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쿤룬은 대학생 시절 P2P 공유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작은 회사에서 출발했다” 중국 쿤룬사의 주아휘 대표를 만났다. 중국 내에서도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그는 과거 현지 최대규모 애니메이션 사이트인 ‘화신 애니메이션’을 설립해 운영한 경험이 있고, P2P 공유 사이트인 ‘브라더소프트닷컴’ 등을 거치며 IT 쪽에서 두루 경력을 쌓아왔다. 이후 08년에 쿤룬을 설립하고 <삼국풍운 온라인>이란 웹게임을 서비스하며 게임사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다. 특히 단순히 게임을 서비스해 한몫 건져보겠다는 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게임 서비스사로 거듭나겠다는 당찬 목표가 있었던 만큼, 현재 쿤룬은 중국 내에서도 크게 주목 받고 있다. 창립 이래 3년 만에 중국 온라인게임 분야 TOP10에 이름을 알리고, 세계 각지에 지사를 설립하고 해외 매출 비중을 높이는 등 눈부신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으니 충분히 그럴 수밖에. 순식간에 일궈낸 성과인 만큼, 주아휘 대표는 젊고 재능 있는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아직 인터뷰에 어색하다는 주아휘 대표는 한국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추운 날씨에 본사를 방문한 기자단 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앞으로도 많은 격려와 관심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전형적이지만 담백한 그런 인사였다.
▲ 쿤룬의 주아휘 대표, 인터뷰가 아직 익숙지 않다고
- “세계시장에서 활약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 쿤룬은 게임 서비스로만 작년에
1,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눈여겨볼 점은 소위 ‘대작’이라 불리는 클라이언트
기반의 온라인 게임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가벼운 웹게임 플랫폼 만으로 이룩한 성과라는
점이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국내 지사(쿤룬코리아)를 통해 서비스된 K3온라인이나
천기 같은 게임이 바로 이들 라인업에 속한다. 이들 게임은 국내뿐 아니라 북미,
유럽, 아시아 지역 등으로 수출돼 쿤룬의 해외 매출 비중을 50% 이상 끌어올리는
데 발판 역할을 했다. 이 과정에서는 쿤룬의 추진력이 힘이 됐다. 애초에 세계시장을
목표로 둔 만큼, 매 년마다 해외 각지에 지사를 설립하고 현지에 맞는 게임을 서비스했다.
이미 10종의 웹게임을 100여개 국가에 서비스하고 있다고 하니, 이들의 추진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바로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성과도 좋다. 중국 내 웹게임 국외 수출로는
1위, 대만 웹게임 시장 점유율 1위, 작년 3분기 한국 웹게임시장 점유율 2위 등을
기록했을 정도니까. 그렇다면 쿤룬은 앞으로도 계속 웹게임 만으로 서비스를 유지할까?
아니다. 이것은 전초전일뿐이다. 주아휘 대표는 웹게임을 통해 미리 활로를 열어두고,
지금 준비 중인 클라이언트 기반의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소셜 게임까지 플랫폼을
확장해 차근차근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음성 채팅 프로그램으로 알려진 ‘레이드콜’
같은 외부 서비스까지 추가해 나가겠다고. 결과적으로 중국이 아니라 세계에서 위용을
떨치는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게 쿤룬의 현재 목표다.
▲ 2011년 IT 특별공헌기업상 등 수상기록만 해도 수 가지가 넘는다
- “전략은 이미 내 손안에” 앞서 언급한대로 쿤룬의 게임사업은 시작이 나쁘지
않다. 때문에 본사 내에서는 세계시장을 노리기 위한 두 번째 거대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사옥을 북경 변두리에서 중심가로 옮기고 회사명을 ‘캘런즈(Kalens)’로
변경했다. 캘런즈는 ‘시작’을 의미하며, 사옥은 향후 더 늘어날 인력(현재 약 1,000여명)을
수용하기 위한 방편이다. 그리고 북경에서 주식공개상장을 진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중국의 기업은 북미나 홍콩에 상장되는데, 쿤룬은 달러VG로 투자를 받은 게 아니기
때문에 중국에서 바로 상장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주아휘 대표는 “예전에 진행하던
사업이 있어 초기 자본이 넉넉해 외부의 투자를 받을 필요가 없었고, 중국이 향후
IT 및 경제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 전망된다”면서 상장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재 쿤룬은 펀드를 조성해 개발사에 대한 투자도 단행하고 있다. 1차적으로는
약 200억원을 조성해 다수의 개발사에 투자했고, 2차 투자금은 약 500억원 규모로
준비되고 있다. 특히 이와 같은 투자는 중국뿐 아니라 세계 각지 개발사 모두가 적용
대상이고, 지분투자는 물론 인수합병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유능한 개발사를 발굴하고, 쿤룬은 더 다양하고 퀄리티 높은 게임 라인업을 확보해
해외에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한발 더 나아가 E3나 도쿄게임쇼, 지스타 같은 국제
게임박람회에도 참가해 회사와 함께 라인업을 선보이겠다고.
▲ 이번 쿤룬 비전 발표에는 각 임원진 모두가 참여했다
- “한국시장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주아휘 대표는 한국의 게임 개발 능력과
게임의 우수성을 높게 평가한다며, 앞으로도 가장 주목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형적인
답변 같지만, 실제로 쿤룬은 한국 개발사에 투자를 하고 이미 몇 종의 게임 계약을
마친 상황이다. 특히 쿤룬이 플랫폼 다각화를 지향하는 만큼, 온라인 게임은 물론
모바일 플랫폼 쪽에서 주로 계약이 발생하고 있다고. 이 중에는 네오액트가 개발한
‘카오스온라인’의 중국 대리 판권도 소유하고 있다. 쿤룬의 한국지사인 쿤룬코리아는
현재 약 40명의 인원으로 구성돼 있는데, 라인업이 확장되고 투자가 단행됨에 따라
신규 인력을 영입해 1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한국 전용 게임 포털을
만들고, 5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는 지사로 발전시키겠다고. 쿤룬코리아의
임성봉 대표는 “앞으로 퍼블리싱 역량 확보를 위해 훌륭한 인재를 육성하고 서비스
플랫폼을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면서 “아직 1등은 아니지만, 1등처럼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6월 공개 서비스를 앞둔 천자전기(MMORPG) 온라인부터 성공 스토리를
쓰겠다는 게 쿤룬코리아의 우선 과제다.
▲ 한국지사의 사업목표(상)와 올해 라인업(하)
- “한국의 넥슨을 표본으로 삼고 있다” 주아휘 대표는 세계시장을 목표로 한
만큼, 넥슨과 같은 형태로 중국 내에서 최고 위치에 올라 서고 싶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주아휘 대표가 텐센트 같은 중국 내 대기업이 아닌 넥슨을 예로 든 건 추구하는 방향이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넥슨이 게임은 물론 비즈니스 모델까지 세계시장에서
그 영향력이 큰 만큼, 이런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 쿤룬이 가야 할 길이라는
그런 의미다. 이와 관련해 주아휘 대표는 주아휘 대표는 북미와 유럽 지역에 브라더소프트닷컴을 서비스한
경험을 바탕으로 네트워크를 더 단단히 구축하고, 아시아 지역은 각 지사와의 협업과 투자를
통해 마케팅을 펼쳐나가는 전략으로 꼭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현재 쿤룬은
해외에 중문간체, 중문번체, 한글, 일어,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러이아어, 포트투칼어, 태국어, 베트남어를 지원하는 13개의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누적 회원수는 6,000만명이며 활동 중인 회원 수도 1,000만명이 넘는다. 주아휘 대표는
‘진짜’ 시작을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면서, 세계시장 정복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쿤룬의 올해 약 2,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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