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바일로 부활한 머드게임 '일분RPG for Kakao'
나우누리, 천리안, 하이텔 등 90년대에 PC통신을 즐겨 하던 유저라면 머드(MUD, Multi User Dungeon)게임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앱은 바로 이 머드게임의 부활을 콘셉으로 내세운 엔터메이트의 모바일 RPG ‘일분RPG’입니다.
머드게임이란 90년대를 풍미했던 텍스트 기반 RPG인데요. 쉽게 말해서 그래픽 요소를 배제하고, 글로 모든 상황을 설명한다고 보면 됩니다. 늑대와의 전투 상황을 예로 들면, 화면에 늑대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모퉁이를 돌자 늑대가 나타났습니다.’ ‘늑대의 공격이 당신에게 적중했습니다. HP -44’ ‘당신의 반격이 빗나갔습니다.’ 이런 식으로 글로 보면 되는 것이죠.
▲ 머드게임은 90년대를 풍미한 장르입니다
‘일분RPG’은 이러한 머드게임의 방식을 그대로 이어받았습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진행되는 간략한 튜토리얼만으로 게임을 파악하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로 간결한 게임성을 지니고 있죠. 그래픽을 쓰지 않은 만큼 역동적인 움직임이나 유려한 일러스트는 없습니다. 플레이어 앞에 나열된 것은 ‘메인’, ‘전투’, ‘장비’와 같은 메뉴뿐이고, 전투 중에도 보이는 것은 상황을 설명하는 글이 전부입니다. 여기에 전투는 자동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단순히 볼 것만 없는 게 아니라 딱히 조작할 것도 없습니다.
▲ 늑대가 안보이신다고요? 마음의 눈으로 봐야 보입니다
이런 게임에서 어떤 재미를 느낄 수 있는지 궁금하시다고요? ‘일분RPG’가 내세운 재미요소는 기존의 머드 게임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캐릭터의 수치 성장 그 자체에서 만족을 느끼는 거죠. 캐릭터가 강해지는 과정을 글로 읽으며, 그 전체를 즐기는 겁니다. 이러한 머드게임의 재미는 글만으로도 생생한 경험을 얻을 수 있도록 디테일하게 상황을 그려내는 텍스트에서 비롯되죠. 그런데 '일분RPG'는 읽는 재미가 없습니다. 단순하고 건조한 상황 설명만 있을 뿐, 무릎을 탁 치는 묘사는 부족하죠. 다시 말해, 몬스터와 공격을 주고받고 아이템을 얻는 것이 '일분RPG'의 전부입니다.
▲ 그냥 두면 알아서 사냥하고, 강해집니다
‘일분RPG’는 게임을 꺼놓았을 때도 전투가 자동으로 진행됩니다. 플레이어는 가끔 들어와서 전리품을 확인하기만 하면 그만이죠. 나쁘게 말하면 게임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최근 모바일게임계은 학업이나 업무, 혹은 이동 중에 잠깐씩 즐길 수 있도록 간결함을 강조한 ‘클리커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아무리 그래도 너무 간결해 할 일이 없는 게임을 시간들여 즐길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더 재미있고 시간도 덜 드는 좋은 모바일게임도 많은데 말이죠.
▲ 자동화도 좋지만 적당해야 게임이라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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