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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추가된 '제작 노트', 검은사막을 더 쉽게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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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는 발 디딜 틈 없이 손님들로 가득했습니다. 구석에서는 악사가 음악을 연주하고, 일꾼들은 흥에 겨워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테이블마다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귀족들 부럽지 않게 차려져 있더군요.
저를 가장 놀라게 했던 것은 메뉴판이었습니다. 노동으로 쌓인 피로를 씻어줄 맥주부터 상큼한 과일 주스, 메디아의 유명한 요리를 모두 즐길 수 있는 메디아 정식까지...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종류의 음식을 팔고 있더군요.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모든 요리를 단 한 명의 요리사가 만들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감자 수프만 고집하던 제가 한없이 부끄럽게 느껴진 순간이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할머니는 '이런 게 레스토랑'이라며 잔소리를 늘어놓으셨고, 저는 아무런 대꾸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요리 공부를 하기로 마음을 먹고, 서점 아저씨가 추천한 요리책을 구매했습니다. '제작 노트'라고 '수학의 xx'만큼이나 두꺼운 책이네요.
집으로 돌아와 제작 노트를 펼쳐보자 가장 먼저 보인 내용은 세렌디아와 칼페온의 모든 음식을 만드는 방법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쟁터에서 꼭 필요한 전투 식량 제조법, 그리고 각 음식의 효능까지 정말 많은 것들이 담겨있는 책이었습니다.
▲ 내 레스토랑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모두가 즐거워 보인다
▲ 수십 가지의 요리를 거뜬히 만들어내던 요리사 아저씨
▲ 만들 수 있는 요리 목록과 제작 방법,그리고 효능까지 적혀 있는 '제작 노트'
'가공' 시스템의 추가, 한층 더 리얼해진 요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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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노트에는 요리 재료를 가공하는 방법에 대해 중요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감자를 곱게 빻아 생선 튀김에 사용하면 고소한 맛이 난다거나, 수프를 끓이기 전에 고기를 햇볕에 말려 넣으면 깊은 맛을 낼 수 있다는 내용 등등... 저는 그저 재료를 통째 넣어 익히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던 요리가 한층 어렵게 다가왔습니다.
그래도 꾹 참고 책을 읽다 보니 흥미로운 대목이 있었습니다. 바로 재료를 가공해 상점에서 사야 할 재료들을 직접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이었죠. 안 그래도 요즘 치즈 가격이 비싼데, 우유로 치즈를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은 꽤 매력적이었습니다. 심지어 상하기 쉬운 생고기와 물고기는 육포, 어포로 만들어 오래 보관할 수도 있더군요.
이론을 알았으니 당장 시도를 해봐야겠습니다. 어차피 감자야 레스토랑 한 쪽에 가득 있으니 문제 될 건 없었습니다. 재빨리 절구에 감자를 빻고, 물을 넣어 섞어보니 제법 그럴듯한 반죽이 나왔습니다. 조금 귀찮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레스토랑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꾹 참아야겠죠.
▲ 잘 정리된 가공 레시피, 누구나 요리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 맛있는 요리를 위해 이 정도 수고는 감행해야지! 열심히 감자를 빻아보자
▲ 햇빛에 말렸을 뿐인데 고기가 더 맛있어 보인다
아는 것이 힘! 성공적인 요리를 만들고 지식을 습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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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를 확보했으니 이제 요리에 도전해봐야겠죠. 그런데 막상 제작 노트에는 요리에 필요한 재료 수량이 정확히 적혀있지 않았습니다. 다만 '다양한 시도를 통해 얻은 지식이 진정한 요리사의 것'이라는 문구만이 적혀 있네요. 그나마 요리마다 반드시 필요한 '필수 재료'는 적혀있어 다행입니다. 과일 푸딩에는 우유가, 소시지 구이에는 마늘이 들어가야 맛있다고 적혀있더군요. 어쩔 수 없이 나머지는 수많은 반복과 공부로 제가 채워넣어야겠습니다.
제작 노트를 보면서 고민하다가 마침 목도 말라 시원한 맥주를 빚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창고를 아무리 뒤져봐도 맥주의 주 원료인 '맥'이 보이질 않습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찰나, 제가 기록했던 '지식 노트'가 눈에 띄어 뒤적거려보았습니다. 유레카! 막노동, 아니 채집을 하면서 배웠던 농작물 정보를 읽어보니 옥수수로도 맥주를 만들 수 있다고 적어놨네요.
쉽게 감은 잡았지만 처음 빚어보는 술인지라, 금세 실패한 맥주들이 주방을 가득 채웠습니다. 처음 빚어진 맥주는 너무 독했고, 두 번째는 너무 싱겁더군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시도해본 끝에, '옥수수 5개', '발효제 1개', '요리용 생수 1컵'이 정량이라는 사실을 깨우쳤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맥주는 동방의 싱거운 맥주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시원했습니다.
맥주를 성공하고나니 자신감이 붙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다양한 요리도 시도해 보았습니다. 감자 수프를 만들던 기억을 되살려 고기 수프도 끓여보았고, 설탕과 과일을 같은 비율로 졸여 맛있는 잼도 만들어 보았습니다. 게다가 이 모든 과정을 상세히 기록해두었으니 전부 저만의 지식 재산이 된 셈이죠.
▲ 재료를 잘 살펴보면 레시피에 대해 감이 옵니다
▲ 20년간 마셔왔던 맥주 맛을 기억해서 재료를 투입하면
▲ 맛도 좋고 피로 회복에도 그만인 맥주 완성!
요리의 행복함, 다양한 버프 효과와 능력치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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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레스토랑을 개업할 단계입니다. 먼저 주민들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는 메뉴판을 작성했습니다. 그것도 다른 레스토랑과 차별화시키기 위해 요리의 효능을 강조한 메뉴판을 말이죠. 마법을 사용하는 소서러에게는 마나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요리를, 항상 전방에서 적을 상대하는 자이언트에게는 체력을 높일 수 있는 요리를, 쉴 새 없이 작업하는 일꾼들에게는 생산에 도움이 되는 요리 목록을 메뉴판에 자세히 적었습니다.
결과는 아주 성공적이었어요! 문을 열자마자 손님들이 테이블을 가득 채웠고, 입소문까지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마을 광장에는 중요한 일을 앞두고는 반드시 '요리왕 솔봉'을 찾아야 한다는 소문도 돌고 있더군요. 잔소리꾼 토스카니 할머니도 말없이 찾아오셔서 그릇을 뚝딱 비우고 조용히 나가셨습니다.
수많은 손님들이 제 레스토랑을 방문하고, 음식을 좋아해주자 마음이 흐뭇해지네요. 더불어 원래 목표였던 주머니도 제법 불룩해졌습니다. 이제 레스토랑 분점, 아니 다른 사업에도 손을 대봐야겠네요. 이렇게만 돈 버는 일이 수월하다면, 성주 솔봉도 순식간에 되겠네요.
▲ 음식을 먹으면 이렇게 힘이 마구 솟아납니다
▲ 여러분도 검은사막에서 요리왕이 되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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