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주년 기념] 6집 가수 아이온, 아이유보다 많은 정규 앨범 발매

게임메카 노지웅 기자 2013.11.11 11:56

지난 2011년 2월, 미국 음반업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그래미상’에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다. 바로 게임 ‘문명 4’의 오프닝 ‘바바 예투’가 게임 음악 최초로 ‘그래미상’을 수상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바바 예투’가 담겨있는 앨범 ‘Calling All Dawns’도 상을 받으며, ‘바바 예투’는 게임 업계 최초로 그래미상 2관왕에 오르는 영광을 차지했다. 이렇듯 해외에서 게임 음악은 단순한 효과음이나 배경 음악에서 진화, 영화 음악 못지 않은 예술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 게임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은 편이다.

▲ 'Video Games Live' 중 'Baba Yetu' 공연

이런 국내 상황 속에서 ‘아이온’은 그야말로 특출난 존재다. 게임 음악 사상 최대 규모로 제작된 아이온 OST는 2008년 당시, 평론가들로부터 한국 게임 음악의 역사를 다시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교보 문고(핫트랙스) 음반 예약 판매 순위 1위, 인터파크 음반 판매 순위와 OST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아이온’의 음악이 비단 평론가만이 아니라 청중들에게도 감동을 주기 충분했다는 뜻이다.

이렇듯 ‘아이온’은 국내에서도 게임 OST가 독자적인 음악 작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음을 알렸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합작하며 총 6장의 앨범을 발매, 꾸준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 쉽게 깨지지 않을 아이온 OST의 기록

아이온 OST의 시작. ‘아이온 1집: The Tower of Eternity'

아이온의 시작은 다소 험난했다. 당시 최고의 게임이라 평가 받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비해 아이온은 평가절하되며 평론가들로부터 엄청난 혹평 세례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픈 베타부터 정식 서비스 이후까지 이어진 유저들의 열기는 평론가들의 혹평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특히 이 때 세워진 ‘PC방 게임 순위 160주 1위’는 앞으로도 깨지기 힘든 기록으로 남아있다.

▲ 당시 많은 이들을 두근거리게 했던 공식 CG 영상

아이온의 선전과 함께 ‘아이온 1집: The Tower of Eternity’도 획기적인 모습을 보였다. 우선 3년이라는 제작 기간이 대표적이었다. 타 게임의 개발 기간과 맞먹는 기간 끝에 탄생한 앨범은 당연히 완성도가 높을 수 밖에 없었다.

▲ 아이온 OST 발매 당시 화제가 되었던 아카펠라 버전

뿐만 아니라 아이온 1집은 최고의 연주자와 최고의 환경 속에서 태어난 앨범이다. 우선 73인조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협연하였고, 연주 장소도 스타워즈, 반지의 제왕 등 영화 음악 녹음으로 유명한 ‘런던 애비로드 스튜디오’였다. 이 외에도 공각기동대’의 보컬로 유명한 러시아의 오리가, 중국의 쟈팡팡 등 국적을 초월한 최고 아티스트들이 OST 제작에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한글 및 영문 주제곡에 ‘홍대 여신’이라 불리던 가수 요조(Yozoh)가 참여하여 화제가 된 바 있다.

▲ '양방언'과 '요조'가 참여한 아이온 OST 메이킹 영상

하지만 아이온 1집의 가장 큰 화제는 다름아닌 아티스트 ‘양방언’의 참여였다. ‘양방언’의 참여로 아이온 OST는 오케스트라만 강조한 헐리우드 스타일을 탈피해, 동양적인 감성과 선율도 담겨있는 완성도 있는 음악으로 팬들을 맞이했다. 그 결과 아이온 1집은 단순한 성공만이 아닌, 완성도 있는 ‘하나의 음악 작품’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300개의 한정 패키지 발매. ‘아이온 2집: 아트레이아의 서’

아이온이 서비스 2년을 맞이해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바로 2.0 업데이트를 통한 용계 진격이었다. 스토리 상으로는 지금까지 방어적이던 천족과 마족이 공세로 변환한 시기이기도 하며, 게임 콘텐츠적으로는 새로운 지역 용계 및 다양한 던전들이 업데이트되었다. 아직도 많은 유저들이 즐기고 있는 ‘드레드기온’도 이 업데이트를 통해 공개된 콘텐츠 중 하나다.

아이온 2집 앨범도 게임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바로 한정판 앨범의 발매다. 당시 발매된 한정판에는 고급 양장제본 패키지와 비행 동석 피규어, USB가 함께 담겨있었다. 뿐만 아니라 총 300개 한정 발매라는 점이 앨범의 품격을 높였다.

물론 이렇게 앨범의 외적 가치만 높인 것은 아니다. ‘수잔 보일’, ‘폴 포츠’로 유명한 체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통해 앨범의 색을 풍부하게 다시 칠했다. 특히 전자 악기를 최소화하고,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선율이 담긴 앨범은 평론가로부터 게임이라는 가상 공간에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살아 숨쉬는 이야기. ‘아이온 3집: Another World’

아이온 2.5 업데이트는 무작정 콘텐츠를 확장했던 이전 업데이트와는 달리. 아이온에 존재하는 콘텐츠의 내실을 다지는 업데이트였다. 한 단계 더 높은 도약을 위한 준비 단계인 것이다. 이 업데이트에서 나타난 가장 큰 변화라면 ‘고급 그래픽 옵션’이 꼽을 수 있다. 업데이트 당시 아이온은 출시 4년차가 되는 게임이었기에 다소 투박해 보일 수 있던 그래픽 문제를 ‘고급 그래픽 옵션’로 해결한 것이었다. 이를 통해 아이온은 3.0, 더 나아가 4.0 업데이트까지의 징검다리를 마련하게 되었다.

▲ 늘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온 사운드 팀

이런 업데이트의 색깔은 앨범에서도 진하게 묻어났다. 그저 큼지막한 세계관만을 보여주려던 지난 앨범과는 다르게, 그 속의 작은 이야기를 보여주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천계와 마계의 아름다운 지역, 각각의 지역에서 펼쳐지는 작은 이야기들. 아이온 3집은 이런 이야기들을 한 곳에 모아 음악으로 통합, 아이온의 세계관을 이어가고자 한 앨범이었다.

멜로디로 펼쳐낸 이상향. ‘아이온 4집: 유토피아’

3.0 업데이트에서 아이온은 ‘유토피아’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비록 그 노력이 안 좋은 곳을 스쳤지만 말이다. 일단 스토리 상으로는 천족과 마족이 기나긴 전쟁을 끝마치고, 표면적인 휴전 상태에 돌입했으며, 콘텐츠로는 신규 유저들을 유입하기 위한 새로운 요소들을 추가해냈다. 통합 루키 서버나 하우징이 바로 그 대표적인 예였다.

▲ 아이온 3.0 업데이트 공식 영상

아이온의 4번째 앨범은 이런 ‘유토피아’적인 부분을 강조해 지금까지의 앨범과는 다른 감미로운 멜로디를 선보였다. 지금까지 앨범들이 아이온의 비장함, 치열함을 강조하기 위해 다소 무거운 분위기였다면, 4번째 앨범은 밝고 따뜻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 앨범은 2집 앨범과 마찬가지로 ‘체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협연, 동유럽의 따뜻한 이미지가 듬뿍 담겨있는 것이 특징이다.

오케스트라에서 벗어난 멜로디를 강조. ‘아이온 5집: 티아마트의 최후’

아이온 3.5 업데이트에서는 기존과 다른 콘텐츠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스토리 부분에서는 큰 변화가 일어났다. 스토리의 큰 축을 담당하는 ‘용제 티아마트’가 유저들에게 쓰러진 업데이트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나의 큰 스토리가 마무리되는 것에 발맞춰 아이온 5집도 묵직한 소리를 앨범에 담았다. 다만 지금까지 오케스트라 중심의 사운드를 선보였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특히 최강의 상대라 불리던 ‘용제 티아마트’에게 맞서는 유저들의 도전을 전자 기타의 화려한 음색으로 표현한 것은 그야말로 일품이라 할 수 있다.

▲ 아이온 3.5 OST를 기타로 연주한 영상

이 앨범의 특이한 점은 그 뿐만이 아니다. 아이온 5집은 이전 앨범들이 고수해왔던 오케스트라 중심의 음악에서 벗어나 유려한 멜로디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당시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세계적 트렌드였던 덥스텝(dubstep) 장르를 도입, 아이온 앨범 중 가장 이질적인 음색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아이유가 부르는 치유의 메시지. ‘아이온 6집: 카탈람의 노래’

아이온이 4.0 업데이트에서는 지난 3.0 업데이트 이후 지지부진했던 모습을 떨쳐버리기라도 하듯 다양한 콘텐츠로 무장했다. 가장 먼저 신규 직업인 ‘사격성’과 ‘음유성’이 등장했으며, 다양한 방식의 전투가 펼쳐지는 ‘요새전’도 추가되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전투 방식인 ‘기지전’도 추가되었으며, ‘아이유’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다양한 콘텐츠들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 아이온 4.0 업데이트 공식 영상

아이온 6집 앨범은 신비로운 땅 카탈람에서 펼쳐지는 극한 대립을 감성적으로 담아냈다. 특히 보너스 트랙으로 수록된 ‘아이온:아트레이아’는 ‘모험을 헤쳐나가는 주인공들에게 건네는 희망’이라는 주제가 담긴 곡으로, 엔씨소프트가 제안하고 아이유가 직접 불러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 외에도 총 15개의 수록곡이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와 록, 일렉트로닉, 오케스트라 등을 넘나들며 풍부한 콘텐츠와 새로운 이야기들을 펼쳐냈다.

▲ 아이유가 부른 '아이온: 아트레이아'

아이온의 6집이 가지는 의미는 다양하다. 우선 이번 앨범을 통해 아이온은 국내 단일 게임 중 가장 많은 앨범을 가진 게임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또한 가수 ‘아이유’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게임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이온 OST History>

1. 아이온-The Tower of Eternity (아이온 1.0) : 2008년10월 (엔돌프뮤직)
2. 아이온-아트레이아의 서 (아이온 2.0) : 2010년5월 (유니버셜 뮤직)
3. 아이온-Another World (아이온 2.5) : 2011년8월 (소니뮤직)
4. 아이온-유토피아 (아이온 3.0) : 2011년11월 (소니뮤직)
5. 아이온-티아마트의 최후 (아이온 3.5) : 2012년7월 (소니뮤직)
6. 아이온-카탈람의 노래 (아이온 4.0) : 2012년12월 (소니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