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는 게이머 민심이 유독 부글부글 끓었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불만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여러 게임에서 수년간 쌓인 문제해결을 요구하는 트럭시위 릴레이가 이어졌다. 예상치 못한 그래픽카드 가격 폭등에, 물량 부족이 겹치며 실수요자인 게이머는 제품을 구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상반기 최대 e스포츠 대회라 할 수 있는 MSI에서는 주최측의 중국 팀 편애 논란이 일었다. 게임메카는 다사다난했던 2021년 상반기 10대 뉴스를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1, 법적규제 VS 자율규제, 확률형 아이템 문제 대두
작년 연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게임업계와 시장을 관통한 주제는 '확률형 아이템 규제'였다. 확률형 아이템의 폐해는 게임업계를 넘어 사회문제로 번졌고, 작년 12월 이상헌 의원의 게임법 전부개정안을 시작으로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자는 법안들이 쏟아졌다. 게임업계는 자율규제를 더욱 강화하겠다며 이에 맞섰지만, 여론은 부정적이다. 관련 법안은 현재 국회 심사 중이다.
2. 페그오부터 시작된 트럭시위 릴레이
게이머들은 더 이상 온라인 시위에 그치지 않았다. 올해 1월 페이트 그랜드/오더를 시작으로 다수의 게임에 문제 개선을 요구하는 유저 트럭시위가 진행됐다. 확률형 아이템으로 대표되는 과금 구조 지적에서부터 수년간 서비스를 이어오며 해결되지 못한 게임 내 이슈에 대한 불만들이 트럭을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트럭시위는 현재진행형이며, 게임사들은 해묵은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에 대한 과제를 받았다.
3. 공급부족에 가상화폐 열풍 겹쳐 GPU 가격 폭등
올해 상반기애는 그래픽카드 가격이 요동쳤다. 한화 기준으로 정가 167만 원인 지포스 RTX 3090은 300만 원에서 최대 500만 원까지 급등했다. 그래픽카드 가격 폭등 요인은 반도체 수급 문제로 인한 공급부족과 가상화폐 채굴 열풍으로 압축된다. 이중 가상화폐는 엔비디아, AMD 등이 채굴 전용 그래픽카드를 내며 수요를 분리했고, 중국과 미국에서 가상화폐 규제 움직임이 일며 과열이 가라앉는 흐름을 보였다. 다만 반도체 수급 문제는 단기간에 해소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4. MSI 중국 팀 특혜 제공 의혹 논란
e스포츠에서는 국제대회 불공정 논란이 일었다. 지난 5월에 개최된 MSI에서 중국 RNG 팀 코로나 채혈 검사를 이유로, 담원 기아는 1위 진출팀 혜택이라 할 수 있는 ‘4강 첫 경기 출전’을 이루지 못하고 2경기로 밀렸다. MSI 2021은 중국 RNG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특히 이번 결승전은 풀세트까지 가는 아슬아슬한 승부가 펼쳐졌기에 텐센트 자회사인 라이엇게임즈의 중국 팀 편애 논란은 더 커졌다.
5. 넥슨이 쏘아 올린 국내 게임사 연봉인상 릴레이
상반기에는 국내 게임업계에서 경쟁적인 연봉인상 릴레이가 있었다. 지난 2월 개발직군 신입사원 연봉을 5,000만 원으로 높인 넥슨을 시작으로 대형부터 중견 게임사 다수가 기존 및 신입사원 연봉을 인상했다. 코로나19로 국내 산업 전방위에서 일어난 비대면 전환에 IT 인력 공급난이 겹치며 게임업계에서도 인력수급에 더 열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현재도 인력부족은 해소되지 않았다.
6. 연말 백신 접종률이 관건, 지스타 오프라인 개최 결정
작년에 거의 전멸했던 게임 관련 오프라인 행사가 다시 열리고 있다. 국내 대표 게임 전시회로 손꼽히는 지스타가 대표적이다. 지스타 주최 측이 주목하는 부분은 백신 접종을 통해 11월 이전에 집단면역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LCK를 비롯한 국내 주요 e스포츠 대회와 기자간담회 등도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서서히 전환되고 있다. 하반기에는 많은 게이머가 한자리에 모여 놀 수 있는 장이 열리기를 희망한다.
7. 게임업계에도 몰려든 메타버스 열풍
상반기를 대표하는 키워드인 메타버스는 국내 게임계도 강타했다. 메타버스 게임 대표로 평가된 로블록스는 상장 하루 만에 EA보다 높은 43조에 달하는 시가총액을 달성했다. 아울러 VR, AR 게임에 진출했던 중소 게임사 주가도 메타버스 열풍 시기에 맞춰 급격히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다만 게임업계에서는 ‘메타버스’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사람들이 온라인 공간에 모여 노는 것은 온라인게임 고유 특성이자, 국내 게임사가 그간 해온 일이며, 현재 투자 열기는 다소 과열됐다는 의견이다.
8. 제2의 나라 반짝 구글 매출 1위
모바일 시장에서 리니지 형제가 지켜온 철옹성이 무너졌다. 지난 10일에 출시된 제2의 나라가 1주 만에 구글 매출 1위를 차지했다. 물론 17일 당일 1위는 다시 리니지M으로 바뀌었으나, 2017년부터 단 한번도 무너진 적이 없었던 리니지 장벽에 금이 갔다는 것은 국내 게임업계에 상징적인 현상으로 해석된다. 엔씨소프트 입장에서는 수성을, 다른 게임사 입장에서는 1위 탈환을 노려봄 직한 타이밍이다.
9. 시가총액 35조 전망, 크래프톤 상장 준비
올해부터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한 크래프톤은 국내 IPO 최대어다. 공모가 기준으로 시장에서는 시가총액 35조 규모에 이르리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 부분이 실현될 경우 엔씨소프트를 넘어 국내 게임사 시가총액 1위에 등극한다. 다만 대표 IP 배틀그라운드가 이 정도의 시장가치가 있다고 평가될지에 대한 논란도 있다. 본 게임은 상장이 마무리되는 하반기에 시작된다.
10. 저작권 침해, 엔씨소프트 웹젠에 소송 제기
지난 21일에 엔씨소프트는 웹젠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유는 웹젠 R2M에 자사 대표작 리니지M을 모방한듯한 콘텐츠와 시스템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게임업계에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며 일러스트, OST 등이 아닌 콘텐츠, 시스템과 같은 광범위한 단어를 사용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엔씨소프트가 승소한다면 ‘리니지라이크’라 불릴 정도로 리니지M과 유사한 게임이 많은 국내 모바일 시장에 일대파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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