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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디 어웨이큰드, 크툴루가 생각보다 많이 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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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디 어웨이큰드 (사진출처:
▲ 셜록 홈즈 디 어웨이큰드 (사진출처: 프로그웨어 홈페이지)

지난 11일 출시된 셜록 홈즈 디 어웨이큰드(이하 어웨이큰드)는 2007년 동명 작품의 리메이크다. 우크라이나 개발사였던 만큼 발매 시기가 더 미뤄질 위기도 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예정된 일정에 한국어까지 지원하며 출시됐다.

분명 이성과 논리가 중심이 되는 추리와 비이성과 광기가 충만한 크툴루는 공존은 매력적이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개발사 프로그웨어의 전작 ‘더 싱킹 시티’ 또한 러브크래프트와 추리를 섞은 게임이지만, 스팀 유저 평가 ‘대체로 긍정적(75% 긍정)’으로 살짝 애매한 평가를 받았다. 옛 지배자들이 등장하는 세상에서 홈즈와 왓슨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게임메카가 직접 체험해 보았다.

꼼꼼함을 요하는 정보 수집과 정답이 있는 추리

어웨이큰드는 포인트 앤 클릭 게임이었던 원작에서 3인칭 어드벤처로 변화했으며, 추리 게임이기 때문에 수많은 관련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당장 나열만 하더라도 ‘기억의 궁전’, ‘증거 제시’, ‘추궁하기’, ‘과거 재구성’, ‘정보 찾기’, ‘집중’ 등 추리를 보조하는 시스템이 다양하다. 정보 수집이 굉장히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진짜 탐정이 되어 추리를 하는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추리 시스템의 핵심은 기억의 궁전이다. 기억의 궁전은 게임 진행의 핵심적인 질문이 주어지고, 모은 정보가 아이템, 문서와 증언, 관찰 결과로 자동 분류된다. 예를 들어 게임 초반에 서점 주인 반즈를 만나면 기억의 궁전에 ‘반즈는 왜 저렇게 이상하게 행동할까?’가 질문으로 등록된다. 이후 주변을 조사하면 여러 정보를 얻게 되며, 이들 중 적합한 것을 조합하면 ‘반즈는 플레밍 부인을 사랑한다’ 라는 답을 얻을 수 있다. 결국 게임 플레이의 핵심은 기억의 궁전에서 답을 얻는데 써먹을 수 있는 적합한 정보를 모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어웨이큰드 추리의 특징은 정해진 답이 있고, 여러 번 시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과거 재구성은 홈즈의 집중 관찰을 통해 과거를 추론하는 조사방법이다. 여러 경우의 수가 등장하고 이중 정답은 단 하나이기 때문에 어려워 보이지만, 실상은 그냥 정답을 맞출 때까지 시도하면 된다. 게임의 모든 조사 과정이 이와 유사하다. 어려워 보이고 이해가 안 될 때도 있지만, 그 때마다 여러 경우의 수를 시도한다면 결국 사건의 진상에 다가갈 수 있다.

사물을 조사하고 정보를 얻어낸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사물을 조사하고 정보를 얻어낸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집중, 홈즈가 물건의 과거를 읽어내고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집중, 홈즈가 물건의 과거를 읽어내고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기억의 궁전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기억의 궁전 (사진: 게임메카 촬영)

과거 재구성, 하나 빼고 다 틀렸지만 괜찮아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과거 재구성, 하나 빼고 다 틀렸지만 괜찮아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런 점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은 추리 보다는 정보를 얻는 파트다. 정보를 얻기 위해선 주변을 세세하게 뒤져야만 하며, 만약 주요 정보를 놓쳤다면 기억의 궁전에서 나아가지 못해 차질이 생긴다. 만약 어드벤처게임에 익숙하지 않거나, 꼼꼼하지 않은 플레이어라면, 게임 진행이 자주 막히게 되고 피로를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조사 도중 아이템을 얻는 도중에 불편함을 종종 느꼈다. 조사를 하다 보면 특정 오브젝트가 확대되는 경우가 있다. 이때 특이한 점을 발견해야만 해당 오브젝트를 획득할 수 있으며, 그냥 상호작용만 해서는 얻을 수 없다. 실제로 정신병원에서 주사기를 사용해 적에게 수면제를 주입하려 했으나, 주사기가 주워지지 않아서 오래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얻는 방법을 몰라 놓친 인형,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얻는 방법을 몰라 놓친 인형, 특이한 점은 한쪽 다리 (사진: 게임메카 촬영)

스토리와 세계관, 그리고 스테이지 구성

앞서 언급했듯 어웨이큰드는 2007년 작품의 리메이크 작품이기에, 원작과 세계관, 지역, 등장 인물 등이 유사하게 진행된다. 주인공은 셜록 홈즈와 그의 조수 존 왓슨으로, 두 명의 등장인물이 실종된 하인을 찾는 작은 사건에서 출발해 크툴루 비밀결사와 세계 멸망이라는 큰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다룬다.

게임은 배경 전달 장치가 매우 훌륭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홈즈 왓슨 듀오는 1890년대 영국, 미국, 스위스 정신병원 등을 돌아다니게 된다. 배치된 소품에서는 시대적인 배경이 돋보이며, 이것이 특히 잘 드러나는 스테이지가 1장의 베이커가와 2장 부두이다. 1장에서는 등장인물 ‘스텐윅 대령’의 대사로 당시의 인종차별 문제가, 사이드 퀘스트 ‘아이들의 꿈’으로 가혹한 아동 노동 문제가 드러난다. 2장 부두에서는 어머니 대신 일하려다 실종된 아이 등의 스토리를 통해 영국 빈민촌의 생활상을 볼 수 있다.

또한 스테이지 구성이 매우 뛰어나며, 매 스테이지 별로 조금씩 다른 게임 플레이를 보여주기 때문에 전투 없이도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모든 스테이지에서 인상적인 요소가 최소 하나씩은 있는데, 예를 들어 3장은 정신병동의 공포스러운 연출과 반전 있는 스토리, 5장은 고난이도의 추리와 매력적인 등장 인물, 6장은 음산한 늪지대에서 나룻배 탐험이 게임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려주었다.

하지만, 후반부 7장과 8장에서는 힘이 약간 떨어지는 점도 부정하기 어려웠다. 특히 7장의 경우 분량이 너무 짧아서 클리어 하는데 20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8장에서 등장하는 최종 보스는 개연성이 없고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 예측 불허인 것은 배경이 크툴루라 그럴 수 있지만, 퍼즐과 대화로 구성된 보스전은 최악이었다. 3개의 대화문 중 잘못된 것을 클릭하면 퍼즐을 다시 풀어야 했고, 굉장히 귀찮았다.

사이드 퀘스트 '아이들의 꿈'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사이드 퀘스트 '아이들의 꿈' (사진: 게임메카 촬영)

가장이 되어버린 빈곤층 아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가장이 되어버린 빈곤층 아이 (사진: 게임메카 촬영)

나룻배 탐험, 죽은 까마귀와 사신을 쫓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나룻배 탐험, 죽은 까마귀와 사신을 쫓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최종 보스전, 버튼 액션에 반복되는 퍼즐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최종 보스전, 버튼 액션에 반복되는 퍼즐 (사진: 게임메카 촬영)

매력적인 크툴루 요소

어웨이큰드는 러브크래프트 요소가 꽤 들어갔다. 크툴루의 미지의 세계와 처음 조우하게 되는 것은 2장 부두의 비밀의식 장소이며, 이때부터 이성과 논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던 홈즈가 크툴루의 비이성과 광기에 잠식되는 것을 볼 수 있다. 2007년 원작에서 크툴루는 배경에 지나지 않았지만, 본 작품에서는 아예 크툴루 세계를 2장, 3장, 6장, 8장에 걸쳐 한 번씩 방문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크툴루와 연관된 소재나 세계의 디자인이 잘 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게임에 등장하는 종교 의식에는 크툴루 하면 떠오르는 아이템 (네크로노미콘 등), 기묘한 이름들과 이해할 수 없는 음성, 피와 제단, 흑요석 단검 등이 적절하게 등장한다. 여기에 더해 미지의 세계 디자인 또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데, 등장하는 소품들과 촉수, 배경 음악, 기괴한 몬스터, 어두운 진녹색 우주 등은 두려움과 역겨움을 동시에 자아낸다. 

크툴루 세계를 탈출하기 위해서는 퍼즐을 풀어야 한다. 어웨이큰드에서 퍼즐 요소는 거의 크툴루와 연관된 종교의식과 세계에서만 등장하는데, 해결 방법이 상당히 기괴하고 판타지스럽다. 가장 인상 깊고 기괴했던 퍼즐은 피 문양 퍼즐로, 해당되는 문양이 그려진 함정에 걸려 죽어야만 퍼즐이 풀린다, 홈즈의 안타까운 비명소리는 덤으로 들을 수 있었다. 크툴루, 혹은 기괴한 공포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분명 매력을 느낄 것이다.

기괴한 벽화와 크툴루의 세계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기괴한 벽화와 크툴루의 세계 (사진: 게임메카 촬영)

등장하는 소품 '네크로노미콘'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등장하는 소품 '네크로노미콘' (사진: 게임메카 촬영)

저 함정에 빠져서 죽으면, 퍼즐이 풀린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저 도끼에 맞아 죽으면, 퍼즐이 풀린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홈즈와 왓슨, 환상의 듀오

어웨이큰드의 주인공은 셜록 홈즈와 존 왓슨이다. 플레이어는 홈즈로 플레이하게 되는 시간이 더 길지만, 적지 않은 시간 왓슨으로도 진행한다. 왓슨과 셜록은 그 역할은 다르지만 서로 상호보완적인 관계이며, 스토리뿐만 아니라 게임 구성으로서도 그러하다는 점에서 디테일을 엿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추리 환경은 홈즈로 플레이하게 된다. 왓슨으로 조작하게 되는 경우는 죽은 시체를 부검하거나 다친 인물의 상태를 파악할 때, 혹은 홈즈가 이성을 잃고 있을 때다. 홈즈를 조작할 때와 다르게 왓슨은 집중 기능을 사용할 수 없고, 그런 이유인지 발견하는 정보가 단편적이다. 이 부분이 드러나는 것이 사이드 퀘스트 ‘외로운 감시자’인데, 왓슨으로 진행되지만 홈즈였다면 더 많은 정보를 얻었을 것이라는 대사가 등장한다.

홈즈는 설정상 예민하고 비상한 두뇌를 가졌으며 이를 바탕으로 작은 디테일에서 과거까지 유추해낼 수 있다. 또한 비이성적인 현상이나 미신을 부정하는 대사가 많다. 아이러니한 점은, 미신을 믿는 평범한 친구 왓슨과, 이성을 믿고 미신을 거부하는 홈즈 중 정작 크툴루의 광기에 침식되는 쪽은 홈즈라는 점이다.

셜록과 왓슨 듀오 (사진출처: 프로그웨허 홈페이지)
▲ 셜록과 왓슨 듀오 (사진출처: 프로그웨허 홈페이지)

셜록을 디스하는 왓슨, 둘의 대사도 게임의 묘미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셜록을 디스하는 왓슨, 둘의 대사도 게임의 묘미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홈즈는 게임을 진행하면 할수록 점점 이상해지며, 그런 그를 정신차리게 만들고 현실에 붙드는 역할을 하는 것이 왓슨이다. 이것이 게임 플레이로서 등장한 부분이 8장 동굴 부분으로, 미지의 세계로 끌려간 셜록의 위치를 그가 지르는 고함을 통해 유추한다. 등장인물의 스토리와 게임 플레이가 융합되었다는 점에서 좋은 게임 설계이다.

그런데 호흡이 잘 맞는 한 쌍이긴 하지만, 길에서까지 같이 다닐 필요는 없지 않았을까? 둘이 같이 다니면서 서로 길을 막기 때문에, 문 밖으로 못 나가거나 길을 지나지 못하는 경우가 잦았다. 한 명 밖에 조작할 수 없는 만큼 인공 지능을 개선하거나 충돌 범위를 줄이는 패치가 필요할 것 같다.

동굴에서 홈즈를 구해낸 왓슨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동굴에서 홈즈를 구해낸 왓슨 (사진: 게임메카 촬영)

플레이 하다 보면 서로 엄청 부딪힌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플레이 하다 보면 서로 엄청 부딪힌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어웨이큰드는 추리의 맛이 있고, 매력적인 크툴루와 공포 요소가 잘 녹아 들어간 게임이며, 단점을 꼽자면 옛 어드벤처 장르에서 요구하는 과도한 꼼꼼함, 그리고 후반부 스테이지의 분량이다. 텍스트에 기반한 추리와 러브크래프트 특유의 음산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플레이 할 가치가 있으며, 총 8장에 해당하는 분량은 플레이어를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다.

▲ 기괴하고 독특한 추리 게임을 찾는다면 이 게임을 추천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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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비디오
장르
액션, 어드벤쳐
제작사
프로그웨어
게임소개
'셜록 홈즈 디 어웨이큰드'는 2008년 작품의 리메이크 작품이다. 게임은 셜록 홈즈와 왓슨의 첫 번째 사건을 다룬다. 게임은 퍼즐과 추리, 액션이 섞여있다. 플레이어는 홈즈가 되어 사건 현장을 수색하고 증거를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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