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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가 안 보여” 노안 오는 게이머, 게임사 대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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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점차 '노안'으로 고생하는 게이머들이 늘고 있다 (사진출처: 프리픽)
▲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점차 '노안'으로 고생하는 게이머들이 늘고 있다 (사진출처: 프리픽)

지난 3월 발간된 2024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게이머 모집단 8,076명 중 약 25%가 50대와 60대 게이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의학계에서는 40대 초부터 안구의 건강이 비가역적으로 내려가는 ‘노안’이 찾아온다고 보고 있으니, 국내 게이머의 1/4 이상이 노안을 겪고 있거나 겪기 시작한 유저라는 뜻이 된다. 다만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상대적으로 적극적으로 이루어진 장애인 접근성 지원과는 달리, 이 노안과 약시를 지원하는 게임은 상대적으로 적다.

노안의 주요 증상은 초점 조절이 상대적으로 어려워지는 것으로, 대개 원시를 동반한다. 더불어 초점을 제대로 맺지 못하기 때문에 특정 배경 색상에 따라 글자를 인식하기 어렵거나 물체가 번져보이기도 한다. 그렇기에 노안으로 문제를 겪는 유저들은 크게 ‘크기 조절’과 ‘가시성 확보’를 필요로 한다. PC게임에서 가장 범용적이고 대표적인 방법은 테두리 없는 창모드 혹은 전체화면으로 화면을 키운 뒤 해상도를 낮춰 상대적으로 큰 크기의 UI를 이용하는 것이다.

설문자 중 50, 60대 게이머는 약 25%로, 70대 이상의 게이머 등을 고려하면 그 비중은 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출처: 2024 대한민국 게임백서)
▲ 설문자 중 50, 60대 게이머는 약 25%로, 70대 이상의 게이머 등을 고려하면 그 비중은 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출처: 2024 대한민국 게임백서)

다만 이런 방법은 게임 그래픽의 퀄리티를 낮추거나 일부 요소를 일그러지게 만들어 비주얼 면에서 아쉬운 결과를 낳는다. 더불어 장르에 따라 한 화면에 들어오는 정보값이 적어 조작 측면에서 불편이 발생하거나 창이 겹치는 등 사소한 불편을 누적시키기도 한다. 억지로 해상도를 낮춰 UI를 키운 만큼 스킬이나 아이템 아이콘이 깨져 제대로 기술을 알아보기 어려운 경우도 빈번하다.

일부 게임사들은 이런 부분을 지원할 수 있게끔 다양한 기능을 공식 지원해 노안 게이머를 포함한 약시 이용자를 배려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정책을 선보인 곳은 넥슨이다. 20년 가량 서비스 중인 대표 MMORPG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던전앤파이터 모두에 폰트 크기 조절, UI 크기 조절 등의 옵션이 제공된다.

특히 던전앤파이터는 지난 3월에도 채팅창 폰트 크기 옵션을 최대 30pt까지 지원하는 업데이트를 실시하고, 더불어 UI 크기 옵션을 1% 단위로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얼마 전 10주년을 넘긴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이나 출시 후 꾸준한 유저를 유지해 온 스마일게이트RPG의 로스트아크 또한 유저 편의성 강화를 위해 폰트 크기 조절 등의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지속적인 시각 편의성 업데이트는 지난 3월에도 이루어졌다 (사진출처: 던전앤파이터 공식 홈페이지)
▲ 지속적인 시각 편의성 업데이트는 지난 3월에도 이루어졌다 (사진출처: 던전앤파이터 공식 홈페이지)

다만 모바일로 가면 사정이 달라진다. 사실 약시 지원이 가장 절실한 플랫폼은 모바일이다. 기본 화면 자체가 작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 게임들의 변화는 더디다.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지속적인 UI 업데이트를 실시하되, 메인 구성은 크게 변하지 않는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작은 화면 내에서 핵심 정보를 유지하면서도 중앙 화면을 가리지 않는 배치 구조에 한계가 자명해서다. 

예시로 앞에서 모범적 사례로 예를 든 검은사막과 달리, 검은사막 모바일은 별도의 폰트 크기 조절 옵션이 제공되지 않는다. 다만 UI 크기 조절 기능을 통해 플레이 화면에서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등 여러 게임에 폰트 크기 조절 옵션과 UI 크기 조절 옵션을 적용하며 편의성을 확보했다.

그렇다면 PC로도 만나볼 수 있는 멀티 플랫폼 MMORPG는 어떨까. 먼저 PC 화면에서는 대부분의 게임이 모바일과 유사한 UI 구조를 제공하되, 커진 화면에 맞춰 아이콘의 크기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시인성을 확보했다. 더해 모바일 UI 구성을 조절하는 대신, 특정 오브젝트 혹은 캐릭터를 확실하게 표시할 수 있게 클릭 시 아웃라인 표시 등의 옵션 추가로 작은 화면 내에서 정확한 플레이가 가능하게끔 간접적인 기능을 추가했다. 예시로 최근 출시된 넷마블의 RF 온라인 넥스트가 해당 기능을 지원한다.


여러 모바일 MMORPG는 이제 기본적으로 UI 확대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여러 모바일 MMORPG는 이제 기본적으로 UI 확대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실제로 최근 모바일 MMORPG나 퍼즐게임 등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캐릭터나 아이템, 오브젝트 등 게임 내 핵심 요소의 가시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장르 이동이 거의 없는 고령 게이머들의 적용이 어렵지 않게 기본 UI 구조는 장르 도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구성을 취하면서, 콘텐츠를 이해하기 쉬운 GUI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보강하는 셈이다. 간접적으로는 조작 편의성이 유저 확보에 큰 영향을 끼치는 플랫폼 특성에 맞춰, 자동 이동을 제공하거나 가까이 갈 필요 없이 필드 오브젝트를 직접 클릭하는 것만으로도 상호작용이 가능한 편의성 기능 강화도 추가되는 추세다.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웹게임의 경우에는 큰 변화가 없다. 전반적으로 단순화된 과금 시스템과 전투력 성장에 집중한 만큼, 별도의 편의성 기능을 거의 배제한 수준이다. 다만 전반적으로 큼지막하고 단순한 UI를 사용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필요도가 낮다. 이런 추세에 대해 모바일 인디게임을 개발 중인 익명의 개발자는 “모바일 특성 상 UI나 폰트 크기를 키우더라도 배치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글자 크기를 조절하는 기능을 넣기 보다 게임 화면과 메뉴 혹은 자막 폰트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고령 게이머들의 지속적인 플레이 사유에는
▲ 고령 게이머들의 지속적인 플레이 사유에는 조작 편의성, 즉 익숙한 방식이 큰 영향을 미친다 (자료출처: 2024 대한민국 게임백서)

2024 대한민국 게임백서에서 50대와 60대 게이머와 관련된 통계를 살펴보면 시각적인 요소와, 이에 따른 조작 편의성이 선호도에 높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 보다 부각된다. ‘조작이 쉽고 간편해서’라는 이유로 모바일게임을 핵심적으로 즐기는 고령 게이머가 50대 70.4%, 60대 72.0%, ‘조작이 익숙하고 편해서’라는 이유로 주로 즐기는 PC게임을 계속 이용하는 유저가 50대 51.8%, 60대 62.9%에 달한다. 통계를 살펴보면 해당 부문의 답변은 타 연령대 대비 50대와 60대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는 플랫폼에 무관하게 상대적으로 낮은 피로도를 주는 게임이 전체 게이머 중 1/4에 달하는 고령 게이머들의 게임 안착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시사한다.

즉, 장기적인 게임 서비스 제공과 유저 이탈 방지를 위해서는 새로운 콘텐츠 등에 집중할 뿐만 아니라, 차차 상승하는 유저 연령대에 대비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시각적 정보값을 명확히 할 수 있는 옵션을 다양하게 제공해, 플레이 경험에는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도 피로도를 낮추어 보다 오랜 기간 게임을 즐길 수 있게 유도할 필요가 있다.

스팀은 연내 업데이트를 통해 '접근성 기능'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출처: 스팀웍스)
▲ 스팀은 연내 업데이트를 통해 '접근성 기능'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출처: 스팀웍스)

글로벌 플랫폼 스팀은 23일 공지에서 연내 업데이트를 통해 플랫폼 차원에서 게임 내 접근성 옵션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제공 옵션 중에는 난이도 조절과 오디오 접근성 기능 외에도, 약시 유저를 위한 ‘조정 가능한 텍스트 크기’ 옵션 제공 여부를 포함한 다양한 시각적 기능 지원 여부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옵션은 개발사 혹은 퍼블리셔가 직접 입력할 수 있으며, 유저 검색 옵션으로도 제공될 전망이다. 국내 개발사들이 모바일 외에도 PC/콘솔을 통한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보다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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