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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부산 지스타 단상, ‘내년에도 부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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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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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부산입니다. 대한민국의 아래 쪽에 속하는 부산의 날씨는 매우 따뜻하군요. 날씨만큼이나 지스타의 열기도 후끈합니다. 첫 날 3만 천 5백명이 방문한 이래 둘째 날인 오늘은 더 많은 인원이 지스타를 찾았다고 합니다. 평일임을 감안하면 이러한 열기는 결코 범상치 않습니다.

부산 전역에서 다양한 방법을 이용한 지스타 홍보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편의점 아저씨도 택시 기사님도 지하철의 아주머니도 모두 지스타에 대해서 조금은 들어 본 눈치입니다. 전세버스를 운전하는 기사님은 “거, 게임 쓸데 없는 것 무엇 하러 행사까지 하는지 모르겠다. 아이가 게임을 하느라 컴퓨터에서 떨어지질 않는다.”며 푸념을 늘어 놓습니다. 기사님의 아이는 ‘이상하게 생긴 동물이 왔다 갔다’하는 게임과 ‘컨테이너 박스에서 총질하는’ 게임을 합니다. 푸념을 하긴 했지만 게임의 순기능에 대해 설명을 들은 기사님은 초대권을 받고 이내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한번 가보라고 하겠다’며 기분 좋은 웃음을 짓습니다. 전에 비해 눈에 띄게 늘어난 지자체의 지원은 게임이 언제 이렇게 대접을 받아 봤을까?란 생각이 절로 들게 합니다.

벌써 5회째 맞는 행사는 갈수록 세련된 모양새를 자랑합니다. 소독기가 설치된 입구부터 쾌적한 게임 플레이를 보장하는 각 업체별 부스까지 별로 지적할 거리가 없어 보입니다. 첫 날 잠시 혼선을 빚었던 연령구분 팔찌 시스템도 이튿날부터는 제대로 정착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 부스에서 과도한 노출로 자체적으로 코스츔 플레이어들을 철수 시키는 해프닝이 있었지만, 프로 플레이어로서 최대한 캐릭터의 특징을 살리려 했던 그들의 노력을 아는 사람이라면 덮어 놓고 싫은 소리를 늘어 놓을 순 없습니다. 아직까지 매니아의 문화가 무리 없이 받아들여지기는 무리란 생각도 살짝 듭니다.

이왕 모델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니 한마디만 더. 이번 행사에서는 ‘몸’을 강조하는 모델을 보기 힘든 대신 게임에 녹아 든 모델이 그 자리를 차지 했습니다. 잘 차려 입고 기분 좋은 미소를 짓는 부스 모델들은 해당게임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관람객을 응대합니다. 도우미의 역할이란 이런 것이겠지요. 한때 ‘걸스타’란 오명을 쓰기도 했지만 이제 그 별명은 버릴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섣부른 결론이겠지만,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2009는 일단 성공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이대로라면 역대 최고 관람 인원을 기록할 것 같군요. 수도권의 유저들은 초조합니다. 작년까지는 비교적 가까운 곳(고양시)에서 개최 돼 접근이 쉬웠지만 올해 장소를 옮겨 참가하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수도권 게이머들, 있을 때는 몰랐지만 없으니 아쉬움이 큽니다.

Ryuseigun : 아, 정말 내년에는 돌아와 줬으면ㅠ

SH러버 : 악, 가고 싶어. 이상 수도권 시민의 한이었습니다. 내년에는 다시 돌아와줘 ㅠㅠ

죄송합니다. 이미 내년 지스타 개최지도 부산으로 잠정 결론이 난 상태입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산시와 지스타를 주관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10년 지스타를 부산에서 개최하는 것에 대해 상당부분 합의한 상태입니다. 지금까지는 성공적인, 올해 행사가 이대로 마무리되면 거의 확정적이지요. 부산시가 ‘부산 국제영화제’처럼 ‘부산 지스타’를 만들고 싶어한다는 소리도 종종 들립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전혀 가능성이 없지도 않습니다. 프로리그 광안리 결승전을 봐도 그렇고 지스타도 그렇고 게임과 부산은 궁합이 잘 맞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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