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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셔틀] 버디크러시는 판타지 골프게임 부활의 신호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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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디크러시 대기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2000년대 중반에 혜성같이 등장했던 '팡야'의 인기는 어마어마했다. 적어도 국내에선 일본 국민 골프게임인 모두의 골프 시리즈나 캐주얼 골프게임 대표 주자인 마리오 골프보다 훨씬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전성기는 그래 오래가지 못했다. 팡야를 이을 판타지 골프 게임이 나오지 않았고, 최근엔 팡야마저도 서비스를 종료하며 유저들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어버렸다.

그런 의미에서 컴투스가 지난 4일에 출시한 버디크러시는 판타지 골프 팬들에겐 참으로 반가운 게임이다. 처음엔 예쁜 캐릭터 일러스트와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을 보고 골프는 구색이고 캐릭터 수집 게임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실제 플레이 해 보니 순수 골프게임으로서도 꽤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바람과 코스 상태 등을 모두 고려해야만 원하는 코스에 공을 보낼 수 있을 만큼 만만치 않은 난이도를 자랑하지만, 쉬운 조작성과 판타지 게임다운 다양한 스킬샷, 아이템 등으로 플레이어의 도전 욕구를 자극한다.

▲ '버디크리서' 공식 런칭 트레일러 (영상출처: 게임 공식 유튜브)

스포츠, 판타지, 캐릭터가 합체

버디크러시는 컴투스에서 제작한 골프게임으로 스포츠와 판타지를 결합한 게임이다. 플레이 방식은 타구 방향과 구질, 비거리 등을 결정한 뒤 타이밍에 맞게 스윙 버튼을 누르는 다른 골프게임과 똑같다. 하지만 판타지 콘셉트답게 각종 마법과 아이템을 사용해 색다른 라운딩이 가능하다는 점은 이 게임만의 특징이다. 여기에 코스마다 다양한 장치가 존재하는 것도 다른 게임에선 볼 수 없는 부분이다.

버디크러시는 골프게임이지만 캐릭터를 상당히 강조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에서 볼 법한 예쁜 캐릭터가 4명 등장하며, 각 캐릭터별로 개성 넘치는 스토리와 관계도를 지니고 있다. 가령, 가문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무난한 삶을 살아가던 크리스는 여주인공 에린을 만나 점차 골프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갖게 되며, 골프 천재 루시는 다른 주인공들을 만나 풍파를 겪으며 골프를 치는 이유를 다시금 고민하게 된다는 스토리를 보여주고 있다. 

▲ 인터페이스부터 일반적인 골프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며 각각 능력치도 다 다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렇게 캐릭터에 집중한 모습이 눈에 띄다 보니 수집형게임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있을 법도 한데, 의외로 버디크러시에 캐릭터 수집요소는 전무하다. 게임 내 등장하는 4명의 캐릭터는 플레이어 마음대로 사용하고 육성할 수 있다. 각각의 캐릭터는 서로 능력치가 다르며, 각각 유리한 코스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캐릭터를 골라서 사용할 수도 있다. 물론 장비와 코스튬, 펫 등의 수집요소는 따로 있지만, 캐릭터만큼은 수집 대상이 아니라 육성 요소다. 

▲ 캐릭터 별로 흥미로운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수집요소는 장비와 코스튬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캐디 등이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익히긴 쉽지만, 마스터하기는 어려운 난이도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쉬운 조작에 있다. 본래 골프게임 자체가 조작이 복잡하지 않은 축에 속하는데, 버디크러시는 그중에서도 조작이 쉬운 편이다. 보통의 골프게임은 타구 비거리를 조절하기 위해서 직접 타이밍에 맞게 파워 게이지를 채워야 하지만, 버디크러시는 원하는 낙구 위치를 정해 놓고 버튼만 박자에 맞게 눌러주면 된다. 역회전을 주는 하이샷이나, 타구를 원하는 방향으로 휘게 하는 페이드샷을 칠 때도 커맨드를 입력할 필요 없이 타격 전에 공 한 번만 터치해주면 그만이다. 튜토리얼이 있지만, 필요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접근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진정으로 원하는 위치에 공을 보내기 위해선 숱한 연습과 센스, 피지컬이 필요하다. 일단 실시간으로 바뀌는 바람은 당연히 계산해야 하고 코스와 잔디의 상태, 고저 차, 장애물의 위치 등을 모두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같은 코스라도 어느때는 특별한 장치가 생기고, 그린 위에 홀컵 위치와 등고선이 매번 바뀌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공식에 따른 계산샷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심지어 같은 코스에서 같은 바람을 타고 완벽한 타이밍에 스윙을 해도 다른 위치에 공이 떨어지기도 한다. 실제 골프도 작은 기압차 때문에 공의 궤적이 변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골프라는 스포츠 자체를 매우 현실적으로 담아냈다고 볼 수 있다. 

▲ 조작법은 일반적인 골프게임보다도 더 쉬운 편이지만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퍼펙트 샷을 위해선 피지컬도 좋아야 하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코스도 잘 읽어야 하고 바람도 신경써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렇게만 보면 약간 어려워 보일 수도 있지만, 위에서 말했던 마법 스킬과 아이템들이 난이도를 즐길 수 있는 수준으로 보완해 준다. 가령, 비거리가 짧은 캐릭터 앞에 놓인 장애물이나 벙커, 해저드 같은 부담스러운 장애물은 웜홀 아이템으로 극복할 수 있으며, 높은 벽이 가로막고 있다면 로켓샷으로 단숨에 뛰어넘을 수도 있다. 또한 캐릭터별로 바람이 불지 않으면 스탯이 오른다거나 티샷에서 웜홀 확률이 증가하는 등의 고유 패시브 스킬이 있어 게임 진행을 원활하게 해준다. 종합해보면 게임을 익히는 건 쉽지만 마스터하기는 어려운, 하지만 도전 욕구를 끊임없이 자극하는 훌륭한 레벨 디자인이 느껴진다.

▲ 웜홀을 이용해 앞에 있는 벙커를 피해서 샷을 날릴 수도 있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맵에 있는 특정 장치를 활용해서 지름길을 탈 수도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시작하기 전에 버프를 사서 직접 두르고 갈 수도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런 훌륭한 레벨 디자인을 여러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게임 모드도 장점이다. 버디크러시는 다른 플레이어와 경쟁하지 않아도 혼자 즐길 수 있는 싱글 모드와 같은 등급의 유저와 실시간으로 대결할 수 있는 등급 매치 외에도 보유하고 있는 캐릭터의 성능을 활용해 즐기는 팀 랭킹전, 스테이지를 클리어해가며 보상을 받는 이벤트 모드 등 정말 많은 게임 방식을 지원한다. 캠퍼스라는 소셜 요소를 활용하면 트라이 모드, 레슨 모드, 명예 시험장 등 다양한 미니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이런저런 모드를 번갈아 즐기다 보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다

이 밖에도 호쾌한 타격감 또한 버디크러시의 장점이다. 스윙 후 임팩트 순간마다 손에 느껴지는 진동과 시원한 시각 효과, 효과음 등은 일품이다. 특히 정확한 타이밍에 퍼펙트 샷을 성공시키면, 좀 더 화려한 효과가 발동하며 뛰어난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이 밖에도 공을 들인 티가 여실히 느껴지는 훌륭한 캐릭터 디자인과 이를 뒷받침하는 뛰어난 그래픽 또한 게임을 즐기는 재미를 더해준다. 샷이 아슬아슬하게 빗나간다거나, 아주 먼 거리에서 퍼팅을 성공시킬 때마다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모습을 보는 것도 이 게임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 게임 모드는 뭐 하루 종일 즐겨도 모자랄 만큼 많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캠퍼스에 가면 아예 색다른 모드도 즐길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버디 샷을 연습할 수 있는 명예시험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퍼펙트 샷을 성공했을 때의 임팩트 애니메이션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공이 아슬아슬 할때 등장하는 기합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스킬샷을 사용할 때 보여주는 캐릭터들의 특수 모션을 보는 것도 이 게임의 재미 중 하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시 한번 판타지 골프게임 붐을 일으킬 수 있기를

물론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공이 안 걸려야 하는 곳에 투명벽이 있어서 범실타가 발생하는 경우라던가, 가끔 지나치게 깎아 내려가는 경사에 공이 위치할 경우 캐릭터가 기괴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부분들은 게임의 몰입감을 헤치는 부분이다. 또한 한 맵의 18개 홀을 한 번에 즐기는 모드가 없는 것도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디크러시는 훌륭한 게임임에 틀림이 없다. 판타지 골프게임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요소들을 게임에 적절히 녹여내, 누구나 재밌게 즐길 수 있는 훌륭한 레벨 디자인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한때 골프게임에 빠져있던 마니아로서 버디크러시가 10년 가까이 잠잠했던 판타지 골프게임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기를 조심스럽게 기원해본다. 

▲ 버디크러시가 다시 한 번 판타지 골프게임 붐을 일으킬 수 있기를 기원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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