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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셔틀] 현실성과 편의성 모두 잡았다, 프로야구 H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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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H3' 대기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야구는 일반인에게도 세이버메트릭스가 대중화됐을 만큼 각종 정보와 수치로 이루어진 스포츠다. 하지만, 반대로 이런 점 때문에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만들기는 쉽지 않다. 그 모든 수치를 게임에 담아내면 가볍게 즐기기엔 너무 전문적인 게임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 명작이라 불리는 OOTP의 텍스트가 얼마나 빡빡한지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은 은근히 찾아보기 힘들다.

이 와중 국산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의 원조 개발사인 엔트리브의 ‘프로야구 H3'가 지난 2일 정식 출시됐다. 프로야구 매니저 시절부터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을 장기간 만들어 온 엔트리브의 노하우가 담긴 시뮬레이션 게임으로서의 완성도를 갖췄다. 캐주얼한 연출과 요소를 더해 누구나 할 수 있는 비교적 가벼운 야구게임이라는 강점을 드러냈다. 

▲ '프로야구 H3' 광고 영상 (영상출처: 게임 공식 유튜브)

1주일이면 1시즌이 지나는 마법

위에서 말했듯이 '프로야구 H3'는 '프로야구 매니저' 계승작이자 전작 프로야구 H2 정식 후속작이다. 이번에는 플레이어가 구단주가 되어 야구단을 운영한다는 것이 기본 콘셉트다. 기본적으로 야구 시뮬레이션 이기에 이번 작품에서도 선수를 조작하는 부분은 없으며, 선수를 영입하고 육성, 훈련하여 나만의 팀을 꾸리는 것에 더 집중한 게임이다. 쉽게 생각해서 딱 야구판 풋볼 매니저라고 보면 된다. 

게임 내 경기는 매일 아침 오전 7시부터 밤 12시까지 1시간씩 1라운드가 자동으로 진행된다. 경기는 컴퓨터나 AI가 아니라 다른 플레이어와 비동기로 대전하는 방식이다. 1시간 단위로 3경기가 열리는 만큼 정규 시즌 마무리까지 일주일이면 충분하다. 정규시즌이 끝나면 포스트시즌이 진행되며, 포스트시즌까지 마무리되면 시즌 성적이 결정된다. 경기는 스코어보드나 하이라이트만 골라서 간략하게 감상할 수도 있고, 실제 야구 경기처럼 풀타임 감상도 가능하다.

▲ 패넌트 레이스는 자동으로 1시간에 1라운드가 진행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기록실에 들어가서 우리 팀과 선수들의 현재 성적을 확인할 수도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시즌 중 플레이어는 더 좋은 선수를 영입하거나, 선수들을 훈련시켜 강력한 라인업을 꾸려 전력 상승을 꾀해야 한다. 부상을 당한 선수나 스태미나가 떨어진 선수를 휴식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평균 컨디션에 맞춰서 적절히 선수를 기용하는 것도 플레이어의 몫이다. 선수를 더욱 많이 훈련시키기 위해선 구단 레벨을 올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 수원 리그 같은 다른 리그에 참가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밖의 다른 시스템은 전작과 거의 동일하다.

▲ 선수단 훈련부터 이것저것 사용해서 우리팀의 전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리그 투어를 돌아서 구단 경험치를 더 확보할 수도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구단 경영으로 잡은 현실성, 콜업으로 낚은 편의성

이번 작품에서 추가된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구단 경영이다. 구단주로 활동한다는 콘셉트에 맞춰 전력 분석, 메디컬, 운영, 스카우트 등 각 팀에서 올라오는 안건과 서류를 플레이어가 직접 확인하고, 결재 여부를 결정하는 모드다. 구단 경영하면 먼저 떠오르는 조직 외에도 마케팅 팀이나 정책 조정실 등 면모도 구현되어, 현실성을 중시하는 유저라면 상당히 만족할 만한 부분이다.

이번 작품에 추가된 또 다른 요소는 콜업이 있다. 선발이면 선발, 중계 투수, 클린업 타선 등 원하는 포지션이나 특기를 지닌 선수를 뽑을 수 있는 영입 방식이다. 심지어는 특정 년도에 활동했던 선수를 골라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고, 특정 팀의 선수들만 뽑을 수도 있다. 즉시 전력감을 스카우트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편리해진 부분이다. 

▲ 서포트 카드를 사용하면 우리팀 컨디션을 더 좋게 만들 수 있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콜업을 활용해 원하는 포지션의 선수를 얻을 수도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특수능력, 스킬블록, 개성 등 전반적으로 MMORPG 캐릭터를 양성하는 느낌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구단경영과 콜업으로 게임에 추가로 현실성과 편의성을 모두 끌어올린 가운데, 이 게임 특유의 캐주얼함도 놓치지 않았다. 특히 선수 경험치를 올리고 스킬을 해체한 다음 스킬블록을 맞추는 과정은 MMORPG와 유사해 야구 게임을 해보지 않은 유저들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 특히 스킬블록의 경우 정확한 위치에 알맞은 스킬을 장착할수록 시너지가 올라가는데, 이를 맞추는 재미도 쏠쏠하다. 선수와 팀 성장 방식이 워낙 세분화되어 있어 초심자라면 이런 시스템이 복잡하게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팀이 경기를 지게 되는 이유를 스스로 분석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시스템에 익숙해지게 된다.

이 밖에도 게임 내 다양한 요소가 흥미를 더해준다. 가령, 팀 내에 A형인 선수가 12명 있으면 선수들 멘탈 수치가 증가하는 ‘소심쟁이들’이 발동된다거나, LG 트윈스 애증의 불펜진인 진필중, 강상수, 신윤호 서승화, 정현호 등이 한 팀에 있으면 발동하는 ‘원조 방화신기’ 등 한 번쯤 피식하고 웃을 만한 재미요소들이 많다. 

▲ 어쩐지 유쾌한 시너지 효과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어디서 많이 보던 아저씨가... (사진: 게임메카 촬영)

방치형 야구게임 다운 접근성

전반적인 만듦새는 좋지만 단점이 없진 않다. 일단 서버 연결 상태와 최적화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다. 아이콘 클릭 한 번에 로딩도 오래 결리며, 수시로 서버 연결이 끊어졌다는 창이 뜰 정도다. 심지어는 아무 이유 없이 멋대로 게임이 꺼지는 경우도 있다. 이쯤되면 실시간 대전 게임이 아니란 점이 다행이라고 여겨질 정도다. 

더불어 게임 자체 시스템은 쉬운 것과 달리 인터페이스는 다소 조악하다. 어떤 아이콘을 클릭해야 선수 레벨을 올릴 수 있는지도 제대로 안 보이고, 팀 시너지와 대표 선수 효과 선택이 딱 붙어 있어 구분이 안 되는 등 플레이에 불편함이 크다. 특히, 전반적으로 글씨도 작고 아이콘의 크기도 작아서 시인성이 매우 떨어지는 부분은 하루빨리 고쳐야 할 부분이다. 특히, 스태미나와 부상 회복 버튼 선수 카드 업그레이드 창 안내문은 눈이 안 좋은 사람들은 찾기 힘들 정도다.

▲ 선수 카드보다 더 자주보게 될 안내문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작아서 보이지 않는 정보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종합해보면, '프로야구 H3'는 큰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야구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게임의 유쾌하고 캐주얼한 성질은 유지하면서도 전작보다 편리해지고 현실적인 시스템을 더해서 발전된 후속작으로 완성됐다. 야구를 좋아하거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시뮬레이션 게임을 찾는다면 충분히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 프로야구 H3는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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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기자 기사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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