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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남] 영웅의 최후가 고작... 허무하게 죽은 주인공 TOP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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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 이번 기사에는 일부 게임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으니 주의 하시기 바랍니다.

게임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주인공에 몰입하게 된다. 그런 주인공이 죽으면 마음이 편치 않지만, 장렬하게 전사하거나 의미 있는 죽음을 맞이한다면 슬프긴 해도 납득은 된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허무하게 주인공이 죽어버린다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최근 더 라스트 오브 어스 2에서 불거진 조엘 논란이 대표적인 사례다.

사실, 조엘 이전에도 게임에는 이런 사례가 종종 등장했다. 게임 내내 함께 했던 주인공이 갑자기 어처구니 없이 죽는다던가, 전작에서 함께 했던 주인공이 후속작에서 엑스트라처럼 사망해 버리는 경우다. 영화나 드라마와는 달리, 게임은 캐릭터를 직접 조작하며 더욱 깊숙히 몰입하기에, 플레이어들의 분노 역시 훨씬 큰 경우가 많다. 게이머들을 화나게 한, 허무하게 죽은 주인공들을 뽑아 보았다.

TOP 5. 제이슨 브로디(파 크라이 3)

친구들과 섬에 여행을 왔다가 졸지에 인신매매단에 납치되고, 이후 가족과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전사가 된 파 크라이 3 주인공 제이슨 브로디. 처음에는 사람이 죽는 것에 공포를 느끼는 평범한 대학생이었으나, 게임이 진행되며 살인에 거부감을 버린 것을 넘어 희열까지 느끼는 모습으로 변해 플레이어로 하여금 혀를 차게 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물론 그 역시 정신나간 악당 바르 몬테네그로에 의한 피해자임은 틀림없다.

아무튼 엄청난 모험 끝에 바스를 해치운 제이슨에게는 두 가지 엔딩 분기가 존재한다. 친구들을 살리고 섬을 떠나지만 괴물이 되어버리는 엔딩, 그리고 사회에서 만난 모든 인연을 죽인 후 진정한 전사가 되어 시트라를 아내로 맞는 엔딩이다. 참고로 후자에서는 첫날밤을 치른 후 느닷없이 시트라에 의해 가슴에 칼을 맞고 사망하는데, 그 모든 여정과 고행, 선택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리는 느낌이다. 다만, 게임 내내 변해 버린 제이슨에 대한 여론이 그리 좋지 않았던지라 은근히 논란은 되지 않았다는 게 함정이다.

다소 허무한 엔딩으로 끝나는 파 크라이 3 주인공 제이슨 (사진출처: 빌런 위키)
▲ 다소 허무한 엔딩으로 끝나는 파 크라이 3 주인공 제이슨 (사진출처: 빌런 위키)

TOP 4. 카임&레드 드래곤(드래그 온 드라군)

니어 시리즈의 전작이라 할 수 있는 드래그 앤 드라군 시리즈는 서양 판타지 세계관을 중심으로 멸망의 위기에 처한 세상을 주인공과 동료 드래곤이 함께 구하고자 하는 이야기다. 이 게임에는 무려 5개의 엔딩이 존재하는데, 다섯 번째 E엔딩의 경우 워낙 허황된 터라 당시엔 개그 엔딩 취급받았다. 세상에 강림한 파멸의 화신을 막기 위해 시공의 구멍을 뚫어 이계로 향했는데 그 이계가 지구였고, 그 곳에서 파멸의 화신을 막는 데 성공했지만 곧 출격한 전투기들이 미사일을 발사해 주인공은 폭사하고 드래곤은 추락해 도쿄타워에 찔려 사망한다는 이야기다.

원래대로였다면 이 엔딩은 단순한 블랙 유머로 남았어야 했다. 실제로 2005년 출시된 2편은 주인공이 살아남는 다른 엔딩에서 이어지기도 하고. 그런데, 요코 타로의 후속작인 니어: 레플리칸트에서 뜬금없이 이 E엔딩을 정사로 편입시켰다. 주인공이 폭사하고 드래곤이 도쿄타워에 찔려 죽는, 게이머들마저 잊어버린 이야기를 말이다. 드래곤을 타고 세계를 구한 주인공도 현대의 전투기엔 질 수 밖에 없다는 교훈인 걸까?

이세계 과학력에 살해당하는 드래그 온 드라군 주인공들 (사진출처: )
▲ 이세계 과학력에 살해당하는 드래그 온 드라군 주인공들 (사진출처: 아마존)

TOP 3. 셰퍼드 소령(매스 이펙트 3)

2010년을 전후해, 매스 이펙트 시리즈는 최고의 SF RPG로 칭송받았다. 주인공 셰퍼드 소령을 필두로 리퍼에 대항하는 이야기를 높은 자유도와 함께 풀어냈으며, 그 과정에서 주인공 셰퍼드가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고 은하의 명운을 좌우하는 영웅으로 거듭나는 카타르시스를 전달해 많은 팬을 양산했다.

그러나 이 명성은 매스 이펙트 3에서 깨졌다. 이 작품은 네 가지의 엔딩 분기를 제공하는데, 하나같이 2007년부터 2012년까지 1~3편에 걸친 모험 대부분을 허사로 만드는 느낌을 준다는 점이 문제였다. 여기에 주인공 셰퍼드는 그 과정에서 최후의 결전 대신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거나 릴레이 파괴를 통해 죽는다. 어떻게든 살아남는 것으로 보이는 엔딩도 있지만, 이조차 찝찝하고 설정 오류라는 지적에 시달렸다. 결국 2편까지 대작으로 인정받았던 매스 이펙트 시리즈는 그 동안 쌓아온 모든 이미지를 3편 엔딩에서 박살냈고, 부랴부랴 이를 보강했음에도 결국 안드로메다를 끝으로 시리즈를 마감했다.

2012년 게임판을 뒤흔든 매스 이펙트 3 (사진출처: 스팀)
▲ 2012년 게임판을 뒤흔든 매스 이펙트 3 (사진출처: 스팀)

TOP 2. 디미트리 페트렌코(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콜 오브 듀티: 월드 앳 워에 등장하는 소련 측 주인공 디미트리 페트렌코. 그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악운을 타고 태어난 사나이다. 죽을 위기를 수없이 넘기면서 악착같이 살아남는데, 그 과정이 시리즈 최고로 드라마틱하다. 일반 병사라면 죽어도 몇 번은 죽었을 만한 상황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아 가며 동포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디미트리를 보고 있으면, 마음 속 무언가가 뜨거워지는 느낌이다.

이는 후속작인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에서 그가 등장했을 때, 비록 회상 씬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반가워했던 이유다. 그러나, 반가움은 곧 황당함으로 변했다. 빅토르 레즈노프와 함께 북극권으로 도망친 나치 일당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디미트리는 니키타 그라고비치의 생화학 무기 실험대상이 되어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다. 수없는 사선을 넘나든 영웅답지 않은 허망한 최후였다.

월드 앳 워 당시 디미트리의 죽음이 이런 식일 줄은 몰랐다 (사진출처: 스팀커뮤니티)
▲ 월드 앳 워 당시 디미트리의 죽음이 이런 식일 줄은 몰랐다 (사진출처: 스팀커뮤니티)

TOP 1. 죠니 클레비츠(GTA 5)

GTA 4의 첫 번째 확장팩인 로스트 앤 댐드 주인공 죠니 클레비츠는 꽤나 터프한 폭주족이다. 더 로스트 모터사이클 클럽을 실질적으로 이끌며, 적대 폭주족 조직과 전쟁을 벌이고, 경찰과 FBI(작중에서는 FIB)와도 총격전을 하는 등 꽤나 거친 행보를 걷는다. 역대 GTA 시리즈 중 가장 어두운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주인공으로, 매우 강력하고 위험한 존재지만 은근히 제정신이 박힌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던 죠니가 GTA 5에 등장했을 때, 많은 이들이 ‘응?’하는 반응을 보였다. 근육질이던 체격은 홀쭉해졌고, 트레버에게 완전히 제대로 대들지도 못하고 살살 기는 모습까지 보인다. 마약에 쩔어서라는 설정이긴 하지만, 꽤나 눈물 나는 추락이다. 여기까지만 묘사했어도 슬플 텐데, 심지어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최고 미치광이 트레버를 도발하다 그의 심기를 거슬려, 처참히 맞다가 생을 마감한다. 거의 엑스트라 수준 최후에 많은 이들이 분노했지만, 의외로 화제가 되지 않은 건 트레버라는 마성의 남자에 사로잡혀서가 아닐까.

GTA 4에서 이토록 위엄 넘치던 조니가... (사진출처: 스팀)
▲ GTA 4에서 이토록 위엄 넘치던 조니가... (사진출처: 스팀)

GTA 5에서는 초라한 모습으로 트레버에게... (사진: 게임메카 촬영)
▲ GTA 5에서는 초라한 모습으로 트레버에게...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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