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게임매장은 분위기가 남다르다. 기존에 매장에서 강세를 보였던 게임은 해외파였다. 반면 국산 게임이 매장에서 두각을 드러낸 적은 매우 드물었다. 그런데 8월에는 국산 게임이 매장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높은 인지도를 보유한 ‘디제이맥스’와 ‘화이트데이’ 시리즈 신작이 출시되며 이례적으로 국산 신작이 매장의 주역을 차지한 것이다.
그렇다면 오랜 세월을 넘어 신작으로 돌아온 ‘디제이맥스’와 ‘화이트데이’의 현황은 어떨까? 게임메카는 직접 매장에 방문해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방문한 매장은 용산 게임몰, 나진 전자 상가, 국제 전자 센터 CD마을 및 상호를 밝히지 않은 곳 3개다.
▲ 시원한 가을 바람이 부는 8월, 용산 게임 매장과...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국제 전자 센터 등을 찾아 이야기를 들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과거 명작의 화려한 부활! 국산 콘솔게임 선전
기존에 국산 콘솔게 임은 대부분 디지털 다운로드 형식으로 판매되는 경우가 많았다. 조이시티 ‘3on3 프리스타일’, 넥스트플로어 ‘키도’, 파크이에스엠 ‘오퍼레이션 7: 레볼루션’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8월에는 이러한 경향을 깬 타이틀이 2종 출시됐다. 네오위즈 ‘디제이맥스 리스펙트’와 손노리 ‘화이트데이: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이다. 과거 큰 인기를 누렸던 시리즈 신작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만큼, 자신감 있게 패키지 판매를 결정했다. 그리고 이러한 선택은 괄목할 결과로 돌아왔다. 굵직한 대작이 없어 부정적인 전망이 제기되던 8월 게임 매장에서 눈에 띄는 판매량을 보이며 매장의 성적을 견인한 것이다.
먼저 ‘디제이맥스 리스펙트’는 발표 당시에는 PS비타가 아닌 PS4를 선택한 것이 흥행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PSP로 발매된 ‘디제이맥스 포터블’ 시리즈가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제이맥스 리스펙트’는 지난 7월 28일 발매된 이후, 8월 한 달 동안 꾸준하게 판매됐다. 가정용 콘솔, PS4에서도 두각을 드러낸 것이다. 한 매장 관계자는 “’디제이맥스 리스펙트’는 듀얼쇼크4 조작이 잘 어울린다는 입소문을 탔다. 콘텐츠 분량도 140곡으로 리듬게임 ‘역대급’이다. 그 점이 호평을 받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 '디제이맥스 리스펙트'는 PS4에서도 여전했다 (사진제공: 네오위즈)
여기에 8월 22일 출시된 ‘화이트데이’도 매장에 유의미한 결과를 가져다 줬다. 이번에 PC, PS4로 발매된 ‘화이트데이’는 2001년에 출시된 동명의 PC 게임을 리메이크한 타이틀이다. 여기에 그래픽 향상, 신 캐릭터 추가 등이 이루어져 한층 더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화이트데이’는 출시 전 여론이 좋지 않았다. 출시도 두 번이나 미뤄졌고, 출시 후에도 수많은 버그가 발생한데다가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게임이 미완성이다’라는 불만이 쏟아졌다. 하지만 개발사 손노리의 대처 덕에 콘솔 쪽에서는 악화된 여론이 비교적 빠르게 해결되었다는 것이 매장의 입장이다.
매장 관계자는 “처음에는 게임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밸런스 패치가 진행되며 순조롭게 판매됐다”고 말했다. 게임 패키지를 진열해 판매량 순위를 나타내는 또 다른 매장에서는 “’화이트데이’ PS4판은 남은 물건이 없어서 진열하지 못하고 있다. 추가 패키지가 들어오면 2위로 진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즉, 진열해놓을 여유분이 없을 정도로 게임을 찾는 게이머가 몰리고 있다.
▲ '뉴 모두의 골프'가 차지한 자리는 사실 '화이트데이'의 것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빠트리면 섭섭하지, 전통 강자들의 귀환
8월 매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것은 비단 국산 게임만은 아니다. 8월 말에 접어들며 그간 콘솔 게이머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인기 시리즈 신작이 출시되며 게이머들을 매장으로 이끌었다.
먼저 찾아온 것은 ‘언차티드: 잃어버린 유산’이다. 게임은 당초 ‘언차티드 4’ DLC로 기획됐지만, 제작 과정에서 분량이 늘어나며 독립적인 타이틀로 발매됐다. 게임몰 관계자는 “’언차티드’는 이름값이 있는 시리즈라 평균 이상의 판매량을 보장한다. 이번 ‘잃어버린 유산’도 뛰어난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캐주얼 골프게임을 대표하는 ‘뉴 모두의 골프’까지 많은 선택을 받았다.
▲ 캐주얼 골프게임 최강자 '뉴 모두의 골프'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해외파와 국산게임이 모두 흥행에 성공한 8월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여기에 의외의 복병이 있었다. 헌팅 액션이라는 장르를 창시한 ‘몬스터 헌터’ 신작이 국내에서도 반향을 일으킨 것이다. 지난 8월 25일 캡콤은 ‘몬스터 헌터 XX 닌텐도 스위치 버전’을 출시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닌텐도 스위치는 물론, 전작 ‘몬스터 헌터 X’도 정식 출시되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몬스터 헌터 XX’ 자체도 지난 3월 닌텐도 3DS로 출시됐던 것을 스위치로 이식한 ‘중고 신인’이라 반응이 적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몬스터 헌터 XX’를 찾는 발걸음이 예상보다 많았다. 매장에서는 “닌텐도 스위치가 정식으로 국내에 들어오진 않았지만 관련 상품을 찾는 사람들은 많다. 그래서 이번 ‘몬스터 헌터 XX’같은 인기 타이틀은 발매 당일 국내 매장에서도 구매할 수 있도록 대비했다. 덕분에 일본보다 국내에서 더 구하기 쉽다는 얘기도 있을 정도로 충분한 물량을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몬스터 헌터 XX'는 국내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사진출처: 캡콤 공식 홈페이지)
PS VR 가격 인하와 함께 시작하는 9월, 믿는 건 ‘신작’
9월에는 VR에 관심을 지니고 있던 게이머에게 귀가 솔깃한 소식이 있다. PS4 전용 VR 기기, ‘PS VR’ 가격이 인하되는 것이다. VR 보급을 막는 진입장벽 중 하나였던 가격이 비교적 낮아지는 만큼, PS VR 판매량도 기존보다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매장의 전망은 일단 부정적이다. PS VR의 문제는 가격보다는 할 만한 게임이 없다는 것이라는 의견이다. 모 매장 관계자는 “PS VR은 이미 매장 자체에서 소니가 공식적으로 인하된다고 밝힌 가격보다 싸게 판매하고 있다. 그래서 가격이 인하되도 판매량이 상승할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 봤다. 이어 게임몰 관계자는 “가격 인하보다는 어떤 게임이 나오느냐가 중요하다. 오는 10월 발매되는 ‘그란투리스모 스포트’가 VR을 지원하니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 가격 인하를 결정한 PS VR (사진출처: SIEK 공식 홈페이지)
이처럼 PS VR에 대한 매장의 기대감은 적은 편이다. 그러나 9월 전망 자체가 먹구름인 것은 아니다. 매장에서는 8월 말에 쏟아진 신작들이 9월 내내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임몰 관계자는 “8월 말은 ’이스 오리진’ PS4판과 ‘오메가 라비린스 Z’ 한국어판 준비로 바쁘고, 여기에 ‘그란투리스모 스포트’ 예약 판매도 진행될 예정이다. 9월에 발매되는 ‘NBA 2K18’, ‘PES 2018(위닝일레븐 2018)’ 같은 스포츠게임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8월 말 신작은 9월 중에도 활약할 전망이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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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에버퀘스트 기행기를 읽던 제가 게임메카의 식구가 되었습니다. 언제까지나 두근거림을 잊지 않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hunsang1230@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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