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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싸움, 대리 플레이에 골머리 앓는 게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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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내 대리 플레이는 오래된 행위다. 게임산업이 태동하던 시절부터 MMORPG에서는 소위 ‘부주’라 불리는 대리 사냥이 성행했고, 온라인 대회에서는 대리 플레이를 통해 상금을 받는 일들이 존재했다. 사실 이 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문제의식이 크지 않아 암암리에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런 대리 플레이는 갈수록 전문화됐고, 2010년대 리그 오브 레전드 흥행과 맞물리며 크게 문제가 됐다. 당시 리그 오브 레전드는 전문 업자들의 대리 랭크가 지나치게 많아 정상적인 게임 플레이가 힘든 수준이었다. 결국 이는 세계 최초의 대리 플레이 처벌법(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1항) 등장으로 이어졌다. 현재는 대리 게임을 업으로 삼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과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리 플레이는 만연해있다. ‘업으로 함으로써’라는 조건으로 인해 전문적으로 사업을 벌이는 등 규모를 갖춘 경우가 아니면 법적으로 처벌하기 힘든 구조다. 그래서 인기 MMORPG는 말할 것도 없고, 랭크 보상을 지급하는 경쟁 게임들에서는 대리로 의심되는 유저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정상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피해를 보는 만큼 게임사 입장에서도 난감한 상황이다.

대리 플레이 처벌법 (사진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리 플레이 처벌법 (사진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최근 대리로 가장 이슈가 된 게임은 로스트아크다. 지난 9월 군단장 레이드 ‘카멘’을 출시하며 퍼스트 클리어 이벤트를 열었는데, 여기서 대리 플레이 의혹이 나왔다. 현재 보상 대상자인 80명 중 총 8명의 계정에서 의심 정황이 발견됐고, 해당 유저들에게 소명 기회를 준 상황이다. 만약 규정 위반이 확인되면 이들은 영구정지 처리되며, 각자가 속한 공격대 전원의 기록도 무효처리 된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금강선 디렉터는 “이번 대리 행위는 일종의 영업 방해”라며,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이벤트에 흠집이 생긴 만큼 최대한 엄벌할 방법을 만들겠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사실 이번 카멘 퍼스트 클리어 이벤트로 도마 위에 오르긴 했지만, 기존에도 로스트아크에는 대리 플레이가 만연해 있었다. 이벤트나 출석 보상을 받기 위한 대리 접속부터 명예 보상을 지급하는 헬 콘텐츠 대리 등 여러 부정 행위들이 빈번하게 이뤄졌다. 특히 헬 콘텐츠 대리 같은 경우 이번 카멘 사태에 가담한 유저와도 관련되어 있는 만큼, 진작 적극적인 제재가 필요했다는 말도 나온다. 일단 이번 사태는 어찌저찌 진정시키더라도 근본적으로 대리를 막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운영진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카멘 이벤트에 대해 실망했다고 밝힌 금강선 디렉터 (사진출처: 로스트아크 라이브 방송 갈무리)
▲ 대리 플레이에 대해 영업 방해라고 언급한 금강선 디렉터 (사진출처: 로스트아크 라이브 방송 갈무리)

메이플스토리도 대리 플레이로 문제를 겪는 게임이다. 무릉도장 대리, 해방 퀘스트 보스 클리어 대리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대리 사냥이 가장 심각하다. 현재 게임 내 최상위 콘텐츠가 대리 사냥을 하는 인터넷 방송인이나 랭커를 기준으로 설계되고 있는데, 대다수 유저들은 몇 백, 몇 천에 달하는 사냥 시간을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 유저들은 운영진에게 대리 사냥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제재를 요구해왔다.

물론 운영진도 마냥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8월에는 대리 사냥 제재 차원에서 ‘레드 PC’에 경험치와 아이템 획득률 50% 감소 페널티를 추가했다. 레드 PC는 계정에 처음 접속하는 PC에 부여되는 보안 시스템으로, 판매나 교환 같은 거래 행위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아이템 도난 위험 없이 대리 사냥을 가능케 했다. 그러나 해당 패치가 있었음에도 여전히 대리 사냥은 성행 중이다.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은 로스트아크에 일어난 대리 사태를 보며 운영진이 대리 제재에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길 바라고 있다.

대리 사냥이 문제가 되고 있는 메이플스토리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대리 사냥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메이플스토리 (사진: 게임메카 촬영)

최근 FPS 장르 1위를 달리고 있는 발로란트도 대리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아무래도 PvP 기반 게임인 만큼 대리가 있을 수 밖에 없고 적극적인 단속도 펼치고 있지만, 최근에는 조금 지나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발로란트 대리’를 찾아보면 수십 개에 이르는 홍보글을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아마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대리 수요가 높았던 10대에서 20대 초반 유저들이 즐겨하는 게임이 이제 발로란트가 된 것도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발로란트는 대리 뿐 아니라 부계정 문제도 지속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와 똑같이 라이엇 게임즈에서 서비스 중이다 보니 부계정 생성이 쉬운 편이기 때문이다. 낮은 티어로 갈수록 조금만 분쟁이 일어나도 의도적으로 패배를 유도하는 경우가 많으며, 유튜브에서도 고수 유저가 하수 유저를 농락하는 소위 ‘양학’ 영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현 상황에 대해 라이엇 게임즈 관계자는 "대리 게임은 자사의 운영 정책 상에서도 명확히 불공정 행위로 규정된 부분으로, 실시간 감지 등을 통해 강하게 게임이용 제지까지 진행하고 있다. 게임 내 대응 뿐 아니라 외부 플랫폼에서의 거래 게시글 등에 대한 신고 등 가능한 모든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끝이 없는 창과 방패의 싸움일 수 있으나, 건전한 게임 플레이 환경을 위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영역"이라 덧붙였다. 이런 부분들은 신규 유저 유입 및 기존 유저 이탈에 악영향을 주는 만큼, 추가적인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

발로란트 (사진출처: 발로란트 공식 유튜브 영상 갈무리)
▲ 발로란트 (사진출처: 발로란트 공식 유튜브 영상 갈무리)

지난 7월 정식 출시로 전환하며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한 이터널 리턴도 대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PvP 기반 경쟁 게임이라는 점, 리그 오브 레전드와 스킬셋이 비슷해 주요 유저층이 공유되는 점 등이 원인으로 점쳐지는데, 지금도 커뮤니티와 오픈채팅 등지에서는 대리 관련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저 입장에서는 게임 내 대리로 의심되는 사례를 문의로 신고하는 것 외에 별다른 대처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아직 공식적으로 운영진이 대리 문제에 대해 언급한 적은 없지만, 제재 규정만큼은 확실히 갖춰놨다. 이터널 리턴 운영 정책에 따르면 대리 게임은 ‘영구 이용 제한’ 대상이다. 지난 2021년 7월까지는 1차 14일 정지, 2차 30일 정지였는데, 작년 8월 운영 정책을 갱신하며 1차부터 바로 영구정지로 변경됐다. 과거 일부 인터넷 방송인의 대리 플레이를 솜방망이 처벌한 것에서 많은 유저들이 실망하고 떠나간 바 있는 만큼, 이제는 달라진 태도를 취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늘어난 유저수에 따라 대리도 많아진 이터널 리턴 (사진출처: 이터널 리턴 공식 유튜브 영상 갈무리)
▲ 늘어난 유저에 따라 대리도 많아진 이터널 리턴 (사진출처: 이터널 리턴 공식 유튜브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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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란트 2020년 6월 2일
플랫폼
온라인
장르
FPS
제작사
라이엇 게임즈
게임소개
발로란트는 라이엇게임즈가 선보이는 FPS로, 5 대 5 팀전을 메인으로 삼는다. 가상의 미래를 기반으로 한 지구를 무대로 한다. 각기 다른 능력을 지닌 각국 캐릭터와 현대전을 연상시키는 각종 무기가 등장한다.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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