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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는 한 달에 한 번 보드게임 개발사 포푸리의 우치 대표와 함께 좋은 보드게임을 소개하는 새로운 코너 [보드게임]을 연재합니다.

이번에는 보드게임 리뷰가 아니라 해외에서 열리는 보드게임 행사 탐방기로 인사드립니다. 일본에서는 보드게임 관련 행사가 종종 열립니다. 지난 5월 17일부터 18일까지 개최된 게임마켓(Game Market)도 그중 하나죠. 게임마켓은 일본 보드게임 회사 아크라이트(Arclight)에서 운영하며, 2015년부터 봄과 가을에 열리고 있습니다. 작년 가을부터 도쿄 빅사이트(Tokyo Big Sight)에서 마쿠하리멧세(Makuhari Messe)로 장소를 옮기며 규모가 더 커졌죠.
전반적으로 국내에서 열리는 보드게임페스타와 비슷합니다. 다만 보드게임페스타는 게임사가 중심을 이룬다면, 게임마켓은 아마추어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그만큼 다양한 작품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죠. 이에 도쿄에서 열린 게임마켓에 직접 방문하여 어떠한 작품이 출품됐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일본에서는 TRPG 인기가 높았다
전철을 이용해 행사가 열리는 마쿠하리멧세까지 가봤습니다. 도쿄역에서 JR 게이요선을 타고 약 40분 정도 가면 가장 가까운 역인 가이힌마쿠하리역(海浜幕張駅)에 도착합니다. 이 노선은 도쿄 디즈니 리조트 이용객도 함께 이용하기에 주말에는 상당히 붐비는 편입니다.

게임마켓에는 일본과 한국 작가뿐만 아니라, 대만 작가, 다양한 업체가 참여했습니다. 이들이 직접 만든 보드게임을 알리는 과정을 보는 것이 흥미로웠죠. 회사 단위가 아닌 개인 제작자도 많이 출전하기 때문에 카드 게임을 많이 볼 수 있다는 점이 게임마켓의 특징이기도 했습니다.


전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보드게임 외에도 다양한 부스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주사위를 판매하는 업체, 게임 오거나이저(보드게임을 정리/보관하는 데 사용하는 물품)를 파는 부스, 각 지역 전통 게임을 소개하는 부스 등이 눈에 띄었습니다.
보드게임뿐만 아니라 TRPG, 요즘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머더미스터리(Murder Mystery) 등 다양한 오프라인 게임 부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처음 참관했을 때 작은 부스로 시작한 회사가, 이번에는 꽤 큰 게임을 발표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작자로서 '나도 열심히 개발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건 TRPG 부스에 늘어선 긴 줄이었습니다. 국내에서는 보드게임보다도 더 마니아 장르로 알려진 TRPG가, 오히려 일본에서는 더 많은 호응을 얻는 듯했습니다. 창작 시나리오도 많이 판매되고 있었고, TRPG 관련 제품들 많이 나왔죠.


가족 중심으로 참관하는 한국과 달리, 일본의 주요 관람층은 확실히 성인 위주였습니다. 아울러 생각보다 여성 유저도 꽤 많이 보였는데, 이 중 많은 이들이 TRPG 쪽에 관심을 보였던 점도 국내 보드게임 시장과는 분위기가 다소 달랐죠.
판매도 판매지만, 만들고 있는 게임을 보여주겠다는 팀이 좀 더 많았다고 느꼈습니다. 많은 부스에서 게임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자리를 많이 운영하고 있었고, 작가들이 열심히 게임을 설명하는 모습에서 출전에 대한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넓어진 전시장으로 쾌적해진 관람
전에도 게임마켓에 방문해 봤지만, 마쿠하리멧세로 행사장을 옮긴 후에 오는 것은 처음인데요, 빅사이트에서 열렸을 때보다 넓어진 전시공간 덕분에 둘러보기 편해졌습니다. 일요일은 토요일보다 부스 수가 적지만, 그래도 상당히 많은 편이었고, 부스 간 거리도 충분해 답답함 없이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전시장 입구를 찾기 힘들었다는 점에서는, 부족한 안내가 조금 아쉬웠습니다.


행사장 내부에 푸드트럭이 있어 가볍게 식사를 해결하기에도 좋았습니다. 푸드트럭 앞에 테이블도 넓게 마련되어 있고, 전반적으로 쉴 수 있는 자리가 많았습니다. 부족하면 나가서 쉴 수도 있어서 하루 종일 있기에 부담이 없었습니다.
특히 마쿠하리멧세 주변 음식점은 있으나 그다지 평가가 좋지 않아서 차라리 푸드트럭을 이용하거나 도시락을 싸 오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편의점 이용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저 역시도 점심 정도에 나갔을 때 이미 편의점 상품이 동이 나 있었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부스 참여했던 사람들 대부분 일본어 외에는 소통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출전한 게임을 구매하고 싶다면 번역기를 켜서 내용을 확인하거나, 느낌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 힘들었죠.




게임마켓 갔다가 들를만한 보드게임 가게
마지막으로 게임마켓에 간 김에 도쿄에서 보드게임 구경을 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소개해 봅니다.
먼저 수고로쿠야 진보초점(Board game shop SugorokuyaJinbochoten)은 고서점거리로 유명한 진보초에 위치한 보드게임샵입니다. 수고로쿠야는 보드게임 제작사이자, 오프라인 게입샵도 운영하고 있죠.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할 수 있는 다양한 보드게임을 추천해 주며, 소규모이지만 열어볼 수도 있는 샘플과 함께 일본어 설명도 들을 수 있습니다. 다만 게임 종류 자체가 많은 느낌은 아니었고, 일본 내에서만 볼 수 있는 게임도 많지 않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이어서 살펴볼 점은 하비 베이스 옐로우 서브마린입니다. JR아키하바라(Akihabara)역 바로 앞의 라디오회관 6층에 자리 잡은 유명한 관광코스 중 하나입니다. 보드게임 외에도 다양한 서브컬처 굿즈를 구매할 수 있는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TRPG, 머더 미스터리, 주사위, 보드게임 등을 한 번에 둘러볼 수 있고, 일본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보드게임도 있습니다. 다만 현장 스태프를 찾기가 쉽지 않고, 사람이 너무 많다는 점은 단점입니다.


마지막으로 요도바시 카메라 멀티미디어 아키바(Akiba)는 대형 전자제품 양판점 요도바시 카메라의 아키하바라점입니다. 규모가 상당히 크고, 매장 구성은 다른 요도바시 카메라 지점과 거의 비슷합니다. 앞서 말한 옐로우 서브마린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사람이 적고, 금액에 따라서는 세금환급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일본 내에서만 유통되는 게임도 구비해뒀지만, 국내에 소개된 보드게임이 더 많은 편이라 이 측면에서는 큰 기대는 하지 않고 가는 편이 낫습니다.


보드게임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축제
요즘은 국내 보드게임 회사에서 다양한 보드게임을 한국어판으로 내놓고 있기 때문에, 전시회에서 본 보드게임 중 다수는 조금만 기다리면 국내에도 소개되는 편입니다. 이번에는 게임을 구매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다양한 보드게임, TRPG 룰북, 굿즈를 볼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참관할 때마다 일본어를 어느 정도 할 줄 아는 것이 소통 면에서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부스에 영어에 능통한 사람이 있는 경우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서로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소통이 힘든 면이 있습니다.
도쿄 게임마켓은 단순히 게임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보드게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창작물을 나누고 소통하는 축제 같은 공간이었습니다. 보드게임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꼭 한번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다만 더 다양한 작가를 만나고 싶다면 이틀 중 토요일에 가는 걸 추천합니다. 저도 토요일에 가려 했지만, 태풍에 가까운 비바람 때문에 일요일에 방문했습니다. 다양한 부스를 구경할 수 있어 즐거웠으나, 한국 작가는 토요일에 많이 출전해 일요일에는 직접 만나볼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게임마켓에 보드게임 부스를 차려 일본 보드게임 유저들에게 제 게임을 소개해 보는 게 목표입니다. 그 전에 이렇게 보드게임을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자극과 공부가 됐습니다.


우치평범한 보드게임 개발자.보드게임 회사 '포푸리'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보드게임 플레이로그로 인스타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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