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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 2024년... PC 주요 부품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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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generated image @Microsoft Image Creator(DALL·E 3))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2024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연말을 맞아 올 한 해를 되돌아보며, PC 주요 부품 시장을 관통했던 다양한 이슈들을 돌아보고자 한다. 새로운 기술의 도입, 시장 변화, 그리고 소비자 트렌드의 전환이 함께 어우러지며 PC 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역동적인 한 해를 보냈다. 특히 통계 자료와 시장 데이터를 통해, 2024년이 어떤 변곡점을 만들어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전망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 모든 통계 료는 다나와 리서치 기준이다.





                 CPU                  


왕위를 계승하려는데 아빠가 너무 센 건에 대하여

/AMD 교체 잡음 있었으나 서서히 안정화 중

소비자 입장에서는 멀쩡한 기존 CPU 가격 낮아져 나쁘지 않아



올해 인텔과 AMD 모두 데스크톱 프로세서 세대 교체를 단행했다.  인텔은 코어 14세대를 넘어 새로운 네이밍 체계인 코어 울트라 시리즈2로 전환하며 변화를 시도했으며, AMD는 라이젠 7000 시리즈에서 9000 시리즈로 판올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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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대교체를 하려고 했더니 아빠(전 세대)의 가성비가 너무 강력해서 곤란한 상황

(AI generated image @Microsoft Image Creator(DALL·E 3))


그런데 왕위 계승 과정이 순조로운 건 아니었다. 높아진 환율로 인해 신제품의 출시 초반 가격이 비쌌던 데다, 성능 역시 기존 제품을 완전히 압도할 정도가 아니었다. 게다가 재고 털이를 위해 기존 제품들의 가격이 인하되면서, 결과적으로는 아빠(인텔 14세대, 라이젠 7000시리즈)에게 아들(코어 울트라2, 라이젠 9000시리즈)이 얻어 맞는 상황이 됐다. 


그럼에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았다. 신제품의 가성비가 부족한 상황 속에서, 성능 차이가 크지 않은 기존 제품들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돋보이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장 환경 덕분에 소비자들은 뛰어난 가성비로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 14세대 인텔 코어 i5-14600KF의 가격 변화


예를 들면 14세대 인텔 코어 i5-14600K(342,990)i5-14600KF(303,060) 올해 9월까지 다나와 최저가 37~43만 원에서 거래됐으나, 10월 들어 가격이 무려 -30% 가량 하락했다. 지금은 벌크 제품이 26~33만 원대에서 거래되고 있어, 중상급 프로세서를 20만 원대 중반에 구매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가격 경쟁력 덕분에 고성능 다용도 PC를 저렴하게 맞추려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아졌으며, 커뮤니티에서는 i5-14600K/KF가 인텔 프로세서 라인업에서 '정답'으로 불릴 정도로 호평받고 있다.


AMD 또한 라이젠 5 7500F(224,960)의 가격이 국내 정품 멀티팩 기준 22만 원, 해외구매 상품은 18만 원대까지 저렴해지며 인기를 끌었다. 저렴한 가격이지만, 게임 성능에서는 이를 뛰어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때문에 불티나게 팔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12월 2주 차부터 환율 상승 등의 영향을 받아 가격이 다시 오르는 추세다.


▲ AMD 라이젠 5 9600X의 가격 변화


신제품들도 빠르게 몸값을 낮추며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특히 AMD 라이젠 5 9600X(350,760)는 출시 당시 42만 원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되었지만, 현재는 35만 원대로 약 18% 하락하며 구매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었다. 인텔의 코어 울트라 시리즈2 프로세서 역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격이 점차 안정화되며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RAM                  


옳게 진행 된 세대교체

DDR4 지고 DDR5 떴다!



메모리 시장에서는 DDR4의 시대가 저물고, DDR5가 본격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DDR5는 이미 2021년 말부터 시장에 등장했지만, 초기 보급 속도는 더딘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점유율이 급격히 증가하며 DDR5가 DDR4를 넘어서는 골든크로스를 달성했다.


▲ DDR4와 DDR5의 판매량 점유율 추이


2024년 들어 DDR5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된 주요 요인으로는 라이젠 7000 시리즈와 인텔 14세대 프로세서의 가격 인하가 꼽힌다. 기존에는 새 프로세서와 메인보드의 높은 가격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쉽게 넘어가지 못했으나, 올해 들어 특히 프로세서 가격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소비자들이 본격적으로 DDR5 메모리를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이전하기 시작했다.


또한, DDR5 메모리는 DDR4에 비해 튜닝 메모리의 판매 비중이 훨씬 높아, 향후 튜닝 메모리 시장의 확장이 기대되고 있다.







                 메인보드                  


중간 지대로 모두 모여라!

고급 칩셋, 보급형 칩셋 비중 줄어들고 중급형 칩셋 비중 늘고 있다

크기별로는 m-ATX 사이즈 보드가 득세



메인보드 시장에서는 과거에 비해 고급형 칩셋과 보급형 칩셋 메인보드의 판매 비중이 감소하는 반면, 중급형 칩셋 메인보드의 판매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가장 최근 데이터인 12월(1~2주 차) 기준으로 AMD의 B650, B550과 인텔의 B760, B660 등 중급형 칩셋을 탑재한 메인보드의 판매량을 합치면 전체 메인보드 판매량의 약 74%를 차지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 칩셋별 메인보드 판매 점유율 (2024년 12월 1~2주차 다나와 리서치 기준)


인텔 Z790, Z890, AMD X670E, X870E, X870 같은 고급형 칩셋 메인보드의 판매량 점유율은 모두 합쳐도 채 10%가 안 되며, 인텔 H610, AMD A620 같은 보급형 칩셋 메인보드 또한 합계 16% 수준에 그쳤다. 그야말로 중급 칩셋 메인보드 전성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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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IGABYTE B650M AORUS ELITE AX ICE 제이씨현 (248,930)


메인보드 시장에서 고급형 칩셋의 입지가 줄고 중급형 칩셋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은 프로세서의 저전력·고효율 트렌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올해 잘 팔린 AMD 라이젠 5 7500F, 14세대 인텔 코어 i5-14400F, 라이젠 7 7800X3D, 9800X3D 등 대부분의 인기 프로세서들은 저전력 설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과거처럼 초호화 전원부로 무장한 고급형 메인보드의 필요성이 줄어들었다.


그 중에서도 7800X3D와 9800X3D는 게임용 고성능 프로세서임에도 불구하고 전력 효율이 좋은 편이어서 고급 메인보드를 쓰지 않아도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다. 과거에는 최고 사양의 게이밍 PC를 구성하려면 고성능 프로세서와 함께 고급형 메인보드가 필수였지만, 이제는 그러한 공식이 깨지고 있다.


한편, 보급형 칩셋 메인보드의 점유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프로세서와 메인보드 제조사들이 최신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보급형 칩셋을 출시하지 않는 경향과 관련이 깊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은 최신 프로세서를 지원하고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중급형 메인보드를 선호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메인보드 폼팩터(크기)면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M-ATX 메인보드의 점유율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2022년 82.6%였던 M-ATX 메인보드의 점유율은 2023년 84.3%로 상승했으며, 2024년에는 무려 87.4%에 도달했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내년에는 90%를 넘어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반면, 풀사이즈 ATX 메인보드는 점유율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22년 15.9%였던 점유율은 2023년 14.5%, 2024년(1~11월 기준)에는 11.5%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감소세가 지속된다면, ATX 메인보드의 점유율은 곧 10%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보인다.








                 그래픽카드                  


미/중 분쟁과 AI 때문에 코리안 새우 등 터졌다

RTX 4090 1년 내내 300만 원 위에서 놀았다

다른 제품들은 특가 기준으로는 예전보다 저렴해졌다. RTX 4060 30만 원 초중반



올해 그래픽카드 시장의 이슈는 RTX 4090으로 시작해서 RTX 4090으로 끝났다.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된 미국-중국의 무역 분쟁과 AI 열풍 때문에 RTX 4090이 전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어 가격이 크게 올랐으며, 그 여파가 해소 되지 않고 올해 연말까지 이어졌다.


▲ RTX 4090의 평균 판매 가격. 2024년은 1년 내내 하늘 위에서 놀았다


RTX 4090은 2023년에는 특가 기준으로 200만 원 초반까지 내려가기도 했지만, 올해는 1년 내내 300만 원 이상의 가격표를 달아 소비자들을 슬프게 했다. 가끔 오픈마켓 특가 쿠폰과 카드 할인까지 겹쳤을 때 겨우 200만 원 후반에서 극 소량을 구할 수 있을 정도로 제품을 구하기 어려웠다.  비싸다 보니 평범한 게이머 보다는 주로 소규모 AI 관련 서비스나 연구 목적의 구매자가 값비싼 AI 연산용 제품 대신 RTX 4090을 구매하는 패턴을 보였다.


연말에도 상황이 좋지 않았다. 막판에는 가상화폐 시세 급등과 더불어 우리나라 국내 정세 불안으로 인한 외화 환율 급등까지 겹쳐졌다. 내년 1분기 출시 될 신제품들의 가격도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RTX 4060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RTX 4090을 제외한 나머지 제품들은 아직 가격 변동이 크지 않고, 2024년내 소폭 하락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RTX 4060의 경우 특가 쿠폰과 카드 할인까지 겹치는 최대 할인 조건에서는 30만 원 초반에 구입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SSD                 


시대를 너무 앞서가면 안 되는 이유
PCI Express 5.0 SSD 소비자들에게 와 닿지 않는 스펙과 비싼 가격, 발열 이슈로 외면

PCI Express 4.0이 대세로 등극.  3.0은 하락세, S-ATA는 자리 잡은 듯



SSD 시장은 올해 상반기 PCI Express 5.0 SSD가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지만, 정작 제품 출시 후에는 소비자들에게 비싼 가격과 발열 이슈로 외면 받았다. 그 결과 1년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으며 1년 전체 점유율은 0.4% 가량에 불과했다. 다만, 최근 SK하이닉스의 신제품 P51이 커뮤니티에서 주목받고 있어 내년에는 점유율이 약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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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 Platinum P51 M.2 NVMe (283,150)


이제 PCI Express 4.0 SSD는 대세다. 여러 브랜드가 경쟁하듯 제품을 출시하다 보니 오픈마켓이나 알리익스프레스, 아마존 특가로 저렴하게 나오는 제품들이 많았다. 특히 많이 팔린 것은 1~2TB 제품들이다. 판매량, 점유율도 수직 상승하여 2024년 1월 32%에서 출발해 11월에는 50.1%로 1위에 등극했다.


▲ PCI Express 4.0 SSD 점유율이 대폭 늘어났다


PCI Express 3.0은 점유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월에 43.7%에서 11월 28.2%로 주저 앉았으며, 머지 않아 PCI Express 4.0 SSD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퇴역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SATA3 인터페이스 SSD는 서브 SSD, 백업용 SSD 등으로 포지션을 확고하게 잡으면서 20%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파워서플라이                


어느덧 700~1000W 시대
부품들은 저전력을 외치고 파워는 고출력을 외친다

파워는 PC의 심장, 고급으로 써야 한다는 인식 확대



파워서플라이는 거거익선, 또는 고급일수록 좋다는 말이 정설로 자리 잡으면서 점차 고출력, 고급 제품의 판매 비중이 늘고 있다.


▲ PC 구매자들이 점차 파워를 고출력 제품으로 구매하고 있다


고출력 파워의 커트라인인 700~799W 파워서플라이의 판매량 점유율은 2022년 27.5%에서 2024년 33%까지 늘었다. 고출력 고급 파워를 담당하는 800~899W 파워서플라이의 판매량 점유율도 2022년 14%에서 2024년 19.9%까지 상승했다. 가격대가 비싼 1000~1299W 초고출력 파워서플라이 또한 2022년 5.3%에서 2024년 연중 6.6%으로 약간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500W대 파워의 점유율은 18.3%에서 12.6%로 줄었고, 600W대 파워 또한 32.3%에서 25.6%로 하락했다.


다만, 향후에도 고출력 파워서플라이의 비중이 계속 늘어날 것인지에 대해서는 속단하기 어렵다. 메인보드 시장은 이미 고급형(고출력 전원부) 제품의 비중이 줄어들고 중급형 이하 제품으로 대세가 바뀌고 있는데, 이처럼 PC 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고효율 키워드를 중요하게 여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조은혜 joeun@cowave.kr

글 / 김진우 news@cowave.kr

(c) 비교하고 잘 사는, 다나와 www.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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