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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엔씨와 손노리가 공존하는 시장, 10년이 지나도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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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은 게임매카 내 댓글을 바탕으로 작성됩니다

메카 만평

도전과 혁신을 요구 받고 있는 손노리

지난 주에 손노리가 근황을 전해왔다. 손노리는 현재 nds용 게임 ‘위기일발!! 대우주연합 공식지정 천연기념생명체 제 522-8934호 지구인 구조 대작전!!’과 MMORPG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온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손노리 이원술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요즘 보면 개발사도 그렇고 유저도 그렇고 많이 지쳐있는 것 같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신선한 게임이 나와도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손노리는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는 개발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신선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독특한 게임을 만들겠다는 말은 사실 의례적인 멘트에 가깝지만 손노리였기에 게이머들의 반응은 좀 달랐다.

ID GagZone은 “나는 이원술 대표를 믿는다. 국내 개발사 중 재미를 위해 게임 만드는 회사는 손노리 뿐.”이라고 했고 ID belll은 “잘되길 바란다. 일본에서 게임 개발했으면, 지금쯤 메이져가 됐을지도 모를 게임사인데.”라며 규모가 축소된 손노리를 아쉬워 했다.

역사에는 가정이 필요 없다지만, 손노리가 계속 쉽게 쉽게 대박을 터트려 메이저 회사로 성장했다면 지금처럼 ‘신선한 게임을 만들겠다.’는 초심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손노리는 분명 ‘손노리 센스’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색깔이 분명한 개발사이지만, 덩치가 커지면 재빠르게 움직이지 못했을 테고, 잘난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배가 산으로 가는 일도 종종 발생했으리라.

그런 점에서 손노리 앞에는 아직 개척되지 않은 많은 길이 남아있고, 어쩌면 그 길은 계속 도전과 혁신을 요구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의 반 타의 반. 손노리를 둘러싼 상황이 손노리로 하여금 새로운 게임에 대한 개발의지를 북돋우고 있다.

엔씨, 완성을 앞두고 틀을 바꿀 필요는 없다  

이원술 대표가 새롭고 신선한 게임에 대해 역설한 지난 주, 국내 굴지의 게임 기업 엔씨소프트는 안정과 보편성을 이야기 했다.

‘아이온’의 지용찬 기획팀장은 ‘많은 사람들이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비교해 아이온이 다른점이 무엇이냐? 고 묻는다. 리니지의 장점을 버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며, 에버퀘스트와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보여준 장점도 흡수 해야 한다.’며 ‘아이온의 목표는 국내 유저들에게 먹힐 수 있는 해외 스타일의 게임을 만들자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지용찬 팀장은 인터뷰를 통해 ‘독특하다는 말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특정한 재미보다는 보편적인 재미를 주고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말하자면 새로움 보다는 익숙함, 변화보다는 안정에 포인트를 두겠다는 이야기다.

‘아이온’ 관련기사에 대한 게이머들의 반응은 뜨겁다. 게이머들은 크게 ‘(리니지류의 한국 MMORPG는 이제 식상하다’ 라는 부정적인 입장과 ‘한국 MMORPG 중 완성도 면에서 단연 나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는 긍정적인 입장으로 나뉘었다. 여기서 게이머들이 남긴 ‘아이온’에 대한 생생한 평을 들어보자.

특징 없는 양산형 ‘리니지 2’라고 스스로도 인정하는 발언이다 -ID userl

어비스 빼고 특징이 정말 하나도 없는 것 같다. 대부분 ‘리니지 2.5’정도일뿐 그 이상도 아니라고 하더라 -ID 별빛러브

‘아이온’을 해본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반응이 호의적이다. 다만 ‘아이온’만의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말은 아직 ‘아이온’ 만의 무언가가 없다는 이야기다 -ID ishmael4

시각적인 부분에서는 굉장히 뛰어나다. 하지만 역시 ‘아이온’ 만의 색을 가지지 못한건 아쉽다 -BLUe샤방

확실히 이런 게임도 있어 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레스토랑에서 혁신적인 음식만 내오면 평범한 음식 맛있게 먹으려는 사람은 정작 먹을 곳이 없다 -ID xivvo

2차 테스트에 뽑혀서 해봤는데, 배경음악은 정말 좋다. 이정도 게임도 망한다면 우리나라 MMOPRG는 다 망할 것 같다 -ID 다피하겠어

보면 알겠지만 유저들의 의견은 ‘아이온’의 참신함을 놓고 갈리지는 않는다. ‘독특하지는 않지만 잘 다듬어진 게임이다.’라는 쪽과 ‘완성도가 높아도 새로운 것이 없다면 기대할만하지 않다. 쪽이 맞서고 있다.

‘아이온’에 대한 평가는 이미 어느 정도나 온 것 같다. 지용찬 팀장이 ‘국내 유저들에게 먹힐 수 있는 해외 스타일의 게임’이라고 이야기했듯이 ‘아이온’은 ‘리니지’ 시리즈의 토대 위에 북미 RPG의 RVR 시스템이라는 토핑을 얹은 MMORPG이다. 그리고 ‘리니지’ 시리즈에서 쌓은 노하우를 집대성했다는 점에서 엔씨형 MMORPG의 완성형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도자기를 거의 다 빚은 상태에서 전체적인 틀을 바꿀 수는 없다. 함부로 만지다가는 망가지기 십상이다. 이제는 조심스럽게 다듬어야 할 때다.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엔씨는 그동안 자신들의 길을 걸어왔고 좋은 성과도 거뒀다. 길을 뚫어온 과정에서 그들의 신발과 의복 그리고 장비는 그 길을 걷기에 최적화 된 상태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이제 와서 확 벗어난다면 모든 것을 다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조금의 궤도 수정은 가능하겠지만 엔씨가 엔씨의 길을 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손노리와 엔씨 이 두 개발사가 지난 주 보여준 어쩌면 상반된 입장은 한국 게임시장의 과도기적인 상태를 잘 나타내준다. 중요한 것은 10년이 지나도 20년이 지나도 손노리(같은 개발사)와 엔씨(같은 개발사)가 공존하는 그런 시장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몫은 게이머에게도 일정 부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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