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발매된 ‘배틀테크’ 공식 홍보영상 (영상출처: 패러독스 인터랙티브 공식 유튜브 채널)
최근 패러독스 인터랙티브가 발매한 게임 하나가 화제다. 그 주인공은 바로 턴 기반 전략게임 ‘배틀테크’다. 이 게임은 그 자체로도 재미있지만, 사실 주목 받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왜냐하면 이 게임은 14년 만에 부활한 ‘배틀테크’ 세계관을 계승하는 최신작이기 때문이다.
‘배틀테크’는 메카물 팬이라면 모를 수 없는 세계관이다. 1984년 시작된 이 세계관은 거대한 전쟁 끝에 봉건사회로 회귀한 31세기 미래를 무대로, 조종사와 거대 로봇을 중세시대 기사와 전마(戰馬)처럼 묘사한 독특한 설정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맥워리어’를 필두로 ‘멕커맨더’, ‘멕어설트’ 등 ‘배틀테크’ 세계관 게임이 대부분 성공했기에, 한때 그 인지도는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
▲ 높은 인기에도 시리즈 마지막 작품이 된 ‘맥워리어 4: 머시너리’ (사진출처: 아마존)
그러나 '배틀테크' 인기가 절정에 달했던 2004년, '맥어설트 2'를 끝으로 ‘배틀테크’ 게임은 갑자기 모습을 감추었다. 그 후 2018년이 될 때까지 ‘배틀테크’는 이따금 제작되는 팬 제작 게임이나 일부 모바일 게임, 외주 제작 온라인게임 등을 제외하면 잠잠했다. 90년대 발매된 수많은 ‘배틀테크’ 게임에 열광했던 팬 입장에서는 참으로 황당하고 의아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 '배틀테크'가 돌아온 것은 모두가 포기해 가던 2018년. 지난 25일 발매된 ‘배틀테크'와 함께 올해 12월 출시 예정인 ‘맥워리어’ 신작까지 대기하고 있다. 사라질 때처럼 귀환도 갑작스러웠다. 과연 ‘배틀테크’는 승승장구하던 2000년대 초 왜 갑자기 사라진 것일까? 그리고 한참이 지난 2018년 갑자기 귀환한 것일까?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등 로봇 만화에서 영감 받아 시작된 ‘배틀테크’
▲ ‘배틀테크’에 영감을 준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1980년대는 로봇 만화의 전성기였다. 1979년 첫 선을 보인 ‘건담’을 필두로 ‘태양의 어금니 다그람’,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등이 모두 이 즈음에 방영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로봇 만화 열풍은 일본을 넘어 미국까지 흘러들었는데, 당시 미국에서는 영상물 제작업체인 하모니 골드가 일본 로봇 만화 판권을 계약해, 그 방송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이러한 메카물의 폭발적인 인기는 영상물산업 뿐 아니라 게임업계에도 엄청난 자극이 됐다. 수많은 게임개발업체가 메카물에 주목했고 다양한 로봇 게임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초창기 메카물 게임 제작에 뛰어든 회사가 하나 있었으니, 이들이 바로 훗날 ‘배틀테크’를 제작하게 될 보드게임 개발업체 FASA였다.
▲ ’배틀테크’ 세계관의 시작, ‘배틀드로이드’ (사진출처: ‘배틀테크’ 위키)
1982년 첫 작품 ‘스타트렉’ TRPG로 예상보다 큰 수익을 내고 다음 상품을 기획 중이었던 FASA는 때마침 인기를 타기 시작한 메카물이 좋은 소재라 판단하고 로봇 게임을 만들기로 했다. 1984년 나온 로봇 미니어처 게임 ‘배틀드로이드’는 구성 자체는 단순했다. 육각 타일로 구성된 말판 위에 미니어처를 놓고 하는 보드게임으로, 한 해 앞서 출시된 ‘워해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배틀드로이드’는 ‘워해머’와 다른 특징이 하나 있었다. 만화 속 로봇이 등장한다는 것이었다.
FASA는 ‘초시공요새 마크로스’를 비롯한 일본 만화에 등장하는 로봇의 이미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 덕분에 ‘배틀드로이드’에는 만화에 나온 것과 똑같이 생긴 로봇들이 다수 등장했다. 이름이나 설정은 조금씩 달랐지만, 어쨌든 유명한 만화에 등장하는 로봇이 있다는 것만으로 ‘배틀드로이드’는 크게 주목 받았다. 게다가 이 게임은 여러 로봇을 모아 자기만의 ‘올스타’ 로봇 부대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 ‘배틀드로이드’의 ‘스팅거’ (좌), ‘마크로스’의 VF-1A (우) (사진출처: ‘배틀테크’ 위키)
‘배틀드로이드’는 발매되고 곧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는 금새 생각지 못한 문제로 번지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상표권과 판권 문제가 쇄도한 것이다. 영화 ‘스타워즈’를 만든 루카스필름은 ‘드로이드’라는 단어가 자사 상표권이라고 주장하며 사용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그런가 하면 하모니 골드는 자신들에게 ‘초시공요새 마크로스’를 비롯한 로봇 만화를 미국 내에서 독점적으로 사용할 권리가 있으니, 만화에 나오는 로봇 이미지를 사용하지 말라고 압박했다.
1980년 설립된 신생기업 FASA가 모든 공세를 막을 수는 없었다. FASA 설립자 조던 바이스만은 훗날 인터뷰에서 ‘드로이드’는 ‘스타워즈’ 이전부터 다양한 SF에서 사용된 말이므로 루카스필름의 요구는 부당했지만, 당시 자신들이 고용할 수 있는 법률자문가와 변호사에 한계가 있었던 탓에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하모니 골드와의 분쟁은 당장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으나, 훗날 지루한 법적 공방 끝에 FASA가 패소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 결국 루카스필름의 압박에 게임 이름을 바꾼 ‘배틀테크’ (사진출처:’배틀테크’ 위키피디아)
결국 FASA는 여러 문제를 감안해 1985년 ‘배틀드로이드’ 개정판 출시와 함께 게임 이름을 비롯해 일부 설정을 수정해야 했다. 그렇게 바뀐 이름이 ‘배틀테크’였다. 또한 FASA는 이 시기부터 다른 작품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배틀테크’부터 독자 설정을 보강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프랜차이즈 확립의 첫 걸음이 됐다.
‘메카물’ 로망을 중세 무훈시와 결합한 독특한 세계관
▲ ‘배틀테크’ 조종 장비 ‘뉴로헬멧’을 하사 받는 ‘맥워리어’ (사진출처: ‘배틀테크’ 공식 홈페이지)
첫 번째 판본인 ‘배틀드로이드’ 시절 세계관은 다소 단순했다. 먼 미래 성간 이동 및 통신기술을 개발한 인류는 곧 태양계 너머의 여러 별들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이 항성간 연합은 ‘유나이티드 스타 리그’라는 연맹 제국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모종의 이유로 지구를 중심으로 한 ‘유나이티드 스타 리그’는 통치자를 잃고 분열했고, 이후 태양계 외부에 거점을 둔 다섯 개의 파벌은 새로운 통치 집단이 되기 위해 ‘계승전쟁’을 벌이게 됐다는 것이다.
문제는 ‘제1차 계승전쟁’에서 대부분의 산업기반이 파괴되고 기술이 소실됐다는 점이었다. 과도한 핵무기 사용과 기술자 살해가 그 원인이었다. 다섯 파벌은 이러한 과학기술의 쇠퇴에도 불구하고 패권을 위한 전쟁을 멈추지 않았지만, 대신 정치적 조약을 통해 더는 대량파괴 무기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내용은 핵무기 및 생물학무기는 사용, 민간인 거주 행성에 대한 과도한 군사 행동을 금하고, 항복을 위해 백기를 들 경우 이를 반드시 수용해야 한다는 것 등이었다.
이로 인해 ‘제2차 계승전쟁’부터 전쟁의 양상이 변하기 시작했다. ‘제1차 계승전쟁’이 모든 것을 건 총력전이었다면, 그 다음에는 전장으로 정해진 구역에서 선별된 정예전사들이 나서 국가 이익을 위해 일종의 대변자가 되어 싸우게 된 것이다.
▲ 대량학살 무기가 금지된 후 전쟁의 주역이 된 ‘배틀테크’ (사진출처: ‘배틀테크’ 공식 홈페이지)
변화한 전투의 중심에 선 것은 ‘배틀드로이드’라 불리는 거대 로봇이었다. 기존 ‘배틀드로이드’는 일종의 탱크로 활용됐다. 두꺼운 장갑에 중화기로 무장하고 보병과 전투기의 엄호를 받으며 전진하는 무기였던 셈이다. 그러나 ‘계승전쟁’을 거치며 ‘배틀드로이드’ 생산기술과 설비는 소실됐고 그 희소성은 더욱 높아지게 됐다. 반면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기 시작했는데, 이 ‘배틀드로이드’는 전략무기 사용을 금지하는 조약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가장 막강한 무기이기 때문이었다.
미니어처 보드게임 ‘배틀드로이드’가 ‘배틀테크’로 이름을 바꾼 후에도 이 설정은 계속 유지됐다. 다만 로봇의 이름은 ‘배틀드로이드’가 아닌 ‘배틀메크(Battlemech)’가 됐고, 몇 가지 특징적 설정이 부가됐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계승전쟁’ 중 인류문명이 봉건사회로 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사실 봉건적 질서는 ‘유나이티드 스타 리그’가 연맹 제국이 되면서부터 그 조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구에서 외부 항성계를 통치하는 데는 한계가 따랐고, 그 절충적 대안이 유사 봉건제였던 것이다. 그리고 ‘계승전쟁’을 거치며 이러한 봉건사회로의 이행은 점점 가속화했다.
▲ ‘배틀테크’ 가치 상승 덕에 새 계급으로 거듭난 ‘멕워리어’ (사진출처: ‘배틀테크’ 공식 홈페이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던 것이 바로 ‘배틀메크’ 조종사 ‘멕워리어’였다. 이들은 생산이 제한된 가장 막강한 무기를 소유했고, 정비할 수 있었으며, 조종도 가능했다. 많은 인적, 기술적 소실이 발생한 ‘제1차 계승전쟁’ 이후 살아남은 ‘멕워리어’들은 엄청난 신분적 상승을 이루었다.
‘계승전쟁’을 이끄는 다섯 파벌도 ‘멕워리어’에게 엄청난 대우를 약속했다. 자신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군사적으로 봉사한다면, 행성 통치권을 하사하여 보답하겠다는 것이었다. 말 그대로 기사로 대우받게 된 것이다. ‘배틀메크’ 부대를 이끌던 지휘관은 단순 기사가 아닌 귀족이 되기도 했다.
1985년에 발매된 미니어처 게임 ‘배틀테크’는 이러한 시대가 계속되어 인류문명이 거의 완전히 봉건사회가 된 31세기를 무대로 삼았다. 여기서 ‘멕워리어’는 대대로 ‘배틀메크’를 계승해 복잡한 조종 기술을 연마하고, 주군에 충성을 바치며, 명예를 존중해야 할 책임이 있는 기사로 묘사된다.
▲ 결투 중인 두 ‘배틀메크’ (사진출처: ‘배틀테크’ 공식 홈페이지)
플레이어는 몇 대의 ‘배틀메크’를 보유한 기사로 가신을 이끌고 주군을 위해 전투에 나서야 했다. 물론 그 외에도 계약직 자유 기사가 되어 용병대를 이끄는 것도 가능했다. 로봇에 타 명예롭게 싸우는 우주의 기사가 된다는 이러한 설정은 보드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게이머들의 감성을 자극했고, 차츰 다양한 프랜차이즈로 확장해나가기 시작했다.
PC게임으로 이식된 ‘배틀테크’, 어떤 작품들이 나왔나
▲ ‘배틀테크’의 PC게임화 시작을 알린 ‘맥워리어’ (사진출처: ‘배틀테크’ 공식 홈페이지)
메카물과 기사의 로망을 적절하게 섞어놓은 ‘배틀테크’는 FASA의 가장 뛰어난 상품이 됐다. 그에 따라 ‘배틀테크’는 미니어처 보드게임 외에도 TRPG, 소설, 만화 등 다양한 방면으로 프랜차이즈를 확장해 나갔다. 그 중에서도 가장 성공한 것은 바로 PC게임 ‘맥워리어’였다.
1989년 발매된 ‘맥워리어’는 동명의 TRPG를 바탕으로 제작된 게임이었다. 여기서 플레이어는 ‘멕워리어’가 되어 1인칭과 3인칭을 오가며 직접 ‘배틀메크’를 조종하고, 동료에게 간단한 지시를 해 전술적 전투를 벌일 수 있었다. PC게임 ‘맥워리어’는 다양한 로봇을 양팔, 상체, 하체를 각각 따로 움직이는 세밀한 조작에 더불어 다양한 거대 로봇을 조종할 수 있는 점 덕에 큰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또 한 가지 특징이 있었으니, 당시 유행하던 탱크 게임에 RPG 요소를 더했다는 것이었다.
게임 ‘맥워리어’ 줄거리는 한 귀족이 가문의 복수를 하고 잃어버린 권리를 되찾기 위해 ‘배틀메크’ 부대를 이끌고 용병 활동에 나선다는 내용이었다. 당시만 해도 탱크나 로봇을 세밀하게 조작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 게임 중 이 정도 스토리 요소를 갖춘 게임은 드물었다. 이러한 요소들 덕에 ‘맥워리어’는 1997년 컴퓨터 게이밍 월드 집계 기준 약 10만 장이 판매되는 쾌거를 기록했다. 당시 컴퓨터 게임 판매량 기준으로 이는 대단한 수치였다.
▲ 액티비전이 만든 ‘맥워리어 2’는 선풍적인 인기를 자랑했다 (사진출처: ‘맥워리어’ 위키피디아)
‘맥워리어’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맥워리어 2: 31세기 전투’와 ‘맥워리어 3’, ‘맥워리어 4: 벤전스’는 모두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다. 이 중 2편과 3편은 ‘유나이티드 스타 리그’ 몰락과 함께 사라진 ‘스타 리그 방위군’ 후손인 ‘클랜’이 돌아와 다섯 파벌을 상대로 정복전쟁을 벌이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이 두 작품은 ‘맥워리어’ 성공에 인상을 받은 액티비전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작을 담당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0년 발매된 시리즈 마지막 작품 ‘맥워리어 4: 벤전스’는 공작 가문 최후의 생존자인 주인공이 원수들에게 복수하고 정당한 권리를 되찾는다는 시리즈 전통의 스토리와 더불어, 파괴한 적 ‘배틀메크’ 부품을 회수해 아군을 개조하는 ‘배틀테크’ 고유의 수집 및 성장 요소로 메타크리틱 기준 87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 그래픽, 스토리, 게임성 모두 개선된 ‘맥워리어 4’ (사진출처: ‘맥워리어’ 위키피디아)
그 외에도 ‘배틀테크’는 ‘맥워리어 3’과 동시대 이야기를 다른 시점에서 그린 RTS ‘멕커맨더’, 멀티플레이에 중점을 Xbox용 FPS ‘멕어설트’, ‘맥워리어 온라인’ 등 다양한 작품을 파생시켰다. 그러나 ‘맥워리어’ 시리즈는 연이은 성공에도 2002년 ‘맥워리어 4’ 스탠드얼론 확장팩인 ‘머시너리즈’를 마지막으로 중단되고 말았다. 이후 2004년 '맥어설트 2' 이후에는 '배틀테크' 관련 작품도 뚝 끊기고 만다.
▲ ‘맥워리어’ 인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RTS ‘멕커맨더’ (사진출처: ‘맥워리어’ 위키피디아)
절정의 인기를 구사하던 IP가 이렇게 한순간에 끊긴 이유는 ‘배틀테크’ 지식재산권을 지니고 있었던 FASA가 2001년 돌연 영업을 중단한 탓이었다. 당시 FASA의 재정상태는 그리 나쁘지 않았지만, 이들은 미니어처 게임과 TRPG가 앞으로 쇠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FASA CEO인 모트 바이스만이 은퇴를 원함에 따라, 회사 재정이 아직 좋을 때 사업을 정리하자는 이야기가 중론이 됐다. 결국 FASA는 2001년 4월 30일 갑작스럽게 문을 닫았다. 그에 따라 ‘맥워리어’를 비롯한 FASA 지식재산권들도 얼마간 표류하기 시작했다.
사실 ‘맥워리어’ 디지털 게임을 만들 권리는 1999년부터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있었다. ‘맥워리어’의 성공을 본 마이크로소프트가 PC게임을 제작하던 FASA 계열사인 FASA 인터랙티브 테크놀로지를 인수했고, 그에 수반된 계약에 따라 ‘배틀테크’, ‘섀도우런’, 크림슨 스카이’ 등 FASA 지식재산권을 디지털 게임 방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얻었던 것이다. 그러나 FASA가 영업을 중단한 후 FASA 인터랙티브 테크놀로지 또한 부진을 겪었고, 결국 2007년 스튜디오를 폐쇄했다.
원작자 품에서 재탄생한 ‘배틀테크’ 게임, 새로운 전성기 맞을까
▲ FASA 영업 중단을 다룬 2001년 게임스팟 기사 (자료출처: 게임스팟)
앞서 언급했듯 마이크로소프트는 2007년 FASA 인터랙티브 테크놀로지가 전신인 마이크로스프트 FASA 스튜디오를 정리했다. 그러나, FASA 스튜디오를 정리한 후에도 ‘배틀테크’, ‘섀도우런’, ‘크림슨 스카이’ 등 FASA 지식재산권에 대한 디지털 게임화 라이선스는 여전히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남아있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는 이 권리를 활용하는 데 부담이 있었다. ‘배틀테크’는 오랜 세월 동안 여러 설정이 쌓여 구성된 유서 깊은 세계관이었다. 이를 응용해 팬들 입맛에 맞춘 게임을 내놓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그렇기에 ‘배틀테크’ 세계관 게임은 이미 FASA 스튜디오 정리하기 전인 2004년 ‘멕어설트 2: 론 울프’ 이후 나오지 않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접촉해온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바로 FASA 창립자 조던 바이스만이었다. 바이스만은 ‘배틀테크’를 처음부터 개발한 기획자이기도 했으며, FASA 영업 중단 이후 ‘배틀테크’ 지식재산권 장난감 분야에서의 활용 권리를 갖고 간 사람이기도 했다.
▲ FASA 창립자이자 ‘배틀테크’ 원작자인 조던 바이스만 (사진출처: 폴리곤)
바이스만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배틀테크’를 비롯한 FASA 지식재산권으로 디지털 게임을 만들 권리를 달라고 요청했다. 과거 자신이 FASA 인터랙티브 테크놀로지와 함께 매각한 권리를 빌리기 위해 거래를 청한 것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는 FASA 권리는 원작자가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로열티를 비롯한 몇몇 조건 하에 권리를 대여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바이스만은 2007년부터 다시 ‘배틀테크’ 게임 제작에 착수했다. 그렇게 공개된 것이 2009년 공개된 리부트 ‘맥워리어’였다. 하지만 새로운 ‘맥워리어’도 예상치 못한 문제로 개발이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과거 FASA와 법적 분쟁을 겪은 하모니 골드가 리부트 ‘맥워리어’ 트레일러에 등장하는 일부 ‘배틀메크’ 디자인을 놓고 저작권 침해로 시비를 건 것이다.
이와 같은 문제로 ‘배틀테크’ 게임 라이선스는 원작자 품으로 돌아가고 나서도 한동안 세상 빛을 보지 못하는 불운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바이스만도 손을 놓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문제가 됐던 ‘배틀메크’를 배제하고 자신이 디자인 권리를 가진 것들으로만 다시 게임을 구성한 것이다.
▲ 25일 발매된 게임 ‘배틀테크’ 스크린샷 (사진출처: 스팀)
최근 출시된 ‘배틀테크’는 이러한 과정 끝에 다시 나온 첫 번째 ‘배틀테크’ 세계관 게임이다. 조던 바이스만이 제작한 이 작품은 시리즈 초기 설정으로 돌아가 ‘계승전쟁’을 배경으로 하며, 원작에 가까운 턴 기반 전략게임 장르를 택했다.
여기에 2009년 공개 이후 법적 분쟁으로 지연되고 있던 리부트 ‘맥워리어’도 올해 12월 드디어 출시될 예정이다. 이 작품 또한 ‘배틀테크’와 마찬가지로 시리즈 원점인 31세기 초 ‘계승전쟁’을 무대로, 다시 한 번 초심으로 돌아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이렇듯 원작자 품에서 재탄생한 ‘배틀테크’ 게임화 라이선스의 결과가 2018년을 시작으로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 외에도 ‘배틀테크’는 미니어처 보드게임 방면으로도 새로운 제품들을 출시하며 다시 한 번 일어설 준비를 하고 있다. 과연 원작자가 보여주겠다는 ‘배틀테크’의 새로운 시작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 ▲ 2018년 12월 돌아올 리부트 ‘맥워리어’ (사진출처: ‘맥워리어’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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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워리어 5: 머셔너리
2019년 12월 11일
- 플랫폼
- PC
- 장르
- FPS
- 제작사
- 피라니아게임즈
- 게임소개
- ‘멕워리어 5: 머셔너리’는 피라니아게임즈에서 선보인 '멕워리어' 시리즈 신작이다. 게임은 3015년을 배경으로, ‘배틀메크’가 전쟁의 핵심으로 떠오른 시대를 그린다. 플레이어는 신참 ‘멕워리어’로 발탁되어 자신...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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