼 이야기 몰입감을 더한다.

▲ 챕터 시작 전 짧은 소개 영상이 있다

또한 챕터를 처음으로 클리어하면 보상으로 신규 카드를 얻을 수 있는데, 마치 플레이어가 직접 모험을 펼치는 것처럼 선택지가 주어진다. 가령 4챕터에서 플레이어는 숲 속에서 도적들의 습격을 받는다. 이후 승리를 거두면 생존자를 살려주거나 죄를 물어 처형할 수 있다. 이 때 살려주는 쪽을 선택한다면 도적들이 무기를 버리고 도망친다. 자연스럽게 이들이 놓고 간 무기를 획득하기 때문에, 보상 역시 이와 관련된 장비 카드 ‘스틸 시미터’다. 반면 처형을 선택할 경우, 그 행동과 연관이 있는 마법카드 ‘처형’을 획득하게 된다. 이처럼 주어지는 보상이 플레이어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또 동료들도 자비로운 행동을 칭찬하거나 죽어도 싸다고 말하는 등, 상황에 맞는 대사를 하며 몰입감을 더욱 높인다. 이처럼 ‘엘더스크롤: 레전드’는 완성도 높은 스토리텔링을 보인다.

▲ 죽느냐 살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아울러 플레이어와 함께 카드도 성장한다. 플레이어 레벨이 일정 단계 이상 올라가면 다소 밋밋한 성능을 지녔던 카드를 강화할 수 있다. 이 때, 2가지 선택지가 주어지며 선택하는 맛을 더한다. 예를 들어 ‘오크 클랜맨’은 ‘오크 클랜샤먼’이나 ‘오크 클랜캡틴’으로 강화할 수 있는데, 비용은 같지만 능력치나 효과 등이 조금씩 달라지며 ‘전직’한다는 느낌을 준다. 플레이어는 원하는 대로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처럼 ‘엘더스크롤: 레전드’는 스토리텔링, 성장의 재미 등 RPG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요소를 절묘하게 섞어냈다.

▲ 요즘 카드는 진화도 한다

베데스다의 신선한 변화구 ‘스트라이크’

‘엘더스크롤: 레전드’는 사실 기대감을 모으기엔 부족한 면이 보였다. ‘엘더스크롤’하면 떠오르는 것이 오픈월드 RPG인 만큼, 카드 게임이라는 변화구는 생소하다 못해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또, 이미 전세계적으로 흥행몰이에 성공한 ‘하스스톤’이라는 경쟁자도 있다. 사실 ‘엘더스크롤: 레전드’가 불리한 위치에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꺼내든 전략은 적절한 모방이다. 이미 검증된 ‘하스스톤’의 기본 뼈대는 본받으면서, 게임을 망치지 않는 정도에서 약간의 개성을 첨가한 것이다.

가장 먼저 ‘스캠프’나 ‘크바치 솔져’같은 일반 몬스터부터 ‘인두릴 네레바’나 최초의 드래곤본 ‘미락’ 등 기존 게임에서 볼 수 있던 영웅까지 담긴 카드다. 게임 속에서 보았던 다양한 몬스터나 주문들이 카드로 구현돼 시리즈 팬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만한 부분이 많다. 여기에 전략적인 면에서도 ‘라인’이나 ‘룬’ 등 독특한 요소를 더했다. 카드게임 본연의 재미라고 할 수 있는 전략에서 색다른 재미를 담아내 팬이 아니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탐리엘’을 여행하는 이야기가 담긴 스토리모드를 통해 ‘엘더스크롤’ 가장 큰 무기인 ‘RPG’ 요소를 살려냈다. 이 정도면 베데스다의 변화구가 게이머들의 가슴에 ‘스트라이크’를 기록하지 않을까.

▲ '드래곤본'을 뽑고 싶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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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더스크롤: 레전드 2017년 6월 27일
플랫폼
온라인
장르
TCG
제작사
베데스다
게임소개
‘엘더스크롤: 레전드’는 베데스다의 대표 RPG 타이틀 ‘엘더스크롤’을 기반으로 한 TCG로, ‘하스스톤’처럼 ‘엘더스크롤’ 세계관의 등장인물들을 카드로 만날 수 있다. 원작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싱글플레이 캠페...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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