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I를 활용한 그림 그리기 툴이 다수 등장했지만, 누구나 고품질 일러스트를 뚝딱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원하는 그림을 만들기 위해서는 코딩에 가까울 정도로 세세한 상황과 요소 키워드를 입력해야 하는데요, 필자 [진석이] 님과 함께 AI 일러스트 프로그램의 현황과 다루기 어려운 점을 재미있게 묘사한 [AI야 소녀를 그려줘] 코너를 통해 확인해 보겠습니다.
이번에 도전해 볼 게임은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야.
넷플릭스 드라마로도 나온 유명 게임이지.
일단 괴물사냥꾼 위쳐 외형을 갖추는 것부터 시작하자.
위쳐 주인공 게롤트의 외형적 특징은...
"강철검, 은검 두 자루를 쓰고 하얀 머리, 고양이 같은 동공, 가죽 갑옷에 늑대 머리모양 메달리온"
일단 하얀 머리, 노란색 눈, 메달리온, 검 정도는 구현됐지만, 뒤에 커다란 늑대는 뭐지? 화이트 울프?
따로 지정하지 않은 배경은 현대적인 느낌이 나서 원작 느낌이 잘 안 사네.
좀 더 상세하게 조건을 지정해보자.
"위쳐 3:와일드헌트, 어두운 밤 모닥불 앞에 앉아서 명상하는 위쳐 소녀를 그려줘"
분위기는 확실히 났는데, 자세가 조금 이상해...
등 뒤에서 뻗어나온 검과 늑대 꼬리는 대체 뭐야?
명상이 뭔지 모르는 것 같으니, 자세히 설명해 줄게.
"명상이란 눈을 감고 정좌로 앉는 거야"
눕지 마!
눈 감으라고 했다고 바로 자다니...
"무릎을 꿇고 앉아서 가볍게 주먹을 쥐어!"
아니 저 늑대 머리는 왜 자꾸 나와서 같이 명상까지 하는 거야!
이제 위쳐의 일을 하러 가자. 사건이 발생한 집을 살펴볼 거야.
"부서진 민가의 거실, 부서진 집, 나뒹구는 살림살이, 피"
아까부터 늑대는 왜 자꾸 따라오는 거야! 늑대 금지야!
창문이 크고 채광이 좋네. 창밖으로 보이는 건물도 깔끔해 보이는군.
부서진 물건도 없는 것 같고, 사건이 발생한 것 같은 분위기가 전혀 안 나.
설명을 더 상세히 써야겠어.
"폐허, 거실과 부엌이 이어진 초가집 안에 핏자국이 널려있다."
거실과 부엌과 바깥까지 연결돼 있는 것 같지만, 핏자국은 좋아...
"다음은 바닥에 있는 핏자국을 만지며 흠... 인터레스팅!"
이건 현행범이야!
아무리 봐도 조사하는 사람은 아니잖아!
"바닥에 떨어진 핏자국을 손으로 만지는 행동을 강조, 집중한다."
바닥의 핏자국과 멀리 보는 시선은 좋은데, 맷돌처럼 생긴 도구는 뭐니?
중세 판타지 배경이라 다 저런 조리도구를 쓰는 건가?
아무튼, 흠... 인터레스팅!
이제 범인을 추적하자.
"강변으로 이어지는 발자국을 추격하는 소녀를 그려줘"
아니 왜 금지한 늑대가... 아니, 말인가?
게임에선 말을 타고 이동할 수 있긴 한데, 지금은 걸어서 탐색할 거야!
"말과 늑대를 다시 금지어로 넣고, 발자국을 추적하는 소녀!"
그래. 범인은 강물을 이용해서 발자국을 없앴어.
이제 냄새로 추적하자.
게임 속에서 냄새는 붉은색 안개 같은 이미지였는데...
"붉은 안개처럼 표현되는 냄새를 맡으며 숲속 외딴 오두막으로 향하는 소녀"
냄새를 맡는다는 행동은 확실하게 표현되었군. 구역질을 하는게 문제지만.
하지만 역시 게임 속 붉은 안개처럼 퍼지는 냄새를 표현했으면 좋겠어.
이럴 때 사용할 수 있는 기능 운용법이 있지.
"다시 냄새를 맡으며 숲속 외딴 오두막으로 향하는 소녀를 그려줘"
아까 강렬한 냄새를 맡고 구역질 한 후 아직 정신을 덜 차린 것 같지만, 이정도면 만족이야.
이제 이 그림에 컨트롤넷과 이미지 to 이미지 기능을 이용해서 조명을 조절할 거야.
아래와 같은 그림을 사용하면 조명을 조절할 수 있어.
검은색은 어둡게, 하얀색은 밝게 표현해주지.
참고로 붉은 스프레이는 그림판으로 그은 거야.
붉은색 안개 같은 냄새를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
약간의 노력만 있으면 이처럼 상황에 맞는 그림도 그릴 수 있고, 대단해!
이제 냄새를 쫒아 만난 적과 싸워야 한다.
"늑대인간과 대치하는 소녀를 그려줘!"
어... 늑대인간이 근육질이네?
늑대인간에게서 등을 돌려 어디론가 가는 느낌인데... 아마 마을에 피해 안 주려고 인적이 드문 곳으로 가는 거겠지?
"노려보다, 대치 중, vs를 추가해서 다시 그려줘"
늑대인간이 역시 좀 수상한 스타일인데?
몬스터라기엔 나쁜 악당 같은 느낌이야.
"은검을 뽑아서 늑대인간과 싸우는 소녀"
아니 이게 뭐야! 몬스터 헌터?
게다가 손에 든 건 검이 아니라 지팡이처럼 변했어? 호그와트 레거시냐?
이게 아니야!
"대형 몬스터는 금지, 은검으로 늑대인간을 베어내다!"
이건 광속으로 베고 난 뒤를 표현한 거잖아!
너무 단판에 끝내는 것 아냐? 내가 보고 싶은 건 베는 장면이야!
"다이나믹 액션, 이펙트, 모션 라인 강조해서 다시!"
뭐야! 너희들 왜 같이 있는 거야!
그리고 가운데 있는 애는 누구야? 둘의 특징이 절묘히 섞인 것이... 너희 아이냐?
왜 최종 보스에 대항하며 같이 싸우는 동료 같은 구도가 나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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