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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에스컬레이터와 계단



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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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게임 시장에서 심각한 문제는 ‘불균형’입니다. 시장의 대세가 모바일게임으로 바뀌면서 생겨난 폐단이죠. 수많은 개발사가 경쟁하는 ‘레드 오션’이 되어 버린 탓에 인기 IP와 거대 자본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이 되어 버렸습니다. 또한 성공이 보장된 수집형 RPG나 MMORPG에 신작이 몰리고 있죠. 그 결과 ‘양산형’ 게임이 속출하고, 중소 게임사는 발 붙일 곳이 없어졌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개발사 블루홀이 한국에서 보기 힘든 PC 패키지 게임을 내놓았습니다. 장르도 비교적 생소한 배틀로얄 방식의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입니다. 장르만 봐도 흥행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데, 심지어 스팀을 통해 유료 패키지로 판매한다는 전략까지 내세웠습니다. 솔직히 망하기 딱 좋아 보였죠. 그런데 ‘배틀그라운드’는 예상을 깨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출시하자마자 스팀 최고 인기작(Top Seller)으로 선정되고, 3일 만에 122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죠. 또한 스팀에서 가장 플레이어 수가 많은 게임 3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국산 게임이 전 세계 게이머들 사이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 셈입니다.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반응은 국내에서도 뜨겁습니다. ‘배틀그라운드’ 평균 동시 접속자 수 6만여 명 중에서 1,800여 명은 한국 유저인데, 32,000원에 판매되는 유료 패키지 게임임을 생각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죠. 네티즌들은 “양산형 모바일게임이 가득한 한국 게임 시장에서 이런 게임이 나왔다는 게 놀랍다”는 반응입니다. 페이스북 계정으로 댓글을 달아주신 EunSung Kim님은 “아 취할 국뽕이 하나 더 늘었네”라며 해외 게임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완성도를 칭찬했죠. 이어 김민중님은 “잘만들면 유료겜도 흥한다는걸 잘보여준 케이스”라며 높게 평가했습니다.
 
블루홀의 도전은 ‘배틀그라운드’로 끝나지 않습니다. ‘배틀그라운드’ 콘솔 버전도 계획 중인데다 2017년 중에는 대표 MMORPG ‘테라’를 PS4와 Xbox One으로 내놓으며 콘솔 시장 공략에 나섭니다. 이어 차세대 플랫폼 가상현실(VR)에도 상반기 출시 예정인 1인칭 액션 RPG ‘발키리 블레이드’로 도전장을 냅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플랫폼에 거침없이 발을 들이고 있는데, 온라인과 모바일로 양분된 국내 게임 시장에서는 독보적인 행보에요.

국내 게임업계 특징 중 하나가 눈에 띄는 대작이 나오면 아류작들이 트렌드를 좇듯 쏟아진다는 것입니다. 많은 개발사가 불확실한 도전보다는 안정적인 선택을 하기 때문이죠. 마치 출근길 지하철에서 급히 서두르지만 계단을 뛰어오르기 보다는 편한 에스컬레이터를 택하는 것처럼 말이죠. 이러한 상황에서 블루홀이 거둔 성과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남들이 정한 성공 법칙을 따르는 대신, 아무도 가지 않은 계단을 두 다리로 올랐어요. 튼튼한 두 다리가 성공으로 향하는 지름길이 됐죠. 국내 게임산업이 다시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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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FPS
제작사
크래프톤
게임소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는 블루홀에서 개발한 FPS 신작으로, 고립된 섬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다. 플레이어는 마치 영화 ‘배틀로얄’처럼 섬에 널려있는 다양한 장비를 사용해 최후의 1인이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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