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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말부터 국내 주요 게임 상장사 실적이 발표됐다. 크래프톤, 넥슨, 넷마블 등 전년보다 호실적을 거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보릿고개를 넘는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100억 원대 영업손실을 낸 카카오게임즈와 위메이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80% 하락한 엔씨소프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아울러 넥슨게임즈, 웹젠, 조이시티 등 중견 업체 다수가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했고, 컴투스홀딩스, 펄어비스, 플레이위드 등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국내 게임업계가 위기를 맞았다는 이야기는 이미 오래 전 이야기다. 이에 작년부터 주요 게임사 다수가 대표를 교체하고 사업 전략을 새로 짜는 등 체질개선에 집중했다. 일련의 활동은 올해 1분에도 뚜렷한 성과를 본 곳이 없고 진통만 이어졌다. 체질개선 효과가 뚜렷하게 드러난 쪽은 ‘전략통’으로 평가된 김병규 대표를 토대로 비용절감에 집중해 흑자를 낸 넷마블 정도다.
엔씨소프트, 인력은 줄였지만 신작은 못 찾았다
먼저 살펴볼 곳은 엔씨소프트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1분기에 매출 3,603억 원, 영업이익 52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80% 줄었다. 엔씨소프트는 작년에 박병무 대표를 선임하며 창사 후 처음으로 ‘공동대표’ 체제를 꾸렸다. 한때 5,000명에 달했던 직원 수를 3,000명대로 줄이며 인건비를 절감한 것은 명확한 결과다. 다만 매출이 줄며 재무적인 성과가 악화되는 흐름을 막아내지는 못했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리니지M을 제외한 모든 주요 게임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고, PC온라인게임 역시 900억 원대에서 800억 원대로 내려갔다.
리니지M은 8년 전에 출시된 게임이며 여전히 엔씨소프트 게임 중 가장 높은 매출을 내고 있는 타이틀이다. 8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만한 후발주자를 발굴해내지 못했다는 점은 경쟁력 있는 신작으로 시장에 어필해야 할 게임사 입장에서 뼈아픈 부분이다. 물론 다른 게임사 역시 장수하는 ‘캐시카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엔씨소프트는 트릭스터M 이후 선보인 여러 신규 타이틀이 연이어 고배를 마시며 결국 리니지M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점이 불안요소로 작용한다.
직원을 줄여 인건비를 낮추는 작업과 시장에 통할 게임을 만드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지난 1년 간 희망퇴직, 분사 등을 통해 조직을 정비하는 과정이 마무리됐기에, 이제부터라도 매출 성장을 이끌 무언가를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 엔씨소프트는 기존 IP를 십분 활용하는 아이온2부터, 슈팅 신작인 LLL, 퍼블리싱 타이틀인 서브컬처 테타 신작 ‘브레이커스’ 등 여러 방향으로 나아간다. 신작을 성공시켜 ‘전쟁 MMORPG 원툴’에서 벗어날 수 있느냐에 엔씨소프트의 사활이 달렸다.

카카오게임즈, 부진한 글로벌 진출 이제는 이뤄야 한다
카카오게임즈는 국내 중심 게임 퍼블리싱 사업으로 몸집을 키웠으나 한계에 부딪혔다. 이에 자사에 큰 성과를 가져다 준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개발한 라이온하트를 1조 원에 인수하고, 글로벌 진출에 힘을 기울였다. 특히 작년에는 내부에서 글로벌 사업을 맡아온 한상우 대표가 취임하며 해외 진출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작년 출시를 예정했던 신작 다수가 올해로 밀리면서 ‘글로벌 원년’ 역시 이루지 못했다.
그 여파는 올해 1분기까지 영향을 미쳤다. 1분기에 카카오게임즈는 매출 1,229억 원, 영업손실 12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1.1%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매출 구성을 보면 회사 실적을 견인해온 모바일게임이 전년 동기보다 41% 줄었는데, 신작 출시가 없는 가운데 오딘: 발할라 라이징 등 기존작 매출 감소가 겹치면서 더욱더 상황이 나빠졌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카카오게임즈는 올해로 밀린 신작을 계획대로 출시하며 새 매출원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과제다. 신작 10종 중 라이온하트가 제작 중인 MMORPG ‘프로젝트 Q’를 제외한 모든 게임이 글로벌에 출시되며, 플랫폼도 모바일, PC, 콘솔로 다각화를 꾀했다. 장르도 MMORPG, 서브컬처, 루트 슈터, 액션 RPG, 좀비 생존 등으로 다양하다. 특화된 강점을 부각한다기보다는 시장에서 뜨는 모든 곳에 도전한다는 느낌이 강해 각 분야를 정교하게 컨트롤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위메이드, 악재 커지며 더 커진 체질개선 진통
위메이드는 작년에 박관호 의장이 대표를 맡아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장현국 전 대표가 위믹스를 새 먹거리로 삼는 전략을 폈다면, 박관호 대표는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하며 게임 경쟁력과 글로벌 진출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그 시작을 알렸던 ‘레전드 오브 이미르’가 지난 2월에 출시됐음에도 게임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8% 줄어들며, 전체 매출도 12% 축소된 1,418억 원에 그쳤다. 영업손실은 113억 원이지만, 비용을 줄이며 전년 동기보다 적자를 줄였다.
1분기 매출을 지역적으로 보면 국내 매출은 31% 늘었으나 해외 매출은 38% 감소했다. 해외 매출이 줄어든 요인은 나이트 크로우 매출 하락과 중국 미르 IP 라이선스 매출 감소다. 실제로 위메이드는 지난 4월에 킹넷 등 중국 게임사 다수로부터 8,400억 원에 달하는 로열티를 받지 못했다고 호소한 바 있다. 여기에 주력 사업으로 추진해온 위믹스가 2월에 발생한 해킹으로 지난 4월에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됐다.
게임 경쟁력 강화, 글로벌 진출 확대 등이 과제로 남은 가운데, 지휘봉을 잡은 박관호 대표의 판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박 대표가 레전드 오브 이미르의 BM을 갈아엎으며 해외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한 점도 위기타계에 대한 의지 표명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미르5, 나이트 크로우2 등 MMORPG 외에도 익스트랙션 슈팅 신작인 ‘미드나잇워커스’ 등으로 미국에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일련의 활동이 열매를 맺어야 한다.

해법은 명확하다, 펄어비스와 네오위즈
전년보다 실적이 악화된 중견 게임사 중 반등을 위한 명확한 해법을 지닌 곳도 있다. 먼저 펄어비스다. 2010년 설립된 펄어비스는 첫 게임 검은사막 IP 하나로 지금까지 버티고 있으나, 이제는 한계에 도달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은 2% 감소한 837억 원으로 선방했으나, 영업손실 52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이를 타개할 확실한 방법은 많은 자원을 투입한 차기작 붉은사막을 연기 없이 올해 하반기에 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검은사막에 비견되는 성과를 내는 것이다.
네오위즈도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보다 저조했다 매출은 8.3% 줄어든 890억 원, 영업이익은 31.1% 감소했다. 작년 실적을 주도했던 P의 거짓 출시 효과가 사라진 결과다. 주목할 포인트는 올해 여름 발매되는 P의 거짓 DLC다. 해외에서도 유료 게임 출시 후 DLC, 확장팩 등 추가 판매가 보편적으로 자리를 잡았고, 디지털 중심으로 할인 판매도 쉬워지며 ‘패키지게임 매출은 1회성’이라는 인식이 사라지고 있다. P의 거짓으로 국내에서 PC∙콘솔 패키지 진출에 대한 주목도를 높였던 네오위즈가 DLC로도 괄목할 성과를 쌓는다면 이 분야 진출에 좀 더 탄력이 붙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웹젠은 뮤, R2 등 MMORPG에 더해 서브컬처 테마 게임을 새 먹거리로 잡았다. 1분기에 뮤 시리즈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3% 감소하며, 전체 매출도 32.4% 감소한 416억 원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50.5% 줄어든 89억 원을 기록했다. 새로운 분야로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은 좋지만, 출시가 지연된 가운데 국내 시장에 걸출한 서브컬처 게임이 급격히 늘어나며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점이 우려사항으로 떠오른다.
중국과 동남아 외 새로운 시장 발굴해야
이렇게 국내 주요 게임사 1분기 실적과 현황에 대해 확인해봤다. 게임은 전형적인 수출산업이며, 국내보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곳이 많다. 호실적을 기록한 크래프톤의 해외 매출 비중은 90%이며, 넷마블, 컴투스, 넵튠 등도 7~80% 이상이다. 그 외 게임사도 글로벌에 많은 힘을 쏟아왔으나, 타깃이 중국, 대만/홍콩/마카오로 묶이는 중화권, 동남아 등에 집중해 온 것이 사실이다.
국내 게임시장은 정체기에 접어들었고, 가장 큰 시장은 중국은 현지 게임사 개발력이 급격히 상승하며 예전처럼 판호를 받아 나간다고 하여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실정이 됐다. 예전과 현재의 ‘글로벌’은 단어는 같지만, 업계에서 바라보는 방향은 크게 달라졌다. 크래프톤 역시 인도를 발굴해냈고, 넥써쓰 등 블록체인 게임에 힘을 기울이는 쪽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시 말해 한국, 중국의 길이 좁아지고 있기에, 기존에 발을 들이지 않았던 곳으로 확장해야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다. 북미∙유럽 등을 겨냥해 루트 슈터나 익스트랙션 슈팅 신작을 내는 장르적인 변화도 있고, 모바일게임의 PC 글로벌 버전을 스팀에 출시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일련의 활동이 2분기 이후에 결실을 맺으며 체질개선에 진통을 겪은 게임사에 한숨 돌릴 여유를 가져다 줄 지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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