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GTA(Grand Theft Auto)’ 를 처음 접한 것은 2001년 여름방학, 인터넷 멀티플레이가 불가능했던 대학교 컴퓨터실에서 친구들과 함께 즐길 게임을 찾아다니던 때였다. 친구의 추천으로 플레이하게 된 ‘GTA 2’ 는 당시로서도 투박해 보였던 탑뷰 그래픽을 채용한 액션 게임으로, 길거리의 차를 강제로 뺏어타고 다양한 무기로 서로를 공격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당시에는 PvP만 즐겼기 때문에 고전게임 ‘배틀시티(탱크)’ 를 한층 업그레이드한 느낌이었을 뿐 자유도 부분에는 눈이 가지 않았다.
그러나, ‘GTA’ 시리즈는 3편으로 넘어오며 혁신적인 변화를 거친다. 3D 그래픽으로 탈바꿈함에 따라 차를 뺏고 거리에서 총을 쏘는 게임 속 모든 과정을 마치 현실처럼 느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후 출시된 수많은 ‘GTA 3’ 의 확장팩을 거쳐 ‘GTA 4’ 로 들어서며 ‘GTA’ 시리즈는 더욱 사실적인 세상과 캐릭터, 움직임과 자유도를 구현해내는 데 성공한다. 자동차밖에 없던 도시에 오토바이와 자전거, 헬기 등 다양한 탈 것이 생기고, 시대의 흐름에 맞춰 핸드폰이 생겨났다. 교통사고 시 관성에 의해 캐릭터가 날아가기도 하고, TPS에서 볼 수 있는 엄폐 모션도 추가되었다. 이처럼 시리즈를 거듭함에 따라 ‘GTA’ 시리즈는 ‘최고의 자유도’ 에 더해 ‘최고의 사실성’ 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세계 최고의 게임 중 하나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그리고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013년 9월 17일. 그 최신작인 ‘GTA 5’ 가 출시되었다. ‘GTA 5’ 는 이전 시리즈들이 그랬듯이 출시 전부터 엄청난 관심을 받아 왔다. 게임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개발비, 엄청나게 넓은 맵과 다양한 즐길 거리, 현세대 콘솔의 한계를 시험하듯 더욱 세밀하게 묘사된 그래픽, 시리즈 최초의 3인 주인공 시스템, 그리고 사상 최초(콘솔/PC)의 공식 한글화 등은 유저들의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다. 출시 이후에는 수많은 호평과 함께 전무후무한 흥행 성적을 기록하며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과연 ‘GTA 5’ 는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작품일까?
▲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집중시키며 화려하게 출시된 'GTA 5'
기대만큼의 값어치를 하는 게임일까
현세대 콘솔에서 끌어낼 수 있는 최대한의 품질 구현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GTA’ 시리즈의 재미는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무법 행위들을 게임 속에서 행하는 것이다. 길거리에서 마음에 드는 차를 뺏어 타고, 각종 무기로 무장한 뒤 길거리에서 총을 쏴대고, 경찰과 추격전을 벌인다. 지나가는 행인을 죽이고 돈을 뺏거나, 공군 기지를 습격해 비행기를 훔치기도 한다.
‘GTA 5’ 역시 기본적인 재미는 이러한 범법 행위에 기초를 둔다. 다만 좀 더 현실성이 강화되었다. 주먹질 모션은 실제 길거리 싸움을 보는 듯 한 느낌으로 변했고, 점프 시에는 착지가 불안정할 경우 바닥에 나뒹굴게 된다.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리면 온 몸에 긁힌 자국과 피가 남으며, 아파하는 모습까지 생생히 묘사된다.
무엇보다 발전한 것은 그래픽 부분이다. 사실 전작인 ‘GTA 4’ 가 워낙 고품질의 비주얼을 뽑아냈기에 얼핏 보기엔 충격적인 진화가 이루어진 것 같진 않다. 그러나 동시에 놓고 비교해 보면 확실히 진보한 점이 느껴진다. 뽀얀 안개에 둘러싸여 있던 전작의 리버티 시티와는 달리, ‘GTA 5’ 의 로스 산토스(모델도시: LA)는 햇빛이 쨍쨍하고 광원이 살아 있어 엄청나게 높은 해상도를 자랑한다. 특히 바인우드(헐리우드) 언덕 위에서 도심의 풍경을 보면 확 와닿는다. 가시거리 역시 콘솔 버전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길고, 심지어 초당 30프레임의 퀄리티를 구현했다. 이쯤 되면 현세대 콘솔의 한계에 도달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사실 락스타게임즈가 ‘GTA 5’ 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그래픽 수준은 그 이상이지만, PS3와 Xbox360의 한계에 부딪혀 타협한 느낌까지 강하게 든다. 향후 차세대 콘솔과 PC버전이 출시되면 또 한번의 비주얼 쇼크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 게임의 무대는 LA를 바탕으로 제작된 가상의 도시 '로스 산토스'
E3는 안 열리는 것 같다
▲ 아무 필터나 패치도 없이, 웬만한 레이싱게임 수준의 카 모델링이 나온다
플레이 측면에서도 장족의 발전이 이루어졌다. 듀얼쇼크3와 Xbox360 컨트롤러의 특징을 한껏 살린 조작법을 채용해 전반적인 조작감이 개선되었다. 모든 버튼을 남김없이 사용한다는 점에서 쉽고 직관적인 조작법이라는 말은 못 하겠지만, 콘솔 게임 중에서는 확실히 쉽고 직관적인 조작 체계를 가진 편이다. 전투에서는 ‘레드 데드 리뎀션’ 과 ‘맥스 페인 3’ 등에서 보여준 TPS 액션성을 극대화시켰다. AI와 맵 디자인도 여느 TPS 못지 않으며, 무기의 종류와 커스터마이징 파츠도 많아 전투 자체의 재미를 한껏 이끌어냈다.
사실 국내 게이머의 경우, 이런 부분보다는 사상 최초(모바일 제외)로 공식 한국어 자막이 삽입되었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을 것이다. 퀘스트의 경우 번역률이 거의 100%, NPC와의 주요 대사도 어느 정도까지는 한글화 되어 있다. 번역 퀄리티는 그간 출시된 게임 중에서도 거의 최고 수준이라 어색함이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욕설 부분에서는 초월 번역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완성도가 높다. 대화 하나하나에 뼈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문장 하나도 놓치기 싫을 정도며, 빠른 속도로 긴박하게 쫓기고 있는 와중에는 자막을 읽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까지 있을 정도다.
▲ 운전 중 대화를 읽다 보면... 여기가 대체 어디야?
2% 부족하지만, 98% 현실에 근접한 디테일
게임을 처음 접하고 가장 먼저 놀란 점은 이 거대한 오픈 월드가 놀라울 정도로 세심하게 구현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역대 최대 수준의 맵 크기도 놀라웠지만, 그 안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물체와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점은 정말이지 경악스러웠다. ‘GTA 3’ 시절엔 미션의 무대가 되는 건물과 자동차, 자판기와 음식/옷 가게, 자동차 수리점만이 상호 작용의 전부였다면, 이제는 지나가는 행인이나 노점, 각종 회사와 아지트에서 다양한 행동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상호 작용은 십자키 오른 방향 버튼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상당히 간편하다. 물론 단순히 폼으로만 존재하는 물체도 있고 모든 건물의 내부가 구현된 것도 아니지만, ‘이건 건드려지겠지’ 하는 장면에서는 대부분 뭔가 이루어진다.
다양성도 더욱 확대되었다. 행인들의 비주얼은 더 이상 같은 거리에서 클론을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화되었고, 교외 지역에서는 ‘레드 데드 리뎀션’ 에서 봐 왔던 야생동물도 등장해 숨은 재미를 준다. 이전부터 존재했던 각종 레이싱은 이제 전문적인 익스트림 스포츠 게임 수준으로 진화했으며, 차량의 종류는 이제 그 수를 차마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또한 시리즈 최초로 해저 표현까지 되면서, 바닷속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게 되었다. 그 와중에서 상어와 맞부딪히거나 하는 웃지 못할 광경은 덤이다.
발전한 것은 청각과 촉각적 부분도 마찬가지다. 차에 탔을 때 흘러나오는 라디오 채널은 수십 종류로 늘어났고, 주요 장면에서 나오는 성우들의 연기도 상당히 찰지다. 미션 마다 등장하는 전용 BGM 역시 수준급으로, 긴박하거나 코믹한 분위기를 잘 살려준다. 또한 눈길이나 진흙 위를 걸어가거나 차량으로 운행할 때 저항이 확실히 느껴지거나, 적절한 순간에 패드의 진동 기능을 한층 잘 활용해 알맞은 진동을 준다. 이처럼 ‘GTA 5’ 의 디테일을 나열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이러한 디테일의 극한에는 역시 노골적이고 선정적인 장면들이 있다. 집에서 마리화나 물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상세히 묘사되어 있는 것은 물론, 마약이나 마취제를 먹으면 나른해져서 환각을 보기도 한다. 스트립 클럽에 가면 정말 팬티 한 장 남기고 태초의 모습으로 돌아간(심지어 중요 부위까지 잘 묘사된) 여성이 주인공에게 착 달라붙어서 춤을 추고, 주인공 중 하나인 트레버는 망설임 없이 사람들 앞에서 바지(와 팬티)를 벗는다. 그것도 각도의 미학 따위 집어치우고 모든 것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화면 앞에서 말이다. 욕설도 필터링 없이 그대로 흘러나온다. 참고로 기사에 차마 담지 못 할 정도의 욕설들은 그대로 한글 자막으로 표기되는데, 이 역시 일반적인 게임 번역과는 그 궤를 달리 한다. 대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욕설을 듣고 있자면, ‘GTA 5’ 가 성인 전용 게임임을 다시 한 번 자각하게 된다.
▲ 집에서 거리낌 없이 마리화나를 흡입하고
▲ 마약에 취해 환상을 본다
▲ 스트립 클럽의 묘사도 수위급이니, 적절히 뒤를 확인하고 플레이하자
단 하나, 현실성과 차이를 둔 부분이라면 난이도다. ‘GTA 5’ 의 난이도는 확실히 전작들에 비해 쉽게 설정되어 있다. 비행기나 헬기 등의 조종도 전작에 비해 훨씬 쉬워졌고, 캐릭터 고유의 특수 능력(특히 프랭클린의 운전 중 슬로우모션 효과)을 사용하면 다소 어려운 미션도 쉽게 클리어 할 수 있다. 미션 자체의 난이도도 한층 하향되어, 이전 같으면 차량에 티끌만큼의 손상도 주지 않고 운반해야 할 미션의 경우 이제는 어느 정도의 흠집(전봇대 들이 박고 본네트 찌그러지는 정도)은 용납하는 수준으로 완화되었다. 미션 자체도 몇 번 죽다 보면 스킵할 수 있어 더욱 쉬워졌다. 높은 난이도를 원하는 유저를 위해서는 미션마다 클리어 점수를 부여해 도전 의식을 불태우는 시스템을 구현함으로써 유저 폭을 넓히고자 한 노력이 보인다.
한글 자막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자막 뿐 아니라 음성과 게임 내에서도 상당한 한국어를 발견할 수 있다. 게임의 무대가 되는 로스 산토스는 할리우드와 베버리 힐즈, 그리고 최대 규모의 코리아 타운이 있는 미국의 로스 앤젤레스(LA)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도시다. 때문에 게임 내에도 ‘리틀 서울’ 같은 지명이 등장하고, 핸드폰 가게나 식료품점 등 다양한 한국어 간판이 상당히 정교하게 재현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도시 곳곳에서 간헐적으로 튀어나오는 교포 억양의 한국어 욕설, 혹은 한국어로 통화를 하며 걷는 행인 등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 'GTA 5' 내에 묘사된 코리아타운 '리틀 서울'
다만 게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한국인 캐릭터는 보이지 않았다
시리즈 최초의 트리플 주인공, 시도는 좋다
‘GTA 5’ 는 시리즈 최초로 세 명의 주인공의 이야기를 동시에 다룬다. 인생역전을 꿈꾸는 젊은 흑인 청년 프랭클린, 과거를 숨기고 있는 은퇴한 전직 갱 마이클, 그리고 전직 공군이자 걸어다니는 폭탄 같은 사나이 트레버. 플레이어는 이 세 주인공 중 원하는 캐릭터를 그때그때 선택해가며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세 캐릭터는 저마다의 특징과 특수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수행할 수 있는 퀘스트와 고유 스토리도 각기 다르다. 전작 ‘GTA 4’ 로 치면 주인공 니코와 확장팩인 ‘발라드 오브 게이 토니’ 와 ‘로스트 앤 댐드’ 의 주인공들을 하나의 게임에서 동시에 조작하는 셈이다.
▲ 게임에 등장하는 세 명의 주인공 마이클, 프랭클린, 트레버(왼쪽부터)
▲ 합동 미션 도중에는 이처럼 캐릭터를 바꿔 가며 다양한 시점에서 활약해야 한다
세 명의 주인공이 빛을 발할 때는 복수의 캐릭터가 동시에 등장하는 미션이다. 두 명 이상의 캐릭터가 같은 미션을 수행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이 때는 미션 사이사이에도 캐릭터를 바꿔 가며 다양한 각도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이 재미가 꽤 훌륭하다. 예를 들면 총격전을 하는 도중 저격수로 바꾸거나, 한 명이 물건을 훔쳐 나오면 다른 한 명이 물건을 싣고 도망가는 등의 모든 과정을 모두 돌아가며 직접 행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캐릭터 체인지의 재미는 다른 게임에서 찾아보기 힘든 요소다.
캐릭터 전환은 경찰에 쫒기는 도중이나 미션 도중이 아니라면 언제든지 가능하다. 캐릭터 전환 시에는 마치 우주 위에 떠 있는 인공위성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듯 시점이 하늘 위로 갔다가, 변환한 캐릭터에게로 다시 시점이 내려오며 마치 드라마나 영화 같은 느낌을 준다. 재미있는 점은 플레이하고 있지 않은 캐릭터라도 평상시에는 스스로 행동하고 있기 때문에, 캐릭터 전환을 할 경우 해당 캐릭터가 평소에 어떤 생활을 하는지 잠시나마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클은 높은 곳에 차를 세우고 도시의 풍경을 감상하는 것을 좋아하며, 프랭클린은 스트립 클럽에 출입하거나 오토바이를 아끼는 모습을 많이 비춘다. 트레버의 경우 거의 항상 누군가를 괴롭히고 있는데, 그 대상이 매번 바뀌며 소소한 재미를 준다.
▲ 트레버로 캐릭터를 전환해 보니 누군가를 다리 밑으로 집어 던지고 있었다
다만 스토리텔링 부분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기가 어렵다. 캐릭터 세 명을 오가며 게임을 진행하는 터라 한 명의 캐릭터에게 깊은 애정을 쏟기가 어렵고(뭐 좀 꾸며볼라 치면 다른 캐릭터로 플레이하는 과정의 반복), 하나의 캐릭터가 해결하려 하는 문제에 몰입 좀 하려 하면 캐릭터가 바뀌는 통에 상당히 번잡스럽다. 나중엔 캐릭터 전환이 스토리의 흐름을 깨는 느낌까지 든다. 간만에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이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캐릭터들의 매력을 충분히 전해주는 과정에서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어 아쉽다. 개인적으로는 싸이코패스 같다가도 간혹 인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 트레버에 초점을 맞춰 처음부터 끝까지 끊김 없이 진행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 아무리 봐도 'GTA' 역사상 가장 특이한 성격의 주인공, 트레버
미션 콘텐츠의 경우 다소 평범하다는 느낌이다. 역대 시리즈에서처럼 대부분의 미션은 누군가에게 약점을 잡히거나 돈을 위한 암살, 추격, 도둑질 등으로 압축되며, 완전히 새로운 재미를 주는 미션은 별로 없다. 세 명의 주인공이 함께 수행하는 미션은 그 수가 정해져 있으며, 가짓수도 많지는 않다. 게임성 자체의 발전으로 인해 미션 수행이 조금 더 재밌어진 점은 있지만, 근본적인 부분에서는 전작에 비해 별 발전이 없어 보인다. 물론 랜덤으로 발생하는 길거리 미션 등이 소소한 재미를 주긴 하지만, 짧고 단조롭기 때문에 몇 번 하면 질리는 것이 문제.
그나마 독특한 점이 있다면 강도 미션. 은행이나 가게 등을 터는 미션으로 몇 명의 캐릭터가 힘을 합쳐 철저한 계획을 세워 진행되는 나름 대형 미션이다. 강도짓에 알맞은 팀원(해커, 총잡이, 드라이버 등)을 능력에 맞게 고용하고, 각본에 맞춰 강도짓을 하게 된다. 미션 시작 시 두 가지 각본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며, AI 팀원을 고용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는 그냥 일반 퀘스트와 별반 다를 게 없다. 고용 캐릭터의 능력치를 키운다는 설정이 있긴 하지만 결국엔 처음 고용한 캐릭터가 성장해서 능력치가 좋아지면 하나만 계속 사용하게 되는 터라 큰 매력이 느껴지진 않는다. 더군다나 강도 미션 자체도 상당히 적기 때문에 나름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거대 미션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향후 DLC나 패치, 온라인 멀티플레이 등에서 발전시켜 써먹을 수 있는 밑바탕이 되기 때문에, 나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 약간 아쉬웠지만 다양한 활용이 기대되는 강도 미션
최소 5년 이상, 충분한 수명을 가지고 있는 게임
‘GTA 5’ 의 엔드콘텐츠는 이제까지의 시리즈 중에서 가장 풍부하다. 물론 메인 미션 클리어 후에 즐길 거리가 급격히 줄어들긴 하지만, 전작에 비해 그 정도가 심하지는 않다. 이전에는 숨겨진 마크나 찾아다니고 뭔가 모으는 데 그쳤다면, ‘GTA 5’ 에서는 각종 서브 미션, 주식과 부동산 투자, 캐릭터 성장 요소, 익스트림 스포츠를 중점으로 한 각종 미니게임 등 엔드콘텐츠가 넘쳐난다. 여기에 무려 ‘GTA 온라인’ 이라는 이름으로 10월 1일 오픈된 멀티플레이 모드를 통해 더욱 체계적인 온라인 플레이가 가능해졌다.(‘GTA 온라인’ 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GTA 5’ 가 갖는 가장 큰 장점은 역시 ‘GTA’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매력 요소와 메인 시스템을 상상 이상의 고퀄리티로 상세하게 구현했다는 점이다. 덕분에 전작과 비슷한 미션이라도 전혀 다른 느낌으로 더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러한 장점은 향후 DLC나 확장판, 혹은 스핀오프 작품이 나왔을 때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다. 간추려 말하면 ‘GTA 5’ 는 락스타게임즈의 노하우를 총집결시킨 하나의 커다랗고 잘 짜여진 판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숙성되어 깊은 맛을 낼 고급 포도주에 비유할 수 있겠다.
결과적으로 ‘GTA 5’ 는 ‘GTA’ 시리즈가 쌓아온 명성에 누를 끼치지 않을 만한 게임성을 보여주며 수치상으로 봐도 확실히 성공한 게임이다. 2억 6천만 달러(한화 약 2880억 원)라는 게임 역사상 최고의 개발/마케팅비를 들였지만, 발매 이후 3일 만에 10억 달러의 매출액을 돌파하며 각종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아직 공식 발표되진 않았지만, 향후 차세대 콘솔 버전과 PC버전(물론 불법 복제와의 치열한 전쟁이 뒤따르겠지만)이 출시될 경우 또 하나의 기록으로 남을 것은 명확하다. 아무쪼록 아직까지 ‘GTA’ 의 매력을 느껴보지 못 한 사람이라면 꼭 한번 플레이 해 보기 바란다. 단, 게임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 하는 미성년자나 임산부, 노약자, 심신쇠약자는 자제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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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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