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숨겨진 맛집? 아니 성지! 상봉 ‘비트연구소’

안녕하세요, 성지순례 Ryunan입니다. 장마와 함께 본격적인 무더위 시즌이 열렸네요. 열정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저 같은 댄스 게임 유저들에겐 더위와 땀, 선풍기, 에어컨 쟁탈을 위해 전쟁을 벌여야 하는 시즌입니다. 다들 더위 먹지 말고 건강한 게임 라이프를 영위하시길 바라며, 새로운 성지를 향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보통 게임센터 입구는 각종 체험형 게임들로 시끌벅적합니다. 누가 봐도 ‘여긴 오락실이구나’ 느낄 수 있죠. 근데 여기 겉보기만으론 전혀 오락실 같지 않은, 왠지 동네 정체모를 작업장 같은 게임센터가 한 곳 있습니다. 심지어 게임 종류도 두세 종류만 우르르 몰려 있습니다. 여기 대체 뭔가요? 바로 서울 상봉에 위치한 ‘비트연구소’ 입니다.

상봉 비트연구소는 수도권 전철 상봉역 북쪽 출구에 위치해 있는데요, 정확히는 상봉역과 망우역 사이입니다. 참고로 상봉역 남쪽은 코스트코 등이 위치해 있어 북적북적한데, 북쪽으로 철길을 건너가면 꽤나 한적한 주택가가 나옵니다. 아무리 봐도 게임센터가 있을 것 같지 않게 생긴 이 곳에 오늘의 목적지 ‘비트연구소’가 있습니다. 참고로 2019년 8월 기준, 오픈 10개월 정도 된 신생 매장입니다.

상봉 비트연구소 매장 전경 및 간판입니다. 역대 방문했던 게임센터 간판 중 가장 작고 눈에 안 띕니다. 얼핏 보면 정체모를 작업장. 잘 봐줘야 특이한 콘셉트의 카페나 다이닝 같은 느낌입니다. 자세히 읽어봐야 ‘청소년게임장’ 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거… 일부러 알고 오지 않는 한 지나가는 행인들은 절대 들어오지 않을 것 같네요. 심상치 않습니다.

‘대체 이런 곳을 누가 일부러 찾아올까?’ 라는 생각을 하며 들어가봤는데, 의외로 방문객이 꽤 많습니다. 제가 방문했던 날은 마침 비가 많이 오는 날씨였는데, 출입구에 있는 우산꽂이에 꽤 많은 우산이 꽂혀 있었습니다.

와이파이 및 방문객들을 위한 서비스 코인 안내문. 7월 말까지 매일 자정이 되면 매장에 남아있는 인원에게 남은 인원수에 맞춰 서비스 코인을 지급하는 이벤트가 열린 듯 합니다. 가령 자정에 매장에 세 명의 사람이 있다면 그 세 명에게 3크래딧 서비스를 지급하는 식이죠. 아무래도 주말 밤샘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 같습니다만, 아쉽게도 기사가 업로드 된 현재 시점에선 이 이벤트는 끝났군요.

매장 안에는 총 세 대나 되는 PC가 있습니다. 매장 특성 상 게임 동영상 촬영을 하러 오는 손님이 많은데, 이들을 위한 편집용 PC입니다. 방문객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죠. 보통 이런 PC는 커다란 게임센터에도 한두 대가 있을까 말까인데, 여긴 꽤나 독특합니다.

매장 내에는 총 두 군데의 에어컨이 설치돼 있습니다. 여름철 게임센터에 에어컨은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죠. 격렬한 움직임을 요하는 댄스 게임은 없기에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실내 온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또한 매장 내에는 큰 냉장고와 함께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탄산음료가 여러 개 비치되어 있습니다.

이 곳 역시 청소년게임장으로 등록되어 있는 업소이기 때문에, 청소년이 이용 가능한 시간은 저녁 10시까지 입니다. 그리고 매일 새벽 5시까지 밤샘 영업을 한다는 것도 특징.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매장에 어떤 게임들이 설치되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할까요?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일렬로 나란히 늘어서 있는 ‘유비트’ 기기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기기만 총 네 대인데, 이 외에도 두 대가 더 있어 총 여섯 대 ‘유비트’가 가동 중입니다.

특이하게도 일반적인 게임센터와 달리 벽에 기대지 않고 벽과 서로 마주본 채 설치되어 있는데요, 이는 기기마다 독립적인 공간을 확보하여 게임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기 위한 정책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하면 기기 간 소리 간섭이 덜하고, 플레이어가 벽에 기댄 채 좀 더 편안하게 플레이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기기 후면 관리가 힘들고 공간을 좀 더 많이 차지하기에 웬만한 각오 없이는 시도할 수 없는 구도입니다. 참고로 각 기기마다 파티션이 설치되어 있어 마치 독서실과 같은 공간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모든 유비트 기기 오른편 파티션에는 사진과 같이 핸드폰을 거치할 수 있는 스탠드형 핸드폰 거치대가 있습니다. 당연히 동영상 촬영을 위한 장치죠. 사진과 같이 핸드폰을 고정해 플레이 영상을 찍으면 게임 화면과 함께 본인의 플레이하는 모습까지 나와 완벽한 유비트 플레이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모든 유비트 기기는 아홉 번째 최신버전인 ‘페스토’로, 플레이 요금은 500원을 넣으면 1크래딧, 1,000원을 넣으면 3크래딧이 들어가는 2+1 요금제입니다. 이는 유비트 한정으로, 뒤에 소개할 ‘사운드 볼텍스’와’비트매니아2DX’는 타 매장과 동일한 요금제입니다. 좀 특이한 점이 있다면 버튼 부위를 덮는 덮개가 모든 기기마다 설치되어 있지 않다는 것인데요, 이유를 물어보니 혹시라도 기기 이상이 발생했을 때 바로바로 조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합니다. 덮개를 덮어놓을 경우 기기 이상 발생 시 분해하고 수리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어 그 시간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하더군요. 참고로 덮개가 없어도 플레이 자체에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오리지널 기기엔 없는, 매장에서 별도로 단 LCD등이 상단 간판 아래에 각각 하나씩 설치되어 있습니다. 등 설치 목적은 동영상 촬영 시 좀 더 밝은 화면을 녹화하라는 배려입니다. 참고로 기기 왼편엔 사진과 같은 스위치가 달려 있어 조명 전원 및 밝기, 색상 조절이 가능합니다.

기기 하단에는 이어폰을 연결할 수 있는 이어폰 단자가 설치되어 있어, 더 게임에 집중을 할 수 있는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게임을 진지하게 연구하고 고득점을 내기 위해 집중하는 하드코어 플레이어라면, 이처럼 좋은 환경은 없을 겁니다.

원래 비트연구소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땐 유비트 3대만으로 시작했는데, 현재는 기기가 다소 늘어 유비트 6대, 사운드 볼텍스 2대, 비트매니아2DX 한 대까지 총 아홉 대 기기가 가동되고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기기는 매장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왼편, PC 옆에 설치되어 있는 사운드 볼텍스입니다.

사운드 볼텍스의 경우 순정 스피커 대신 좀 더 음질이 좋은 스피커로 교체돼 있습니다. 이어폰을 끼고 플레이 할 경우 사운드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이어폰을 끼지 않고 플레이 하면 확연한 사운드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참고로 스피커 교체는 사운드 볼텍스 뿐 아니라 매장 내 모든 기기에 적용돼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매장에 가장 마지막에 들어온 신형 기기인 Beatmania2DX입니다. 최신 버전인 26.Rootage 버전으로 가동하고 있으며, 전용 탁상선풍기 한 대가 설치돼 있습니다. 1p 싱글 플레이를 할 때 얼굴과 몸 쪽에 바람이 바로 갈 수 있도록 방향이 맞추어져 있으며, 위치 조절도 가능합니다.

스피커 뿐 아니라 모니터도 순정보다 더 좋은 화질의 사제 모니터로 교체한 상태인데요, 오리지널에 비해 모니터 규격이 약간 작긴 하지만 화면 반응 속도가 빨라 더 정확한 판정을 낼 수 있다는 결정적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잔상이 생기지 않아 오래 플레이해도 눈이 아프지 않기도 합니다. 스피커 역시 JBL 정품 스피커로, 나쁜 음질로 유명했던 오리지널 기체 대비 훨씬 또렷한 음악을 냅니다.

참고로 이 기기는 비교적 최근에 설치된 지라 기기 세팅이 완전히 완료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유저 의견을 수집하기 위한 ‘베타테스트중’ 설문지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본 설문지에는 이어폰 앰프 위치, 버튼 무게, 모니터 사양 등이 적혀 있고, 어떤 점을 개선하면 좋을지에 대한 공란에는 유저들의 메모들이 적혀 있습니다. 유저 의견을 적극 수집 반영해 최상의 플레이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데, 아케이드 게임장에서 이 정도까지 하는 경우는 정말 드뭅니다.

상봉 비트연구소는 일반 게임센터와는 방향이 확실히 다릅니다. 라이트 게이머를 과감히 포기한 대신, 하드코어 게이머만을 겨냥해 소수의 기기 라인업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입니다. 다른 게임센터에 비해 선택할 수 있는 게임의 종류는 적지만, 적어도 유비트, 사운드 볼텍스, 비트매니아 유저들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기에 제가 방문했을 때도 오랫동안 노는 기기 없이 모든 기기가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국내에서는 다소 이질적인 모습이지만, 외지에서 온 마니아 유저들로 가득 찬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나름 뿌듯했습니다.

타 게임센터에 비해 작고 선택할 수 있는 게임의 폭도 좁지만, 유비트와 사운드 볼텍스, 비트매니아 만큼은 국내 어느 곳보다 확실하게 즐길 수 있는 곳. 만약 위 세 게임을 좋아하신다면 꼭 한 번쯤 원정 올 가치가 있습니다. 참고로 평소 인터넷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고수들도 종종 출현하니, 행운을 빕니다.

갓 튀긴 바삭바삭하고 맛있는 치킨 한 마리가 4,000원이라면 믿으시겠습니까? 비트연구소 근처에 ‘1인 1닭’을 할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치킨집이 있습니다. 망우역 쪽으로 걸어가는 길목, 홈플러스 너머에 위치한 ‘한국통닭’은 치킨 한 마리를 4,000원에 판매하는 초저가 치킨 전문점입니다. 비록 치킨무라든가 양념소스 등을 전부 별도로 구매해야 하긴 하지만, 그만큼 치킨 자체의 가격을 크게 낮추었기 때문에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곳이죠. 게임 즐긴 후 1인 1닭(혹은 그 이상) 어떠세요?

대표메뉴: 치킨 1마리 4,000원, 생맥주 500cc 3,000원, 콜라/사이다 1캔 1,500원

상봉역 남쪽에는 코스트코 홀세일 상봉점이 있습니다. 그 얘기는, 코스트코를 대표하는 거대 사이즈의 피자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이죠. 코스트코 상봉점 푸드코트는 회원이 아니더라도 이용할 수 있기에 더욱 좋습니다. 1만 2,500원짜리 콤비네이션 피자 한 판에 500원 음료수 몇 개면 3~4명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으니, 체력 소모가 큰 리듬게임 유저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싶네요.

대표메뉴 :콤비네이션 피자 한 판 12,500원, 베이크(치킨,불고기) 3,700원, 탄산음료 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