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이틀 후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남아메리카 역사상 첫 올림픽이 열립니다. 4년만의 돌아온 대제전에 전세계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국내에서는 ‘신궁’ 기보배와 ‘체조요정’ 손연재를 비롯해 200여 선수가 총 24개 종목에 출전합니다. 문제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 이후 브라질 정세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지라… 부디 선수단 모두 무탈하길 기원합니다.
앞으로 3주간은 좋든 싫든 올림픽 중계가 우리네 안방을 독차지할 전망입니다. 브라운관 너머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하는 것도 좋지만, 스포츠의 참 맛은 역시 자신이 직접 즐기는 것 아닐까요? 물론 이 무더운 날씨에 밖에 나가서 운동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선풍기 틀어놓고 스포츠게임을 즐기면 되죠.
이왕 스포츠게임을 즐기기로 마음 먹었으면 현실에서 지겹게 본 흔하디 흔한 종목은 잠시 치워두시죠. 수영이나 체조보다 훨씬 자극적이고 얼빠지는 엽기 종목이 여기 많이 있습니다. 그럼 곧바로 경기를 시작하겠습니다!
5위 블러드 보울, 이것이 바로 피와 살점이 튀는 진짜 전투축구
▲ 쓰러진 상대를 맥주잔으로 내리치는 것 같다면 기분 탓이다, 아마도
가장 먼저 소개할 게임은 ‘블러드 보울’입니다. ‘블러드 보울’이란 위대한 제국의 인간과 거칠고 우악스런 오크, 영악한 고블린 등이 어울려 살아가는 ‘올드 월드’ 최고의 인기 스포츠죠. 갑옷을 입은 선수들이 두 팀으로 나뉘어 공 쟁탈전을 벌이고, 상대편 진영 끝자락에 ‘터치다운’하면 승리하는 현실의 미식축구와 유사한 구기 종목이에요. 다만 그 과정이 좀 지나치게 폭력적입니다. 사상자 한둘쯤 나오는 건 아주 온건한(?) 수준이죠.
실제 미식축구도 거친 스포츠로 통하지만 ‘블러드 보울’에 비하면 애들 장난입니다. 여기서는 철갑으로 무장한 덩치들이 상대를 죽일 듯 패대기 치고 숨겨둔 무기를 꺼내 박살냅니다. 적팀의 공격을 차단하려면? 공격수를 흠씬 두들겨 주면 되죠. 반대로 이쪽에서 득점을 하려면 우선 수비수를 전부 때려눕혀야 합니다. 경기가 과열될수록 관중들의 환호도 높아만 갑니다. 그렇다고 정말로 선수가 다 죽으면 곤란하니 최소한의 규칙이 있긴 한데, 심판이 하필 고블린이라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답니다.
4위 뉴먼 애슬레틱스, 세계대표 초인들의 정신 나간 힘자랑 대회
▲ 올림픽 출전하기 참 힘들다, 달리는 열차쯤은 세워야 국가대표라 할 수 있지
다음은 ‘뉴먼 애슬레틱스’입니다. 세계 각지의 초인이 한데 모여 다분히 정신 나간 경기를 펼치는 게임이죠. 때는 2079년, 사람들 사이에서 극소수 확률로 엄청난 신체 능력을 지닌 초인들이 태어납니다. 대중은 자신들이 범접할 수 없는 ‘초인’에게 두려움을 느끼고, 점차 시기에서 비롯된 차별이 횡행하죠. 이에 초인들은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자 정재계 저명인사를 모아 ‘세계 초인 위원회’를 발족하고 최초의 초인 올림픽을 개최하기에 이릅니다. 뭔가 쓸데없이 진지한 설정이군요.
초인 올림픽이 어떻게 초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한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제1회 ‘뉴먼 애슬레틱스’가 성황리 개막합니다. 참가국은 미국, 프랑스, 일본 그리고 케냐라는 상당히 미묘한 구성인데, 종목은 더욱 압권입니다. 맨몸으로 함포 사격을 요격하고 전속력으로 돌진하는 열차를 막아 서는가 하면, 창 대신 미사일을 누가 더 멀리 던지나 경쟁하기도 하죠. 음, 제가 평범한 사람이라면 이런 광경을 보고 초인에 대한 없던 공포심도 생길 것 같아요.
3위 컴온 베이비, 이거 완전 아동학ㄷ… 귀엽고 깜찍한 한판 승부
▲ 돌이켜보면 개성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아이디어로 인기를 끈 국산게임이다
국내에도 약을 거하게 빤 작품이 하나 있죠. ‘컴온 베이비’는 제목 그대로 갓난아기가 선수로 뛰는 스포츠게임입니다. 세계적으로 모유먹이기 붐이 일자 위기감을 느낀 분유회사에서 가장 뛰어난 CF 모델을 구하기 위해, 건강한 아기 경연대회를 연다는 내용이죠. 콘셉트만 봐서는 그냥 우량아 선발대회인가 싶지만 이런 설정이 다 그렇듯 종목이 하나같이 정상이 아닙니다. 디자인과 연출이 귀엽고 깜찍해서 그럭저럭 넘어가긴 했지만 이거 자칫하다간 아동학ㄷ… 아, 아닙니다.
그래도 나름 스포츠게임이라고 종목도 하계로 동계로 나뉩니다. 하계 종목으로는 우선 100M 기어가기와 힘차게 말뚝 박기, 아기 댄스왕이 눈에 띄네요. 이 정도면 괜찮네?하는 순간 이어지는 해저탈출, 짜릿짜릿 전기줄넘기, 코뿔소 멀리쏘기, 우가우가 고릴라사냥(…). 동계 종목도 만만찮은데, 곰을 풀어 아기를 추격하는 곰 싫어 점프점프!는 물론 얼음벽 오르기, 아슬아슬 꽁꽁 얼음판도 매우 위험하죠. 아마도 이 아기들이 자라서 ‘뉴먼 애슬레틱스’ 초인이 되나 봅니다.
2위 다이어볼리컬 피치, 어깨 근육을 다져줄 본격 퇴마 스포츠
▲ 메이저리그는 시시해! 역시 이정도는 되어야 공을 던지는 보람이 있다
2008년을 끝으로 야구가 올림픽 종목에서 제외돼 상심한 분들이 많죠. 올림픽 시즌을 맞아 혼자서라도 호쾌한(?) 야구를 즐기고 싶다면 ‘다이어볼리컬 피치’를 추천합니다. B급 정서로 컬트적인 인기를 끄는 스다 고이치의 소싯적 작품 중 하나로, 당연히 평범한 야구와는 억만 광년쯤 떨어져 있어요. 다부진 어깨와 날카로운 투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거가 야구공과 배트로 좀비를 무찌르는 본격 퇴마 스포츠게임이랍니다.
어쩌다 보니(…) 폐허가 된 유원지 ‘드림랜드’에 당도한 주인공은 몰려드는 좀비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 공을 던집니다. 힘을 모아 마구를 날리거나 배트를 휘둘러 다수의 적을 쓰러트릴 수도 있죠. 간혹 적들도 투사체를 던지는데 빠르게 글러브를 꺼내 받아내야 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Xbox 키넥트용 게임이라 플레이어가 모든 행동을 직접 해야만 한다는 거죠. 시체의 언덕을 뒤로하고 엔딩을 감상할 즈음이면 상완이두근과 삼각근이 보기 좋게 부풀었을 겁니다. 장차 야구선수를 지망한다면 필히 플레이하시길.
1위 재팬 스모컵, 약기운 진하게 풍기는 마사회와 스모협회 홍보(?) 게임
▲ 보고만 있어도 정신이 아득해진다, 애초에 이걸 경마라 할 수 있을까...
마지막은 약기운이 아주 강한 녀석으로 준비했습니다. 바로 일본 마사회와 스모협회, 그리고 액션명가 캡콤이 합작한 ‘재팬 스모컵’이죠. 마사회와 스모협회에서 게임을 만든다니 어설픈 홍보용 콘텐츠라 생각하기 쉬운데, 실상은 홍보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듯한 어마무시한 괴작입니다. 마와시 한 장 달랑 걸친 거구의 스모선수가 ‘스트리트 파이터’ 캐릭터들과 경마를 하는데, 여기까지만 해도 쉽사리 상상이 안될 정도지만 경기 내용은 더욱 충격적입니다.
일단은 경’마’인데 ‘달심’이 코끼리를 몰고 나온 것은 그러려니 하더라도, 말을 모는 기술이 무언가 심히 뒤틀려 있습니다. ‘류’가 후방으로 연속 ‘아도겐’을 날려 가속하는가 하면 ‘블랑카’는 말과 혼연일체가 되어 굴러가고, ‘베가’는 아예 ‘사이코 크러셔’로 날아가버리까지… 여기까진 어떻게는 납득한다 쳐도 말 위에서 ‘선풍각’을 도는데 속도가 빨라지는 이유는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이 와중에 해설은 굉장히 기합이 들어가 있어서 묘하게 신이 납니다. “아아~ 분명히 사용하려 한다아아아아! 저것이이! 그 이름 높은~ 베에가아아 장군의 사이코오오~ 크러셔인가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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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보울: 레전더리 에디션
2005. 10. 28
- 플랫폼
- PC
- 장르
- 전략시뮬
- 제작사
- 사이언나이드
- 게임소개
- 리자드맨, 고블린 등 다양한 몬스터들을 팀원으로 구성하여 미식 축구를 펼치는 스포츠게임. 전략성과 스포츠성이 동시에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드워프`, `오크`, `엘프` 등, 친숙한 몬스터들과 `미식축구`를 ... 자세히
모험이 가득한 게임을 사랑하는 꿈 많은 아저씨입니다. 좋은 작품과 여러분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아, 이것은 뱃살이 아니라 경험치 주머니입니다.orks@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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