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내 눈!
최근 어떤 신인가수가 방송에 나와 심히 바람직하지 못한 음악과 외모를 자랑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보고 안구의 통증을 호소했고, 네티즌들은 그녀가 기획사 사장의 딸이라던가 하는 온갖 소문을 만들어냈다. 필자 역시 그녀의 무대를 보고 한동안 정신적 충격에 시달려야 했다. “쟤 아이돌 아니었어?” 라고 말이다.
그녀의 무대를 보고 실망한 사람들이 있다면, 필자는 여기서 적절한 게임을 소개하고 싶다. ‘남코’ (현재는 반다이-남코 게임즈)의 게임 ‘IDOL M@STER(이하 ‘아이돌 마스터’)’는 현실에서는 꿈꿔보지 못했던, 직접 아이돌을 키우는 게임이다. 이미 ‘프린세스 메이커’를 통해 육성시뮬레이션에 맛을 들여본 게이머들이라면 이 게임을 재미있어 할 것이고, 연애시뮬레이션 게임에 익숙한 게이머 역시 이 게임의 매력에 빠질 것이다. 그럼 이제부터 아이돌 육성의 길로 한번 떠나보자.
남코에서 육성시뮬레이션을 만들다니?
‘아이돌 마스터’는 플레이어가 ‘765프로덕션’(※)의 프로듀서가 되어 아이돌을 키우는 게임이다. 2005년 아케이드(오락실)에서 가동되기 시작한 이 게임은 미소녀게임 마니아뿐만 아니라 여성층까지 끌어들이며 큰 인기를 끌게 된다. 국내에서는 이 아케이드판이 거의 수입되지 않은 관계로, 접한 사람이 소수에 불과했지만 말이다.
※ ‘765’를 일본어로 읽으면 나무코, 즉 ‘남코’가 된다.
‘철권’ ‘소울칼리버’로 유명한 남코에서 이런 육성시뮬레이션을 내놓았다니 이를 황당하게 생각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필자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역시 게임업계의 대기업 ‘남코’는 육성시뮬레이션 게임의 제작에도 남달랐다. 캐릭터만의 개성을 부여하는 한편, 게임에 들어가는 삽입곡 또한 다른 게임과 견주어 뒤지지 않을 정도의 굉장히 높은 퀄리티로 나오게 되었다.
▲게임의
삽입곡 'The Idolm@ster'
이후 XBOX 360으로 나온 ‘아이돌 마스터’는 아케이드판보다 강화된 그래픽과 신 캐릭터를 추가했다. XBOX 360판 ‘아이돌 마스터’의 가장 중요한 점은, XBOX라이브에서 추가 컨텐츠를 다운받아 즐기게 하는 DLC(다운로드 컨텐츠)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것이다. 게임 자체에서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아이템이 별로 많지 않은 고로, 플레이어는 DLC를 자연히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아이돌 마스터’는 DLC만으로 3억엔의 판매고를 기록하였고, 이에 고무받은 남코는 ‘소울칼리버 4’ 에도 DLC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니 새로운 수익원을 발견한 셈이다.
소녀들의 선망의 대상, 탑 아이돌을 향해!
▲'아이돌
마스터'의 플레이 영상
플레이어는 9명의 캐릭터(XBOX 360에서는 오리지널 캐릭터 추가되어 10명)중에서 원하는 캐릭터를 골라 육성하게 된다. 최종 목표는 모두가 선망하는 탑 아이돌이 되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레슨을 통해 능력치를 올리고, 영업을 통해 아이돌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오디션에 입상하여 인지도를 쌓아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캐릭터와 프로듀서와의 관계를 친밀하게 할 필요도 있다.
처음 플레이 시에는 한 명의 캐릭터(솔로)만 육성할 수 있지만, 솔로를 다 육성해내고 다시 게임을 하게 되면 듀엣을, 듀엣을 완료하면 트리오를 작성할 수 있다. 각각의 캐릭터는 보컬/댄스/비주얼의 능력치가 각기 다르므로 육성시 전략을 다르게 짜야 할 것이다.
아마미 하루카(天海春香)
전형적인 주인공 캐릭터. 모든 능력치가 평균적인지라 부족한 점도 없지만 나은 점도 없다. 덜렁대는 성격이 있어 하루에 한번은 아무것도 없는 길에서 넘어진다고. 처음 게임을 해보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타카즈키 야요이(高槻やよい)
어떤 일이 닥쳐도 웃음을 잃지 않는 활기찬 아이. 집안이 가난한데도 좌절하지 않는, 그야말로 착한 아이. 너무 밝은 나머지 우울한 노래마저도 활기찬 느낌으로 부를 정도. 능력치는 약간 떨어지는 편이지만, 텐션이 항상 높아 관리하기에는 편하다. (텐션이 낮으면 레슨과 오디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키사라기 치하야(如月千早)
노래를 하기 위해 '765 프로덕션'에 들어온 캐릭터. 그 덕에 게임상에서 보컬 능력치가 최상으로 맞춰져 있는 대신, 나머지 댄스와 비주얼은 낮게 책정되어있다. 그녀는 '아이돌' 보다는 '보컬리스트'가 되고 싶어하며, 노래 외의 다른 연예활동은 하지 않으려 한다. 치하야의 텐션관리가 어려운 편인 이유는 이 때문이다.
미우라 아즈사(三浦あずさ)
‘운명의 사람’을 찾기 위해 아이돌을 지망했다. ‘아이돌 마스터’ 캐릭터중 가장 나이가 많고, (능력치와는 상관없이) 노래를 가장 잘 한다. 20에 아이돌을 지망한다니 뭔가 잘못된거 같지만 뭐.. 대신 신체의 굴곡(!)이 상당한 것이 포인트.
미나세 이오리(水瀨伊織)
아버지가 765프로덕션의 사장과 아는 사이라 ‘빽으로’ 들어온 멤버. 이마가 커서 팬들 사이에서는 ‘마빡이’라 불리기도 한다. 부잣집 딸이어서 그런지 고압적인 자세로 프로듀서를 대하는 게 매력포인트. 솔직하지 못해서 그렇지 사실은 프로듀서를 신뢰하고 있는 전형적인 ‘츤데레’(겉으로는 쌀쌀맞지만 속은 상냥한) 캐릭터이다.
아키즈키 리츠코(秋月律子)
어쩌다보니 아이돌 후보생이 된 캐릭터. 원래는 매니저를 하기 위해 765 프로덕션에 들어왔으나, 765 프로덕션의 인재부족으로 아이돌 후보생이 되었다. 똑똑하고 침착한 탓에 여러 멤버들을 신경쓰고 챙겨주고 있다. 어찌 보면 아이돌보다는 매니저에 가까워 보이는듯.
후타미 아미/마미(雙海亞美/眞美)
쌍둥이. 두 사람이 번갈아가며 한 명의 아이돌 ‘후타미 아미’로 활동하고 있다. 아이돌을 지망하게 된 계기는 그냥 ‘재미있어보여서’. 어린애들이기 때문에 프로듀서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초기 능력치가 낮아서 키우는데 상당한 애로사항을 겪을 것이다.
하기와라 유키호(萩原雪步)
육성 난이도로 보자면 후타미 아미/마미는 저리가라 할 정도의 고난도 캐릭터. 능력치가 낮은 것은 물론이고 성격이 내성적이고 부정적인지라 텐션관리도 힘들다. 능력치로는 장점이 단 하나도 없으나(굳이 있다면 후반에 능력치 상승폭이 높다는 정도) 가녀린 외모와 소심한 성격 때문에 ‘아이돌 마스터’의 캐릭터중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키쿠치 마코토(菊地眞)
보이쉬한 여자아이. 그 때문에 남자보다 여자에게 인기가 많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정작 본인은 그런 걸 싫어하여 여자아이처럼 보이기를 원하는듯. 활동적인 캐릭터답게 댄스 능력치가 높게 책정되어있는데다가 텐션 관리도 어렵지 않아 키우기는 쉬운 편.
호시이 미키(星井美希)
XBOX 360용 ‘아이돌 마스터’의 오리지날 캐릭터. 14세라고는 믿기지 않는 몸매(?!)에 이미 출중한 노래실력과 춤. (언제까지나 설정으로, 게임상의 능력치는 평균에서 높은정도.) 외모와 천부적인 자질 덕에 노력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결여되어 있다. 마이페이스인 성격 탓에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다. 졸음이 많아서 졸면서 라디오 방송을 한다던가...
'아이돌 마스터'는 게임이 끝이 아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상술 같지만..
‘아이돌 마스터’는 그 인기에 힘입어 애니화가 되었고, 그 외에도 만화화나 라디오 CD, 성우 공연, 피규어 등등 여러 상품들이 발매되었다. 2008년에는 ‘아이돌 마스터’의 팬디스크라 할 수 있는 ‘아이돌 마스터 Live for You’ 가 나오고, 현재는 PSP 용으로 ‘아이돌 마스터 SP’가 제작중이다. PSP의 기술적 한계상 9명의 캐릭터를 전부 출연시킬 수는 없기에, 한 디스크당 3명씩 출연 캐릭터를 나누어 발매한다고 한다.
▲그야말로
'능력낭비'의 현장. 일본애들은 무섭다.
하지만 ‘아이돌 마스터’의 인기는 관련상품을 소모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일본의 동영상사이트 니코니코 동화(nicovideo.jp)에 가보면, 수많은 게이머들이 ‘아이돌 마스터’의 플레이영상과 다른 음악을 합성해서 만든 UCC(User Created Contents)를 볼 수 있다. 아마추어가 만든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퀄리티의 UCC들을 보면, ‘아이돌 마스터’에 대한 이들의 애정을 느낄 수 있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은 있다.
최근에는 ‘아이돌 마스터 SP’가 국내 심의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알려져, 이 게임의 정식발매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그동안 ‘아이돌 마스터’를 좋아했지만, 일본어라는 한계 때문에 이 게임을 체험해보지 못한 팬들에게는 이 게임을 접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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