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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큰 형님 역 톡톡히 한 넥슨...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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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슨 지스타 2015 B2C 부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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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의 크고 작음을 떠나 ‘리더’의 역은 매우 중요하다. 리더의 말과 행동에 따라 그 조직의 향방이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을 넘어 문화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게임’의 경우 수익과 함께 어떻게 외부와 상생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하는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게임에 대한 외부지적이 심해질수록 내부를 잘 정돈하고, 게임산업이 사회에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를 보여줘야 할 필요성이 커진다.


그런 의미에서 넥슨은 2015년 게임업계 구석구석을 살뜰히 챙기는 큰 형님 역을 톡톡히 해냈다. 가장 대표적인 부분은 자율규제다. 유료 확률형 아이템을 주 수익모델로 삼고 있는 넥슨 입장에서 매출 감소가 우려되는 확률 공개는 건드리기 어려운 역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두에서 자율규제를 이끌어간 넥슨은 말 보다 행동으로 ‘변화하겠다’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울상이었던 지스타를 살린 공신도 넥슨이다. 주요 업체 대거 불참으로 텅텅 빌뻔한 현장을 300부스에 달하는 B2C 부스와 출시를 앞둔 게임으로 꽉 채운 라인업, 단독행사로 열어도 무방할 정도로 충실한 내용을 갖춘 ‘Enjoy’ 페스티벌 등을 배치하며 ‘볼거리가 없다’는 걱정을 날린 것이다. 


수출상담을 주 목적으로 한 B2B가 아닌 이상 지스타 출전은 결코 수익을 낼 수 없다. 부스 비용에 설치비가 더해지면 수십 억 원이 투입될 수 있으며, 운영 방식에 따라 얼마나 더 많은 추가 비용이 들어갈 지 장담할 수 없다. 여기에 광고에 버금가는 홍보 효과 역시 보장되어 있지 않다. 


지난 3일 열린 지스타 프리뷰에서 넥슨 이정헌 부사장은 ‘지스타 무용론이 나오는 상황에도 참여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1년을 마무리하는 가장 큰 게임 축제에 넥슨과 같은 큰 회사가 빠질 수 없는 일이다. 내부에서도 지스타는 당연히 나가는 걸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이정헌 부사장의 말에는 선두업체로서 게임축제를 이끌어나갈 책임이 있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 300부스 규모로 출전한 넥슨 지스타 2015 부스 현장


자율규제와 지스타가 대외적인 이슈라면 NDC는 업계 내부를 살뜰히 챙긴 사례로 기록된다. 올해 9회 째를 맞이한 NDC는 본래 넥슨 내부 개발자를 대상으로 한 폐쇄적인 행사에서 2014년부터 외부에 개방해 업계 종사자는 물론 게임업계 취업을 지망하는 학생 등이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유용한 정보를 얻어갈 수 있게 했다. 넥슨이 여는 컨퍼런스인만큼 강연 중 넥슨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한국에서 만나기 어려운 해외 개발사 관계자나 경쟁업체 인사를 초청해 매년 곱씹을만한 주제를 던지는 것은 실적에 파묻힌 업계의 주위를 환기시켰다.



▲ 다양한 강연으로 많은 참가자를 끌어모은 NDC 15


게임업체 본연의 역할이라 할 수 있는 ‘신작 발굴’도 꾸준했다. 특히 침체기를 맞이한 온라인게임 신규 타이틀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업계가 유연함을 잃지 않도록 자극을 줬다. 온라인게임 퍼블리싱의 경우 시설과 인력, 비용 등 투입되는 리소스가 상당해 소규모 개발사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기 어렵다. 


여기에 NHN엔터테인먼트나 위메이드 등 기존 온라인게임 퍼블리셔가 모바일 위주로 이탈하자 상대적으로 온라인게임 중소 개발사는 퍼블리셔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워졌다. 중소 개발사가 할 수 없는 영역인 온라인게임 퍼블리싱을 놓지 않은 넥슨의 행보는 자사의 경쟁력 강화와 몸집에 어울리는 역할을 다하겠다는 두 가지 의지가 서려 있다.


2015년 한 해 동안 넥슨의 행보는 성과와 상생을 동시에 이어가는 큰 형님다운 면모를 보여줬다고 평가할 수 있다. 상반기에는 NDC로, 하반기로 넘어오면서는 자율규제 안착과 온라인게임 출시에 힘을 쓰며 대내외적으로 업계의 볼륨 확대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그리고 그 마지막을 장식하는 지스타에도 다양한 즐길거리로 출전업체 공백을 메우며 축제가 초라하지 않도록 꾸몄다. 시작부터 끝까지, 업계를 살뜰히 보살핀 넥슨의 ‘형님’다운 모습에 ‘애썼다’는 격려의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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