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분석] 지금 우리 동네는 '다잉 라이트 2'가 인기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좀비 사태를 다룬 ‘지금 우리 학교는’이 넷플릭스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좀비 콘텐츠에 관한 관심도 부쩍 늘었다. 기존부터 좀비는 게임에서도 인기 소재였고, 이를 다각도로 조명한 수작 다수가 배출된 바 있다. 건물을 넘나들며 좀비와 싸우는 시원한 손맛을 앞세운 ‘다잉 라이트’도 그 중 하나이며, 지난 4일 출시된 후속작 다잉 라이트 2: 스테이 휴먼(이하 다잉 라이트 2)이 발매 직후 이번 주 게임메카 인기순위를 강타했다.

다잉 라이트 2 순위는 38위로 하위권이지만, 해외 게임인데다 기존에 순위 내에서 약세를 보였던 싱글플레이 중심 게임임을 고려하면 괄목할 성적이 아닐 수 없다. 인기몰이는 여러 지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스팀에서는 9일 기준으로도 판매량 TOP 5를 차지하고 있으며, 동시접속자는 출시 직후 시리즈 사상 가장 높은 16만 명을 찍고, 현재도 11만 명을 유지 중이다. 아울러 개인방송 시청자 수, 포털 검색량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좀비는 대중적인 소재지만 그만큼 경쟁작이 많아서 강점을 제대로 어필하지 못하면 이도 저도 아닌 게임으로 묻혀버릴 수 있다. 특히 다잉 라이트 2는 2018년에 처음 발표되어 4년 만에 출시에 도달했고, 그 과정에서 두 번이나 출시 일정이 연기되며 팬들의 불안감도 커졌다. 이러한 가운데 제작진이 제시한 무기는 날카롭게 다듬은 시리즈 본연의 재미다. 신선함이 부족하고 스토리도 아쉽지만, 전작에서도 호평받았던 액션만큼은 일품이며 이를 통해 단점을 상쇄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출시 타이밍도 상당히 날카로웠다. PC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으로 한정해서 살펴보면 1월에는 상대적으로 대작 출시가 뜸하다. 그런데 2월에는 토탈 워: 워해머 3, 엘든 링, 데스티니 가디언즈 신규 확장팩 등 중순 이후부터 만만치 않은 규모를 지닌 타이틀이 연이어 나온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다잉 라이트 2는 신작 갈증을 느낀 게이머를 대대적으로 수혈함과 동시에 강적을 맞닥뜨리지 않을 수 있는 빈틈을 찾아낸 셈이다.

패스 오브 엑자일이 지난 5일에 시작된 새 시즌 버프를 받고 3주 만에 20위로 복귀했다. 작년 시즌과 비교하면 첫 순위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아울러 제작진 역시 시즌 시작 후 첫 주말에 역대 가장 높은 27만 명에 달하는 동시접속자를 기록했다며 새 시즌이 성공적으로 출발했음을 어필했고, 주요 지표도 큰 폭의 상승세를 그렸다.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결과를 얻었으나 초반 분위기는 좋다고 볼 수 있다.

관건은 유지력이다. 작년 추이를 살펴보면 시즌 초 상승폭은 크지만, 중반 이후에 주체 없이 하위권으로 곤두박질치는 경향을 보였다. 시즌 말에도 20위 중하위권을 지켰던 2020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지구력이 떨어졌음을 실감할 수 있다. 아울러 2019년에 발표된 후속작 패스 오브 엑자일 2도 연기되며 기약 없는 기다림이 길어지고 있다. 2편 연기 후 침체기에 빠진 오버워치와 비슷한 상황이라 볼 수 있다.

중위권에서는 검은사막이 지난주보다 2계단 하락해 25위에 그쳤다. 지난 1월 12일에 진행된 클래스 리부트에 힘입어 17위까지 치고 올랐으나 그 효과를 장기적으로 유지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검은사막은 지난주보다 포털 검색량, PC방 이용량이 줄었는데 게임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낙폭이 크지 않은 이 시점에 유저 주위를 환기할만한 비장의 카드를 꺼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하위권에서는 엘소드가 39위로 반등하며 4주 연속 이어졌던 내림세를 끊었다. 지난 3일에 열린 신규 던전으로 급한 불을 끈 모양새다. 여기에 오는 17일에는 아라 4라인(전직) 업데이트가 예고되어 있어 상승기류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지난 3일에 진행했던 밸런스 패치가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을 얻었다는 점은 불안요소로 남아 있다. 믿고 쓰는 전직 카드가 난관을 헤쳐나갈 길을 열어주느냐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