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과 결전 한 판이 게임의 전부? '세계에서 가장 긴 5분간'

RPG에서 용사와 마왕의 결전은 게임의 초절정으로, 용사가 지금까지 고생하고 인내하며 갈고닦은 모든 것을 뽐내는 장면이다. 마지막 전투가 시작되는 찰나, 만약 용사가 갑자기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듣기만해도 엉뚱해 보이지만, 이런 난감한 상황을 게임으로 옮겨낸 작품이 있다. 바로 오는 28일(목), 일본에서 발매되는 니폰이치소프트웨어의 PS비타용 RPG ‘세계에서 가장 긴 5분간’이다. 안타깝지만 아직 국내 정식 발매 소식은 없는 작품이다.

‘세계에서 가장 긴 5분간’은 차근차근 모험을 진행하는 다른 RPG와 다르게, 최종보스 ‘마왕’과 결전을 눈앞에 둔 용사 일행의 이야기를 그린다. 치열한 전투가 예고된 가운데, 수많은 난관을 뚫고 여기까지 도달한 용사 ‘백’은 돌연 여태까지 쌓아온 모든 기억을 잃어버리게 된다. 동료의 이름, 고향, 심지어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용사는 결전에 돌입하고 만다.

플레이어는 이런 난감한 상황에 처한 용사 ‘백’이 되어,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필사적으로 동료들이 방어전을 펼치는 와중에, 플레이어는 대화를 통해 자신의 목표, 동료와의 유대감, 그리고 여태까지 결전을 위해 준비한 필살기를 하나씩 떠올리며 전투에 임해야 한다.

이번 작품은 마왕과의 전투를 다루는 ‘어드벤처 파트’와 이전의 기억을 더듬어가는 ‘RPG 파트’로 나뉘어 진행된다. 우선 ‘어드벤처 파트’에서는 마왕과의 전투 중 대화를 통해 기억에 대한 단서를 얻게 된다. 가령, 마왕이 펼치는 강력한 공격에서 예전에 동료와 이야기한 대처법을 떠올린다거나, 동료의 응원에서 이전의 추억을 떠올리는 등 다양한 상황이 연출된다.

이렇게 얻은 단서를 기반으로, 용사는 당시의 일을 머릿속으로 재현하게 된다. 이때는 게임이 RPG 방식으로 전환되며, 용사 일행을 이끌고 이전에 벌어진 모험을 경험하게 된다. 경험할 수 있는 기억은 다양하다. 용사의 첫 출전부터, 전설의 검을 얻었던 이야기, 새로운 동료 영입, 그리고 여행 중 발생했던 특별한 사건 등 다양한 기억을 체험할 수 있다.

이런 모험을 진행하면서, 주인공은 잃어버렸던 기억을 되찾게 되면서 ‘어드벤처 파트’에서 마왕의 행동에 대처하게 된다. 때로는 잊고 있던 필살기를 발동해 마왕을 공격하거나, 추억에 대해 떠올리며 주위 동료들의 사기를 높여주기도 한다. 이처럼, 이런 방식으로 플레이어는 5분간의 사투를 펼치게 된다.

게임에서 용사는 단순히 기억을 떠올리는데 그치지 않고, 간혹 추억을 ‘미화’하기도 한다. 가령, 평소보다 동료와의 쌓아온 인연을 과잉 해석하거나, 스스로 이룬 업적을 부풀리는 경우가 있다. 실제 게임에서는 이런 설정을 ‘RPG 파트’의 시스템인 ‘추억 보정 레벨’로 표현했다.

‘추억 보정 레벨’은 용사가 추억 속에서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을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레벨에 따라 캐릭터 능력치에 보너스가 붙는다. ‘추억 보정 레벨’은 일반적인 레벨처럼 추억 속에서 사냥한 몬스터, 퀘스트 수행, 혹은 미니게임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추억 보정 레벨’은 다른 기억을 떠올릴 때도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높을수록 플레이를 더욱 손쉽게 이끌어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