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맘대로 하는 스팀 성인게임 검열, 법으로 막는다

미국에서 금융 기관과 디지털 플랫폼 간의 관계를 재정의하는 법안이 검토 중이다. 해당 법안은 결제 시스템이 플랫폼에 콘텐츠 제한을 강요하는 것을 금지한다. 최근 스팀과 itch.io 등에 번진 카드사 검열 관련해서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2월, 미국 상원의원 케빈 크레이머(Kevin Cramer)는 '공정한 은행 서비스 접근법(Fair Access to Banking Act)'에 대한 수정안을 제안했다. 수정안의 핵심은 카드사나 은행, 결제 대행사 등 금융기관이 합법적인 사업체, 특히 정부 대출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게임 개발사 등에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해지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다. 

먼저 특정 은행, 신용 조합, 결제 카드 네트워크가 '법을 준수하는 사람이나 회사'와의 거래를 거부할 경우 법적 제재가 가해진다. 구체적으로는 전자 자금 이체 시스템 및 대출 프로그램 사용 금지, 예금 보험 해지, 민사 처벌 등이다. 거래 거부를 위해서는 사전에 설정된 정량적이고 공정한 위험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고 문서화된 거부가 정당화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또한, 이를 위반한 사람에게 민사 소송을 제기할 권리도 규정하고 있다.

최근 비자와 마스터카드 같은 카드사가 일부 단체의 압력을 받아 디지털 플랫폼에 특정 게임 삭제를 요구하며 영향력을 행사한 사례가 생기며, 이 법안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현재 스팀이나 itch.io 등에 대한 검열이 정량적이고 공정한 기준 하에 적용되고 있지 않기에, 해당 법안의 직접적인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게이머들은 카드사 등의 시스템 검열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비자나 마스터카드에 대한 불매 운동을 선언하고, 회사가 계속해서 콘텐츠에 개입할 경우 다른 결제 시스템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게임을 넘어 전방위에서 고루 사용되고 있는 결제 시스템이기에 실천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해당 수정 법안이 통과되면 카드사나 금융기관이 스팀과 같은 플랫폼에 일부 성인 콘텐츠를 제한하도록 강요할 수 없게 된다. 법적 테두리를 넘어 자신들의 조건을 강요하는 검열관 행위가 원천 차단되는 것이다.

해당 수정안은 119대 미국 의회에 상정된 상태로, 현재 은행·주택·도시 문제 위원회(Committee on Banking, Housing, and Urban Affairs)에 회부됐다. 119대 국회 1차 세션은 내년 1월 3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2차 세션으로 넘어가면 최대 2027년 1월까지도 밀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