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앱셔틀]은 새로 출시된 따끈따끈한 모바일게임을 바로 플레이하고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소위 스타급 개발자에게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장기가 하나씩 있기 마련입니다. 이들이 참여한 작품에는 으레 누구누구표 액션, 전략성, 스토리 등 수식어가 따라붙는데요. 오늘 소개할 넥슨 ‘광개토태왕’에도 ‘15년 만에 돌아온 김태곤표 한국형 역사전략시뮬레이션게임’이라는 기다란 꼬리표가 달려있습니다.
▲ 거장이 15년 만에 한국형 역사게임으로 귀환했습니다 (영상출처: 넥슨 유튜브)
국내 1세대 개발자 엔도어즈 김태곤 상무는 처녀작 ‘충무공전’을 시작으로 ‘임진록’, ‘천년의 신화’ 등 우리나라 역사에 기반한 전략시뮬레이션게임(이하 RTS, Real Time Strategy)을 개발해왔습니다. 모바일게임 개발에 뛰어든 후에도 나름(?) 역사게임이라 할 수 있는 ‘삼국지를 품다’를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특히, 그의 대표작 ‘임진록’은 지금도 필자를 비롯한 많은 게이머들의 추억 속에 자리매김하고 있는 명작입니다.
▲ '임진록' 당시 필자는 초등학생이었는데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사진출처: HQ팀)
그렇다면 자신 있게 ‘김태곤표’를 내세운 ‘광개토태왕’은 과연 어떤 게임일까요? 재미있게도 ‘광개토태왕’은 서로 다른 게임 2개를 병렬로 연결된 듯한 구성을 보여줍니다.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전략’과 ‘공성’ 모드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데요. ‘전략’은 ‘임진록’이나 ‘천년의 신화’를 연상케 하며 ‘공성’은 ‘클래시 오브 클랜’류 SNG를 닮았습니다.
▲ 모바일에 RTS를 이식하려 한 노력이 느껴지는 '전략' 모드
▲ '클래시 오브 클랜'류 SNG의 전형을 따른 '공성' 모드
먼저 눈이 가는 것은 역시 모바일로 RTS의 재미를 구현했다는 ‘전략’ 모드인데요. 현재 12장까지 공개된 캠페인과 최대 4인 PvP가 가능한 일반, 랭킹전이 마련돼 있습니다. 게임 방식은 RTS 핵심 요소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모바일 조작에 최적화하려 노력했는데요.
간편화된 조작의 일례로 본영에서 생산하는 영웅에 병사들이 자동 배속되어 영웅 하나만 조작해도 병력 전체를 부릴 수 있습니다. 자원도 벼밭 주위에 농가만 건설하면 마치 ‘커맨드 앤 컨커’처럼 소몰이꾼이 알아서 쌀을 수확합니다. 영웅은 삼국에 각각 6명씩 있으며, 저마다 광역 피해를 입히거나 군대를 순간이동 시키는 등 전용 스킬을 지니고 있습니다. 아울러 건물 별로 업그레이드를 통해 생산성을 늘리거나 병종을 추가하는 등 정말 RTS에 있어야 할 건 다 있습니다.
▲ 영웅 하나에 병사 5명이 배속돼 병력 운용이 수월합니다
▲ 자원 수급은 '커맨드 앤 컨커'처럼 소몰이꾼이 알아서~
문제는 모바일에 최적화되며 필연적으로 게임이 단순해지는 것까지 막지는 못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움직임을 일일이 터치해줘야 하니 속도감 있는 병력 운용도, 세밀한 조작도 힘듭니다. 물론 작은 화면도 전황을 파악하는데 큰 걸림돌입니다. 조작할 유닛이 많고, 전체 전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RTS와 가장 궁합이 잘 맞는다고 평가되는 플랫폼은 PC입니다. 이러한 재미를 모바일에서 구현하려 고민한 부분이 이곳저곳에서 보이지만 '모바일 RTS'라는 것 자체가 생소한 영역인만큼 게임이 손에 익기까지는 다소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 처음에는 조작에 익숙해지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반면 '전략 모드'와 분리되어 있는 ‘공성’ 모드는 ‘클래시 오브 클랜’류 SNG과 방식이 유사하기에 모바일게임 유저 입장에서 비교적 즐기기 편하게 느껴집니다. 여기에 장수와 병사를 직접 조작하거나 정면돌파, 성벽넘기 등 활용할 수 있는 전략 요소도 다양하죠.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후반으로 갈수록 전술이 다양해지는 구성이기에 자원수급, 병력생산에 집중된 초반에 '공성 모드'의 매력을 느끼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본격적인 전투에 나서기 전 준비과정이 너무나 익숙해 살짝 루즈해지는 감이 있습니다.
▲ 건물 짓고 기다리고 병력 생산하고 기다리고... 참 익숙하죠
▲ 그래도 성벽이 기본 지원된다는 점과 다양한 공성병기가 나온다는 특색이 있습니다
출시 직후 버전에 공개된 캠페인 12장은 느긋하게 즐길 경우 2시간 정도면 다 깰 수 있습니다. 그 후에는 좋든 싫든 ‘공성’ 모드에 건설 지시를 해놓고 ‘전략’ 모드 일반, 랭킹전을 반복해야 합니다. RTS로서의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으로 '광개토태왕'을 즐긴다면 볼륨이 다소 부족하다고 느낄만 합니다. 테스트에 참여했던 유저라면 '전략'은 46장, '공성'은 60장까지 공개된 적도 있지만 본 게임이라 할 수 있는 출시 때 '내가 즐겼던 부분이 없네'라며 의아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모바일 RTS는 아직 과도기를 걷고 있습니다. 첫 출시작인 '광개토태왕' 역시 이에 대한 부담으로 좀 더 완성도를 높이고 싶은 마음에 순차적으로 콘텐츠를 공개하려는 계획을 세웠으리라 짐작됩니다. 그러나 그 어떠한 플랫폼보다 초반 승부가 중요한 모바일게임이기에 좀 더 '출발'에 힘을 주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 저런 귀여운 얼굴로 자폭...이 인상적이었던 캠페인
▲ 문제는 분량이 너무 짧습니다. 느긋하게 해도 장마다 10분 정도입니다
게임을 '전략'과 '공성' 2개 모드로 구분해놓은 이유도 생각해볼만한 부분입니다. 모바일 RTS가 워낙 과감한 시도인 만큼 '클래시 오브 클랜'과 유사한 방식의 ‘공성’ 모드로 이를 받쳐주려 했을 겁니다. 플레이어가 ‘공성’ 모드에 걸린 타이머를 기다리는 동안 ‘전략’ 모드를 즐긴다는 동선도 그려봤을 법 합니다. 그러나 두 모드가 아직 게임 하나로 부드럽게 융화되지 못해 집중력이 분산된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차라리 한 가지 모드에 초점을 맞췄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 이상과 안정을 동시에 노렸지만 잘 융화되지 못했습니다
▲ 여담이지만 완전 후대 사람인 검모잠이 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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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이 가득한 게임을 사랑하는 꿈 많은 아저씨입니다. 좋은 작품과 여러분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아, 이것은 뱃살이 아니라 경험치 주머니입니다.orks@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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