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7월은 게임 업계 전반적으로 성수기라는 인식이 있다. 학생들의 방학은 물론, 직장인들도 여름 휴가를 맞이해 여가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콘솔게임 매장을 찾는 발걸음도 늘어나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는 기대감을 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것도 옛말이다. 디지털 다운로드 구매 비중이 늘면서, 직접 찾아가는 경우가 줄어든 것이다. 매장을 직접 발로 찾는 경우는 기대하던 타이틀이 출시되어 이를 실물 패키지로 소장하고 싶을 때다. 즉, 꼭 실물로 갖고 싶을 정도의 대작이 나와야 매장도 '왁자지껄'하는 분위기가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7월, 뜨거운 폭염을 뚫고 매장을 찾은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런 대작이 있었을까? 게임메카는 사방에서 울리는 폭염주의보 문자에도 굴하지 않고 매장을 찾아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방문한 매장은 용산 게임몰, 동서게임, 나진 전자 상가, 국제 전자 센터 CD마을, 상호를 밝힐 수 없는 곳 2개다.
▲ 가만히 있어도 무덥던 7월, 용산 근처 게임매장과...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국제전자센터 등을 찾았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조용했던 7월, 고객 유치를 위해선 ‘타이틀’이 필수!
결론부터 말하자면 7월에는 게이머들의 ‘지름신’을 자극하는 신작이 없었다. 특히 국내 콘솔시장 점유율이 높은 PS4에 신작이 빈약했다. PS4진영에는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에서 내놓은 ‘건담 버서스’가 발매됐고, 뒤이어 ‘파이널 판타지 12’를 리마스터한 ‘파이널 판타지 12: 더 조디악 에이지’가 나왔다. 그리고 7월 끝자락에 격투게임 ‘언더나이트 인버스 엑셀레이트 에스트(이하 언더나이트)’와 리듬게임 ‘디제이맥스 리스펙트’가 출시됐다.
아쉬운 점은 신작들이 게이머들의 이목을 사로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것이다. 스타트를 끊은 ‘건담 버서스’는 줄어든 참전기체와 과도한 DLC 정책으로 인해 혹평을 면치 못했다. 한 매장 관계자가 “’건담 버서스’는 좋지 않은 평가가 많아 거의 나가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릴 정도로 흥행 면에서 참패를 거둔 것. 이어지는 ‘파이널 판타지 12: 더 조디악 에이지’는 시리즈 명성에 힘입어 어느 정도 선방했지만, ‘언더나이트’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진 못했다. 마지막으로 ‘디제이맥스 리스펙트’는 간만에 찾아온 인기 시리즈 신작이라 많은 사람들이 찾았지만, 28일 발매된 터라 7월 성적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 건담 팬 여럿 울린 '건담 버서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이처럼 살 만한 게임 자체가 많지 않다 보니, 굳이 매장에 찾아오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게임몰 관계자는 “올해 7월은 작년보다 더욱 조용했다. 작년에는 ‘슈퍼로봇대전 OG: 더 문 드웰러즈’ 한국어판 같은 타이틀이 있어 어느 정도 사람들이 찾아 왔는데, 올해에는 게임 자체가 적다”고 말했다. 결국 매장은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시연대를 마련하는 등, 반응이 좋은 타이틀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이다.
▲ 지금은 '니어: 오토마타'지만, 곧 '디제이맥스 리스펙트'가 될 거라고...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독점작 없는 Xbox One은 그나마 대중성 있는 타이틀이 팔리고 있다. 동서게임 관계자는 “’포르자 호라이즌 3’나 ‘마인크래프트’처럼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타이틀은 꾸준히 나가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새 게임은 새 기기로, 간만에 웃은 한국닌텐도
2017년 상반기는 한국닌텐도에게 힘겨운 시기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3월 발매된 ‘닌텐도 스위치’ 때문이다. ‘닌텐도 스위치’는 해외에서 Wii 이후 다시 한 번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화제인데, 국내에서는 정식 발매되지 않아 게이머들의 아쉬움을 산 것. 기자 역시 닌텐도 관련 기사를 쓸 때마다 한국닌텐도를 성토하는 독자들의 목소리를 자주 들었다. 물론 콘솔 발매가 일개 지사의 힘만으로 성사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지만, 한국닌텐도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 와중에 한국닌텐도는 지난 7월 13일 새로운 콘솔인 ‘New 닌텐도 2DS XL(이하 뉴 2DS)’을 출시했다. 뉴 2DS는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기존 New 닌텐도 3DS XL에서 3D 기능만 제외한 보급형 기기다. 화면 크기는 같은 4.88인치이면서도 무게가 260그램으로 줄었고, 가격도 165,000원으로 6만원 저렴해졌다. 이에 닌텐도 3DS가 없던 게이머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CD마을 관계자는 “발매 첫 날 뉴 2DS를 찾는 사람이 많았다. 첫 날 이후 기세는 조금 꺾였지만,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다.
▲ 게임메카 기자도 구매한 'New 닌텐도 2DS XL'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뉴 2DS에 힘을 더한 것이 다양한 타이틀이다. ‘커비의 빨아들이기 대작전’이나 ‘마리오 스포츠 슈퍼스타즈’, ‘파이어 엠블렘 에코즈’ 등, 인기 캐릭터를 앞세운 닌텐도 3DS용 게임이 출시된 것이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것이 ‘파이어 엠블렘 에코즈’다. 마니아층이 확실한 시리즈 신작이기 때문에, 다른 타이틀에 비해 찾는 손길이 많았다. 덕분에 한국닌텐도는 간만에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시기였다.
▲ '아미보' 판매량도 늘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8월도 조용한 여름나기, 좀 더 멀리 봐야…
보통 ‘매장탐방’ 기사 말미에는 매장에서 보는 이번 달 전망을 적었다. 대부분 매장에서 출시를 앞둔 타이틀이나 행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7월에 이어 8월에도 마땅히 눈에 띄는 신작 소식이 없다. 8월 중 진행되는 독일 게임쇼 ‘게임스컴’ 역시 신작 발표보다는 이미 공개된 게임의 추가 정보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깜짝 소식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에 매장에서는 지금 당장 호성적을 거두기 보다는 조금 더 멀리 보는 눈치다. 게임몰 관계자는 “8월에는 ‘뉴 모두의 골프’ 한국어판 정도가 그나마 많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흥행을 거두려면 아무래도 AAA급 타이틀이 나와야 한다. 그래서 8월에는 비슷하게 조용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 한동안은 기존 작에 의존할 수 밖에...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Xbox 진영에서는 10월 발매를 앞둔 ‘포르자 모터스포츠 7’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동서게임에서는 레이싱게임의 재미를 100% 느낄 수 있는 휠 컨트롤러와 운전석까지 미리 설치해두며 ‘포르자’에 대한 기대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다만, 그 전까지는 지금처럼 기존 출시작에 기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오매불망 기다리는 그 이름 '포르자 모터스포츠 7'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한국닌텐도 역시 8월 3일 ‘슈퍼 마리오 메이커’ 이후에는 타이틀 라인업이 잠잠하다. 오는 11월에는 ‘포켓몬스터 울트라썬/울트라문’이라는 거포가 마련되어 있지만, 한동안 조용한 시기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 한국닌텐도는 11월에 묵직한 한 방이 있다 (사진제공: 한국닌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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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에버퀘스트 기행기를 읽던 제가 게임메카의 식구가 되었습니다. 언제까지나 두근거림을 잊지 않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hunsang1230@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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