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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GL 한국 대표 인터뷰 '월드오브탱크는 성장 가능성이 무한한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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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레테'와 '노아'의 최민수, 송호성, 송준협, 강정모 선수(왼쪽부터 순서대로) 

 

한국시간으로 5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월드 오브 탱크' 세계 선수권 대회 '그랜드 파이널'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13년 진행한 3회의 '월드 오브 탱크 코리안 리그'(WTKL)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노아'(NOA)와 '아레테'(ARETE)가 대표로 출전했다. 두 팀은 WTKL 결승 무대를 장식한 라이벌이지만 그랜드 파이널을 함께 준비하며 동료로 거듭났다. 그랜드 파이널 현장에서 만난 그들은 입을 모아 '월드 오브 탱크'의 가능성을 칭찬했고, e스포츠 게임단으로서 공유하는 생각들을 털어놨다. 아래는 두 팀의 대표 선수들과 나눈 인터뷰 전문이다.


두 팀의 소개를 부탁한다.


송준협: '월드 오브 탱크' 공식 대회는 7대7 대전으로 진행한다. 노아와 아레테 모두 주전 멤버 7명에 예비 선수를 포함하여 9명으로 운영하고 있다. 단, 아레테는 현재 군 입대 등 개인 사정으로 이탈한 멤버을 제외하면 7명이다. 연령폭은 최대 38세부터 최저 21세에 이른다.


송호성: 노아의 선수들은 모두 20대다. 아레테의 선수들보다는 젊지만 다른 e스포츠 선수들의 평균 연령보다는 많다.



두 팀에는 게이머를 직업으로 삼는 선수가 있는가?


송준협: 아레테의 선수들은 모두 별도의 직업을 지닌 아마추어다. 학생, 회사원, 트럭 운전수 등 직업도 다양하다. 트럭 운전수가 직업인 선수는 그랜드 파이널 연습에 힘을 쏟기 위해 일을 쉬기도 했다. WTKL에서 획득한 상금 덕분에 생활에는 지장이 없었다고 한다.


송호성: 노아의 선수들 역시 모두 학생, 회사원이고 전문 게이머는 없다. 그래서 그랜드 파이널 출전 때문에 일정을 맞추기 어려웠다. 폴란드에 오기 위해 휴가를 낸 선수도 있다.



따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갑자기 팀을 결성한 이유가 궁금하다


송준협: 처음에는 그저 '방송 경기용 부스에 앉아보고 싶다'라는 기분으로 시작했다. 누구나 자신이 플레이하는 게임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품어보지 않나?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월드 오브 탱크'는 빠른 콘트롤, 반응 속도보다 전략과 두뇌 싸움이 중요한 게임이다. 때문에 연령이 높은 선수들도 팀에 참여할 수 있었다.


강정모: 이미 e스포츠가 활성화된 '스타 크래프트', '리그 오브 레전드'는 프로와 아마추어 간의 실력 차이가 크다. 당연히 새로운 팀이 진입하기도 어렵다. 대개 '월드 오브 탱크'에서는 공개 게임 5천회를 마치면 대회에 참여할 준비가 됐다고 여긴다. 약 3개월 정도 꾸준히 게임을 하면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다.



국내에서 꾸준히 활동하는 '월드 오브 탱크' 게임단은 많지 않다. 노아와 아레테 역시 아마추어 게임단으로서 어려움이 많을텐데 얼마나 더 팀을 운영할 계획인가?


송준협: '월드 오브 탱크' 대회가 국내에서 열리는 한 계속 출전할 생각이다. 만약, 실력이 줄어들어 우승권에서 멀어진다해도 멈추지 않겠다. 



아마추어의 열정으로 그랜드 파이널까지 올라온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송준협: 1일차 초반에는 객석에 빈 자리가 많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모습을 봤다. 역시 세계 규모의 대회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랜드 파이널의 인터넷 중계 방송 시청자가 총 4만명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4만명이 아레테를 지켜볼 상상을 하니 뿌듯했다.



노아는 1일차 경기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연습한 만큼 실력 발휘를 했는가?


송호성: 작년 '엔비디아 토너먼트'에 출전했을 때는 현지 컨디션 조절에 실패해서 연습 실력의 절반 밖에 발휘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랜드 파이널에서는 결과보다 준비한 실력을 모두 보여주고 후회없이 끝내자고 다짐했다. 앞서 언급한대로 개인 일정 조절이 어려워서 연습량이 부족했음에도 세계 최강 러시아 팀에게 1세트를 따내는 등 상당히 선전했다고 생각한다. 경기 내용면에서 후회하지 않는다.



그랜드 파이널 준비 기간 막바지에 아레테와 노아가 합숙 훈련을 진행했다고 들었다. 도움이 됐는가?


송준협: 실제로 얼굴을 맞대고 전략을 토의하면 효율적으로 의사를 주고 받을 수 있다. 당연히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아레테가 방송 경기 전적은 노아보다 앞서지만 최근 연습 경기에서는 패한 적이 더 많을 정도다. 프로게임단이 왜 합숙 훈련을 하는지 알게됐다.


송호성: 아무래도 그랜드 파이널 이전에는 선수들의 일상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합숙 훈련이 무리였다. 모두 일상을 조금씩 포기하고 합숙에 나섰는데 그만한 성과는 거뒀다고 본다. 연습 경기 이후 피드백을 교환할 때 효율적으로 토의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좋았다.



합숙 훈련으로 실력을 끌어올렸지만 러시아의 강팀들과 비교하면 아직도 수준 차이가 난다는 평이 많다. 그들을 따라 잡으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까?


송준협: 아레테와 비슷한 실력의 팀과 하루 8시간씩, 3개월간 합숙 훈련을 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송호성: 처음 '월드 오브 탱크'가 국내에 런칭했을 때는 동남아시아 서버 선수들보다도 우리의 평균 실력이 떨어졌다. 하지만 노아는 대회 1일차에 중국, 동남아시아의 팀을 모두 물리쳤고 지금은 러시아에 이어 강세 지역으로 꼽히는 북미/유럽 수준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러시아도 따라잡을 수 있다. 



아레테는 노아의 1일차 경기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가?


최민수: 무엇보다 '해볼만하겠다'라는 생각이었다. 아무래도 해외팀과 연습 기회가 없어서 아레테의 경쟁력을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노아의 경기를 통해 확신을 얻었다. 아레테의 전술과 실력이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노아는 1일차 경기에서 중국, 동남아 팀을 무너뜨렸다. 심지어 세계 최강 러시아의 '레드러시'를 상태로 세트 스코어 1승을 따냈다. 세계 각지의 해설자들이 이변이라 표현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송호성: 사실 중국팀을 분석할 때 노아와 비슷한 실력이라고 생각했다. 한국 서버는 오픈된 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유저들의 열정은 세계 최고다. 확실히 빠르게 세계 여러 팀들을 추격하고 있다. 러시아 팀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이제 산 입구에 들어섰지만 그들은 정상을 정복한 상대라 생각했다. 하지만 어제 경기를 해보니 그들도 똑같은 유저일 뿐이었다. 이변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최민수: 앞으로도 해외 팀들이 한국을 저평가하고 전력 분석을 게을리하길 바란다. 그래야 상대하기 쉽다.



중국의 '에너지 피스메이커'가 노아와의 1세트 경기에서 좀처럼 공식 대회에서 등장하지 않는 중국 전차 '110을' 사용했다. 혹시 자신들을 얕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나?


송호성: 중국 전차 110은 전략적으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전차다. 우리를 얕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실제로 에너지 피스메이커가 과거 경기에서 사용했던 전차 조합이기도 하다.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려면 국내 대회가 성장해야 한다. 아직 '월드 오브 탱크' 국내 대회에는 프로구단 활성화 등 투자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지만 워게이밍넷이 지속적인 투자를 약속한 만큼 개선의 여지는 크다. 만약 여건이 허락한다면 프로게임단으로 전향할 생각이 있는가? 그리고 현재 '월드 오브 탱크' 게이머로서 아쉬운 부분이나 워게이밍넷에 요구하는 개선 사항은?


송준협: 무엇보다 팀을 운영하려면 금전적인 지원이 필수다. 그런데 한국 대회에서는 1등팀 이외에는 상금 혜택이 거의 없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후발 주자들이 문제다. 기존의 강자를 뛰어넘을 기반을 갖추지 않으면 도전할 엄두를 낼 수 없다. 


송호성: 현재 국내팀이 참여할 수 있는 '월드 오브 탱크' 대회는 WTKL 뿐이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만의 대회'로 굳어가는 느낌이다. 해외팀과의 실력 비교도 어렵고 지속적인 동기부여도 약하다. 



관객들의 경기 이해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공개 게임처럼 15대15 대전을 진행할 수 없는가', '1티어 전차를 굳이 선택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던지는 팬들이 많다. 그들이 7대7 대전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도록 도울 방법이 없을까?


최민수: 그러한 현상은 관객의 잘못이 아니다. 비율은 낮지만 '월드 오브 탱크'가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러시아 지역에서도 같은 질문을 던지는 팬들이 많다.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다. 대회 규칙이나 최근 경기 동향을 설명할 수 있는 해설이나 설명을 중계 방송 도중 추가하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송호성: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도 던전과 레이드로 대표되는 'PVE', 유저간 대결을 즐기는 'PVP' 콘텐츠가 존재한다. 두 콘텐츠에 따라 유저의 플레이 방식, 느낄 수 있는 재미, 알아야 하는 규칙은 전부 다르다. '월드 오브 탱크'의 15대15대전, 7대7 대전도 마찬가지다. 차이점과 즐기는 방식을 유저들에게 설명해야 할 필요성은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e스포츠 대회를 후원할 재력이 있는 기업들에게 '월드 오브 탱크'의 매력을 알린다면?


송준협: 화려한 콘트롤을 구사할 수 없어도 경험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이 '월드 오브 탱크'만의 매력이다.


최민수: 지금까지 다양한 게임을 즐겼다. 하지만 '월드 오브 탱크'만큼 고도의 순간 집중력을 요구하는 게임은 없었다. '월드 오브 탱크'의 묘미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장기다. 팀의 전차를 배치할 때 장기말을 배치하는 기분이 든다. 장기에서는 졸 하나를 배치할 때도 의미를 둔다. 팬 여러분도 '월드 오브 탱크' 경기를 볼 때 각 전차가 왜 해당 위치에 배치되는지를 생각하면 경기의 묘미를 깊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강정모: '월드 오브 탱크'의 유저 폭은 매우 넓다. 모든 전차를 수집하며 매니악하게 즐겨도 좋지만 간단하게 하루에 10분씩만 플레이해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유저를 품을 수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도 높다. 


송호성: '월드 오브 탱크'에서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유저폭이 넓다. 리그오브레전드, 스타크래프트처럼 어려운 콘트롤이 필요한 게임은 높은 연령의 유저를 끌어들이기 어렵다. 템포가 느려도 깊이있는 전략 대결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월드 오브 탱크'가 제격이다.


: 게임메카 김상진 기자 (에레하임, wzcs0044@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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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비디오
장르
액션
제작사
워게이밍
게임소개
'월드 오브 탱크'는 20세기 중반에 볼 수 있었던 기갑전을 묘사한 탱크 MMO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전차를 연구, 개발하여 다른 사람과 대전을 펼칠 수 있다. 게임에는 재빠른 경전차, 만능 중형전차, 강력한 중...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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