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에 출시된 데드 스페이스 3는 팬들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면치 못했다. 쏘고 피하는 재미를 살린 액션과 부품을 모아 무기를 만드는 재미를 더한 커스터마이징은 좋지만, 시리즈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공포를 버렸다는 혹평을 받았다. 실제로 데드 스페이스는 3편을 마지막으로 정식 넘버링 후속작 없이 명맥이 끊기고 말았고, 올해 초에 출시된 1편 리메이크로 옛 명성을 약간 되찾은 상황이다.
2편까지만 해도 공포게임 수작으로 평가된 데드 스페이스가 3편에서 왜 급격하게 노선을 틀었는지에 대한 개발비화가 최근 공개되어 눈길을 끌었다. 데드 스페이스 3 공동 프로듀서이자 작가로 참여했던 척 비버(Chuck Beaver)는 지난 16일 유튜브에 개제된 팟캐스트 캡틴브리보(CaptainBribo)와의 인터뷰를 통해 데드 스페이스 3가 공포 게임으로 계획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비버는 “처음부터 공포게임으로 만드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라며 “(데드 스페이스 3의) 계획은 다른 게임플레이 장르로 확장하는 것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더 많은 플레이어의 관심을 끌기 위해 협동 액션과 언차티드 스타일의 내러티브 설정에 중점을 뒀으나, 모든 것이 결합되며 신규 팬도 끌어들이지 못했을 뿐 아니라 기존 팬들도 잃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따라서 데드 스페이스 3를 다시 개발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협동 요소를 유지하면서도 주인공인 아이작 클라크에 더 집중하는 방향으로 메인 스토리를 다시 작업하고 싶다고 밝혔다.
대중성을 확보한다는 방향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볼 수 있으나, 시리즈 핵심인 공포를 줄이는 것은 결과적으로 시장에서 실패로 기록됐다. 데드 스페이스 3는 출시 당시 규모를 무리하게 키운 탓에 공포감이 희석됐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고, 개발사인 비서럴 게임즈는 데드 스페이스 3에 이어서 선보인 배틀필드 하드라인이 참패하며 2017년에 스튜디오 자체가 문을 닫았다. 3편 발매 후 근 10년 만에 공포를 전면에 앞세운 데드 스페이스 리메이크가 호평을 받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쓸쓸한 말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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