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게임메카 독자 여러분, 성지순례의 Ryunan 인사드립니다. 이제 긴 겨울도 끝나고 점차 기온이 올라가며 봄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아직 아침저녁 꽃샘추위가 있긴 하지만 확실히 낮 기온은 활동하기 좋을 정도로 많이 올랐다는 것이 느껴져요. 이런 때일수록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작년 12월, 필자는 1박 2일간의 짧은 여행을 하나 다녀왔습니다. 바로 일본 쓰시마 섬. 한국말로 대마도라 불리는 섬입니다. 하고 많은 도시를 놔 두고 왜 수도권에서 부산까지 내려가는 번거로움을 감수해가며 거기까지 다녀오냐고 의아해하실 분도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사실 대마도는 부울경 지역 거주민이 가볍게 다녀오는 게 아니면 큰 메리트가 없는 곳이기도 한데요, 이를 무릅쓰고 찾아간 이유는 전부 여러분들께 무언가를 소개시켜 드리고 싶은 제 의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여러분, 대한민국과 제일 가까운 섬 대마도에도 게임센터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과연 어떤 모습일지, 어떤 게임들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독자분들에게 소개시켜드리고자 하는 사명감 하나만으로! 심한 배멀미를 간신히 극복하고 기진맥진한 상태로 정신력에 의지하여 대마도를 다녀오게 된 것입니다.
(편집자 주: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사실 그게 진짜 목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대마도에 게임센터가 하나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사람들에게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정보도 부족하지만 말이죠. 그래서 저도 늘 궁금해하고 있던 차, 부산 여행 중간에 겸사겸사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이번 성지순례는 바로 대마도 이즈하라에 위치한 유일한 게임센터이자 완구샵 ‘아스나로(あすなろ)’ 입니다.
대한민국에서 대마도로 들어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대마도 북쪽 히타카츠항을 이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대마도 남쪽 이즈하라항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선 대마도로 가는 정기 여객선이 히타카츠항 하나밖에 없어, 대마도에서 가장 큰 번화가이자 주택 밀집 지역인 이즈하라로 이동하기 위해선 히타카츠항에서 렌터카를 빌리거나 하루 5번 다니는 이즈하라행 시내버스를 이용해야 합니다. 그렇게 이즈하라 시내에 들어오면 시내 중심가에 있는 거대한 쇼핑몰 하나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시내라고 해도 도시 번화가에 비하면 초라할 정도로 작은 편이라, 작은 동네 마트처럼 보이는 이 건물이 이즈하라의 최대 규모 쇼핑몰입니다. 이름은 ‘티아라(TIARA)’로, 대마도 여행을 간 한국인 관광객들이라면 빠지지 않고 무조건 들릴 수밖에 없는 곳이기도 하죠. 각종 식당과 기념품점, 대형 슈퍼마켓, 잡화점 등이 한데 모여있기 때문입니다.
쇼핑몰은 지하부터 4층까지 네 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지하는 주차장, 3, 4층은 지역 주민들을 위한 사무실과 커뮤니티 센터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외부 관광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1, 2층이 전부죠. 사실 이 두 개 층 이외엔 외부 관광객들이 굳이 갈 이유가 없기도 합니다. 1층의 대형 슈퍼마켓 옆으로 2층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어서 이걸 타고 올라가면 게임센터를 만날 수 있습니다.
게임센터가 있는 쇼핑몰 안으로 들어가기 전, 작은 2층 야외 광장이 나오는데 이 곳에 일부 크레인 게임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크레인 게임 상단에 팝업 배너가 붙어있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아니 여기가 일본이야 대한민국야? 크레인 게임기 위에도 ‘꽝없음! 절대당선!’ 이라는 한국어 문구가 크게 붙어있네요. 아마 이 곳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크레인 게임기에도 한국어 문구를 함께 설치해놓은 것 같습니다.
티아라 쇼핑센터는 지역 주민들도 이용하는 쇼핑몰이긴 하지만, 한국 관광객들의 이용 비중도 굉장히 높은 편이라 곳곳에서 이렇게 어렵지 않게 한글 안내 및 현수막을 볼 수 있습니다. 실제 필자가 이 곳에서 게임센터를 이용하고 마트에서 장을 보는 등 쇼핑을 할 때도 현지 직원 외 손님 비중은 대마도 현지인보다 한국인이 더 많았으니까요. 그럼 2층 쇼핑센터 안으로 들어가볼까요? 마침 방문했던 당시가 크리스마스 전이었던지라 쇼핑몰 안에도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 놓았네요.
2층 매장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바로 왼편으로 고개를 돌리면 ‘아스나로(あすなろ)’라는 간판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사실 간판이 그렇게 눈에 잘 띄는 편은 아니지만, 쇼핑몰 자체가 크지 않고 들어서자마자 바로 오른편에 게임기들이 쭉 늘어서있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이 매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가 바로 대마도의 유일한 게임센터 ‘아스나로’ 입니다. ‘면세점’ 현수막이 붙어있는 것은 게임 플레이 요금을 면세해준다는 게 아니라, 여기서 판매하는 완구류에 해당합니다. 게임센터와 함께 완구 등을 판매하는 장난감 매장을 겸하고 있기 때문인데,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면세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여튼 아스나로 게임센터에 들어오면 제일 먼저 커다란 스티커 사진기가 우리를 맞이해주고 있습니다.
스티커 사진기 바로 옆에는 대한민국 게임센터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사탕뽑기 게임기 ‘스위트랜드’가 총 세 대 설치되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보니 마니아를 위한 게임보다는 가볍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경품 게임들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이 기기를 제일 눈에 잘 띄게끔 설치해놓은 것 같아요. 다만 안에 들어있는 건 평범한 사탕이나 초콜릿이 아닌 각종 완구류, 그리고 큰 인형들도 들어있습니다. 스파이 패밀리의 가장 인기있는 히로인 ‘아냐’ 인형도 저 안에 있는데 과연 어떤 한국인이 아냐를 손에 넣을 수 있을까요?
게임센터 안으로 들어와 보겠습니다. 내부에 있는 게임기들도 거의 대부분이 크레인 위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크레인 기기 옆에는 물품보관함처럼 생긴 금고 안에 각종 인형들 및 피규어가 들어있는데, 이건 특정 게임을 통해 뽑은 경품 교환권으로 증정을 해 주는 선물들 같았습니다. 오른편에는 작게 동전교환기도 보이네요. 이 게임센터는 일본의 다른 게임센터에서 운영하는 파세리 같은 시스템 없이 전부 100엔 동전만을 사용합니다.
크레인게임 이외에도 각종 일반 게임들이 다수 설치되어 있는데, 어린이용 완구류를 함께 취급하는 공간이다보니 주력으로 설치된 게임들도 청소년이나 어른들이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보다는 어린아이들이 즐기기 좋은 게임 위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포켓몬 메자스터(mezastar)’ 라는 2020년에 발매된 닌텐도사의 포켓몬스터 아케이드 기기도 한 조 설치되어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해당 게임은 국내에는 아직 발매되지 않았습니다.
상당히 오랜 연식의 게임기들이 현역으로 돌아가고 있는데요, 마치 아주 옛날 '국민학교' 앞에서 했던 가위바위보 게임과 동년배일 법한 이런 게임기들도 현역으로 돌아가고 있는 걸 보면 그만큼 관리를 잘 했다는 뜻이기도 하겠지요. 비록 해 본 적 없는 게임이긴 하지만 어떤 의미로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추억이 전해지는 기기들입니다. 과연 이런 게임들이 지금의 어린이들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국내 게임센터에도 일부 수입되어 가동되는 6인 낚시 게임 ‘낚시 스피리츠(釣りスピリッツ)’도 매장 중앙에 한 대 설치되어 절찬 가동되고 있습니다. 대마도 관광객 중 다수가 낚시를 목적으로 오는 사람들인데, 과연 이들 중 낚시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아마 거의 없을 거라 생각되지만, 그래도 즐기는 사람이 꽤 있으니 가동하고 있겠죠? 참고로 낚시 스피리츠는 닌텐도 스위치로 한국어판이 정식 발매된 게임이기도 합니다.
대마도에 단 한 대 있는 리듬게임, ‘신 태고의 달인’이 보입니다. 대마도라고 해도 일본이기에 아시아 전용 서버로 가동하는 국내 버전과는 카드 시스템이 호환되지 않으며, 일본 버전에서만 즐길 수 있는 컨텐츠가 추가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태고의 달인을 메인으로 즐기는 마니아 유저들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겠습니다. 다만 이 곳의 리듬게임은 이 한 대가 전부기 때문에, 비마니 계열 리듬게임이나 세가의 마이마이, 츄니즘, 온게키 등을 원하는 분들껜 조금 실망스러운 라인업일 수도 있겠습니다.
태고의 달인 옆엔 이 곳의 유일한 레이싱게임인 ‘마리오 카트 아케이드 그랑프리’가 한 조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버전은 마리오 카트 아케이드 그랑프리의 최신작인 DX버전으로, 이 버전부터 새롭게 생산되는 신 기체 버전으로 가동 중입니다. 국내 기기들은 네트워크 기능을 뺀 오프라인 버전이기에 바나패스나 아이메 같은 카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지만, 일본 기체의 경우 카드 시스템을 통한 기록 저장이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건 정말 예상 못한 부분인데, 슬롯머신도 두 대 설치되어 있더라고요. 메달 게임이라기엔 너무나도 빠찡꼬스러운 기기입니다. 일본 관련법이 어떻게 되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바다이야기 사태 이전 한국 게임센터 일부도 이런 게임기들이 있긴 했었죠. 왼쪽의 슬롯머신을 잘 보면 ‘아이돌 마스터’가 그려져 있는데, 실제 일본 아케이드 게임센터의 슬롯머신이나 빠찡코 기기들은 이렇게 유명 IP와 결합된 경우를 흔히 만날 수 있습니다.
게임센터와 완구 코너는 서로 완전히 분리되어 있지 않고 하나로 이어져 있습니다. 게임센터에 설치된 기기들을 찬찬히 둘러보면서 이동하다보면 자연스레 완구 코너로 향하게 됩니다. 완구 코너 입구에 앙팡맨(호빵맨) 캐릭터가 타고 있는 미니 자동차 기구, 그 뒷편으로 각종 완구류들이 진열되어 있어요.
가챠와도 비슷한 개념인 ‘럭키 티켓’ 크레인 게임기가 설치되어 있는데, 크레인 기기 안에 들어있는 가챠를 열어 나오는 티켓이 따라 저 진열장 안에 있는 경품들을 증정해주는 것 같습니다. 확실히 부피가 큰 경품들은 크레인 게임으로 뽑기 어려우니 이런 방식으로 티켓을 뽑아 증정하는 것도 꽤 괜찮은 아이디어 같습니다.
완구류는 남아, 여아 구별할 것 없이 모두가 갖고 놀 수 있는 장난감들의 비중도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특히 철도왕국 일본답게 일본에서 실제 운영하는 고속열차인 신칸센, 혹은 특급열차 모형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어요. 개중에 몇 가지는 정말 정교하게 잘 만들어 어린이가 아닌 성인이라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끔 만든 상품들도 있었습니다.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하면 면세 혜택도 준다고 하니 꼭 어린이용이 아니더라도 어른이 된 나를 위한 선물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이상 대한민국에서 가장 가까운 해외, 일본 대마도의 유일한 게임센터를 탐방해 보았습니다. 사실 게임센터 자체는 대한민국의 웬만한 게임센터보다도 더 협소하고, 라인업도 일본 본토에 비하면 상당히 초라한 편이긴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 약 2만 명 가량의 작은 마을에서 즐길 수 있는 오락거리로선 굉장히 귀중한 시설일 수밖에 없습니다. 향후 대마도에 방문하는 게이머들의 궁금증이 이 방문기를 통해 조금이나마 해소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번 성지순례 일본 대마도편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이번 편 맛집 소개는 생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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