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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위대한 모던워페어2 그러나 실종된 인간 존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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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매된 ‘모던워페어2’가 뉴스의 핵이 되고 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모던워페어2’의 기사가 쏟아집니다. ‘6000억을 벌었다더라’, ‘ 발매5일 최고 게임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더라’ 등등. 이런 돌풍 속에서 게임의 회수 소식도 들려옵니다. 국내에서도 일부 버전이 심의를 받지 않고 출시가 돼 부랴부랴 회수에 나서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죠.

저 멀리 러시아에서도 ‘모던워페어2’의 리콜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게임의 일부 장면이 러시아의 정서상 도저히 받아 들일 수 없다는 이유로 정부 주도하에 이미 시장에 풀린 물량이 전량 회수된 것입니다.

문제가 된 장면은 ‘No Russian’ 미션입니다. 말 그대로 “러시아 말을 쓰지 말아라.”는 경고로 시작되는 이 미션은 국적을 감춘 러시아 테러리스트들이 러시아 공항에서 민간인을 무차별 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CIA 요원으로 등장하는 이 미션의 주인공은 러시아 테러리스트 조직에 자연스럽게 잠입하기 위해 민간인들을 학살하는데 동참하게 됩니다. 게이머가 직접 기관총을 들고 학살을 자행하는 것이죠.

사실 이 미션은 ‘모던 워페어2’의 스토리상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주인공 덕분에 공항 테러의 배후를 미국으로 오해한 러시아 정부가 미국 본토를 직접 공격하기 때문이죠. 물론 미국에 침입한 러시아 군대는 이후 미션에서 적으로 등장 미국 레인저 부대에게 무참히 박살 납니다. 이 미션의 시점 역시 미군의 시선에서 진행됩니다. 러시아가 이런 내용에 대해 불만을 가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반응입니다.    

‘모던워페어2’의 민간인 학살 미션은 매우 사실성이 높습니다. 게임에서 직접적으로 민간인 학살을 미션으로 주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임무수행 중 민간인을 사살하면 감점이 되는 경우가 많지요. 모던워페어2에서도 일부 미션은 그런 법칙을 따릅니다) 때문에 ‘No Russian’ 미션이 주는 충격의 강도는 매우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비무장한 시민을 향해 기관총을 갈기는 간접 체험은 굉장히 자극적입니다.

새삼스럽게 표현의 자유를 가지고 논쟁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스토리상 필요한 부분이었다고 이해해 보려 해도 인간에 대한 존엄이 깡그리 삭제된 장면에 눈살이 찌푸려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게 뭐 대수야 어차피 게임인데’라고 생각하는 게이머들이 있다면 그 반대편에는 ‘이건 너무 심하잖아’라고 불쾌감을 느끼는 게이머도 있는 법입니다. 꼭 필요한 부분이었다면 직접적인 플레이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전달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많은 사람들이 섣불리 폭력적인 게임과 (게임을 하는 사람의)폭력성을 직접적으로 연관 짓는 것에 대해 경계심을 표시합니다. 하지만 게임과 폭력성의 관계를 부정하며 ‘어차피 게임인데 무슨 상관이냐’라고 주장하는 것 또한 그러한 억측 못지 않게 무책임한 태도입니다.

독일 지역에서는 ‘No Russian’ 미션이 미리 삭제된 채 발매 되었습니다. 한때 학살의 주체였던 그들이 이렇게 폭력적인 콘텐츠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함일 겁니다. 인간성이 실종되었을 때 오는 비극의 무서움을 누구보다 잘 알테니까요. 독일의 사례를 보면 ‘모던워페어2’ 개발진의 신중함이 아쉽기만 합니다.

hobit: 저 부분만 놓고 보면 정말 이 게임은 팔려서는 안될 게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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