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담 버서스' 트레일러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건담을 소재로 하는 게임 중에서도 대전액션게임 ‘기동전사 건담 VS.’ 시리즈는 독특한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 대다수의 건담 게임이 콘솔을 기반으로 하는데, 15년이라는 세월 동안 유독 아케이드를 본진으로 삼았다. 물론 추가 요소를 더한 가정용 게임도 계속해서 출시되었지만, 어쨌든 ‘건담 VS’시리즈는 아케이드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그런데 5세대를 표방한 최신작 ‘건담 버서스’에서는 상황이 좀 달라졌다. 시리즈 처음으로 아케이드보다 PS4판이 먼저 개발되며, 가정용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주력 플랫폼을 아케이드에서 콘솔로 옮기며 접근성이 더욱 높아졌고, 이에 힘입어 ‘건담 버서스’는 한국 정식 발매도 확정됐다.
이러한 ‘건담 버서스’를 지난 17일 테스트에서 먼저 만나 볼 수 있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총 38기의 기체, 4가지 게임 모드가 제공되었다. 아케이드에서 가정용으로, 보금자리를 옮긴 ‘건담 버서스’… 당초 기대했던 대로 진입장벽은 낮추고 시리즈 특유의 재미는 확고하게 살렸을지, 직접 체험해봤다. (본 기사에서는 시리즈 전체는 ‘건담 VS’, 신작 게임은 ‘건담 버서스’로 칭하겠습니다.)
▲ '건담 버서스' 메인 화면 (사진제공: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코리아)
듀얼쇼크4에서도 액션은 그대로
‘건담 VS’ 시리즈의 핵심 콘텐츠는 뭐니뭐니해도 속도감 있는 2 대 2 배틀이다. 플레이어는 조종하고 싶은 ‘기체’와 필요할 때 지원해 주는 ‘스트라이커’를 선택해 전투에 나선다. 이후 상하좌우 종횡무진 움직이며 빔과 미사일, 칼이 난무하는 ‘속도감 있는 전투'를 즐기게 된다. 허나 여타 액션게임과 달리 ‘건담 VS’ 시리즈는 대대로 조작 난이도가 높지 않았다. 자동으로 상대를 록온하고 시점을 조정하기 때문에, 굳이 플레이어가 직접 카메라를 돌리며 적을 조준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건담 버서스’에서는 이러한 기본적인 룰을 그대로 유지한다. 여기에 PS4를 선택한 만큼, 기본적인 조작 체계를 듀얼쇼크4에 맞췄다. 오락실에서 레버를 돌리는 것과 비교하면 손맛은 다소 떨어질 수 있으나, 듀얼쇼크4에서도 조작이 어렵지는 않다. 자주 사용하는 주무기는 손이 쉽게 가는 △, □ 버튼에 배치해 쉽게 사용할 수 있다.
▲ 하늘에서도 조준에는 문제 없다 (사진제공: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코리아)
PS비타로 이식되었던 전작 ‘기동전사 건담 익스트림 버서스 포스’는 버튼 수의 부족으로 인해 특수 무장을 2개로 줄였다. 하지만 ‘건담 버서스’는 아케이드판처럼, 다양한 무장과 기술을 L, R버튼 4개에 빠짐없이 채워 담았다. 모션 캔슬 같은 고급 컨트롤은 2개의 스틱으로 구사할 수 있다. 이처럼 듀얼쇼크4에 딱 맞는 조작체계를 마련해, 아케이드에서 즐겼던 속도감 있는 전투를 PS4에서도 완벽히 재현했다.
또한 기체 선택 시에 다양한 설정을 할 수 있다. 먼저 일시적으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도록 돕는 ‘각성’이다. ‘건담 버서스’의 각성은 순간적으로 이동속도가 빠르게 늘고 공격력이 높아지는 ‘블레이즈 기어’, 공격력 상승 폭은 적지만 무기 사거리가 오르고 지속시간이 긴 ‘라이트닝 기어’로 나뉜다. 둘 중에서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맞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스트라이커’ 역시 마찬가지다. 특정 기체만을 선택할 수 있던 전작과 달리 ‘건담 버서스’에서는 플레이어블 기체 중에서 자유롭게 선택한다. 물론 비용이 높은 강한 기체일수록 사용할 수 있는 횟수가 줄어든다. 따라서 약하지만 자주 사용할 수 있는 ‘볼’이나 ‘모빌워커’를 선택하거나, ‘윙 건담 제로’처럼 강력한 1방을 지닌 MS를 스트라이커로 삼는 등, 좀 더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 몇몇 기체는 각성시 더욱 특수한 효과가? (사진제공: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코리아)
무기부터 BGM까지, 완벽한 ‘건담’ 게임
인기 IP를 활용한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원작 재현’이다. ‘이것까지 돼?’라는 생각이 절로 들 법할 정도로, 세세한 부분까지 구현하면 팬들의 막대한 지지를 얻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건담 버서스’는 합격점이다. MS의 외형이나 무기, 액션 외에도 다양한 요소에서 원작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 사이코 프레임 빛깔 영롱한 '유니콘 건담' (사진제공: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코리아)
‘건담 버서스’에는 시리즈 시작을 알린 ‘건담’부터 멋진 디자인으로 인기가 많은 ‘유니콘 건담’, 최근 작품인 ‘기동전사 건담 썬더볼트’에 등장하는 ‘풀아머 건담’까지 등장한다. 또한 빔 샤벨이나 빔 라이플 같은 평범한 무장부터, 원작에서 한 두 번 사용했던 기술이나 무기까지 '특수 격투'나 '특수 사격', '서브 사격'으로 구현되어 있다. 예를 들어 유니콘 건담 기본 무기는 빔 샤벨과 빔 매그넘으로, 원작에서 자주 사용한 것이다. 특수 격투는 상대방을 붙잡고 돌진하는 기술인데, 팬이라면 한눈에 ‘기동전사 건담 U.C.’ 애니메이션 1화에서 ‘크샤트리아’를 향해 사용한 기술임을 알 수 있다.
▲ 건담의 특수 격투는 '건담 해머' (사진제공: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코리아)
기체마다 갖고 있는 독특한 기능도 ‘특수 사격’ 버튼으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뉴 건담’은 핀 판넬을 전개해서 적의 빔 공격을 막아 내는 배리어를 펼 수 있다. 이어 ‘ZZ건담’은 빠르게 날아다니며 미사일 폭격을 퍼붓는 ‘G 포트리스’로 변신하게 된다. 이외에도 ‘건담 엑시아’는 비용이 부족하면 응급 수리된 버전인 ‘엑시아 리페어’로 리젠되는데, 이 점 역시 애니메이션에 나온 것과 같다. 이처럼 각 MS의 특징을 완벽히 재현했다.
▲ 변-신! (사진제공: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이외에도 게임 전반에서 원작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전투가 진행되는 맵은 '토링턴 기지'와 같이 건담 시리즈에 등장한 지역이다. 여기에 ‘마젤라 어택’이나 ‘자쿠’ 같은 ‘기동전사 건담’ 시절의 적이 등장하면, 애니메이션의 오프닝 곡인 ‘날아라 건담’이 BGM으로 재생된다. 또한 ‘철혈의 오펀스’ 메인 테마나 ‘기동전사 건담 U.C.’의 ‘RX-0’와 같은 명곡들이 상황에 맞게 나오며 ‘건담’다운 분위기를 전달한다. 건담 팬이라면 ‘건담 버서스’를 놓치기 아까울 것이다.
대전은 재밌지만… 더 많은 게임 모드 추가되길
이처럼 ‘건담 버서스’는 지금까지 아케이드 게임이 주력일 때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콘솔 유저나 건담 팬을 끌어들일 준비를 마쳤다. 그래서일까? ‘건담 버서스’는 색다른 시도를 하기 보다는 기존 ‘건담 VS’ 시리즈의 강점을 오롯이 전달하기 위해 ‘대전’ 콘텐츠에 집중했다.
▲ 이번에 공개된 모드는 대전 위주 (사진제공: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코리아)
먼저 AI와 대전할 수 있는 ‘프리 배틀’과 ‘트라이얼 배틀’이다. ‘프리 배틀’에서는 AI의 난이도나 부스터 게이지, 각성 게이지 등 다양한 조건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이에 힘입어 연습모드로써 적합하다. 여기에 ‘트라이얼 배틀’ 역시 이길 때마다 더욱 어려운 AI와 맞서며 도전하는 재미가 있다.
이어서 ‘얼티밋 배틀’은 싱글과 멀티가 섞인 독특한 게임 모드다. 기본적으로 AI 동료와 함께 계속해서 몰려드는 적을 물리치는 것이 핵심으로, 총 30라운드까지 진행된다. 전투 성과에 따라 BP를 획득하고, 이를 소비해 기체의 능력치를 강화시킬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싱글 플레이 도중에 무작위로 ‘엑스트라 배틀’ 스테이지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엑스트라 배틀에서는 최대 4명 유저가 협력하는 보스전이나 3 대 3 대전 등, 멀티 플레이를 즐길 수 있어 중간중간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 싸움 끝에 더욱 강해지는 나의 건담 (사진제공: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코리아)
마지막으로 플레이어 매치는 전세계의 유저와 인터넷 상에서 대전을 즐기는 모드다. 한 방에는 최대 16명이 접속해 8개 팀을 만들고, 그 안에서 치열하게 대결하게 된다. 방을 생성하거나 검색할 때 ‘초심자만 입장 가능’이나 ‘같은 지역의 유저만 입장 가능’ 등, 다양한 조건을 걸 수 있다.
이러한 게임 모드들은 ‘건담 VS’ 시리즈의 원초적인 재미인 속도감 있는 전투를 제대로 전달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4가지 모드 조금씩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같은 형식이라는 점이다. 전작에서는 AOS형식의 게임모드도 있었고, 같은 대전이더라도 ‘점령전’ 등 다양한 룰을 제공했다. 하지만 ‘건담 버서스’에서는 오직 2 대 2 대전밖에 없기 때문에 금세 지겨워질 우려가 있다. 향후 더 많은 게임 모드가 공개되길 기대한다.
▲ 향후 더 다양한 모드가 나와주길... (사진제공: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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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에버퀘스트 기행기를 읽던 제가 게임메카의 식구가 되었습니다. 언제까지나 두근거림을 잊지 않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hunsang1230@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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