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스위치의 아침을 연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이하 야숨)의 후속작,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이하 왕눈)이 지난 12일 출시됐다. 왕눈은 지난 4월 매장탐방 당시 이미 포켓몬스터 스칼렛/바이올렛을 넘어선 예약 수량으로 그 열기를 예고한 바 있었다. 닌텐도 스위치의 황혼기를 함께 할 타이틀로 점쳐졌던 왕눈은, 오히려 제2의 전성기를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열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어린이날 마리오도 링크는 이기지 못했다
닌텐도 진영의 경우 왕눈 출시일 전후로 판매 타이틀 흐름이 변했다. 출시일 이전에는 어린이날의 영향이 컸다면, 출시일 이후로는 왕눈 구매층만이 공고했다. 특히 어린이날이 포함돼 있던 5월 초 용산 아이파크몰 대원샵은 근처에 CGV가 있어 영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를 보고 온 가족 방문객들이 다양한 마리오 IP 게임을 찾았다고 전했다.
다만 이러한 수요도 12일 이후로는 급변했다. 왕눈 출시와 함께 여타 타이틀 판매량이 의미가 없어지는 수준이 됐기 때문이다. 취재를 위해 방문한 대부분의 매장에서 출시일인 12일 이후 대부분의 방문객이 왕눈 예약수령자 및 현장구매자였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대부분 매장 순환은 빠른 편이었는데, 이는 다들 구매 목적이 뚜렷해서였다.
구매층은 크게 전반과 후반으로 나누어졌다. 전반에는 예약수령자와 구매희망자가 많았다면, 유튜브 등지에서 입소문을 탄 20일 이후로는 10대 초중반 게이머들의 방문객이 늘어났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 왕눈에 대한 인기와 홍보가 늘어나며 전작인 야숨부터 입문하려는 게이머도 늘어났다. 중고 타이틀을 취급하는 매장에서는 중고 야숨 타이틀 잔여분을 볼 수 없었으며, 용산 대원샵의 경우 6년 전 타이틀인 야숨이 다시 주간 판매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아미보 및 파우치, 닌텐도 OLED 에디션 등 다양한 하드웨어 수요도 왕눈 버전에만 치중돼 있었다. 특히 왕눈 출시를 기념해 나온 신규 링크 아미보는 매장에 할당된 공급량이 수요를 따르지 못했다는 것이 모든 매장의 공통된 말이다. 물론, 다시 한번 들끓은 리셀러들로 인해 곤욕을 겪어야 했다는 후문도 들을 수 있었다.
기대작은 6월에, 추진력을 얻기 위해 무릎을 꿇은 PS
반면 플레이스테이션(이하 PS)의 경우 지난해와 큰 차이 없는 5월을 맞이했다. 패밀리 타이틀이 없다는 것은 여전했고, 출시 기대작 또한 6월에 다수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PS를 중점적으로 취급하고, 닌텐도 타이틀을 함께 취급하는 매장들에서도 왕눈을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PS 타이틀은 매장을 방문한 김에 예약하고 가는 게이머들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이는 5월에 특별한 할인 행사 등이 없었음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다. PS 플러스 등, 공식 PS 취급 매장에서 진행하는 정기 세일인 데이즈 오브 플레이도 5월 말이 아닌 6월 2일부터 시작된다는 소식이 더해진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5월 출시작 중 하나인 반지의 제왕: 골룸의 경우 혹평을 면치 못하며 구매 희망자가 거의 없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으며, 데드 아일랜드 2와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가 그나마 선전했다는 소식도 들을 수 있었다.
용산에 위치한 PS 플러스 매장은 아이파크몰 3층에서 8층으로 위치가 변경되며 다소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다. 다만, 이전과 달리 유동 인구가 적어 평일 방문객 수가 다소 축소되었다고 전했다. 타이틀 판매의 경우 의외로 아이작의 번제: 리펜턴스 초회 한정판의 판매량이 늘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대부분의 PS 매장 관계자들은 6월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오는 2일 출시되는 킹 오브 파이터즈 16과 오는 22일 출시되는 PS5 독점작 파이널판타지 16에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두 타이틀 모두 예약자 수가 기대를 상회하지는 않았으나, 안정적인 고정 팬층을 가지고 있는 만큼 정식 출시 이후의 판매량 확보에 기대하고 있었다.
해외여행 활성화 영향, 매장 방문객 20~30%가 외국인
한편, 지난 3월부터 지속해 관측된 외국인 방문객의 증가추세가 5월 들어 급속히 증가한 것이 확인됐다. 용산과 국제 전자상가에 게임 매장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 게이머들이 매장을 돌아다니며 중고 타이틀 및 신품 하드웨어를 구매하는 경향이 다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환율 문제로 국내에서 하드웨어를 구매하는 것이 싸다는 이유와, 해외에서 발매되지 않은 패키지를 직접 구매하기 위해 방문하는 경우다. 특히 중국 관광객들이 자유롭게 게임을 즐기기 위해 닌텐도 스위치를, 북미/유럽 관광객들이 환율로 인해 가격이 올랐음에도 여전히 낮은 가격대를 유지 중인 국내에서 PS5를 구매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더해 지난달 타이틀 부족으로 고역을 겪었던 파이널판타지 픽셀 리마스터 등, 일부 국가에 한해 발매된 특별한 패키지를 가지고 싶은 게이머들이 매장을 방문하는 경향도 꾸준히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형 콘솔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 게이머들이 타이틀 수집을 위해 중고 매장이 많은 국제전자상가를 방문하는 경우가 늘어났다는 소식도 들을 수 있었다. 이 경향은 게임 외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한 만큼, 한동안 이런 추세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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