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분석] 드라마의 힘으로 첫 순위 입성한 위쳐 시리즈

이번 주에는 게임 시장에서 뼈가 굵은 게임도 하기 어렵다는 역주행에 성공한 해외 게임들이 있다. 각각 44위와 46위에 자리한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 '더 위쳐'다. 위쳐 3는 CD프로젝트레드를 전세계가 주목하는 게임사로 격상시킨 명작으로 손꼽히기에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간 단 한 번도 순위권에 발을 들인 적이 없는 '위쳐' 시리즈가 3편이 나온 후 4년 만에 처음으로 입성한 배경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가장 큰 부분은 지난 20일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국내에도 방영된 드라마 위쳐다. 국내 팬들도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기다리던 드라마로 인해 원작 게임에도 관심이 쏠린 것이다. 드라마 위쳐는 게임이 아닌 소설을 기본으로 하지만, 3편을 했던 유저라면 잊을 수 없는 '욕조 씬'처럼 게임에서 가져온 요소도 곳곳에 자리한다.

여기에 기존 우려와 달리 주인공 게롤트 역을 맡은 헨리 카빌 연기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을 받았으며, 검과 마법을 함께 쓰는 액션도 완성도가 높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게임을 했던 유저라면 만족할만한 드라마이고, 게임이 아닌 드라마부터 먼저 본 사람이라면 그 뿌리라 할 수 있는 소설과 게임에 관심이 갈 만하다.

실제로 더 위쳐와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는 포털 검색량이 큰 폭으로 뛰었다. 여기에 스팀에서도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가 '최고 인기 제품' 상위 15위 안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물론 스팀에서 진행하는 70% 할인도 영향을 미쳤겠으나, 그보다는 드라마를 통해 위쳐라는 게임에 흥미가 생겼고, 할인까지 더해져 게임을 구매하는 유저가 늘어났다는 것이 옳은 분석일 것이다.

즐거워야 할 연말에 오히려 우울한 한 주를 보낸 게임이 있다. 지난주보다 무려 9계단이나 떨어지며 50위까지 밀려난 테라다. 11월 말에 추가된 엘린 '윌광무사'로 하락세를 박차고 오르며 사정이 좀 나아지나 싶었는데 지난 2주 간 순위가 급격히 하강하며 순위권 밖으로 밀려날 위기에 처했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8년 간 뚝심을 지켜온 테라에 과연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대목이라 할 수 있는 겨울에 맞춰 테라는 12월 초부터 신규 및 복귀 유저를 끌어들이기 위한 이벤트를 열었다. 그런데 지난 주에는 유독 서비스가 불안했다. 18일부터 24일까지 3번이나 점검이 있었고, 잦은 점검은 게임에 재미를 붙여보려는 유저에 독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지난 19일 추가된 최상위 등급 '신화 장비'가 파밍 난이도를 지나치게 높여놨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제작사 크래프톤 입장에서 회사 뿌리라 할 수 있는 테라에 좀 더 힘을 기울일 때가 아닐까 싶다.

이번 주 상위권에서는 패스 오브 엑자일이 디아블로 3를 제치고 15위에 안착했다. 14일에 출시한 신규 확장팩 '아틀라스의 정복자'를 발판 삼아 지난주에 디아블로 3를 바짝 뒤쫓았는데, 그로부터 1주일 뒤에 디아블로 3를 제치고 상위권에 다시금 발을 들였다. 주요 경쟁자를 꺾었다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한 주였다.

중위권에서는 파이널 판타지 14가 지난주보다 5계단 하락한 26위에 그쳤다. 12월 초에 출시된 신규 확장팩으로 역주행에 성공했으나 출시 효과가 다소 줄어들며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파이널 판타지 14는 확장팩 발매 후에도 업데이트를 통해 꾸준히 주요 콘텐츠가 추가되는 방식이다. 특히 아직 열리지 않은 콘텐츠 중에는 니어: 오토마타 콜라보레이션 던전도 있기에 반격을 노려볼 만하다.

마지막으로 하위권에서는 아키에이지가 껑충 뛰었다. 무려 13계단이나 상승해 34위까지 뛰어 올랐다. 그 비결에는 지난 19일에 열린 신규 서버 '정원'이 있다. 주요 과금 요소 아키라이프, 노동력 충전제, 행운의 돌을 무료로 제공하거나 팔지 않는 서버다. 기존보다 과금 부담을 크게 낮췄기에 유저 입장에서도 마음의 부담을 덜고 게임을 새로 시작하거나, 돌아올 수 있다. 관건은 현재 확보한 유저를 얼마나 길게 유지할 수 있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